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보이느냐고 되물어도, 그녀는 다시 대답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의 눈에 어떻게 보이든 진실은 이노리의 안에 있을테니 다시 말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말 대신 미소를 지어 그 순간을 흘려보낸다. 처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양 넘겨버린다.
말이란 때때로 아껴야 좋은 법이지 않은가.
이노리가 내민 손을 잡자 그대로 붙잡고 일으켜준다. 친구에 대한 물음에 이노리는 고개를 기울였다. 좀 늦었다는데 얼마나 늦은 건지는 그녀가 알 턱이 없다. 그러나 길게 생각할 일도 없었다. 이노리가 그녀의 뒤를 보며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었기에.
"......"
뒤를 돌아 나타난 인물을 확인한 그녀는 그가 사람인지 잠시 고민했다. 외람된 일이지만, 이토록 소리도 기척도 없이 다니는 사람은 그녀의 기억 속에 '없기에'. 깨닫고보니 제대로 그림자도 인기척도 있길래 그리로 가는 이노리를 잡지 않았다. 어느새 가방에서 고개를 내민 리치도 새로운 등장인물을 보기만 할 뿐,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다음에 또 보자는 이노리를 향해, 함께 떠나는 인물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들 뿐. 그 후에는 그녀도 그들을 등지고 나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먕!
인적이 드문 곳을 서서히 벗어날 쯤, 리치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며 짧게 울었다. 잊은 것이 있지 않냐는 의미다. 잊은 것, 잊은, 것이라. 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한다. 생각 끝에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었다. 이노리의 이마를 닦아 피가 묻은 그 손수건이다. 가장자리를 다듬었을 뿐인 무명 천조각. 붉은 핏물이 꽃잎마냥 물든 손수건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지팡이를 꺼내, 그 끝을 손수건에 겨누고 읊는다.
"인센디오."
동시에 휙 날린 천조각은 붉은 화염에 휩싸여 바스라지듯 재가 되었다. 너울너울 춤을 추며 바닥으로 떨어진 잿뭉치를 보고 리치를 보자, 리치는 이제 되었다는 듯 다시 가방 안으로 쏙 들어간다. 그녀는 가방을 두어번 두드려주고 다시 갈 길을 가려 걸음을 떼었다.
"보상이라고 해도 별거 없어. 짐승새끼가 원하는 보상은 가장 일차원적인 거라서 말야. -예를 들어, 포옹을 해준다던가. 또는.."
고개를 묻은 채로 재잘재잘 떠드는 단태의 말이 조금 뭉그러졌다. 목에 입맞추고 고개를 든 단태는 "키스라던가." 주양의 귀에 속삭이며 능청스럽게 낄낄거리는 웃음을 터트린다. 움찔거리는 주양을 놓칠 생각이 없다는 듯, 백허그로 끌어안고 있는 팔에 힘을 줘서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처음이라는 게 그렇게 마음에 들어? 우리 자기가 마음에 든다면 줄게. 가져가도 돼."
몸을 기대올수록 끌어안고 있는 팔은 풀리지 않을 것처럼 감쌌고 자신의 체온은 빈틈없이 자신에게 끌어안겨 있는 주양에게 전해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주궁은 사시사철 여름이었고, 자신은 체온은 사시사철 겨울의 한기를 담은 것처럼 차갑고 서늘했다. 그리고 너도, 주궁 내부처럼 따뜻하다. 그 따뜻함을 꽤 만족스럽게 만끽하고 있던 단태는 자신의 턱을 훑는 손의 감촉에 암적색 눈동자를 깜빡이다가 샐쭉하니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이 움직이는 방향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젖혔을 것이다. 마치, 손길을 즐기는 동물같은 태도에 가까웠다. 스스로를 짐승새끼라고 일컫다보니 그런걸까. 아니면 너라서 일부러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이런 행동을 하면서 손만 잡고 자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누구씨가 도통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아서 말이야. 이런 식으로 내가 적극적으로 구는 게 버릇없는 짓이라면 기다리라고 하면 될 일이잖아? 안그런가. 허니버니."
떨리는 숨을 다잡는 모습에 단태는 히죽하고 웃으며 만족스럽게 그르릉거리는 것 같은 웃음을 흘렸다. 재잘재잘 떠드는 모양새는 역시 평소와 같은 모습이라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상황에 놓여서도 내기를 꺼내다니. 너 답다면 너다운 행동이다. "그럼 나는- 우리 자기가 못참을 거라는 것에 너를 걸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 엉터리 내기였지만, 잔망스러운 웃음이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단태는 그 내기에 응하면서 주양의 손이 올려진 팔을 빼냈다가 곧 손을 잡아서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에 손을 끌었다.
>>58 >>60 괜찮아! 브레이크 조절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오래걸리게 되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경험담)() 머릿속의 마구니를 쫓아내는거 너무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온한 마음으로 해본다는것도 귀여워.. 무슨 일이 있었냐면 바로 이런 상황이 있었지..! (기습 볼냠)()
주단태: 310 칫솔질은 까다롭나요? 칫솔질 하면서 잇몸에서 피를 본 적이 단한번도 없으니까 까다롭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할 수 있을 것...(???)
037 특별한 성적취향이 있나요? 😀? 뭐요? 진단의 질문이 너무 무례하네. 고소할거야((대체다)) 오너도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있을거야(?)
244 다른 사람이 가진 것 중 부러워 하는 것 부러워하는 것.....?:0 ((땃태의 주변인들을 떠올려본다))((얕고 좁은 그 인간관계란)) 없다고 한다. 응, 진짜 네버 절대로 없다는데 이건 자기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렇게까지 남들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