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인상의 사람이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으러 가 봐야지. 그러려면 우선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하고! 이론적인 부분밖에 못 채우긴 하겠지만 논문을 한 번 봐야겠다. 방패를 이용한 무기술을 쓸 때 참고할 만한 논문이 있으려나...? #망념 99, 무기술 - 방패를 수련하기 위한 수련 활동을 합니다.
?? 저는?? 지금 집사님이 드시면 진짜 위험할 거 같아서 잔 바꾸기를 시도한 것인데?? 지금 집사님께선 너무나 멀쩡하게 드시고 계시지 않은지요???? 제가 헛수고를 한 것일까요????? 솔직히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긴 한데 일단... 그래요... 원래 하려던 질문을 해보도록 합시다. 지금의 제 표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ω・`) 이 맞답니다. 아무튼, 저는 쭈뼛거리며 조금은 수줍은 태도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하였습니다.
"할 얘기라면 말이어요... 어디부터 얘기하여야 좋으려나...🎵 한 사람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알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아는 정보의 양이 다른 법이온데, 에미리도 어머니도 아버지를 알게 된 기간은 짧은 편이고 그렇다고 다 모인 데에서 여쭤보기에는 상황이 정말로 아니었던지라.... "
굳이 그 다 모인 데가 가족모임이란 걸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 때 정말로 분위기가 안 좋았던 건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요.
"그러니까, 혹시 야마모토 씨께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실까 여쭤보고자 하는 거랍니다. "
저는 조금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집사님을 올려다보며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집사님은 아버지를 오랫동안 모셔왔으니 알고 계시는 정보가 많으시려니 싶었답니다.
"무슨 얘기든 괜찮사와요? 정말로 무슨 얘기던 괜찮답니다? 에미리는 어떤 얘기든 들을 각오가 되어있답니다. 아버지가 겪은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으면 하여요. 가령... 아버지의 왼쪽 다리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말이어요. "
사실 솔직하게 아버지의 다리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는데 그게 어려워서 최대한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 맞답니다. 정말이어요. 뭔가 횡설수설 하고 있는 것 같아보이는 건 돌려말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랍니다.
인간의 기능이란 뭘까. 사고하고 오감을 느끼며 행동할 수 있는 것? 지성이라는 단어는 더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는데 정말 '인간' 이라는 종만이 가진 가치가 실존하는가? 죽어서 영원히 기억되는 것과 잊힌 채로 살아남는 것. 둘 중에 '존재하지 않다' 에 더 가까운 쪽은? 미나즈키는 하쿠메이가 죽었다는 소식과 살아있다는 소식 중 어느 쪽을 듣는 것이 더 나을지에 대해 몇 년이고 고민해왔지만 쉽게 결론을 내릴 순 없었다. 책을 덮지도, 더 넘기지도 못한 채 생각만이 이어졌다. 이제 포기해야만 할 때가 온 건 아닐까. 이미 끝나서 더는 어쩔 수 없는 일을 여태 붙들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자신은 진실 같은 건 이미 전부 드러나 있는데도 숨겨진 뭔가가 있을 거라고 착각해서... 생각이 이어질수록 눈앞이 흐려져서, 미나즈키는 다급히 책을 치웠다. 이런 상황이든 저런 상황이든 일단 도서관 소유인 책을 눈물에 젖게 만들 순 없었으니까.
>>684 숨. 숨이 턱 막히는 것만 같은 그 느낌. 경호는 거세게 다가오는 망념 속에서, 자신의 의념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떠올립니다.
나. 나는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 나라는 사람의, 의념을 스스로 각인시킵니다.
바람. 추하더라도, 이 힘에 저항해내어. 버티겠다는 바람. 그 바람에 기대어 경호는 몸을 움직입니다. 삐걱거리고, 불편할지언정. 아주 느리게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 너.는.
거대한 망념의 주인. 동공 없는 동자는 경호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 도.깨.비.는.아.니.구.나.
곧 소년의 목이 꺾이고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 기.이.하.다.
그 목소리에는 약한 의문이 있습니다.
- 사.람.이.도.깨.비.같.은.힘.을.쓰.니.
묻습니다.
- 너.는.무.엇.이.냐.
>>691 [ 의념 시대에 도달하고 넓은 땅은 그만한 위험을 동반하는 지역이 되었다. 거대한 동토의 땅, 러시아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세계 수위에 걸맞는 넓은 땅을 가졌지만 그 땅을 지킬 힘은 없었다. 위대한 그들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그들은 다시금 아버지의 집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러시아가 그랬듯 중국도 다르지 않았다. 거대한 땅과 수없이 많은 지역들, 그 끝을 알 수 없는 수많은 게이트들까지. 중국은 그 혼란의 역사만큼이나 더욱 혼란스러운 외적들을 상대하게 되었다.
...... 중략
난닝의 어느 지방에서도 그 사태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당시 중국에 발생했던 초대형 게이트 '인마난적'에서 튀어나온 적들은, 어린 아이들을 노예로 삼았고 어른들을 가차없이 죽였다. 특히 노인의 가죽을 벗기고, 그 땅에 소금을 뿌려 땅의 토기를 완전히 없애 다른 이들이 살 방도마저 제거해버리곤 했다. 결국 난닝의 땅이 황폐화가 되어갈 때 스스로를 '검선'이라 칭한 남자가 나타나게 된다.
...... 중략
그는 검을 든 채 인마난적의 보스와 겨루었다. 수 일간, 그 거대한 폭풍이 몰아쳤고 그 힘의 파장이 저 멀리까지 울렸을 정도였다. 결국 유주호는 보스를 쓰러트렸고 게이트를 클로징해낸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이 땅을 지배해줄 것을 권했고, 수많은 의념 각성자들이 그에게 제자가 되고 싶다 말하며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단 한가지만을 말했다. 자신은 저 먼 허난의 땅에 있는 송로문의 파문제자이고, 그 곳의 어른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는 것이었다.
...... 중략
그는 매우 다양한 검술을 구사했다. 특히 그가 주로 사용하곤 하였던 검은 매우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 적을 몰아치고 쓰러트리는 기술은 없었으나, 적의 틈을 벌리고 한 순간 빛을 발하여 적을 베어내는 검을 사용하곤 했다. 그는 그 검이 선만우검選輓祐劍이라 말했고 자신의 송로문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검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의 특이한 검술은 이후 많은 아류들로 생산되어 현재까지 퍼져왔고, 중국의 작은 가문인 '철강 산가'는 이러한 그의 검술의 아류로서 세가를 이룬 곳으로도 유명해졌다.
..... 중략
그의 마지막이 어떠하였는지 아는 이들은 없다. 그러나 그는 사라지기 직전까지 수많은 게이트를 토벌했고 많은 사람들을 구해냈다. 중국에는 그를 기리는 사당마저 있을 정도로 그의 이름은 난닝의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 자체가 되었다. 그는 사라지기 마지막까지도, 그 말을 하곤 했다. 거대한 소나무가 있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