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활동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면 제일 할만한 건 역시 공부였다. 하지만 보건실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공부를 하는 건 뭔가 이상했으므로(더할 나위 없이 청월 학생다운 행동이라곤 생각했지만 무리하다가 또 보건실에 실려오는 신세가 되고 싶진 않았다), 미나즈키는... 일단 진정하고 우동을 해먹기로 결심했다.
>>836 고양이가 꼬리를 흔들자 성현의 전재산이 날아갑니다. 5000GP를 놓아주었습니다. 바이바이 내 돈...!!
곧 수정구에서 오색의 빛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빛무리들이 수정구를 통해 새어나오고, 그 중 하나의 빛에 고양이는 고개를 들이밀어 살핍니다.
"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할 때는 때로는 먼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냥. 보아하니 너는 무식하고 머리 쓸 줄 모르고 배운 거라곤 힘 쓰는 법만 있다냥. 그러니 기술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주 먼 곳에 있다냥. 대충...... 얼마나아아 머냐며어어언.... "
고양이는 세계지도에서 발자국을 꿍 하고 한 곳에 찍습니다. 동남아시아 지방에 냥발바닥 자국이 남습니다.
" 여기 어딘가에 너의 인연이 있다냥. "
고양이가 말을 마치자 곧 수정구의 빛이 꺼집니다.
" 끝이다냥. "
>>838 - 주제 넘는 질문이라면 하지 않는 게 좋겠지.
그는 단호하게 대답을 하다가, 곧 먼 곳을 바라봅니다. 갈무리되었던 망념이 크게 몰아치기 시작하고, 그 부서지기 직전의 몸이 천천히 떠올라 먼 곳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곧, 망념이 너울처럼 다가와 경호를 짓누르기 시작합니다. 그 틈새에서 버티며 경호는 억지로 숨을 고릅니다. 무슨 일인지 파악하려 해도, 쉬이 파악할 수 없어서 대신 지금 눈 앞에 '동자'라 불린 존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살피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수휘씨. 신 은후입니다.] [청월고교는 슬스 4월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도서관에 보이고 있어요(´ᴗ ·̫ ᴗ`)💭 제노시아에는 벚꽃이 피었다고 하고요. 성학교는 요즘 어떤가요?] [4학년이시니 저랑 어울려주실 시간이 없으실지도 모르겠지만 (◞‸◟) 안부인사 겸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가슴속을 가득 메운 해소될 수 없는 슬픈 갈증은 연못에 기는 암구렁이가 감히 하늘을 바라본 오만함의 대가이다.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섧고 애달파 우는 것은 아니나 가슴이 저린 감각만은 그와 똑 닮았다. 처마에 흐르는 빗물처럼 소리 없이 줄줄 새는 눈물 탓에 목덜미가 축축하고 내뱉을 때마다 모진 희열을 느끼게 만드는 단숨 탓에 눈앞 공기가 눅눅하다.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내 손을 쥐었고, 천근같이 온몸을 짓누르던 고통과 함께 마음에 남아있던 허무와 절망을 내게서 거두어갔다. 나는 그 앞에서 무력했으나 결코 나약하지 않았음이다. 여태 오만했음을, 여전히 오만함을, 앞으로도 죽 오만할 것임을 깨달은 것에 대한 환희로운 슬픔이 속을 잘게 저며놓는다. 나는 닿지 못했던 그를 올려다보는 것이, 계집애처럼 눈물을 보이는 것이 부끄럽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욱 고개를 빳빳이 치켜세우고 내려보는 눈을 하는 것이다.
"으윽..."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다지고 싶었는데, 다음에는 팔을 잘라버릴 거라고 농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나를 한 사람의 기사로 인정한다는 말과 아득한 곳에서 내려보는 시선이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어서 작게 다문 입술에선 울음을 삼키는 소리밖에 나오질 않았다.
어엿한 기사가 될 수 있도록 저를 지도해 주세요. 그런 눈으로 그를 올려보고 노려보는 게 고작이었다.
"........풀 수가 없단 거라니 어떻게 이런 저주가 있을 수 있는지요....... "
절망스럽습니다. 정말로 절망스러운 저주입니다. 감정을 절제하지 않는 이상 풀리지 않는 저주라니 열망자의 저주란 어찌 이렇게 잔인할수가 있을까요. 아버지께서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답니다. 이 말씀대로라면 역시 어떻게 하여도 아버지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닌지요? 본인께서 저주를 해주하길 바라지 않으신다면 결과는 정해진 것입니다. 해주가 불가능하다하니 바뀔 리가 없었답니다.
"답변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와요, 야마모토 씨. 덕분에 큰 궁금증이 해소가 되었답니다. 굉장히.....충격적인 이야기였긴 하지만.....그래도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는 거에요. 많이 무거운 이야기라 말씀해주시기 어려우셨을 텐데 정말로 감사드리와요. "
일단은 이 굉장히 무거운 질문에 답해주신 야마모토 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려 하며... 저는 방금 전에 집사님께서 드신 것을 떠올리며 잠시 하나 더 여쭤보고자 하였답니다.
"... 그으, 속은 혹시 괜찮으신지요? 아무리 그래도 독을 드신것인데, 정말 괜찮으신 것인가 이 에미리는 걱정이 된답니다....? "
그냥 독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극독이 될수도 있는 것들이 들어간 사실상 사약이었답니다??? 괜찮으신지 물을 수밖에 없는 거에요???? 딱히 엄청 걱정되었다거나 하진 않았으니까요???? 정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