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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해야 누군가 도와서 1년이 넘는 기간동안 같은 학교에 다니는 줄도 몰랐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하지만 시아는 그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누군가 도와줬거나, 아니면 둘 다 알면서도 외면했거나 그게 무엇이 중요할까, 결국엔 이렇게 마주하게 되었는데.
" ...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
미소가 조금 희미해진 체로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슬혜에게 대답을 돌려준다. 말끝을 흐리는 그 말은 마치 슬혜와 헤어지던 날로 돌아간 것만 같아서 시아의 마음에도 파문이 일어난다. 자신도 모르게 감싸안은 팔, 왠지 자꾸만 촉촉해지는 눈, 역시 자신은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자꾸만 그날의 기억이 선명해지는 것은 슬혜와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 이미 그 일이 깊게 새겨진 후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왠지 이대로 있다간 당장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는지 그대로 돌아서 빈 교실로 향했다. 빈교실로 향하는 그 짧은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 그치..? 그래서 종종 여기로 쉬러 오거든. "
슬혜의 말에 잠시 고개를 돌려 옅은 미소를 보인 시아는 다행히 다시 마음을 다스리기 시작했는지 잔잔한 목소리로 대답을 돌려주며 먼저 안으로 들어선다. 안으로 들어서선 희미한 미소를 지은 체 슬혜를 바라본다. 저 예쁜 아이는 역시나 이렇게 보아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 어째서냐고? "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슬혜의 물음에 작게 대답한 시아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문으로 다가가 스르륵 문을 닫고는 슬혜의 앞으로 돌아온다. 다섯걸음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선 시아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그마한 입술을 닫은 체 커튼이 쳐져서 그 틈으로 햇볕이 들어오는 창문을 바라보다 슬혜에게 다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곤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서 두걸음 정도의 거리에서 슬혜와 눈을 맞추곤 조금 더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슬혜가 그래도 아예 잘 못지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
천천히 말을 뱉어낸 것은 어쩌면 슬혜를 괴롭게 뒤흔들 수 있는 말일지도 몰랐지만, 시아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다시 한걸음 다가간 시아는 가까워진 거리에서 슬혜와 눈을 마주한 체 말을 이어간다.
" 나는 슬혜가 행복하길 바랬으니까.. 내가 곁에 있어서 슬혜가 괴로웠다면, 날 떠난 후에는 행복하길 바랬으니까... 그리고 슬혜는 날 만나기 전까지 기분이 좋은 것처럼 웃고 있었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
작은 획 하나로 하나로 의미심장한 예고편은 우스운 재롱잔치로 전락한다. 점보다 조금 긴 획 하나인데. 갑자기 허망해진다. 떨떠름한 얼굴로 지구를 흘기던 사하가 말한다. <너 양호실 다시 가.> 뒤늦게 생각났는지 한 마디 더. <놀리지도 마.>
역시나 쌍쌍바 얘기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얘는 겁이 없네, 생각한다. 옥상에서 마주치지 않았다면 아마 영원히 지구를 양으로 알고 있지 않았을까. 조용하고 온순한. 어쩌면 겁이 많은? 늑대인 걸 알고 난 지금은… 늑대도 양도 아니고 그냥 또래 학생 같았다. 어쩌면 조금은 가까워졌을지도 모르는 친구. 근데 가까워질 수밖에 없지 않나. 예전에 같이 청소할 때나 몇 마디 주고받은 게 전부라. 청소 귀찮아하는데 새삼 청소로 친구 꽤 사귀었다는 생각한다.
"속고만 살았나."
짧게 툴툴댄다. 잠깐 무언가 생각하는 듯한 모습에 무슨 말이 날아올까 머리를 굴려본다. 뻥이고 그냥 멍 때리고 있었다. 불쑥 가까워지는 얼굴에 빠르게 눈을 깜빡인다. 어차피 뭘 해도 예상 못했겠다는 생각든다. 씰룩대던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래서 가끔 재밌는 일도 생겨.> 가벼운 목소리. 음절만 붙었으면 노래라도 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
"지구 형님."
잠깐의 고민도 없이 냉큼 뱉었다. <업어드릴까요? 아니면 절을 할까요?> 덧붙이는 말까지 가관이다. 한 칸 아래서 지구를 올려다보고 있는 덕에 비굴함은 한층 강화된다.
약간 토라진듯,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그녀였지만 그것도 얼마 안가 못말리겠다는 투로 번져나갔다. 아무리 그래도 심한 장난은 안칠테니...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 속의 초콜릿 정도라고 생각해두세요~"
열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고양이란게 원래 정해진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마음대로 멈춰서는 동물 아니던가, 물론 그녀가 부러 당신을 약올리려고 하는 걸수도 있지만, 고양이니까. 원래도 그녀는 애태우는 것을 좋아했으니 말이다.
"후후후후~ 숨는다고 하고 숨으면, 그건 숨바꼭질이지 서프라이즈가 아니잖아요? 뭐... 그래도 갈땐 간다고 할게요~
혹시라도 선배님께서 이렇고 저런때에 제가 갑자기 들이닥쳐도... 좀 그렇잖아요...?"
그녀는 당신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자신의 양 손을 얼굴쪽으로 가져가더니 한쪽은 새끼손가락, 다른 한쪽은 둘째손가락만 펴내고서 새끼손가락쪽 빈 손바닥을 반대편 손가락으로 살살 쓸어내는 그녀만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거야, 청소년기에는 그쪽에 호기심이 왕성할 수도 있으니까.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바디랭귀지일지도 모르겠다.
"헤에~ 늦게 보낸다고 하시다가 정말로 밤 넘기면 곤란하다구요~ 저번에도 글쎄가 밥이랑 물만 두고 어디갔다왔냐 추궁했으니까~"
물론 그녀의 고양이는 그러려니, 하고 올 시간을 한참 넘긴 자신의 집사에 대해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고양이에겐 만월은 아득히 먼 이야기였으니,
말은 농담이었겠지만 아이스크림은 농담이 아니었는지 들고 온 아이스크림은 꽤 커보였다.
"...와."
딸기치즈맛,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조합이지 않았을까? 치즈케이크 위에는 딸기나 블루베리가 올라가는게 정석이니 말이다. 그걸 넋놓고 보고 있다 얼떨결에 받아든 숟가락, 포장지를 뜯자 보이는 확실한 비주얼은 만약 그녀에게도 꼬리가 있다면 잔뜩 부풀린채로 눈을 반짝였을 것이다.
//아니 대체 정성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