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없다는 말에 단태는 눈을 깜빡이다가 잠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둔 채로 뺨에 입맞추는 주양의 행동을 받아들인 뒤에야 시선을 다시 옮겨서 주양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뒤이어 고개를 슬몃 기울여서 체취를 묻히는 짐승처럼 주양에게 문지른다. "네가 이미 내건데, 욕심부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원하는 건 하나였다. 너. 그래서 아리송한 대화를 이어나가는 교활한 수법을 이용해서 손에 네가 쥐어질 것 같을 때 낚아챘던 것이다. 짐승새끼지만, 아직까지는 뱀이여서 교활하게 구는 게 더 익숙했다.
달아날 생각도 없어보이지만 주양을 감싸서 자신의 품에 당겨 끌어안고 있는 단태는 놓아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자신의 처음을 전부 가져가도록 하겠다는 대답에서 느껴지는, 귀엽기 짝이 없는 소유욕에 단태가 능청스럽게 낄낄 웃음을 터트린다. 샐쭉하니 가늘게 뜬 눈매 사이로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선뜩하게 드러났다. 귀엽기 짝이 없는-단태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소유욕을 보여주는 게 꽤나 좋았다. 둘 중 한명이 학생이 아니었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잡아 옆에 두고 싶을만큼.
"내 인내심을 깎아먹는 건 좋지만, 그만큼 네 인내심도 깎여야지 공평하지 않겠어? 그리고 너도 네 모든 처음을 나한테 줘야하고 말이야."
내가 안달내는만큼 너도 안달나야되지 않겠어? 단태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풀어주며 웃는 주양을 향해 고개를 기울였고 동시에 한손을 들어올렸다. 몇십번의 입맞춤으로 익숙해진 주양의 입가를 엄지로 가볍게 누르며 다른손으로는 주양에게 손깍지를 낀다. 응당 그렇게 행동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월요일...두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이이..😬 픽크루 하나 만들었다고 제 시간이 쏙 빠지다니...오늘도 일찍 들어가볼게요. 이이이..조금만 고생하면 저도..!🙄 이번주는 과연 일찍 끝나는 날이 오긴 할까요? 다들 어제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오늘도 힘내보자구요! 으쌰으쌰..🥰😘 좋은 새벽 되시고, 무탈하게 푹 주무셨으면 해요.🛌😴
자신이 이미 당신의 것이라는 이야기는 굉장히 기분 좋은 것이 아닐수 없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계속 당신의 소유가 된다면. 계속 당신의 곁에 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았다. 그래도 조금 더 욕심내게 만들고 싶었다. 지금보다 더. 당신의 삶 속으로 침투해서, 지금 이상의 가치를 가진 사람으로써 남고 싶었다. 그렇게 조금씩 큰 의미를 가지게 되다가 결국에는 자신 하나만 바라보며 살게 만들고 싶었다. 당신이 원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제안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산제물을 바쳐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헛된 야망이지만 그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었다.
".. 우리 여보는~ 이럴때는 옳은 말만 해줘서 참 예쁘다니까~? 나는 이미. 내 처음을 전부 너한테 쏟아붓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키스도. 귓볼을 깨물었던 것도. 어여쁜 장신구를 선물해준 것도. 이렇게 품에 한껏 안겨있는 것도. 그리고 조금은 외설적인 음색마저도. 전부 당신에게 생전 처음 보여주는 것들 뿐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어필하고 싶었다. 자신의 처음을 전부 너에게 쏟아붓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너 역시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을.
사실 처음이라고 하기에는, 이제 일상이 되어버릴 만큼 키스를 많이 나누었다는 것이 조금 걸렸지만 아무렴 어떠나 싶었다. 어찌 되었든 이 모든것은 당신과의 첫경험이었으니까. 내기에서도 자신을 걸었던 적은 없었디. 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게 할 일도 없었고. MA와의 내기에서 이미 자신을 걸긴 했지만 인외의 존재를 배제하고 본다면 자기 자신을 걸겠다고 하는 사람 역시도 당신이 유일했으니, 그것도 처음으로 하자고 마음먹으며 주양은 살짝 미소지었다.
"내가 하자고 하는 대로만 차근차근 잘 따라오면 돼~ 우리 여보는 알면서 모르는척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내가 하나하나 다 알려줘야 하지 않겠어~?"
이렇게 보니까. 내가 우리 단태보다 훨씬 언니같네? 하고. 괜히 짓궂은 뒷말을 이어가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애초에 지금 이 분위기를 제외하고서라도 그렇게 느껴질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가문 내에서 당신의 조카를 제외하면 막내였고. 자신은 그런것 없는 외동이었으니까. 그것을 주양이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뭔가 자신보다 어리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탓이 아니라고 셍각했다. 볼을 꼬집으려고 하면 말 대신 고개부터 내젓는 귀여운 행동을 본 터라 더더욱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짐승으로써, 날 서서히 좀먹어주면 되는거야. 어때. 간단하지 않아?"
당신의 느릿한 입맞춤에 호응하고 입을 뗀 주양은 그렇게 말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지금처럼만 간다면. 그렇게 한다면, 자신이 먼저 당신의 인내심을 전부 갉아먹을 수 있었으니까. 결국 이것 역시 어떻게든 당신과 한 내기 아닌 내기에서 이겨먹기 위한 방법중 하나였다. 나름 잘 떠올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표정이 살짝 의기양양해졌다.
"그럼.. 밤이 늦었으니 슬슬 누워볼까나. 우리 단태~?"
우리 청은 잠깐 나가있어. 하고 횃대에서 자는 청을 살포시 두 손으로 잡아 창틀 밖에 올려두었다. 창문까지 닫으니 뭔가 쫓겨난 어린애 꼴이 된 것 같았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청 역시 바깥 공기가 더 편할 테니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그래야만 한다고 믿으며 주양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침대로 돌아와서는 먼저 자리를 잡고 누웠다.
".. 자. 이제 우리의 내기를 시작할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여보도 물론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치!?"
어떤 말도 없이 물끄러미 주양을 바라보고 있다가 자신에게 처음을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는 말이 들려오자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다시금 가늘어졌다. 체취를 묻히는 짐승마냥 주양에게 얼굴을 문지르던 행동을 멈추고 주양의 귓가로 고개를 틀며 "내가 그렇게 예쁘다면 나한테 키스라도 해줘야지." 작게 속삭이고는 건조하게 입가를 당겨 히죽하니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야 더 예쁨받기 위해 노력이라도 해볼거 아냐, 하는 말은 덧붙히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예쁨을 받기 위해 꼬리를 흔드는 건 한번도 해보지 않았고, 해볼 일도 없었기 때문에 이것또한 처음이었다. 소유욕과 집착을 드러내본 적도 처음이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매력적이었다. 자신의 처음보다, 타인이 자신에게 처음을 쏟아붓고 있다는 건 더욱.
"가시나가 까불어."
주양의 짓궂은 말에 단태가 대답하고는 능청스러움이나 능글맞은 분위기 없이 그저 입가만 끌어올려서 짓고 있는 미소에 아까처럼 건조하고 메마른 기색이 짙게 남긴 채, 입맞출 뿐이었다. 가장 맛있는 걸 금새 먹어치우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야. 입맞춤이 끝나고 난 뒤에 이어지는 말을 듣고는 끌어올렸던 입가를 내리며 단태는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밤이 늦었다면서 누워보자고 하던 주양의 손에 의해 잘 자고 있는 패밀리어를 창틀에 올려두고 창문을 닫는 모습 때문이었다.
방음마법이 유지되는 시간이 어느정도였더라. "나보다 달링이 더 급해보이는걸." 먼저 침대에 자리를 잡고 눕는 주양의 옆자리에 눕기 전에 단태는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과 함께 짓궂은 말을 중얼거리며 주양의 뺨에 입을 맞췄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단태가 히죽하니 웃는다.
//(커튼콜 줄 늘어트리기) 두세번? 정도? 주고받고 마무리 지어도 될 것 같네. 두둥탁. 이 둘의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