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일. 어렵죠. 어렵고 말고요. 흙바닥을 마루삼고, 하늘을 천장 삼아서 자다가 일어나면 등짝은 벌레한테 다 물렸지, 위에는 독수리가 잡아먹을 거 없나 까먹고 있지..."
강찬혁은 자신의 경험을 섞어 이야기하면서 공감했다. 사실, 그가 살아온 환경이 좀 안 좋은 게 아니니까 망정이지, 만약에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남들처럼 평범하게 가디언의 길을 들었다면, 차라리 평범했던 옛날을 동경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찬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며 아이스크림을 흡입했다. 시원하고 달달한 것은 열대우림에서는 사치였다. 특히, 강찬혁이 골통에 뭔가 들어있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더더욱.
"장비 제작... 장비 제작... 그 쪽을 알아봐야 하려나요. 던지면 고블린 골통이 박살나는 그런 살벌한 지갑을 만들고 싶은데, 아, 행운을 빈다고요?"
음... 강찬혁은 말없이 고개를 살짝 저었다. 옛날에 병원에 부축받아서 갔다가 병원 지붕의 전광판이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추가타를 먹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지갑을 산다고 샀는데 지갑이 아니라 벌리면 괴물의 아가리가 나오는 지갑 모양 괴물을 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교감님이 무슨 이상한 사람이 들어왔던데."
그런 경험을 듣지만 그런 일이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나요? 다림은 그런 걸 들으면서도 하지 않겠다는 건 없었습니다.
"살벌한 지갑이라면... 서희 양에게 부탁해도 가능은 할 거에요." 다만 숙련도가 조금 부족해서 숙련 중에서도 조금 밑에 위치한다거나 그런 게 나오겠지만.. 일반 보다는 높을 테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니 강윤이랑 춘심이랑 연이 있으니까 그런 연으로 부탁하는 게 가능할지도.(뒷사람 생각) 고개를 젓는 것에는 그렇군요... 라고 긍정합니다. 본인의 행운은 그리 좋은 건 아니잖아요? 질문에는 아. 하는 소리를 냅니다.
"아.. 안 계신 동안 태양왕... 이라는 초대형 게이트가 학원도에 열렸었거든요. 정확하게는 학원도 근처 바다에 열렸다고 했던가요." 그래서 학생들이 막 휘말려서 죽기도 하고, 선생님들이랑 그런 분들이랑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였어요. 저희들도 팀을 이루어서 레이드를 했고요. 라고 말을 잇습니다. 사태가 일단락된 뒤에도, 근 2주동안은 굴러다녔다고 웃으며 말하지만 다들 고생했을 거라는 건 알기가 쉬울 겁니다.
강찬혁은 허니브레드를 먹고 나서, 그 다음에는 시럽과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양을 비교했다. 그리고 강찬혁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붓는 것보다는, 시럽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붓는 게 뒷처리가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통 수준으로 커다란 시럽통의 뚜껑을 깐 다음 그 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퍼부었다. 그 모습을 보고 강찬혁의 거지꼴을 곁눈질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어, 어어, 같은 말을 대놓고 하기도 했지만 강찬혁은 상관하지 않았다. 내가 여기 더럽히는 것도 아니고, 담배 피우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내 돈 주고 뭘 어떻게 사먹건 무슨 상관이야!
그동안 설탕이라고는 맛도 못 봐서 단맛의 역치값이 매우 크게 내려간 강찬혁의 몸에 단맛의 폭력이 쏟아졌다. 일반적인 사람이 이 정도로 설탕을 섭취하면 그 자리에서 그 자리에서 고혈당 증상(빈맥, 혼수, 고혈압)이 세게 와서 쓰러지고, 설탕이 독이 되겠지만, 강찬혁은 독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기에. 강찬혁의 뇌가 설탕물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강찬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태양왕... 태양왕이요? 그게 어디서 뭐 하는 놈인지는 몰라도 그 놈 머리통에 몽둥이 찜질 한번 해야 했는데... 그렇군요. 그런데 교감 선생님이 바뀔 정도면... 음..."
강찬혁의 웃음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수준의 엷은 씁쓸함이 섞였다. 어쨌든 커피를 다 마신 강찬혁은 일어났다. 가야 할 곳이 많았다.
"이런저런 일이 있던 만큼, 부탁을 들어줄 지에 대해선 확신할 순 없지만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다림입니다. 자신은 정보를 알려준 것 뿐이잖아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초콜릿 케이크, 치즈 케이크, 허니브레드, 아이스크림,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얼음과 시럽들... 단맛을 매우 그리워한 것 같은 찬혁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태양왕의 머리에 몽둥이라는 말에 쿡쿡 웃습니다. 그럴 순 없었겠지만 상상하니까 어쩐지 즐거운 기분이라는 걸까. 그리고는 엷은 씁쓸함에..
"청월은 교장 자리가 비었었다..라고도 하더라고요." 제노시아는 비교적 덜했나.. 싶은 기분이지만. 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꺼내지는 않으며 시럽에 붓고 먹는... 그야말로 커피맛이 곁들여진 시럽을 먹는 찬혁을 보는 다림은 그닥.. 충격받지는 않습니다. 그만한 돈을 냈고, 적당히 치울 수 있다면 다 괜찮은 게 아니겠나요?
"서비스업의 본질이니까요." 좋은 하루 되세요. 라고 나가는 찬혁을 배웅한 뒤, 해야 할 일에 복귀할 것입니다.
>>583>>630 들어가자마자 내부를 보고 든 소감은, 하루양이 정말 저희들과 하는 파자마파티를 위해 많이 준비하신게 보여 감동적이었단 것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눈을 둘 데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온통 레이스와 프릴로 장식된 새하얀 롱원피스로 발목까지 꽁꽁 싸매고 온 저와 다르게 하루양의 파자마는 정말로 대담하셨습니다. 어디다....어디다 눈을 둬야 하지요? 이런 때에도 여여칠세부동석을 외쳐야 하는 걸까요??????
"후후🎵 별말씀을요~ 하루양이야말로 정말로 예쁘시답니다..... "
굳이 말로 꺼내기도 뭐한 주제이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으려 하였습니다만 이게 말로만 되지가 않아 문제입니다! 대답하는 사이에 손목을 잡혀 안으로 들어가게 된 저는 완벽한 동그라미처럼 눈을 뜬 채로 하루양의 방 안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뭔가와....뭔가와 함께 말입니다.....
"?? 그러.....도록 할까요? "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지금 제 표정이 ㅇ.ㅇ 입니다. 이리 말 하면서 이런 표정을 짓고 있답니다. 저 드라이기와 빗은 무어죠? 하루양은 쓰실 일이 없어보이시고 혹시 저희들을 위한 것인가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들어오신 다림양을 향해 인사를 드리려던 찰나, 이미 적당히 말라 계신 다림양의 머리칼을 보고 저는 확신했답니다. 저, 오늘 제대로 말려지겠군요.....!!!!
"어서오시어요 다림양~ 저도 지금 막 온 참이라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답니다? "
애써 웃으며 "자아 자🎵 어서 들어오시는 거에요....! " 같은 말을 덧붙이고 있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닙니다! 이럴수가!!! 어머니 이외에 다른 사람이 머리를 손 봐주신 건 집사님 이외엔 없는데 말이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요???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요????
".....상냥하게 부탁드린다는 거에요......."
이젠 어쩔수가 없습니다. 될 대로 되라입니다. 라는 마음으로 드라이기를 가리키며 두분께 말씀드렸습니다. 두분이라면....두분이라면 괜찮겠지요. 그렇지요....!!
하루는 에미리의 말에 상냥하게 대답을 돌려주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물론 이내 손목을 잡아 끌고 들어가자 눈이 동그랗게 커진 것을 알아차렸지만,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해맑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아, 다림양도 오셨구나. 별로 안 기다렸어요. 에미리도 방금 왔고.. 저희 에미리 머리만 말려주고 제대로 놀기 시작해요.
하루는 파자마를 입고 돌아온 다림에게 부드럽게 대답을 돌려주곤 그대로 에미리를 이끌고 푹신하게 깔아둔 이불 위로 향합니다. 푹신한 이불은 미리 깔끔하게 세탁을 해둔 듯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이 느껴졌다. 하루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에미리를 자신의 앞에 앉힌 후에, 양손에 드라이기와 빗을 집어든다.
" 네, 상냥하게 해드릴테니 걱정말고 맘편히 있도록 해요. 일단 머리가 엉키지 않게... 아, 다림도 이리와서 편하게 앉아요! "
하루는 다림에게도 이쪽으로 와서 앉을 것을 권하며 잠시 드라이기를 내려놓고는 물기가 남아있는 에미리의 머리를 손을 이용해 천천히 안쪽부터 세심하고 간질거리게 부드러운 솜씨로 쓸어내려가며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혹시라도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동안 걸리는 부분이 있어 아프기라도 할까 미리 준비를 해두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