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풍림화산이라 하였다. 군사를 움직일 때는 질풍처럼 날쌔게 하고, 나아가지 않을 때는 숲처럼 고요하게 있고, 적을 치고 빼앗을 때는 불이 번지듯이 맹렬하게 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때는 산처럼 묵직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병법에 어울릴 법한 말이지만 이는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에 통한다고 본다. 할 때는 빠르게, 가만히 있을때는 조용히, 무언가를 할 때는 맹렬하게, 그리고 수비를 할때는 묵직하고 든-든-하게 전투에도 써먹을 논리이지만 바둑 또한 흑과 백의 돌을 가지고 판 위에서 하는 작은 전쟁인 것이다. 고요하지만 고도의 머릿 싸움과 바둑알이라는 것을 이용해 하는 전쟁 그것을 배워 나의 무식한 전법을 고쳐보자 #망념 50만큼 동아리 스킬 습득을 위한 활동
철커덕대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 그는 자신을 '리엔 디폰 안트오레 피누아 카르웰', 유럽 연합의 백작이자 제노시아 나이트의 리더라고 소개했습니다. 기사라는 말 그대로, 그의 목소리와 태도에서 위엄과 기품이 물씬 느껴집니다. 또한, 그의 존재감은 수많은 이들이 수련에 집중하고 있는 널따란 공간을 가득 메우고도 남는 듯합니다. 적어도 그를 마주하고 있는 춘심에게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춘심에게 전의와 투의, 그리고 투쟁심을 증명하랍니다. 대호(大虎)를 마주한 하룻강아지 꼴이나, 춘심은 그 사실에 위축되지 않고 그의 빛나는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백춘심, 제노시아 2학년입니다."
목소리에 경의를 담아 자신을 가볍게 소개한 춘심은 그의 말뜻을 알아듣고 곧바로 두 발짝 뒤로 물러납니다. 창 자루를 넓게 잡고 창날을 앞으로 세우며 다리를 벌리고 무릎을 약간 구부려 자세를 잡습니다. 춘심이는 말을 길게 하는 것보다는 행동으로 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익숙합니다. 실은 하고픈 말이 곧바로 입 밖으로 잘 나오질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행동으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내 의지와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이 자리서 똑똑히 보여주겠노라. 그렇게 말하는 눈빛으로, 창끝과 두 눈으로 저 앞에 우뚝 섰는 기사를 또렷이 응시합니다.
춘심은 작게 중얼거립니다. 이 자리는, 허수아비처럼 서있는 저 백작님을 있는 힘껏 공격해서 자신의 강함을 뽐내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내가 이만큼 부족하니 부디 가르침을 달라 어설픈 모습을 보이기 위한 자리도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격으로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자리라고, 춘심이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백작님이 강하니 어떠한 공격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당연한 생각은 머리에서 지웁니다. 날붙이로 저 두꺼운 판금 갑옷을 베려는 것보다는 갑옷의 틈새를 노리거나 차라리 둔기처럼 칼등으로 후려치는 것이 효과적인 공격이란 걸 잘 알지만, 그 생각도 치워버립니다. 판금 갑옷에 둘러싸인 그의 가슴께만 집요하게 노려봅니다.
신체 강화, 과부하, 용내림 팔과 다리에 의념을 두르고 손에 쥔 무기에 의념을 담습니다. 월도가 뜨거운 화로에 달군 것처럼 달아오릅니다. 춘심은 앞으로 두 걸음 내디디며 창을 아래로 휘두릅니다. 창끝이 호선을 그리며 한 바퀴, 두 바퀴째 돌아서 하늘을 가리켰고, 동시에 춘심이 창 자루를 길게 옮겨잡습니다. 한껏 원심력을 받은 창날이 그의 가슴을 향해 쇄도합니다.
"으아아아!"
춘심이는 이 일격에 온 마음을 담습니다. 언젠가, 제 의지와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을 누군가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정받고 확인받고 가르침을 받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아는 것 없고 무모하다고 힐난할지라도 춘심이는 이 기사에게 제 마음을 꼭 보여주어야만 했습니다. 춘심이는 강윤이처럼, 진화처럼 동료를 지키고 이끌어줄 수 있는 어엿한 가디언이 되고 싶습니다. 눈앞의 이 사람처럼 무엇도 두려울 것 없는 든든한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나도 강해지고 싶고,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입으로 말하기가 어려워서 여태 쌓아만 두었던 그 감정들을 한 번도 우짖은 적 없던 입에서 짐승소리 같은 기합으로 토해냅니다.
대체 두분께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는 모르겠사오나 그건 제가 캐물을 일이 아닌듯 싶고....저는 말이어요, 다림양의 소개를 듣고 찾아온 것인데 혹여 제가 잘못 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저 정말로 잘 찾아온 거 맞는 건가요????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제가 '후후🎵 역시 에미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사와요.....🎵' 하면서 웃을 때인데 이건....이건....아무리 봐도 역시 몽블랑에 갔어야 했었단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간에 그래요, 음료가 나왔네요!
"감사드리와요 너구리 왕님. 꼭 따뜻할 때 마시도록 하겠답니다.........🎵 "
그러니까, 집사님이 아니라 제가요! 씁쓸하게 웃으며 너구리 왕님께 말씀드린 뒤, 저는 집사님 쪽으로 내어진 독극물(?) 을 재빨리 제 쪽으로 옮기고, 대신 제게 내어진 따뜻한 녹차를 집사님께 건네려고 하였답니다. 제아무리 그동안 좋은 감정이 없었다 해도 에미리의 손님이신데 손님이 이상한 걸 드시시면 아니되어요. 그러니까 이건 에미리 거인걸로 하겠단 거랍니다.
"자아🎵 이게 야마모토 씨의 잔인 걸로 하여요. "
당연하지만 거절은 거절인거에요! 라 덧붙이며, 저는 독극물이 담긴 잔을 들으려 하였을 거랍니다. 정말로 잔을 제 쪽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다면 말입니다!
# 집사님은 따뜻한 차로 드시시와요! 독극물은 에미리가 마시겠단 거에요!! 독극물 뺏으려 시도하기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