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 홍현은 선배가 가볍게 담을 넘는걸 보며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칠 뻔 했다. 운동에 관심이 없는 홍연으로썬 마치 올림픽 경기에서 높은 뜀틀을 건너뛰는걸 눈 앞에서 본 느낌이었다.
홍현은 선배의 손짓을 따라 총총총 뛰어갔다. 점심시간에 학교 바깥으로 나온건 처음이라 새로운 기분이었다. 카페에 다다른 홍현은 선배가 자리에 앉자 자신도 따라 앉은 뒤 혹여나 학생들이 땡땡이를 친걸 이상하게 여긴 점원이 어딘가에 말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현실성 없는 생각이라 치부하고 메뉴판을 잠시 바라보았다.
'전 딸기로...'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그 전에 말하려다 잊은게 있었다. 일단 그 질문부터 하기로 했다.
"물론 완전히 아기인 경우엔 무는게 의미가 없는 수준이기도 하지만... 그정도 시기는 대부분 어른고양이가 보호할테니까요~"
그런 완전 아기고양이들을 볼수는 없으니 유감이지만... 그렇기에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어느쪽을 닮았는지 유추해보는 재미 또한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란 생물은 다 그런 법이니까.
그렇다고 그녀가 딱히 물리거나 할큄당하는걸 싫어하진 않았다. 딱히 좋아하진 않아도 마냥 싫지도 않은, 어찌보면 익숙한 일이라고 할까? 고양이와 가까운 사람들은 으레 그런 일을 겪곤 하니까, 물론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는 젠틀냥이라는 별명이 있는만큼 입질도, 스크래치도 좀처럼 한적이 없지만 말이다.
...한켠으론 좀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 그녀 또한 공존하고 있었으려나,
"아, 저희집 고양이 말씀이신가요? 글쎄에요~"
유독 하얀 몸에 꼬리와 고양이부스터(×) 부분만 까만게 물음표가 절로 생각나는 모습이길래 지었던 이름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이름 때문에 종종 오해를 사곤 했지만 이젠 익숙했다. 한 고양이를 3년넘게 키우고 있다면 슬슬 익숙해질만도 했겠지.
"후후후후... 숙련된 조교라뇨~ 그런거 아니니까요? 물론... 조교엔 좀 자신있지만..."
마침 얼버무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기에 그녀에게서 다시 고양이 낚싯대를 돌려받고는 잠시 고등어와 아이컨택을 했다. 그리곤 검지를 뻗어 자신의 눈을 가리키고, 고등어의 눈을 가리키고는...
알 수 없는 춤사위와 함께 절도있는 동작으로 낚싯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고양이와 눈을 맞추어 몸을 낮추면서도 휘두르는 궤적만큼은 확실했기에 고양이 역시 그녀의 춤에 움찔거리면서도 계속 앞발로 낚싯대 끝을 건드리려 했고, 그 모습은 흡사 어떤 돼지같이 생긴 마신을 소환하는 의식과 닮기도 했다.
"...후우~ 사실 고양이들도 가끔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럴땐... 이만한 것도 없죠?"
가방속을 몇번 뒤적이니 손에 잡혀 딸려나온 것은 다름아닌 츄르, 싫어하거나 까다로운 고양이는 있어도 하나만 먹는 고양이는 못봤다는 고양이간식이었다.
"마침 선배님하고도 잘 놀았으니 직접 줘보시는건 어떤가요? 아, 대신 어느정도 거리는 두셔야 해요~ 길고양이들은 언제 돌변할지 모르거든요~"
해인은 적극적으로 주원이를 도와주려는 것으로 보였고 주원도 그의 호의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관심 없었다면 인원이 부족하니 폐부. 나중에 인원이 생기면 그 때 다시 신청하라는 것으로 금방 이야기를 끝낼 수 있었을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인이는 자기가 사람을 모으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거기에 그렇지 않더라도 당장 방을 뺄 일은 없다고 말해주었다. 주원이 이렇게 좋은 사람을 늦게 알게된 것이 아쉽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1년... 도망다니기엔 부족한 시간이네."
어째서 도망칠 생각만 하는 것인지. 어쨌든, 으음하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하는 도중 해인은 편법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주원은 거기에 "편...법?"하고 관심을 보이며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즉, 임시로 이름을 빌려줄 사람을 찾아야한다 이건가?"
계속 활동할 사람을 찾는건 어려울지 몰라도 단순히 이름을 빌려주는 것이라면 매점에서 빵 하나. 아니, 그건 좀 심했나. 던킨도너츠+커피 세트정도면 포섭할 수 있을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방법중엔 제일 가능성이 높긴 했다. 이름만 빌려주는 것 정도야 활동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라도 조건만 충분하면 빌려줄테고 말이다.
"으... 으으으으으으으으..."
주원은 머리를 숙이고 고통과 고뇌 가득한 신음소리를 흘리다 답이 나오지 않는지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크러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으아아아! 안돼. 안돼! 정말 미안해. 확실히 좋은 방법이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뭔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한숨과 함께 추욱 몸을 늘어트리며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처음 이 부를 만들기로 결심한건, 내가 뭘 해야 할지 몰라서야. 공부야, 뭐 학교에서 하란대로 하고 있지만. 정확히 나중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무엇을 하고 싶을지 잘 모르겠거든."
주원은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아무튼 즐거운 것을 하는 부'를 만들려고 한 경위를 설명해가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동아리에서도 그걸 찾는건 가능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만으론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것보다 좀 더, 뭐라고 해야할까. 으으으으음..."
이내 설명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지 "으으음..."소리를 길게 흘리며 눈을 감은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좀 더, 기초적인? 좀 더 전 단계의? 그러니까, 무얼 할 때 마음이 기쁜건지. 즐거운건지. 그걸 알고 싶었어. 나부터,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겠지. 애초에 이런 이야기를 듣더라도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을테고.
"아직 이거다 싶은건 나도 찾지 못했지만. 그래서 같이 찾으려고 했거든. 여러 사람들과. 그게 3년째까지 실패했다는게 문제지만..."
현슬혜, 「당신을 위해서 모든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이미 모두 잃어서 더 포기할 것이 없어, 더 잃어야 한다는 말은 당신을 포기하라는 뜻이겠지.」 #shindanmaker #사랑하는_이에게 https://kr.shindanmaker.com/743753
숨어 지내는 사랑의 정령, 현슬혜. 누군가의 과거를 노래하곤 합니다. 이겨낼 준비가 되었을 때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shindanmaker #당신이_정령이_되어버린다면 https://kr.shindanmaker.com/1038065
"날 사랑해?"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묻자, 현슬혜는(은) 이 자리를 피하고 싶은 건지 연신 눈만 굴려대다 말했다.
윤 비랑, 「당신은 오늘 죽는다. 당신의 목소리와 당신의 언어, 당신의 손짓과 습관, 눈이 마주치면 말보다 먼저 웃던 눈이나, 바람, 바람이 사랑하던 머리칼. 익숙한 말장난, 낯선 밤인사. 결코 세상에 다시 없을 당신이라는 인간은.」 #shindanmaker #사랑하는_이에게 https://kr.shindanmaker.com/743753
전설로만 남은 불의 정령, 윤 비랑. 누군가의 아픔을 노래하곤 합니다. 진심으로 기도하면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shindanmaker #당신이_정령이_되어버린다면 https://kr.shindanmaker.com/1038065 /!
"날 사랑해?"
울분에 찬 듯 발간 얼굴로 씩씩 거리자, 윤 비랑는(은) 발갛게 부은 눈을 가리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