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에 부정할 생각은 딱히 없었다. 그녀의 말이 백번 옳았으니까. 일반적인 사람은 사람들을 대놓고 혐오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고개만 선선히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이유 없는 혐오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나에겐 이유 따위 없는가? 글쎄.
" 이런,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는걸. "
거짓말, 지금 내뱉는 듣기 좋은 말이 거짓임을 사하도 알고 있겠지. 모래사장에 떨어진 바늘처럼 수많은 거짓들 사이에 숨어있는 거의 보이지 않는 다른 것은 본인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겠지만. 그녀의 감정을 긁어서 나에 대한 혐오감을 키운다. 지금까지의 나를 부정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기에 나는 한발 더 다가서려했다. 하지만 내 손이 잡혀서 열쇠가 쥐어지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말이 들려온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거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 아, 진짜 재밌었어 사하야. 얼마전에 들었던 그 별명보다 더 재밌던 것 같아. "
내 손에 열쇠를 쥐어주고 가는 그녀의 손을 다시 붙잡는다. 그리고선 정말 재밌다는 표정으로 눈을 마주본다. 휘어지는 눈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곧 일그러질 것을 생각하니 아깝기도 했다. 그렇게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게 손을 단단히 붙잡은채로 사하에게는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무표정한 얼굴을 조금 가깝게 가져갔다.
" 그래. 너 말대로 사람들은 내가 이런 사람인지 아무도 모르지. 아마 밝혀진다면 이 자리에 있지도 못할꺼야. "
아마 너처럼 모든 사람들이 날 싫어하게 되겠지. 이 학교에 더 이상 남아있지 못하게 될지도 몰라.
" 세치 혀, 라는 말 들어봤지? 고작 이렇게 작은 근육만으로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선동 당해. 그럴듯한 말에 선동 당하고, 지어낸 말인데도 철썩 같이 믿고 말이야. "
그렇기에 너무나도 혐오스럽다. 인간이란 생물은 정말로.
" 자아 그럼 생각해보자. 상식적으로 누구 말을 믿을까. 너와 나, 두 사람이 이렇게 있다고 생각했을 때 말이야. "
그녀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인 나는 어느새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 그러니까 조심해. 언제 소문이 돌지 몰라? "
그와 동시에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협박이라고 생각해도 좋았다. 쓰레기라고 생각해도 좋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그녀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마치 유쾌한 것을 쫒는 대형견 같은 호기심 대장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모습을 보는게 올해로 2년째다만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가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걸어오는 것도 어디까지나 후배를 신경써주는 선배의 느낌이었으니, 무엇보다 치근덕거릴만한 이는 아니리라 여기고 있기에 그녀 나름대로도 어느정도 느슨하게 대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분위기 정도는 있었을 것이다.
"후후... 나쁘지 않은 탐험이었나보네요? 그렇죠. '내가 오늘 본 하늘이 내일도 똑같을 리 없다.'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털털한 그의 웃음에 답하듯 살풋 미소짓던 그녀는 평소처럼 몇걸음 더 가깝게 다가오는듯한 그의 행동에, 그러면서도 마냥 들이밀어오진 않는 그 적당한 거리감을 조금 누그러진 눈매로 대신했다.
"네, 방금 끝났죠. 물론 제가 멋대로 늦은 거지만요."
그래도 아는 사람을 만나는건 썩 나쁘지 않은 하루라 볼수 있었다. 이런 사소한 변화들이 그렇게까지 깊게 와닿진 않더라도 무조건 거리감을 두던 예전보다는 달라졌으니 좋은 거라 볼 수 있을까, 역시 익숙해진다는 것은 위험하면서도 흥미로운 것이었다.
"애매하다 싶으면 자취방이라니... 후후, 의외로 치밀하시네요~ 아니면... 후배를 위해 걸어봤자 20분인 거리를 에스코트라도 해주시겠어요?
물론 농담이지만요~"
키득거리는 웃음은 누가 봐도 얄밉게 느껴질법하건만, 그녀는 곧잘 그런 행동을 해보였다. 어차피 농담이요, 설령 정말로 한대 해도 그녀쪽에서 도로 거절할 일이니까. 아무리 늑대가 범람하는 곳에서 위험한 삶을 산다 한들 그런데에 눈치가 없는 그녀도 아니었다.
"마침 잘되었네요. 괜찮으시다면, 오늘 만든게 양조절에 실패한거 같은데... 이따가 좀 들고 가시겠어요?"
>>240 깨물렸다고 해서 페로몬이 맡아지진 않습니다 억제제를 복용했으면 페로몬이 그날 일체 억제되기 때문에 인간이랑 별다름 없어서 구분 못합니다 유명인물들도 양인 것을 꼭꼭 숨기고 활발히 활동할 정도니까요 ㅎ▽ㅎ!!
그리고 옷 위로 만지는 스킨십도 스킨십에 포함됩니다! 만 그게 정도가 낮아 얘 양이다!! 까진 애매합니다. 또 옷 위로여도 연약한 신체부위면 말이 다르구요 (허리, 목덜미 등..) 깨물기는 정말 야금야금 먹어서 몇퍼씩 쑥쑥 올라간다 치면 스킨십은 충전기를 꼽은 듯 시간이나 정도에 따라 쭈우욱 차는 느낌입니다 키스나 연약한 살결이 맞닿는 진한 스킨십이면 오래하지 않아도 바로 쭉 차는 느낌이겠죠! 머리카락정도, 아주 가벼운, 짧은 급소가 아닌 옷 위로 정도는 체감되지 않다가 시간이 '꽤' 지난다면 어?찼나?찼네? 그런느낌..ㅎ▽ㅎ 좀 이해가 될까요??
>>251 오...!! 의외로 깨물기쪽이 야금야금 먹어서 몇퍼씩 쑥쑥이네요. 한번에 쫘아악 채워지는 건가...?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키스쪽이 더 쫘아악에 가까웠네요 ㅎㅁㅎ 하이파이브나 쓰담쓰담 잠깐 손잡기 정도로는 티가 안 날 것 같네요! "꽤" 지나면 눈치채는 것.. 알겠습니다! 답변 감사해요! ㅎㅁㅎ 캡틴 답변이 풀릴때마다 양과 늑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서 넘 재밌어요... :>
질문을 더 해도 된다면 1. 억제제 1알 효과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가는가. 새벽 여섯시에 먹었다치면 다음날 새벽 여섯시까지 칼같이 유지되는 효과인가. 2. 만월도 아닌데 억제제를 2알 이상 복용하면 어떻게 되는가. 3. 챗방이 있다는 걸 알고 눈팅은 하는데 난입은 안 하는 사람.. 설정도 가능한가. 정도네요! 아랑주가 궁금한 게 많아서 나중에 또 질문할 수도 있어요 ;ㅅ;
>>260 1. 억제제 자체는 지속시간 24시간 정도로 만들어졌지만, 국가에서는 예방 차원에서 '기상 직후'로 권장하고 그 교육이 널리 퍼져 그렇게 다들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 개개인의 신체에 어떻게 작용할지 몰라 사람마다 23시간..22시간..20시간 이렇게 짧아져 돌발 상황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밤을 샌다던가 밤낮이 바뀌었다던가 하는 양은 본인이 복용한 시간을 기억해두고 24시간 전에만 복용하면 됩니다. 뭐 어디 나가지않고 창문도 열지 않는다면 넘겨도 상관은..없겠죠
2. 그냥 속이 조금 메스껍나? 미약한 두통이 있나? 식욕이 좀 떨어지나? 정도로 큰 부작용은 없지만 과다복용은 무슨 약이든 좋지 않겠죠. 매일 2알을 먹는다?->매일 컨디션이 묘하게 저조함. 알약낭비
3. 어우 물론 가능합니다~!!!! 채팅방에 그런 게 있더라~ 하는 일상 속 대화도 물론 가능하구요. 철저히 비밀 보장 익명 ok입니다.
캡틴은 빈틈찔름당하기 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ㅎ▽ㅎ! 질문 해주신 내용 정리해서 시트에 옮겨 적어도 괜찮을까요 아랑주?
>>273 이현이랑은... 이현이에게 도움 받은 적 한 번도 없는데, 아랑이가 이현이에게 한 두번쯤 도움준 적이 있는...? 그런 관계 해보고 싶네요!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고, 이현이가 길을 모를 때 알려준다거나, 목말라서 헥헥대는 이현이를 복도 지나가다 보고 자! 하고 품에 여러개 있던 음료수 중에 하나를 주고 고맙다는 인사도 (시간상 예비종 칠 때라) 안 듣고 쿨하게 갈 길을 가보고 싶어요....ㅋㅋㅋㅋㅋ
그럴 거라고 대강 생각은 했지만, 역시나 싶은 그의 행동에 그녀는 어쩔수 없다는듯한 표정과 함께 싱긋 웃어보였다.
"참 꼼꼼하시네요. 그런 부분도,"
별것 아닌 말에도 마치 괜찮은 발견을 한듯이 따라서 되뇌이며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미지를 찾는 로망스의 탐험가, 아니면 뭐든 좋아서 꼬리를 흔드는 대형견 같은 느낌이었다. 후자의 경우라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그거, 자랑할 일이 아닌거 같은데요?"
그의 당당한 발언이 조금은 황당했지만 그래도 싫진 않았는지 살짝 허탈함이 섞인 표정을 보이던 그녀는 검지를 아랫입술에 가져다대곤 빙글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마실것 가득, 과자도 종류별... 그게 주식이라면 여러 의미로 곤란해진다구요~"
물론 그녀가 참견할 부분은 아닐뿐더러 어디까지나 그의 생활방식이니 그녀가 왈가왈부 할 필요도, 신경쓸 이유도 없었지만 생판 남인 것도 아니니 그정도의 첨언은 해줄수 있었다. 브이 제스처까지 취하는 그를 보면 그만큼 당당한 모양이지만
"......??"
뒷말을 못들은 건지, 아니면 듣고도 모른 척을 하는 건지 어느새 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그의 표정은 흡사 산책나가기로 한 주인과의 약속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를 쏙 빼닮았다.
저렇게까지 나오는 이상 거절하기도 뭐하고, 쉽게 물러날만한 사람이 아닌 것도 알고 있기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낮은 한숨을 쉬고선 살짝 비틀린 웃음을 지어보였다. 물론, 단순히 '곤란한 사람이다.'라고만 느꼈을 뿐 그 표정에 악의는 없었다. 다만 아무리 봐도 대형견의 티를 벗을수 없는 그의 행동이나 인상에 본능이 제동을 거는것 뿐이었을까?
"후후,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요. 에스코트 해주시는 댓가로, 오늘 만든 갈비찜 정도는 나누어드릴수 있겠네요. 그정도로 만족하실 수 있겠죠?"
>>276 산들고의 축제는 사복을 입고오며 동아리마다 부스를 열어(꼭 전공과 관련되지 않아도 됨. 귀신의집,요리,하여튼 재미난것들) 다 같이 즐기자 느낌이고 일상에서 이런 부스가 있어서 갔다 식으로 즉석에서 마구 창작하셔서 즐기셔도 되고, 장기자랑도 생각중입니다. 이벤트 참여인원은 무대필참이면 재밌을 거 같네요. 축제는 중후반에 즐길 것 같습니다 ㅎ▽ㅎ약간 뒷풀이 느낌으로? 다들 축제를 꽤 기대하고 계신 것 같네요! 제 추억 속 축제는 공부&전공 없는 날~ 정도였어서 그냥 놀자판으로 놀았던 기억밖에 없어서 축제로 할만한 좋은 아이디어..있으시면 적극..알려주십쇼 기억이 가물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