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또용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Bite/%EB%A7%88%EB%8B%88%EB%98%90 <<< 마니또 이벤트는 위 위키에서 갱신됩니다! 수시로 확인 부탁드리고, 마니또 답변은 가능한 위키에도 기재해주세요.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는 선하를 바라보는 시아의 눈동자. 하지만 무언가 말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어보인다. 적어도 선하가 어떤 성격인지는 조금 알아차린 듯 했다. 그래서 시아 역시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랐다.
" 어머, 부끄러워라.. 누구는 좋은 향을 맡게 해주고, 저는 땀냄새만 맡게 하고. "
킁킁거리는 선하의 몸짓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그것을 막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의 품에 파고드는 선하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려줄 뿐이었다. 왠지 향을 찾아 킁킁거리는 그 몸짓이 애처로워 보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간절하게 자신의 것을 원하는 것 같아서일까. 자신을 백허그로 끌어안고 향을 맡으려는 선하에게 장난스럽게 등을 부비적대는 것은 슬그머니 선하를 자극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이젠 조금씩 앵초향이 흘러나오고 있을지도 몰랐다.
" 중요하지 않지만.. 제대로 알아보려면 집중할 수 있는 곳이 좋잖아요? "
선하의 말에 가볍게 동의를 표하면서도, 부드럽게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를 지어보인다. 선하가 점점 조급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반쯤 어둠에 잠긴 창고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자신의 제안에 그저 고개만 끄덕이는 선하의 손등을 손 끝으로 어루만져주며 나아간 시아는 창고 안에 들어왔을 때, 몸을 돌려 선하와 마주보곤 조금 안쪽으로 선하를 끌어당겨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사각지대로 들어선다.
" 자, 일단 제 향은 어떤 향인지 알아보는건 어때요, 선배? "
천천히 선하에게서 떨어진 시아가 방긋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하나로 묶고 있던 머리를 풀고는, 양팔을 선하에게 벌려보이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마치 꽃이 벌을 달콤한 꿀로 유혹하는 것처럼, 아주 조금 어둠 속에 잠겨진 미소 속에서, 시아의 초콜릿 눈동자가 선하를 바라보며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주말에 선물 안 보내도 된다고 했건만 4번째 선물이 있는 것을 보고 이건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 싶어서 잠깐 갱신할게! 사정상 오늘도 내일도 집에 오기까지 활동은 불가능해서 답변레스는 지금은 못 올리고 혹시 또 보낼거라면 갔다와서 한번에 묶어서 올려줄게. 내가 바빠서 미안해 8ㅁ8
다른 이들도 어제 불태운것 같던데 푹 쉬고 어제 술 먹고 생각나서 여기 와서 감사인사 와랄랄라 할까 하다가 그랬으면 난 분명 박제되고 월요일부터 셀프 행방불명 될거라고 생각하며 꾹 참았는데 잘한거겠지? 그냥 그 충동이 큰걸 보면 내가 캡틴과 여기 참치들 완전 좋아하나봐. 암튼 마니또도 다른 이들도 다 고맙고 난 오늘 일정 보러 가니 다들 즐거운 일요일 보내라!
부러 크게 웃어버린다면 달아오른 뺨 정도는 가릴수 있으려나? 그를 보면 그럴만도 싶었지만, 자신의 경우엔 확실치 않다는 느낌뿐이었다. 그저 시선을 피한 그를 살피며 그의 감정선을 대략적으로 유추할뿐, 기류에 따라 변하는 그녀의 성격이긴 하나 그렇다고 해서 남들과 다르게 억지로 어긋나고 싶은것까진 아니었다.
"음~ 뭐, 선배님 말씀도 일리는 있으니까요~"
그녀 스스로도 그의 음식이 더 맛있다 생각했으니, 어쩌면 정말로 상대적인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렴, 아무리 맛좋은 음식이라도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둘쯤 꼭 있지 않을까?
"물론 진짜는 선배님께서 직접 찾으셔야 하는 거지만요~ "
하지만, 이라고 운을 떼려다 그냥 줄여버린 그의 말에는 꽤 여러 의미가 함축된듯 싶었다. 그 이유를 그녀가 알 턱은 없었지만 아마 이때까지의 그의 행동을 보면 자신과의 연관도 없잖아 있었겠지.
"후후후... 다행이네요 그건..."
같이 있으면 질리지 않는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관계의 지속성은 충분히 있었다. 그녀 또한 그리 생각하고 있었으니, 단지 서로의 감정을 부딪히는게 어려울 뿐이었다. 당연하겠지만, 그녀는 본인의 감정에게조차 눈길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
어디선가 살짝 앓는 소리가 난것 같은데, 기분탓일까? 스스로 밥을 떠먹을수 있는 나이인 사람이 둘인 이 상황이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을 벌이는데엔 아마 그렇게까지 거창한 이유가 있는건 아닐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얼굴을 제대로 들기 힘들테니까,
"역시 이거..."
...이미 들기 힘들어진 모양이다. 눈까지 초승달처럼 호를 그리고, 기쁜 마음에 이까지 드러난 그와는 달리 그녀는 거의 부끄러워 죽어가기 직전이었다. 아무렴, 평정심을 찾은 성격의 경우면 몰라도 지금의 성격인 그녀에겐 감당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제가 먹을테니까요...!!"
홍당무까진 되지 않았지만 이미 귓가에까지 발갛게 물들은 모양새는 누가봐도 필사적인 만류일까, 고작 몇숟가락 떠먹여진 것만으로도 패닉상태가 된 모양이다. 사지 멀쩡한 사람이 별 이유도 없이 이런 행동을 한다면 부끄러운건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방과후를 마친 지구는 친구와 가볍게 농구를 뛰고 남은 시간은 학상회실에 바칠 생각이다. 별관에 있는 학생회실로 돌아가니 소수의 아이들이 익숙하게 남아있고, 지구는 자신의 자리로 향하니 웬 반짝한 선물이 제 자리에 놓여있었다. 지구는 눈을 한번 꿈뻑하고 주변 아이들을 살펴보았으나 지구에겐 그 누구도 눈길 주지 않고 있으니 학생회 아이들 중엔 아닌듯했다. 짐작가는 인물은 없고.. 선물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을 떼어 내용을 읽으니
<~....P.S. 담배 말고 이거 물어! ٩(๑`^´๑)۶>
혼난 걸까?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리에 앉아 흰 리본을 풀고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으니 그 안엔 우주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지구도 함께였고. 이런 선물은 언제든 익숙치 않아서 그 자리에서 한참을 뚫어져라 보기만했다. 이거..먹는 건가? 그제서야 결론에 도달한 지구는 12개의 행성 중 당연하게도 푸른별 지구가 담긴 막대 사탕을 골라 들고 물끄러미 안을 들여다본다. 덤덤한 표정은 여전했지만 지구의 칙칙한 눈동자 안에 그 푸른별이 담겨 있었을까. 알록달록한 행성계가 모여 우주가 되는 거니까, 먹기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파랗고 빨갛기만 하던 지구 젤리보단 훨씬 낫다는 생각도. 그 지구 젤리는 놀림받듯 선물 받아 이때까지 몇 개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담배 대신이라고 하니 먹긴 먹어야 할 텐데 먹기가 아깝다. 그냥 집에 장식해둬도 될 것 같은데. 그렇게 둔다면 여동생들이 하나씩 훔쳐 먹겠지만. 남이 먹을 바엔 제가 먹는 게 낫지. 또 맛이 궁금하기도 해서 투명한 포장지를 부스럭거라며 벗겨내고 지구는 지구 사탕을 입에 물었다. 그냥 투명한 설탕 맛 이겠거니 했는데 지구에선 딸기맛이 났다. 달고, 베이직한 맛이다. 사탕이 담겨 있는 상자를 자세히 읽어보니 각 행성의 이름 밑에는 영어로 맛이 적혀 있었다. 지구는 strawberry. 그 옆의 태양은 cherry.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먹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먹기가 아깝다. 사실 먹는 용이 아닌 거 아닌가. 메모지에 담배를 대신 하라는 말이 없었더라면 지구는 절대 먹지 않았을 것이다. 사탕 치고는 지나치게 예쁘지 않나. 아깝다. 이미 지구의 입에 물려 있지만. 지구는 지구가 먹어 버렸으니 한 칸의 빈 자리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보내준 사람은 먹으라고 보낸 것 같은데.. 남은 사탕들이 다 사라지기 까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아깝잖아. 그나저나 어떻게 사탕에 지구를 넣은 걸까, 반으로 쪼개도 지구는 지구일까. 그런 생각으로 멍을 때리고 있으니 저편에서 다른 아이가 '선배, 저도 주세요' 한다. 지구는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으며 말없이 포장을 덮었다. 그러고보니 선물해 준 아이와 나눠먹으면 좋을 텐데, 그 아이가 또 이 곳에 와줄까. 애초에 이것을 보고 제 생각을 해주었다니 받은 이의 입장에서 기분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옆에 있었다면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었을 텐데- 적힌 거라곤 스펠링이 다고. 뒷목을 만지작거리다 붙혀져 있었던 노란 포스트잇에 책상위 제 볼펜을 들고 그 아래에 작게 끄적거렸다.
<넌 뭐 좋아해? 지구는 내가 먹어버렸어. 미안>
걱정 고마..까지 반듯하게 적다가 낯간지러운지 슥슥 줄을 그어버렸다. 그 아이가 다시 돌아와 보지 않는다 해도 이렇게 써 놓으면 남들이 손대진 않겠지 싶었다. 기지개를 쭉 키고 담긴 상자를 자리에 보기 좋게 세워두었다. 그것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지구는 여전히 입에 지구를 물고 그렇듯이 정리할 서류를 꺼낸다.
주원은 눈을 감은 슬혜를 향해 한 숟가락 더 먹이고 나서 주체할 수 없는 가슴 속 간지러움과 몽글몽글한 감정에 환하게 미소짓는다. 그러자 슬혜는 어지간히도 부끄러웠는지 "역시 이거..."하고 입을 떼더니 그냥 자기가 먹겠다며 얼굴을 잔뜩 붉히곤 말한다.
"푸흡..."
원래대로라면 흐름에 맡겨 슬혜의 카레와 밥이 전부 사라질 때까지 먹여줄 생각이었지만 저렇게까지 부끄러워하는 슬혜를 보니 미안함과 귀여움을 참을 수 없어, 순순히 숟가락을 슬혜의 접시 위에 올려두곤 손을 거두어 쿡쿡대며 어떻게든 웃음을 참으려 했다.
"미안, 미안. 푸흐흡... 잠깐. 푸흡... 푸하하하핫!"
주원은 배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여 끅끅대다, 그 다음엔 고개를 홱 쳐들고 웃음을 크게 터트린다. 먹여준 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별 의미 없는, 하지만 마음에 따른 그 행동에 저리도 부끄러워하고 -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 올곧게 반응하는 것이 그의 마음을 얼마나 간지럽혔는지 크게 웃음을 터트리곤 두 눈에 찔끔 나온 눈물을 닦아내었다.
"미안해. 웃긴게 아니라, 그..."
도저히 '귀엽다.'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 못한 주원은 그저 컵의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커흑, 크흠." 빠르게 마신 탓에 살짝 사래가 들린 그는 어색한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조심히 그녀와 시선을 다시 맞춰본다.
"아, 배부르다."
그리곤 어색한 기류를 날려버리기 위해서인지 배부르다며 중얼거린다. 음식의 양은 평소의 주원에게라면 조금 적은 편에 속하긴 했지만 그가 배부르다고 하는 것은 절대 거짓이 아니었다. 아마 음식뿐만이 아닌, '다른 것'으로도 함께 포만감을 느끼게 된 것이겠지. 주원은 어색하고 따뜻한 기류 속에서 슬혜가 남은 카레를 전부 먹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