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늘 심해의 쭈꾸미였지!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옥의 첫째 쭈꾸미가 되기도 하고! :) () 아앗 땃태를 둔다고..? 땃태의 매력은 내가 버틸수 없으니 나도 쭈를 출격시키겠다~~! (????)(쭈:(일단 다짜고짜 앵김)()) 흑흑 돈많은.. 백수.... 88 (부빗부빗)(?)
스베틀라나 이브코프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_이름의_한글패치 스베틀라나는 빛이라는 단어에서 기원한 이름이고, 이브코프는 러시아 귀족 가문의 성이니. 한글패치를 한다면.. 양반 가문 성씨에, 빛이란 한자나 우리말에 관련 된 이름이겠네요. 자캐가_받으면_기뻐하는_선물은 마음이 담겨있다면 뭐든지 좋아요. 자캐의_술주정 루스키는 취하지 않아요.
타타주 구몬 고마워~ 푹 자고 내일 봐! 잘자! :) 이름 한글패치 된거 너무 이쁠것같은 느낌이 들어 :0 빛 그 자체가 이름이어도 잘 어울릴것같고! 취하지 않는 타타 멋지다~~!!
>>29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체동물이니 신체를 자유자재로 늘릴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라구~? (아니다) 히히히 첼주 오늘도 기절했구나..! 오늘은.. (꾸아아아압)(볼냠냠)()
>>294 후후후.. 오늘 새로 추가된 바리에이션이란 말씀~~! (아니다) 땃태의 매력이라면 많지! 자기야나 허니버니 하는 호칭들 너무 귀엽고.. 볼 꼬집으려고 하면 도리도리하는건 진짜 심장 터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땃태 볼꼬집 한번만 하게 해줘..! (?) 쭈 데리고 도망치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 쭈 이녀석 분명 좋아한다 좋아할게 틀림없다..! () 하 진짜.. 돈많백... 88..
>>300 (땃태:(도리도리 오늘 추가된 새로운 바리에이션이야?ㅋㅋㅋㅋㅋ따끈따끈한 신상이네!(??) 쭈야말로 귀여운걸 특히 키스할 타이밍에 먼저 키스하는 거라던가, 꼭 붙어서 다니려는거라던가. 땃태가 원하는 말 안해준다고 애타하는거라던가((이건 아니다)) 호칭들이 귀여운거면 앞으로 이름 말고 껍데기 쓴 땃태를 보여줘야겠군?:D 좋아하는 쭈라니. 만족스럽다구!XD 돈많백을 원하면 로또..아니 연금복권을 노려야(??)
>>302 괜찮아! 그 털갈이조차 윤은 사랑해줄거야!!XD ((대체)) 앟 근데 상상해보니까 너무 귀여운데??
>>303 아니 어디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리 나와랏 쭈주 ((문을 부수고 들어섬)) 왜 자꾸 도망가는거야~~~ 어허~~ 왜 갑자기 새삼스럽게 부끄러워하는거냐구~~~ :D 나가라고 했지만 나가는건 쭈주와 함께 나가겠다. 우리는 일심동체라구? 우히히! 길바닥에 나앉는 엔딩 멈춰! 그렇게 투자하면 안돼!:Q
>>30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꺄아아악 무단침입이다..! 그치만 박력있으니 봐주겠어.. 그리고 내 계획대로 흘러가는 일이기도 하지! (문 부수고 들어온 땃주 끌어당김)(볼냠)() 앟 그치만.. 많이 부끄러운 건 어쩔수 없는 일! 그러니까 한껏 부끄러워할테다~!! () 히히 일심동체 좋아 우리는 늘 함께야..! 앗 아니야? 이거 아니야? 그럼 투자는 안하는걸로~! :D
흑흑 곧 3시가 다가오니.. 오늘의 쭈주는 어기서 퇴장! 내일은 꼭꼭 일상도 돌려보고 오래 붙어있을거야.. ;-; 다들 늦지 않게 푹 자고 내일 봐! :)
현궁의 감 사감이 신탁을 대가로 노래를 듣는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그 전에 물을 얻으러 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 때도 기타 들고 가서 한곡 뽑았었지. 이번에도 똑같이 하면 되는건가. 이번엔 물이 아니라 신탁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니 좀 혹한다. 그 때처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가볼까나."
기숙사에 누워 약지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린 그녀는 그냥 갈까 기타를 챙겨갈까 아주 잠깐 고민했다. 결론은 가져가는 걸로 하고 일어나 기타를 챙겨들었다. 자기도 가겠다는 듯 따라나오는 리치를 데려가려다가, 현궁의 추위를 이 작은 고양이가 못 견딜 듯 해 오늘은 얌전히 기다리라고 하고 혼자 현궁으로 향했다.
이미 몇몇의 학생들이 시도하고 돌아가는 듯 현궁에서 타 기숙사 학생들이 나온다. 그들을 지나쳐 감 사감이 있는 곳으로 간 그녀는 늘 그렇듯 예의 바른 인사를 하고 한 자리를 잠시 빌려 앉았다. 노래를 부르기 전에 적당히 줄을 조율하고 상태를 확인한 후, 작은 헛기침 두어번으로 목을 가다듬는다. 하나, 둘. 박자를 세며 노래는 시작된다.
"매미 소리가 내 마음에 차갑게 울려퍼져 태양을 적시고 말야 지금이 계속 석양빛으로 물들어 간다면 저녁도 행복할 거야
여름이 고집을 부릴수록 땀이 흘러내리는 이 손으로는 너를 붙잡아놓을 수 없어
아아, 밤에는 사라져 버려 사랑과 아주 닮은 나팔꽃이 질 무렵에-"
간결한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을 배경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가사를 노래로 자아낸다. 어쩐지 매미 소리가 잘 어울릴 것만 같은 노래는 잔잔하게 흐른다.
"가슴 속이 아파, 아프다고 이렇게나 거리를 느끼고 있어 저기, 사랑은 슬픔으로, 그것은 여름 파도처럼 나의 목소리를 흔들고 있었어..."
그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그녀가 어떻게 이토록 애절하게 노래할 수 있는지 누구도 모를 것이다. 상실도, 실연도 모르는 채로 어째서 그럴 수 있는지.
"바다를 품은 여름 철새가 다시 남쪽으로 날아가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 아아, 계절은 변해가는 것
여름이 끝나기 전에 예쁜 하늘로 지나간 슬픔을 내던져 버리자 아아, 밤에는 깊은 산들바람이 눈물을 주네 나팔꽃이 질 무렵에..."
가사가 끝난 뒤에도 몇개의 줄을 더 울려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노래는 끝났다. 이걸로 신탁을 들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상관없이, 그녀는 그저 노래를 한 것만으로도 개운한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마무리 인사를 하여 보잘 것 없는 노래를 들어준 것에 예를 표했다.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초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베타는 상상했다. 어느 날 전조도 없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겨울바람을 맞이하게 될 것을. 바람 부는 곳을 찾아 다가서면, 자신도 모르게 보이지 않을 경계를 넘어서게 될것이다. 하얀 눈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어리둥절하며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있으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불빛을 볼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될 것이다. 그 불빛과 함께 오는 이가 당신임을. 아 그래, 버터케이크도 같이.
"선배는요? 선배의 생일은 언제인가요?"
스베타는 고개를 슬쩍 기울이며 묻는다. 당신의 말처럼 누군가의 생일은 축하해 줘야 하는 법이니까. 당신도 그런 풍경을 좋하는데 현궁이라니. 얼마나 축복인지. 그 하얀 길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 역시 좋아할까. 분명 좋아하겠지. 백지처럼 하얀 눈 위를 걷는 것을 싫어할 이유는 없을테니까.
"아. 다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일이 행복할 텐데."
처음으로 스베타는 소리내어 웃는다. 그리고 웃음이 멎었을 때쯤. 웃음 소리를 따라 온 것인지, 둥그런 달 때문인지. 그 네발의 문카프가 금지 된 숲에서 나오며 그 모습을 보인다.
때는 늦은 오후. 간만에 종손네 젊은 피, 남매들의 휴일이 모두 겹쳤던 날의 점심 즈음이었다. 여름이 가까워 날이 더웠다. 햇볕은 점차로 거세지고 여름벌레 우는 소리가 조금씩 들린다. 방구석 그늘은 시원하니 용코로 한가하게 뻗어있기엔 제격인 날씨였다. 빛 옅은 갈색 머리카락이 방바닥에 길다랗게 흩어져 있었다. 올해 30세의 설택현은 간만에 찾아온 휴일을 남부럽지 않은 백수처럼 보내는 중이었다. 활짝 방문을 열어두고,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 늘어놓고 대청에 뻗어 있으려니 세상이 참 아름답게만 보인다……. 그러나 한갓지고 자적하기 그지없던 시간은 오래지 못한다. 사건은 그 짧은 말로부터 시작되었다.
"야, 설택혀이. 일나라."
대뜸 들이닥친 불손한 언행에 택현의 시선이 불만스레 위쪽을, 발언의 근원지를 찾아 쿡 찌른다. 문지방 밖에서부터 살벌하게 자신을 내려다보고 선 택은이 그 종착점이었다. "가시나 예의 어데 갖다 팔았나. 오빠야한테 말투가 그기 뭐고." 불퉁하게 올려다보던 시선을 옆으로 슥 옮기니 마루를 딛고 선 발은 신발조차 벗지 않고 있었다. 사태가 꽤 심상치 않다는 것을 택현은 그때부터 깨달았다. 급히 벌떡 일어나 도주하려던 자유인의 몸짓은 가련하게도 누웠던 자리에서 반 걸음을 뗀 것을 고작으로 불발되고 말았다. 누이의 다부진 손이 동기(同氣)의 귀밑머리를 냅다 잡아채었다. 움직이면 뜯긴다. 관자놀이를 타고 긴장감이 마구 내달린다. 방금 전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정쩡한 자세로 택현은 몸이 굳은 채 어물어물 말문을 열었다.
"뭐… 뭔데. 갑자기 와 이라는데. 이래가 니나 내나 좋을 거 없다. 침착하게 말로 하자, 말로." "대화 좋다 그래, 나도 그거 좋아한다. 그라믄 이바구*를 해보자. 오빠야 니 와 그랬노. 내가 내 방에 들어오지 말라 했었제. 짐까지 누누히 말했었데이." "그…랬었제." "근데 오빠야가 들어와서?" "들어와서……." "뭔 짓을 했을까요?" "어……."
대답이 돌아가지 못했다. 즉답하지 못하는 자에겐 감형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리니. 곧장 택은은 냅다 오라비의 고운 옆머리를 잡아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니는 진짜!!!!! 멀 잘했다고!!!! 이바구는! 이바구야! 개놈의 쌔끼야, 어?" "아, 아! 물어봤음서 이유는 말해줘야 대는 거 아이가? 니 진짜 화 왜 났는데?" "와겠노, 와! 걸 니가 모르이까 내가 니를 패지 이─"
막 걸쭉하게 욕을 뱉으려던 순간 문득 인기척을 느낀 택은이 홱 뒤를 돌아보았다. 무해하고 미미한 시선이 느껴진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방에서부터 긴 머리를 드리우다시피 하며 빼꼼 고개를 내민 채로 택영이 형제자매의 난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마냥 똘망거리는 막내의 시선─이제 17살 먹은 청소년의 눈을 어린애 것 보듯 하니 다소 미화가 낀 시각이긴 했다.─에 촉발되다 만 분노가 애매하게 사그라들었다. 셋의 시선도 애매하게 얽혔다. 어려서부터 미운 짓 하나 안 하던 마음 여린 예쁜 동생이었다고, 택은과 택현은 그동안 적어도 택영의 앞에서만은 추태를 부리고 싶지 않았다. 말인즉 임시 휴전의 때가 도래한 것이다. 한껏 두들겨패가며 싸우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택은이 꾹 붙들고 있던 귀밑머리를 슬쩍 놓아주려 했다. 택현도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미묘하게 화색이 된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믿었던 막내가 슬그머니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그 표정이 무너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마저 해도 된다."
형제자매의 가슴이 동시에 뭉클해졌다. 한쪽은 우리 애 담이 커졌다며 기특해하는 쪽이었고, 기특해하는 한편 구세주의 배신에 울고 싶은 어른이 나머지 한 쪽이었다. 무슨 생각인지 진록색 눈이 조금씩 성글거리며 웃고만 있었다. 택영은 그러고서 양손을 들고 제 귀를 잽싸게 꾹 눌러 막았다. 경험상 이쯤에서 누부*가 반드시 욕을 하기 마련이었으니, 해로운 부분은 알아서 걸러 듣겠다 이 뜻이다. 대견하단 반응이 더해진 것은 두말할 것 없었다.
이제는 거리낄 것도 없겠다, 택은은 아예 쩌렁쩌렁 외치며 현의 멱살을 쥐어잡고 입씨름 겸 몸씨름을 하기 시작했다. 왱알왱알, 개새끼 소새끼에 쌍시옷이 마구 날아다녔다. 그나마 주먹질이며 목 조르는 짓거리가 나오지 않은 것은 막둥이를 보아 참고 참은 덕이었다. 한편 하던대로 편히 싸우라 제 입으로 이르긴 했지만 난장판이 정신 없는 것은 피할 방도 없는 길이라, 택영은 그 불같은 서슬에 정신이 쏙 달아나는 것만 같았다. 시시각각으로 영혼 빠져가는 기분이 드는 게 디멘터와 진하게 입이라도 맞춘 것 같기도 했다. 장내에 순간이동으로 난입한 누군가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그 역시 하릴없이 바짝 말라서 비실거리게 되었으리라. 허공에서 홀연 나타난 중년인은 싸움박질을 하던 둘에게 나란히 꿀밤을 먹였다.
"뭐고 씨─어, 이숙 어른."
뜨끈한 이마를 얻고서야 둘은 서로 떨어져서 말다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둘 모두 그 나이를 먹고 잔소리 들어 입술이 삐죽 나왔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야야, 현이 은이. 너거들이 무슨 7살짜리 아도 아이고 시끄럽게 이게 뭐고? 싸울라면 저어 가서 싸워라, 집안에서 소리 빽빽 지르지 말고! 허구한날 싸우고 난리 치기 지겹지도 않나!" "아자씨! 이게 으딜 봐서 싸우는기요, 내가 일방즉으로 처맞고 있는ㄷ" "머시마 말이 많노, 닥치라."
택은이 택현의 입을 철썩 때리며 틀어막았다. 그리고는 되도 않게 뾰로통한 얼굴로 툴툴거렸다.
"거 시끄럽으면 아이씨*가 비키소. 뭔놈의 회의를 그래 오래 한답니꺼, 매나*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그랬을 거 아인교. 비생산적이구로*." "시끄럽다 카면 알아들어라. 그리고! 영이도 있는데 어서* 쌈질을 하노. 안 그래도 조심조심 살피야 되는 아가 보는데." "글치만 영이도 괜찮다 캤는데예."
매섭던 눈빛이 조금 누그러진 기색으로 택영에게 닿는다. "진짜가." 조금 얼떨떨한 대답이 돌아갔다. "예에…… 저도 학원 다니면서 이 정도는 합니더. 이거 정돈 괘안아예."
사실이라 하니 더 나무라지는 못하겠다. 중년인은 푹 한숨을 내쉬고는, 지팡이를 들어 회초리마냥 성인 남녀의 눈앞에 들이대고 달달 흔들어대며 당부를 했다.
"하이튼* 느그들, 너거 집안 성질머리 땜에 내가 허페가 안 디빌서지는* 날이 없다. 제발 가라. 가! 원래 집에서는 목청 너무 높이는 거 아이니까 가라. 가가 하날 조지든지 직이든지 느그 알아서들 하고."
둘은 여전하게도 불손한 낯짝으로 들었지만 말이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택은은 오라비의 귓불을 잡고 홱 잡아당겼다. 변명권도 잃고 발언권도 잃고, 이유 모를 분노(하지만 아마도 제 잘못인 듯한)의 표적만 된 택현이 필사적으로 손을 흔들어 도움을 구했지만 이모부도 남동생도 모두 슬그머니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맏이는 그렇게 세상에 버려졌다.
"예이예이~ 으른들 말씀하시는데 저거*들이 너무 시끄럽었지요? 저는 저어 가서 이 셰끼 마저 칵 직여삐리고* 올 테이까 아이씨는 일 보소~ 굿빠이~ " "야, 야쫌 야야 잠깐 신발은 신게 해줘야지 이 씨벌, 아 귀때기 땡기지 말고!" "뭐 셰끼야. 그름 귀때기 말고 멀꺼디이* 조 땡기주까."
처음보다는 정겨워진─택현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테지만─말다툼 소리가 저 멀리로 사라져갔다. 정말로 일 보던 도중에 소란을 못 버티고 뛰쳐나왔던 이숙은 문제가 해결되었음에도 속 시원해보이는 기색이 아니었다. 탈기한 듯한 낯으로 땅이 꺼지듯 한숨을 쉬다 그가 택영을 보고 힘빠지게 웃었다. 택영이 무어라 인사말을 꺼내기도 전에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고 그는 다시 순간이동으로 사라졌다.
정신 없는 상황이 지나고서도 정작 홀로 남은 택영은 태연하였다. 이 집안이 시끄럽고 정신없기가 하루이틀 일이 아니란 거다. 누이가 신 신고 밟아 하얗게 흙먼지 자국이 붙은 마룻바닥을 훌훌 털어버리고는 그도 마루에 걸터앉았다. ……아, 형의 머리카락도 쥐여뜯겨 바닥에 뭉텅이로 빠져 있는 것은 모른 척 한다.
"덥다……."
냉차나 마시고 싶다. 떠들썩한 소란이 가신 자리를 이르게 우는 매미 울음만이 시원하게 울려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