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동아리인데 폐부가 되는 것은 상대방 입장에서도 고통스러운 일이겠지. 분명 지난 1년동안 한 것을 보면 나름 이것저것 했을텐데 어째서 부원은 모이지 않았을까. 사실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라도 해서 가입 시키는게 가장 좋을텐데. 그래서 내가 도와주겠다는 말을 꺼냈고 주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어찌나 기뻤는지 벌떡 일어나서 내 손을 잡으려했다. 하지만 그런 기뻐보이는 모습도 잠시 무언가 고민에 빠지더니 이내 거절의 말을 한다.
" 아냐, 충분히 너 말도 일리가 있지. 내가 도와주고 나서는 다시 사람이 빠질지 모르니까 말이야. "
부장이 직접 데려온 사람과 외부의 도움으로 데려온 사람은 그 온도차가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이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아닌 내가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 마침 가입해보니 내가 없다는 사실은 가입한 당사자 입장에서도 뭔가 웃긴 일이 될테니까. 너무 1차원적으로 생각한걸까.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건 세명을 채우는건데.
" 사실 지금 동아리 공실도 약간 남아있는 편이라서 지금 당장 부실을 빼라거나 하지는 않을꺼야. "
부족하지 않은데 잘 쓰고 있는 부실을 빼라고 할 필요는 없다. 불만이야 작년에 나왔던거지 이제 와서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도 없을테고. '아무튼 즐거운 것을 하는 부' 라는 명패만 없다면 거기가 누가 쓰는 곳인지 알아볼 사람도 없기는 하다.
" 다만 나중에 부족해졌을땐 어쩔 수 없게 된다는거지 ... 사실 내년에 졸업하니까 1년만 더 버티면 되는 문제긴 하지만. "
사실상 부원이 주원 하나인 동아리니까 그가 졸업하게 되면 더 이상 문제는 없어진다. 나도 같이 졸업하니까 추후에 무언가 문제가 생기던 나랑은 관계 없는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래도 불안불안하게 다니는 것보다는 1년만이라도 제대로 된 동아리로 인정 받는게 그 입장에서 도 좋은 일이 아닐까.
" 아니면 ... 이건 진짜 편법이긴한데. "
걸리면 조금 큰일날 수도 있는 편법. 하지만 우리가 입을 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편법.
" 보통 동아리 창설이나 폐부는 학기초에 결정하는거니까, 지금 딱 세명 만들어서 동아리 창설을 하고 ... 다시 다음 학기 초반에 또 세명을 만들어놓고 하는 식으로 한다면 유지는 할 수 있을꺼야. "
다만 완전 편법이라는게 문제지. 사실 지금 상태로도 부실을 유지하는건 어려움이 없었지만 불확실한 것보다는 확실한게 낫잖아?
>>475 우리 골댕이 추우면 곤란혀..... 나중에 겨울되면 모자 귀마개 목도리 장갑 다 낀 주원이 주세요..... >>476 이유도 넘 민규다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할머니는 핫팩 양쪽에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다.. 민규 양손 다 소중하다ㅠ 사하는 안 뛰어서 롱패딩 입어,, >>478 우리 피아니스트 손 얼면 안 되거든요..... 핫팩 삼천박스 당장 바쳐.....
>>428 홍현은 선배가 가볍게 담을 넘는걸 보며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칠 뻔 했다. 운동에 관심이 없는 홍연으로썬 마치 올림픽 경기에서 높은 뜀틀을 건너뛰는걸 눈 앞에서 본 느낌이었다.
홍현은 선배의 손짓을 따라 총총총 뛰어갔다. 점심시간에 학교 바깥으로 나온건 처음이라 새로운 기분이었다. 카페에 다다른 홍현은 선배가 자리에 앉자 자신도 따라 앉은 뒤 혹여나 학생들이 땡땡이를 친걸 이상하게 여긴 점원이 어딘가에 말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현실성 없는 생각이라 치부하고 메뉴판을 잠시 바라보았다.
'전 딸기로...'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그 전에 말하려다 잊은게 있었다. 일단 그 질문부터 하기로 했다.
"물론 완전히 아기인 경우엔 무는게 의미가 없는 수준이기도 하지만... 그정도 시기는 대부분 어른고양이가 보호할테니까요~"
그런 완전 아기고양이들을 볼수는 없으니 유감이지만... 그렇기에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어느쪽을 닮았는지 유추해보는 재미 또한 있을 것이다. 길고양이란 생물은 다 그런 법이니까.
그렇다고 그녀가 딱히 물리거나 할큄당하는걸 싫어하진 않았다. 딱히 좋아하진 않아도 마냥 싫지도 않은, 어찌보면 익숙한 일이라고 할까? 고양이와 가까운 사람들은 으레 그런 일을 겪곤 하니까, 물론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는 젠틀냥이라는 별명이 있는만큼 입질도, 스크래치도 좀처럼 한적이 없지만 말이다.
...한켠으론 좀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 그녀 또한 공존하고 있었으려나,
"아, 저희집 고양이 말씀이신가요? 글쎄에요~"
유독 하얀 몸에 꼬리와 고양이부스터(×) 부분만 까만게 물음표가 절로 생각나는 모습이길래 지었던 이름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이름 때문에 종종 오해를 사곤 했지만 이젠 익숙했다. 한 고양이를 3년넘게 키우고 있다면 슬슬 익숙해질만도 했겠지.
"후후후후... 숙련된 조교라뇨~ 그런거 아니니까요? 물론... 조교엔 좀 자신있지만..."
마침 얼버무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기에 그녀에게서 다시 고양이 낚싯대를 돌려받고는 잠시 고등어와 아이컨택을 했다. 그리곤 검지를 뻗어 자신의 눈을 가리키고, 고등어의 눈을 가리키고는...
알 수 없는 춤사위와 함께 절도있는 동작으로 낚싯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고양이와 눈을 맞추어 몸을 낮추면서도 휘두르는 궤적만큼은 확실했기에 고양이 역시 그녀의 춤에 움찔거리면서도 계속 앞발로 낚싯대 끝을 건드리려 했고, 그 모습은 흡사 어떤 돼지같이 생긴 마신을 소환하는 의식과 닮기도 했다.
"...후우~ 사실 고양이들도 가끔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럴땐... 이만한 것도 없죠?"
가방속을 몇번 뒤적이니 손에 잡혀 딸려나온 것은 다름아닌 츄르, 싫어하거나 까다로운 고양이는 있어도 하나만 먹는 고양이는 못봤다는 고양이간식이었다.
"마침 선배님하고도 잘 놀았으니 직접 줘보시는건 어떤가요? 아, 대신 어느정도 거리는 두셔야 해요~ 길고양이들은 언제 돌변할지 모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