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하루양께 어떻게 변명아닌 변명이 통한거 같아 정말로, 정말로 다행이었습니다. 사실 다림양께서 방금 에미야에 대한 것 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에서 조금 움찔하였습니다만 이정도는 두분께 들키지 아니하겠지요?? 절대로 들키지 않으리라 믿을거랍니다???? 한숨을 내쉬고 싶었지만 그럼 백퍼 들킬 것이니 애써 겉으로는 빙그레 웃으며, 꼬옥 두 손을 모으고 말을 꺼내었답니다. 무척 경쾌하게요!
"후후🎵 자아 자~! 즐거운 파자마파티의 시작이랍니다~ "
그리고 나서 "저어~ 다림양과 하루양께서 준비하신 디저트들이 너무 예뻐서 바로 먹기엔 너무 가슴이 아프답니다~ 실례지만 잠시 디저트들 사진 찍어도 괜찮으련지요? " 하고 덧붙이며, 준비해온 카메라를 꺼내려 하던 저였습니다만......저.....지금 좀 무척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저 진짜 오늘 무사히 파자마파티를 끝매칠 수 있을까요????
"에미리는 별 탈 없이 잘 보내고 있답니다🎵 요새 이런저런 일로 무척 바쁘긴 하였지만 안온하고 무탈한 학원도 생활을 보내고 있사와요~ "
간신히 그럴싸한 말로 얼버무리며 애써 웃으며 답변을 드렸답니다. 설마 '이런저런 일' 로 들키게 되는 일은 없을 터이니 괜찮겠지요ㅎㅎ! 아니 이미 다림양께는 들키긴 했지만ㅎㅎ! 좀 많이 눈물나는 점으로 말이어요ㅎㅎ!!!
아. 맞다.. 그 에미야에 대한 것은 사실 서술이 부족했던 그것...(오늘 보고 나서야 깨달음)
에미리와 나눈 대화가 나뭇잎 케이크에 관한 것입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지요. 그저. 그 내용 중 중요한 건 에미야에 대한 것이었지만 그걸 말하지 않은 것 뿐...이라는 대충 그런 걸 생각했다는 뜻이었는데 오늘 다시 보니까... 다림이가 에미야에 대한 것이라던가요~ 라는 농담을 말한 걸로 되어버린...(멍청이)
시선을 피하는 벽색 눈동자를 따라가며 눈을 사알며시 찌푸리다가 풀었다. 뭔가 선수 같으면서도 진짜 선수였으면 이럴 때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어설픈 점이 귀엽게 느껴져도... 지켜보겠어(2).
" 정말. 너 오랜만이라고 하더니 전에 나랑 싸웠을 때는 잊어버린 거야? 그때 나 완전 튼튼했잖아. "
그리고 왜 웃냐며 어리둥절하는 지훈이를 보며 그냥 웃었다. 여기서 귀여워서라고 말해봤자 안 귀여운 반응만 돌아올 뿐이겠지? 그러면 계속 궁금해하게 두는 게 낫겠다. 왜 사람을 놀리는지, 하던 말을 끊는지... 조금 알게 될 것 같기도 하고.
" 응? "
뭔가 말했는데, 시끌시끌한 소리에 묻혀서 놓쳤다. 영성을 강화하면 뭐라 말했었는지 알만할 것 같은데... 됐다, 혼잣말 하나 듣는다고 무슨 영광을 누린다고. 얘는 참, 혼잣말 작게도 하네. 왠지 뇨롱이라는 의성어가 생각나는 뚱한 표정을 보다가 한숨 쉴 때쯤 어깨를 톡톡 두드려 주려고 한다. 한숨 쉬면 복 달아나. 자 여기, 내 복 나눠줄게. 잘 갖고 있어. 라는 실없는 생각을 해서였나.
" 좋아. "
그리고 같이 영화관에 들어가서 나는... 정말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장애물이 있는 사랑의 슬픔과 애절함.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듯 이어지는 애정. 산지 얼마 안된 셔츠인데 늘어나 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포인트컬러 티셔츠의 목 부분을 양손으로 꾹 잡고 잡아 늘리면서 경기 구경하듯 보고 있었다. 아마 배우 빼고 절대 정숙해야 하는 영화관이 아니라 집에서 보는 거였으면 입술을 꾹 깨물면서 힘내를 외치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그냥 넘어가주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요. 에미리 양이 갑자기 사실은 제가 에미야인 거시와요. 하지 않는다면요? 노곤노곤할 때를 경계하는 거에요 에미리 양!
"그럼요. 에미리양이랑 하루양이랑 같이 먹는 케이크는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시연 양이랑 먹을 때에도 엄청 맛있었는데. 셋이서 같이 먹는 케이크는 더 맛있겠지요. 사과 케이크, 라즈베리 케이크, 말차나 망고 케이크 같은 것들을 상상해봅니다.
"즐거운 파자마파티네요." "하루 양 말대로 즐겁게 쉬며 이야기나누는 거가 좋겠지요" 방긋 웃으며 디저트를 나누어줄까.. 하다가 준비한 카메라를 꺼내는 걸 보면서 그렇게 찍을 만한 건 아닌걸요... 라는 조금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정확하게는 겸연쩍은 듯함..일까요? 그렇지만 순순히 손을 치웁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게요. 사진을 찍으면 그걸 보면서 에미리 양은 사진도 잘 찍으시네요. 라고 칭찬할지도요?
"다들 여러 일이 있음에도 잘 지내고 계셔서 다행이네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지만 아침에는 다림의 머리를 말리고 싶다는 하루의 말에 슬쩍 눈을 피합니다. 머리카락 말려지는 걸 누군가에게 맡겨본 적이 적어서(진짜?) 어색해하는 걸까요. 아니면 어릴 적의 보호자에게 응석부렸던 거라서(진짜?) 그런 걸까요..그건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