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자 저것을 전투로 바꿔보자. 내가 힘이 남들보다 강하지만, 그게 싸움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저 바둑판 위의 돌처럼 하나의 돌인거다. 상대가 한 수를 두면 나또한 그것에 맞는 최적의 수(행동)으로 맞받아쳐야지 흐름을 끓겠다고 항상 힘만 가득 실은 공격을 하는데 그건 이상한 곳에 돌을 둬서 왜 저기에? 라고 상대가 생각하게 만들어 기습을 하자는 생각이지만 상대도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엉뚱한 곳에 넣으면 기회를 잡고 치고 올라온다. 그렇다면, 하나의 바둑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때론 과감하게 때론 유연하게 움직이는 저 바둑돌들의 움직임을, 저 사고 방식을 배워야한다. #대국 감상 풀집중
의념으로 시각을 강화한 채로 통로를 살펴봐도 아무것도 보이는 건 없네요. 해봤자 나뭇가지들과, 먼 곳에 보이는 빛 정도가 끝이고 말이죠. 그 다음으로 보이는건 의념의 흐름..인데... 으음 뭘 읽어내고 싶어도 무리인걸요.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짧게 한숨쉽니다. 의뢰 끝나고 여유가 나면 관찰이라거나.. 그런 것도 한번 알아봐 볼까- 하는 생각 잠깐 들었나요?
뭐 그래도.. 계속 아쉬워해봤자 더 얻을것도 없잖아요? 빛을 향해 나아가는게 지금으로썬 최선이니까요.
청년은 가디언 칩의 기능을 이용해 구매한 아이템을 인벤토리 안으로 집어넣고 익숙한 연락처를 찾아 메시지를 보낸다.
[아버지,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아들에게는 나쁜 일 하나와 좋은 일 하나가 생겼답니다. 나쁜 일은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친한 선배랑 같이 갔던 의뢰를 실패했다는 거고….] [좋은 일은… 저 연인이 생겼답니다! ヾ(๑╹◡╹)ノ"] […어쩌면 둘 다 아버지에게는 한심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실패로 생각할 거리가 생겼고, 기회가 된다면 아버지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답니다.] [이렇게 썼지만, 역시 부끄러워요!!! ๐·°(৹˃ᗝ˂৹)°·๐]
지금.....이게 무슨 상황이지요? Huh???????? 그러니까 지금 집사님께서? 저의 그림자를 통해서? 나타나신 건가요??? 어떻게???? How??????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지금 이 상황이 납득이 안 간답니다???????? 저 지금 정말로 눈이 휘둥그레져있사와요????? 그러고보니 저번에 가족모임때도 이동하실 때 구체가 떴었는데 이것도 설마 그때 그것과 똑같은 방식이신 걸까요????????? 정말로 당황스러운데 저 놀라도 괜찮은 것이겠지요??????????
"오랜만에 뵙는답니다 야마모토 씨.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
머릿속이 굉장히 복잡한데 일단은 침착하게 고개를 숙여 똑같이 집사님께 인사를 드리려 하였습니다. 어른이 오셨을 때 인사를 드리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니랍니다. 시간이 없어보이시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 게 좋겠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전 보건부를 나오자마자 문자를 드렸습니다, 그말은 즉 여기는 보건부 앞이란 것입니다........!!!!! 누가 동아리 앞에서 중요한 대화를 나누겠나요! 당연히 이동하여야지요!!!!!
"저어~ 혹시 괜찮으시다면 자리를 옮겨도 될까 싶답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별로 말을 꺼내기가 좀 그런 지라... "
보건부 문을 가리키며 멋쩍은 듯 웃은 뒤, "물론 에미리가 에스코트 해드릴 것이어요? " 라고 덧붙여서 물었답니다. 아, 카페를 간다면 몽블랑은 가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제가 지금 변장을 하지 않았지만 가자마자 들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92 흑과 백. 막는 사람과 뚫는 사람. 다소곳이 앉아 판을 살피는 사람과 편히 앉아 판을 내려보는 사람. 두 사람의 바둑에는 다양한 대척점이 있습니다.
신바람. 바둑에서의 신바람은 단순히 즐거워 흥을 돋구는 것 이상으로 상대의 틈을 막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실력은 아득히 부장이 소년을 능가하고 있었고 소년이 찾으려 하던 활로는 휘휘 떨어지는 바둑돌 앞에 집이 될 터조차 되지 않고, 천천히 소년의 집을 야금야금 삼키기 시작하는 백색의 돌들에도 소년은 터를 긋고 제 집을 지키며 방어선을 그어내고 있습니다.
수적석천. 물방울이 끝없이 떨어지면 돌을 뚫듯. 소년은 불리한 형세에도 여전히 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돌을 던지거나, 집수 차이로 경기를 이어갈 수 없게 되자 마지막은 부장과 소년. 두 사람의 대결로 이어집니다.
툭.
좌상귀에서 이어진 흑돌의 길이 백돌의 우하귀로부터 이어진 수에 막힙니다. 활로를 뚫어 만들어진 미생을 가차없이 짓밟고 다음 수를 내린 소년에게 부장은 가벼이 몰아치듯 수를 이어갑니다.
툭.
흑돌과 백돌의 백중세가 이어지던 우상단의 화점의 목이 막히고, 소년은 다른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수를 찾아봅니다. 빽빽한 바둑판 속에 답은 보이지 않고, 소년의 끙끙거리는 모습에도 부장은 허허 웃으며 손을 바닥에 짚은 채, 바둑판을 내려봅니다.
" 어때. 쉽지가 않지? "
그의 표정은 즐거워 죽겠다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실력에서 밀리기에 일방적으로 끝날줄로만 알았던 지도 대국이 지금과 같이 길게 이어지며 목을 끊고, 집을 부수는 형국에 도달한다면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그 발전이 여전히 즐겁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허조는 자신의 손에 쥔 백돌을 만지작거리다 소년이 돌을 놓은 직후 한 자리에 돌을 놓습니다. 아, 하고 부원들의 탄성이 터지고 부부장의 어쩔 수 없단 표정이 지나고 나자 소년은 판을 천천히 살피다가 이를 꽉 깨뭅니다.
" 미생 걸린 대마로 귀곡사 잡아 종국까지 끌어본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그런데 귀곡사 들릴 돌들을 너가 알면, 너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똑같이 보는 것도 알아야지. "
허조의 돌이 내려진 자리로부터 수 개의 흑돌들이 죽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소년의 손이 가늘게 떨립니다. 입술을 다문 채 판을 여전히 내려보다가. 결국 바둑돌을 내려두고 긴 탄식을 내뱉습니다.
" 졌습니다. "
결국 아직 소년의 바둑은 바위를 뚫을 만큼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바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저 바람에 속아 시야가 좁아졌을 뿐일겁니다. 허조는 그런 소년의 어깨를 두드리며 작은 위로를 전해줍니다. 진 것은 맞지만 이를 통해 소년은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 여전히 소년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무엇 하나라도 더 얻어가려는 듯. 밝은 눈으로 판을 복기하고 허조의 말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비록 열을 깨닿지는 못하더라도, 둘을 깨달을 재능은 있는 자들. 성현은 소년의 재능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승부욕에 불타 판을 복기하며, 소년은 허조의 말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수재. 우리들은 저런 재능과 열정을 가진 이들을 수재라 부릅니다.
이제 입문 단계라 왜 저기에 두는지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전혀 모르지만 끝날줄 알았는데 끝내 살아남는 저 방법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저런 판단력이 있다면 여러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급한 내 성격부터 실력이 아니라 저 실력을 움직이게하는 사고방식을 배우고 싶다. 경기가 끝나자 다른 부원들에게 조용히 인사를 한다. 한창 학습 중인데 큰소리로 방해하면 미안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