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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말에 사하는 한쪽 눈가를 찡그린다. 못마땅한 거 아니고, 질색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고민에 빠진 것이다. 드물게 생각이 길어졌다. 도통 생각해도 싫어할 만한 이유를 못 찾겠다. 혹시 내가 엎드려 자는 사이에 꿀밤 먹인 적 있니? 만일 있다면 용서해줄게. 아까 나한테 바보라고 한 건 벌써 용서했어. 늑대인 걸 숨긴 건…… 이건 숨긴 게 아니니까 용서할 것도 없지. 해결하지 못한 궁금증이 질문으로 튀어나온다.
"내가 널 왜 싫어해?"
사하의 예상대로 지구는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를 말하지는 않았다. 아예 살 수 없는 걸 얘기했을 뿐이다. …그래, 가끔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기 마련이지. 근데 지갑 자랑했는데 너무하네. 사하가 얕게 지구를 째렸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아.> 하는 소리를 뱉는다.
"생각나는 영화 있어. 섬이 배경이라 바다 나오거든. 제목은 <안경>이야. <안경>."
짧은 제목을 두 번씩이나 말해주곤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바다를 돈으로 살 수 있을 만큼 부자도 아니고, 저어기 있는 바다를 갑자기 끌어올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제4의 벽 너머 바다 정도는 소개해줄 수 있었다. 거기 있는 바다는 아주 쉽게 갈 수 있거든.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인정하는 지구를 보며 사하가 웃었다. 웃음이 그치고도 재밌는 걸 봤을 때처럼 한쪽 눈썹이 들썩였다. 자신감이 제법이네. 그런 삶의 태도도 나쁘지 않지. 그때 머리 위로 올라오는 알악. …이건 좀 나쁜가. 그래도 겨우 알약 하나만으로 키가 줄어들 리 없으니까. 사하가 별말없이 약을 손으로 옮겼다. 근데 이번엔 물이 문제다. 팔을 뻗으면 당연히 닿지 않고 까치발을 들어봐도 소용이 없다. 나 이거 어디서 봤어. 신화에 나왔던 것 같은데. 목이 말라 물 마시려 하면 물이 마르고, 배고파서 열매를 따려고 손 뻗으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리는 거. 그 사람은 죄를 지어서 그런 벌을 받게 된 건데, 나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지?
"잘못했습니다. 물 좀 주세요."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과하고 공손히 양손을 내밀었다. 이럴 때는 덮어놓고 비는 게 상책이다.
화력이 좋아서 쓸려가는 일도 있고, 눈과 손이 낡아서 다 답변 못 드리는 경우도 있어서 걱정되는 참이었어요. 스레에 자주 들리는 편이긴 하지만, 일상... 텀도 길고 하고 있는 일이 있거나 기력이 없는 날이면 일상이랑 병행을 못해서 잡담만 하고 있을 때도 있어서... ^ㅠ....(기력 없는 날이 좀 많긴 했죠..) 일상을 한 번에 많이 돌리지 못하는 까닭은 손과 눈이 낡고 기력이 없는 참치이기 때문이지 편파나 멀티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1. 이미 돌리고 있는 일상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누군가가 일상을 구하고 있다면 기다려볼 것. (한참 기다려도 일상이 구해지지 않는 걸 보고, 멀티를 돌릴 여력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멀티 ok...?) 2. 일상 구하는 레스가 쓸려가는 기미가 있으면 퍼올려주기 3.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신경쓸 것!
느낀 점을 적어보았지만, 이미 대강 마무리된 분위기가 올리기가 쪼금 민구하네요! 다들 좋은 점심!
시아는 선하가 시선을 내리깔곤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을 응시하며, 마주 웃어보였다. 왠지 묘한 기분이 드는데, 싫은 느낌은 아니여서 자연스레 눈을 마주하게 된다. 왠지 어느샌가 둘이서 비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 같아서 절로 목소리가 작아졌지만, 이건 이것 나름대로 즐거운 느낌이었다.
자신의 수긍에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선하를 바라본다.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 하지만 지금 굳이 서로의 입 밖에 내뱉을 필요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저 서로를 보고 웃어보이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 ... 하긴 그런가요.. 그나저나 선배한테선 꽤나 좋은 향이 나요. 봐, 더 짙어졌어 "
기대어버린 자신을 받아낸 선하가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맞춰오자, 잠자코 눈을 마주 하던 시아가 선하의 대답에 풋 하고 웃으며 속삭인다. 어차피 체육관엔 두사람 뿐이라서 소곤소곤 말할 필요가 없을텐데도, 왠지 모르게 작아지고 만다. 어째서일까.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선하의 손길에 한순간 떨리는 눈동자. 하지만 싫지는 않은 듯 그저 선하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띈 체 킁킁 하고 향을 맡으며 속삭일 뿐이었다. 그리고 선하의 숨결이 목덜미에 닿자 방금 전까지 운동을 해서 그런 것인지, 살짝 열기를 띤 시아의 숨결이 선하에게 전해진다.
" 선배랑 같은 향...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
자신의 팔을 쓸어내리는 손짓에 반응하듯 작게 떨면서도, 슬그머니 자신의 등을 조금 더 선하의 가슴팍에 밀착한 시아가 살며시 자신의 팔을 쓸어내린 선하의 손을 감싸쥔다.
" 뭐 하고 놀고 싶어요..? ...조금 더 조용한 곳으로 가는게 좋으려나. "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 이야기 하기 좋잖아요? 시아는 고개를 살짝 들고선 그렇게 칭얼거리는 선하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이곤 매혹적으로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선하가 도움을 줬으니 얼마든 어울려주겠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