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는 조금 히스테릭하게 중얼거리며 눈을 마주보았다. 조금은 멍하게, 깊은 심해가 담겨있는 듯한 조금은 공허한 눈으로 홀린듯이 버니를 바라보던 레오는 그렇게 계속 중얼거렸다. Jeder wird getäuscht, 다들 속고있다고. 지독한 자기혐오와 합리화, 그리고 인지부조화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생겼다면 그 구멍이 악마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도 레오는 기꺼이 들어갔을테니까. 자기자신마저 스스로를 혐오해버리는 상황에서 그 누가 자신을 혐오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견디지 못할 그런 상황에서 내려온 동앗줄이라면 그것이 썩어버려 금새 끝어진다고해도 기꺼이 붙잡고 올라갈것이었다.
" 나만이 할 수 있어. 다들 속고있고 진실을 아는 사람은 나 하나니까. 내가, 내가 바로잡아야해. 내가,내가.. "
악마는 지옥으로 위선자는 사형대로 거짓말쟁이는 마을 밖으로. 계획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그 계획을 뒤틀어줘야지. 그렇게 벌을 줘야지. 레오는 들려오는 말에 그저 '응. 응.' 하고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레오는 이제서야 완전히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중은 위선자이고 거짓말쟁이다. 학원의 다른 불쌍한 사람들-사감과 교수를 포함한-은 전부 속고있다. 그의 간사한 혀에 속고있다. 완벽하게 세워진 계획에 속고있다. 위선자의 가면에 속고있다. 그 사실을, 진실을 꿰뚫어 본 사람은 레오 자신 뿐이었다-고.
" 넌 언제나 내 편이지? 그렇지?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걸 알아주는 사람은 너 밖에 없잖아. 내가 옳다는거, 내가 맞다는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너 뿐이잖아. 그렇지? 그럼 너는 내 편이어야해. 절대로, 절대로 나한테 등을 돌리지 않아줄 수 있지? "
가만히 제 머리를 내어주던 레오는 고개를 들었다. 이 일의 끝이 어떻게 끝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간신히 내려온 썩은 동앗줄이라도 잡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레오는 가만히 부네의 손을 잡아 자기 턱에 가져다댔다.
" ..긁어줘 "
동물로 변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많은 것이 변했다. 아니, 변했다기보단 알게되었다. 왜 동물을 만나면 머리를 쓸어주고 턱을 긁어주고 배를 긁어주는지. 그게 생각보다 되게 기분이 좋거든. 레오는 여전히 초점이 흐린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았다.
" 할게. 내가 다 할게. 제대로 배워서, 전부 벌을 줄게. 그게 옳은거니까. 내가 맞는거니까, 전부 제대로 똑바로 배워서 전부 벌을 줄게. 실망시키지 않을거야. 그리고 실패할 수도 없어. 죄 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는거니까. "
죄를 지어놓고 목숨이 아깝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이며 욕심이 가득 들어찬 말인가.
>>562 (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압) >>563 앟 천천히 주십셔 :D! >>564 의외로 별 일 없을지도 몰라용 :ㅇ! 지금 레오의 노트를 살짝 펼쳐보면 중탈 -> 제일 나쁜놈. 짱싫음 나머지 -> 속고있는 바보들. 불쌍하다. 부네 -> 지금으로선 제일좋다. 짱좋음. 레오 -> 모든걸 바로잡을 수 있는 진실을 알고있는 우주최강 레오님
정도라서 의외로 별 일 없을..지도? 으이구 불쌍한것아~ 하고 넘어갈지도 몰라요 :ㅇ! 물론 그 때가서 또 달라질 수는 있지만!
너는 선악의 기준이 모호하며 악인 또한 품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원내의 모든 사람은 선인으로 규정하고 시작했다. 현재 네 기준의 악인은 단 한사람 뿐이다. 눈앞의 학생은 아니다. 그 사실을 부러 말하지 않는다. 대신 하나로는 부족하다는듯 고개를 열심히 내저을 뿐이다.
"한국인 정 많아요? 이노리는 반정도 한국인이니까 정 많은거야? 그러니까 받아줘야 해요. 아니면 까악까악 울거야."
네 잣대로 살고있다는걸 여실히 알려주는 말이다. 남을 신경쓰긴 하지만 결국 눈치도 안보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거절은 수락까지 밀어붙이는 성정은 제법 아집에 가깝다. 너는 후배를 올려다보고 미소를 짓는다. 어딘가 멋쩍은 미소가 작은 키는 부끄럽지 않다는 걸 표현하는 듯 싶다.
"많이 불편해요? 그래도 이노리 챙겨주는 친구 많아요. 작아도 기뻐! 왜냐면요, 사감 선생님이 그랬는데..인간은 귀엽댔어요? 이노리는 인간이고.. 귀여우면 된 거야? 그래도 높이는 조절해볼게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딜레마다. 이노리의 높이에 적응해서 아씨오를 쓰면 네 명치와 허리 부근에 닿기 때문이다. 한때 적응했던 사실을 잊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끌이 허리에 파고들었던 날을 너는 잊지 못하고 차라리 맞는게 낫다 판단했다. 차라리 몇번 맞고 말지, 본모습으로 다가오는 생명의 위협은 사절이다. 무엇보다 맷집이 좋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던 것이다.
"아-! 치사해! 같이 가요?"
너는 병을 꼭 쥐고 감초 사탕을 쥐기 위해 우다닥 뛰었다. 물론 몇 사탕은 너를 깨물고 도망쳐버렸지만, 어쩌겠는가. 세상은 원래 얻은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법이다. 너는 터덜터덜 병 안에 감초 사탕을 잡아 데려왔다. 몇개나 잡았을까.
.dice 1 10. = 1
// 일이 끝났더니..기가 막하게 번개하자고 하네요..😒 그래도 닭칼국수..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