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수많은 학생들이 공부에 지친 채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인지, 많은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너구리와 미어캣들은 전단지를 들고 각자 다른 가게의 홍보를 하며 거리의 활기를 더했고 그 활기 속에 친구와 연인, 가족과 같은 인연들로 화목해진 거리의 분위기가 진화에게 깊게 다가옵니다.
>>770 ▶ 사특한 무덤의 철거자 ▶ 일반 의뢰 ▷ 대결형 게이트 '비바에노'를 클리어하시오. ▶ 제한 인원 : 1인 ▶ 보상 : 10,500GP
>>771 오답입니다.
지식은 곧 조화를 이룹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알아왔던 것들(음)과 지금 자신이 알아낸 것(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완벽히 뒤섞여 올바른 앎이 되지는 않으므로 둘은 서로를 끌어당기나, 기이하게 서로 뒤섞이진 않은 태극이 되는 것입니다. 사방진의 북쪽, 현무의 방향은 태극에서는 양을 상징합니다. 또한 사색으로 표현하면 현무의 색은 흑색이 됩니다. 이는, 태극의 양이 검은 색인 것과 일치합니다. 도서관은 상징적으로 지식. 또한 지혜를 상징하고, 그를 수호하는 현무의 그림을 새겨둔 것으로 이 전체적인 의미를 표현하자면 '모르는 이는 알게 될 것이고, 아는 이들은 완벽히 배우고자 함을 의미하라.'는 의미가 새겨진 것입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고막을 뚫고 속을 후벼파는 느낌이었다. 하쿠메이를 찾고 싶은 건 맞았으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묵인할 정도로 비정해질 수는 없었다. 진정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면 그만큼 강해지는 게 맞았다. 이수진의 말에는 틀린 게 없었다. 당연한 얘기라고 납득했다. 그러나 걱정시키지 않겠다고, 미안하다고 말할 힘은 없었다. 공기가 몸을 짓누르는 것만 같은 감각 속에서 정신을 잃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지쳤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곤 네, 하는 짧은 대답과 함께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 뿐이었다.
나는 주머니에 가디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놓곤 주변을 바라보았다. 옛날이었으면 저런 광경에 참으로 씁쓸하고, 또 부러워 했겠지. 어쩐지 연인이 보고 싶어지는 날이다. 나는 잠깐 하늘을 올려다봤다.
기왕 놀러 나와서 이런 기분이 되는 것도 우스워서 나는 어딜 가볼까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점이라도 봐볼까. 원래부터 나는 내 미래에 몹시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말이라도 들으면 마음이 꺾일 까봐 피했지만. 조금 안정된 지금은, 솔직히 한번쯤은 남에게 물어보고도 싶은 것이다.
>>785 야마모토는 말 대신 침묵을 삼킵니다. 그 저의가 너무나도 명백했기 때문에 에미리는 무언가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사오토메라는 가문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 가문에 이제야 마음을 붙이려는 찰나에 그 기둥이던 아버지가 무너지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음이 결코 편해지지 않습니다.
" ..열망자의 저주란. "
그 침묵을 깨고 야마모토는 천천히 입을 엽니다.
" 쉽게 해주할 수 없습니다. "
열망자의 저주란, 순수한 의념 자체를 이용합니다. 사람의 죽음 속에서 나오는 혼을, 의념으로 태워내어. 증폭하여 이뤄내는 것. 그렇기에 열망자의 저주는 더없이 순수한 의념이며, 그렇기에 깊게 파고듭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혼. 산재물을 쓰었기 때문에 그 힘은 더더욱 강해집니다.
" 그날에 회장님께 걸린 저주는 일곱 가지가 넘었습니다. 넷은 풀어냈고 둘은 옮기었으나. 남은 하나만큼은 여전히 회장님께 남아있습니다. "
갈망의 손톱. 꾸준히 저주 대상자의 신체 일부분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하는 이 저주는, 날이 갈수록 강해집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치료로도 간단히 회복할 수 있지만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살점을 뜯어내고, 뼈를 긁고, 근육을 끊어내어 마침내 몸이 무너지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대상자의 후회와, 그런 마음을 집어 삼켜 더욱 강해지기에 이 저주를 해주하기 위해서는 감정 그 자체를 절제해야만 합니다.
"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 이를러선, 그 해주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감정을 도려낸다면 그것은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혼을 가졌을지언정 표현할 수 없는 인형이 되는 것이니까요. 사업가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그것은 죽음이라고 회장님은 말하셨습니다. "
그렇기에 오토기는 지금까지도 그 저주를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저주가 새겨지고 십 년. 하루마다 다리를 찢어내고 긁고 바스러트리는 고통을 참으며, 여전히 강철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겁니다. 의념 각성자도 아닌.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말입니다.
>>800 꾸준히 바깥으로 나가면 게이트에서 탈출하게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게이트의 탈출은 지금까지 의뢰를 포기하는 것에 한정하여서만 허락되어왔고, 그 의미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생각합니다.
재진입할 수 없습니다.
>>824 획득합니다.
간파(F) - 의념으로 강화된 영성을 통해 숨어진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낸다. F등급에서는 본인의 추리를 대부분 요구하게 된다.
아무래도 점집은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뭘 할까.... 이렇게 생각하던 와중, 자신은 정말 놀줄 모른다는걸 새삼 깨달았다. 이마를 짚고 스스로의 심각성을 조금 다시 느낀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이었나? 오늘 여기서 뭔가를 찾아서, 나중에 데이트 코스로 쓰고 말겠다. 일단은....그래, 아까 보니 전단지들을 많이 돌리고 있던데. 그 중에서 살펴보도록 할까.
외부 활동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면 제일 할만한 건 역시 공부였다. 하지만 보건실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공부를 하는 건 뭔가 이상했으므로(더할 나위 없이 청월 학생다운 행동이라곤 생각했지만 무리하다가 또 보건실에 실려오는 신세가 되고 싶진 않았다), 미나즈키는... 일단 진정하고 우동을 해먹기로 결심했다.
>>836 고양이가 꼬리를 흔들자 성현의 전재산이 날아갑니다. 5000GP를 놓아주었습니다. 바이바이 내 돈...!!
곧 수정구에서 오색의 빛이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빛무리들이 수정구를 통해 새어나오고, 그 중 하나의 빛에 고양이는 고개를 들이밀어 살핍니다.
"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할 때는 때로는 먼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냥. 보아하니 너는 무식하고 머리 쓸 줄 모르고 배운 거라곤 힘 쓰는 법만 있다냥. 그러니 기술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주 먼 곳에 있다냥. 대충...... 얼마나아아 머냐며어어언.... "
고양이는 세계지도에서 발자국을 꿍 하고 한 곳에 찍습니다. 동남아시아 지방에 냥발바닥 자국이 남습니다.
" 여기 어딘가에 너의 인연이 있다냥. "
고양이가 말을 마치자 곧 수정구의 빛이 꺼집니다.
" 끝이다냥. "
>>838 - 주제 넘는 질문이라면 하지 않는 게 좋겠지.
그는 단호하게 대답을 하다가, 곧 먼 곳을 바라봅니다. 갈무리되었던 망념이 크게 몰아치기 시작하고, 그 부서지기 직전의 몸이 천천히 떠올라 먼 곳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곧, 망념이 너울처럼 다가와 경호를 짓누르기 시작합니다. 그 틈새에서 버티며 경호는 억지로 숨을 고릅니다. 무슨 일인지 파악하려 해도, 쉬이 파악할 수 없어서 대신 지금 눈 앞에 '동자'라 불린 존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살피려 합니다.
[안녕하세요, 수휘씨. 신 은후입니다.] [청월고교는 슬스 4월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도서관에 보이고 있어요(´ᴗ ·̫ ᴗ`)💭 제노시아에는 벚꽃이 피었다고 하고요. 성학교는 요즘 어떤가요?] [4학년이시니 저랑 어울려주실 시간이 없으실지도 모르겠지만 (◞‸◟) 안부인사 겸 이렇게 연락을 드립니다.]
가슴속을 가득 메운 해소될 수 없는 슬픈 갈증은 연못에 기는 암구렁이가 감히 하늘을 바라본 오만함의 대가이다.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섧고 애달파 우는 것은 아니나 가슴이 저린 감각만은 그와 똑 닮았다. 처마에 흐르는 빗물처럼 소리 없이 줄줄 새는 눈물 탓에 목덜미가 축축하고 내뱉을 때마다 모진 희열을 느끼게 만드는 단숨 탓에 눈앞 공기가 눅눅하다.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내 손을 쥐었고, 천근같이 온몸을 짓누르던 고통과 함께 마음에 남아있던 허무와 절망을 내게서 거두어갔다. 나는 그 앞에서 무력했으나 결코 나약하지 않았음이다. 여태 오만했음을, 여전히 오만함을, 앞으로도 죽 오만할 것임을 깨달은 것에 대한 환희로운 슬픔이 속을 잘게 저며놓는다. 나는 닿지 못했던 그를 올려다보는 것이, 계집애처럼 눈물을 보이는 것이 부끄럽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욱 고개를 빳빳이 치켜세우고 내려보는 눈을 하는 것이다.
"으윽..."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다지고 싶었는데, 다음에는 팔을 잘라버릴 거라고 농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나를 한 사람의 기사로 인정한다는 말과 아득한 곳에서 내려보는 시선이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어서 작게 다문 입술에선 울음을 삼키는 소리밖에 나오질 않았다.
어엿한 기사가 될 수 있도록 저를 지도해 주세요. 그런 눈으로 그를 올려보고 노려보는 게 고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