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밉다고 궁시렁거리는 주양에게 단태는 다시 입맞췄다. 스스로를 짐승새끼라고 지칭하더라도 일단 지금은 뱀이었으니까 교활하게 들키지 않을 만큼 짓궂게 굴면서 인내심을 갉아먹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먼저 인내심이 바닥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내 인내심을 바닥나게 할거라면, 그정도만큼 너도 인내심이 바닥나버려야 같은 조건일테니까. 장난치는 정도의 힘으로 입질을 했을 뿐인데 그렇게 반응을 보일 줄 몰라서, 인내심을 바닥나게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인내심이 바닥날 뻔했지만. "미리 말했다시피 나한테 제대로 된 보상만 해준다면 내가 물어버릴 일은 없으니까 괜찮지 않아?" 아니면 일부러라도 그렇게 물리고 싶은거야? 이번에는 입질이 아닌 입맞춤을 방금까지 입질하던 주양의 목에 떨어트리며 단태가 꽤 짖궂게 물음을 던졌지만 굳이 대답까지는 바라지 않는 눈치였다.
흐트러진 머리를 지금에 와서 다시 묶는 것보다 그냥 끈을 빼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단태는 머리끈을 당겨 머리를 풀었다. 짧다고 하기도 길다고 하기도 애매한 길이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헝크러트리는 것처럼 쓸어넘긴 뒤에 등을 기대오는 주양을 비스듬히 상체를 기울인 채 붉은 암적색 눈동자로 물끄러미 응시했다. 입질을 한번 시작했더니 괜히 목이나 어깨, 귀같은 곳으로 시선이 향했지만 티내지 않고 상체를 바로 세워서 주양을 뒤에서 감싸 안았다. "그야 난 네가 처음이거든." 거짓말은 아니었다. 되려 진실이었다.
"- 왠지 우리는 아직 학생이잖아. 너무 일러! 같은 말을 해야될 것 같은걸."
백허그를 하는 것 마냥 주양을 감싸 안고 있던 단태는 자연스럽게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고 더 가까이 자신의 품에 가두는 것 처럼. 목걸이나 발찌가 있었다면 앞에서 어른거리는 목이나 발목에 자신을 새겨놓고 아무도 못보도록 그 자리 위에 채울 수 있었을텐데. 대신, 이번에는 귀를 슬며시 물었다가 놓으며 "뭐, 물어가지는 않겠지. 이 근처에 있는 부엉이들은 어지간하면 학생들 소유잖아?" 하고 대꾸했다.
"으응. 그건 맞지만~ 솔직히 나는 우리 여보에게 어떻게 해줘야 제대로 된 보상인지 아직 감이 안 잡혀서 말이야. 여보가 알려주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안 그래~?"
일부러라도 물리고 싶느냐는 말에 주양은 다시 킥킥거리며 웃었다. 이해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기는 했으나, 지금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알고 있는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목에 차가운 당신의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고, 주양은 다시 몸을 움찔거렸다. 싫지 않다. 오히려 좋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 처음이라~ 꽤 기분 좋은 울림이야. 앞으로도 내가 계속, 유일하게. 그 타이틀을 가져가고 싶은건 너무 내 욕심이려나, 응?"
당신에게 몸을 더더욱 기대오면서, 자신을 끌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자 주양은 어머나. 하고 키득키득 웃었다. 이러고 있는 건 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서늘하면서도 기분 좋은 이 느낌이 자신을 자꾸만 홀리게 만드는 듯 싶었다. 다만, 마냥 이 촉감때문에 기분 좋은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저 당신이라서 이런 체온마저도 좋아할 수 있는걸지도 모를 일이다. 따지고 보자면, 자신은 단 한번도 이 느낌에 대해 거부감이라던가 하는 게 없었으니까.
".. 글쎄. 학생이라서 이르다고 하기에는~ 내가 뭘 할줄 알고? 여보야가 예상한거랑 정반대로 진짜로 손만 잡고 자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거야~?"
당신에게 한껏 안겨서, 당신을 슬쩍 돌아보며 물어보던 주양은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머금은 채 다시 당신의 턱선을 따라 손가락으로 가볍게 훑어나가기 시작했다. 글쎄. 이 대로라면 아마 당신의 예상대로 자신이 먼저 참지 못하고 들이댈지도 모른다. 아까 전, 급하게 돌발 키스를 한 것처럼. 하지만 두번의 실수는 없을 것이다. 이젠 자신이 당신을 넘어오게 만들어야 할 차례였으니까.
허나 그런 결심은 얼마 가지 않아 흔들렸다. 당신이 귀를 물렸을때도 이런 기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자극에 주양은 흑 하고 숨을 들이키며 몸을 살짝 뒤틀었다. 가시나가 하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법한 자극이었다.
".. 너무 이르다는 말을 해야할것 같다는 사람 치고는.. 꽤 적극적인걸, 우리 여보..?"
후. 하고 간신히 떨리는 숨을 다잡았다. 그렇게 학생들 소유라는 말을 듣고 주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남의 패밀리어를 함부로 낚아채가는 그런 어이없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방음 마법도 일정 범위까지만 조절할 수 있는건가. 문득 의문이 들어 고개를 갸웃이다가도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리 그래도 잘 자고 있는 아가를 내보낼수는 없을 것 같고.
"후후후.. 나랑 내기 하나 안 할래? 여보가 나랑 손만 잡고 자는걸 실패한다는 데에.. 여보를 걸게."
꼭 이럴때만 남을 거는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다. 잔망스러운 웃음이 이어지고, 덩신의 턱선을 훑어내려가던 손이 당신의 팔 위에 살포시 얹어졌다.
>>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괜찮은 선택이지! 쭉 이어나갔다가는 큰일날지도 모른다구~? (??) 제정신 아닌 땃주 너무 귀엽구 좋아좋아 부담가질것 없이 그렇게 하자구~~! 앟 그래도 나는 휴가를 즐길거야! 즐기고 이벤트 전에 일어나겠다..! (그리고 실패)(???)
>>36 아니 리치한테 쫓기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늘에서만 빙빙 맴도는 가여운 청을 볼 수 있을지도 몰라.. ()
그래보이느냐고 되물어도, 그녀는 다시 대답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의 눈에 어떻게 보이든 진실은 이노리의 안에 있을테니 다시 말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말 대신 미소를 지어 그 순간을 흘려보낸다. 처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양 넘겨버린다.
말이란 때때로 아껴야 좋은 법이지 않은가.
이노리가 내민 손을 잡자 그대로 붙잡고 일으켜준다. 친구에 대한 물음에 이노리는 고개를 기울였다. 좀 늦었다는데 얼마나 늦은 건지는 그녀가 알 턱이 없다. 그러나 길게 생각할 일도 없었다. 이노리가 그녀의 뒤를 보며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었기에.
"......"
뒤를 돌아 나타난 인물을 확인한 그녀는 그가 사람인지 잠시 고민했다. 외람된 일이지만, 이토록 소리도 기척도 없이 다니는 사람은 그녀의 기억 속에 '없기에'. 깨닫고보니 제대로 그림자도 인기척도 있길래 그리로 가는 이노리를 잡지 않았다. 어느새 가방에서 고개를 내민 리치도 새로운 등장인물을 보기만 할 뿐,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다음에 또 보자는 이노리를 향해, 함께 떠나는 인물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들 뿐. 그 후에는 그녀도 그들을 등지고 나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먕!
인적이 드문 곳을 서서히 벗어날 쯤, 리치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며 짧게 울었다. 잊은 것이 있지 않냐는 의미다. 잊은 것, 잊은, 것이라. 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한다. 생각 끝에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었다. 이노리의 이마를 닦아 피가 묻은 그 손수건이다. 가장자리를 다듬었을 뿐인 무명 천조각. 붉은 핏물이 꽃잎마냥 물든 손수건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지팡이를 꺼내, 그 끝을 손수건에 겨누고 읊는다.
"인센디오."
동시에 휙 날린 천조각은 붉은 화염에 휩싸여 바스라지듯 재가 되었다. 너울너울 춤을 추며 바닥으로 떨어진 잿뭉치를 보고 리치를 보자, 리치는 이제 되었다는 듯 다시 가방 안으로 쏙 들어간다. 그녀는 가방을 두어번 두드려주고 다시 갈 길을 가려 걸음을 떼었다.
"보상이라고 해도 별거 없어. 짐승새끼가 원하는 보상은 가장 일차원적인 거라서 말야. -예를 들어, 포옹을 해준다던가. 또는.."
고개를 묻은 채로 재잘재잘 떠드는 단태의 말이 조금 뭉그러졌다. 목에 입맞추고 고개를 든 단태는 "키스라던가." 주양의 귀에 속삭이며 능청스럽게 낄낄거리는 웃음을 터트린다. 움찔거리는 주양을 놓칠 생각이 없다는 듯, 백허그로 끌어안고 있는 팔에 힘을 줘서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처음이라는 게 그렇게 마음에 들어? 우리 자기가 마음에 든다면 줄게. 가져가도 돼."
몸을 기대올수록 끌어안고 있는 팔은 풀리지 않을 것처럼 감쌌고 자신의 체온은 빈틈없이 자신에게 끌어안겨 있는 주양에게 전해지고 있음이 분명했다. 주궁은 사시사철 여름이었고, 자신은 체온은 사시사철 겨울의 한기를 담은 것처럼 차갑고 서늘했다. 그리고 너도, 주궁 내부처럼 따뜻하다. 그 따뜻함을 꽤 만족스럽게 만끽하고 있던 단태는 자신의 턱을 훑는 손의 감촉에 암적색 눈동자를 깜빡이다가 샐쭉하니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이 움직이는 방향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젖혔을 것이다. 마치, 손길을 즐기는 동물같은 태도에 가까웠다. 스스로를 짐승새끼라고 일컫다보니 그런걸까. 아니면 너라서 일부러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이런 행동을 하면서 손만 잡고 자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누구씨가 도통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아서 말이야. 이런 식으로 내가 적극적으로 구는 게 버릇없는 짓이라면 기다리라고 하면 될 일이잖아? 안그런가. 허니버니."
떨리는 숨을 다잡는 모습에 단태는 히죽하고 웃으며 만족스럽게 그르릉거리는 것 같은 웃음을 흘렸다. 재잘재잘 떠드는 모양새는 역시 평소와 같은 모습이라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상황에 놓여서도 내기를 꺼내다니. 너 답다면 너다운 행동이다. "그럼 나는- 우리 자기가 못참을 거라는 것에 너를 걸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 엉터리 내기였지만, 잔망스러운 웃음이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단태는 그 내기에 응하면서 주양의 손이 올려진 팔을 빼냈다가 곧 손을 잡아서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에 손을 끌었다.
>>58 >>60 괜찮아! 브레이크 조절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오래걸리게 되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경험담)() 머릿속의 마구니를 쫓아내는거 너무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온한 마음으로 해본다는것도 귀여워.. 무슨 일이 있었냐면 바로 이런 상황이 있었지..! (기습 볼냠)()
주단태: 310 칫솔질은 까다롭나요? 칫솔질 하면서 잇몸에서 피를 본 적이 단한번도 없으니까 까다롭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할 수 있을 것...(???)
037 특별한 성적취향이 있나요? 😀? 뭐요? 진단의 질문이 너무 무례하네. 고소할거야((대체다)) 오너도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있을거야(?)
244 다른 사람이 가진 것 중 부러워 하는 것 부러워하는 것.....?:0 ((땃태의 주변인들을 떠올려본다))((얕고 좁은 그 인간관계란)) 없다고 한다. 응, 진짜 네버 절대로 없다는데 이건 자기가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렇게까지 남들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