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행이네. " 안심시키는 데 성공했나 보다. 여전히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 으음. 무기술을 배우는 서포터도 많이 있으니까. " 조금 놀라긴 했지만 없을 만한 일도 아니다.
" 그런 거였구나... " 그것이 하루의 선택이라면, 존중하고 싶은 일이다. 조금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강하지만... ...역시 조금 그렇다.
" ...아직은 조금 이르지 않으려나. " " 눈치볼 건 없어. 틀렸다던가 말하려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내가 알기론, 치료술이랑 무기술은 병행해서 수련하기엔 힘든 걸로 알고 있어서 말이야. 너도 그걸 모르진 않았을 거고...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가 궁금해진 거지. " 컵을 내려놓고 조그마한 애플 파이 조각을 떼어내며 말했다.
" 서포터가 옆에 있는 사람을 지킨다. 라는 건... 정말 최악, 혹은 예외의 수를 가정한 일이지. 근데 다른 수단이 아니라 무기술을 배웠다, 라는 건 뭔가 생각이 있어서일텐데. 그렇지 않아? " //✨✨✨✨✨ ✨✨✨✨✨ ✨
방금 같은 경우엔 진돌주를 부르는데 다른 사람을 끌어들인 드립이 불편했던거잖아 그치?? 하지만 내가 은후주 한명 딱 찝어서 인질이다 드립친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불편한거야?? 뭐가 이해가 안되는거야? 왜 항상 나에게 태클을 걸고 그러는거야? 그냥 우리 서로 모르는 척 못본 척 하고 그러려니 넘어가면 안되는거야??
개인적인 감상으론, 딱히 이번일에서 은후주가 에릭주한테 악감정 있어서 태클 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농담이라 하더라도 인질이란 표현이 불편할 순 있는 법이잖아. 그러니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주세요(혹은 절 포함하진 말아주세요) 자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봄. 근데 뒤에 >>343 레스는 솔직히 3자가 보기엔 좀 공격적이었던 것 같은데. 자신이 불편했으니 다음부턴 하지 말아달라는 것은 납득가지만, 에릭주의 농담이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간다' 소리를 들을 만큼 격하고 무례한진 회의적임. 듣는 사람 입장에선 '상식에서 벗어난 무례한 행위를 했다' 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한데, 그렇게 비난받을 만큼의 행위는 아니지 않았을까....
솔직히 다 큰 어른들이 얼굴 붉히고 싸울만한 일도 아니고, 가벼운 표현이나 뉘앙스에서 오는 차이 같은건데. 일단 둘 다 진정하는게 어때.
우선 에릭주. 잘 들어주세요. 에릭주는 어장에 큰 애정을 갖고 있고 모두와 친근하게 지내신다는걸 잘 알아요. 그런데 그 드립은 제가 생각하기엔, 뭐라고 해야하나. 꽤 오래 지낸 친구가 아니면 기분 나쁠만하다곤 생각해요. '날 왜 끌어들이는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이건 인간 관계에 따라서 사람마다 생각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모두'를 대상으로 할 경우엔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은후주. 은후주께서 하시는 말씀은 틀리지 않고 분명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저도 은후주와 비슷한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표현이 조금 가시가 돋치지 않았나 생각해요. 자기 생각 표현하시는건 옳고, 용기 내시는 행위라는건 저도 잘 이해하지만 조금만 부드럽게 말씀해주실 수 없을까요? 그런 표현 기분 나빠요. 정도만 된다고 해도 서로 부드럽게 사과하고 넘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껍질을 찍어내고, 용액에 담그고, 중간중간 널부러진 껍질들을 치워내다 보면 어느 정도 용액에 담긴 것들이 많아지겠습니다.
"아. 맛... 춘덕이가 그랬나요?" "그건 그렇겠네요.." 요리 쪽에 조예가 깊은 분이 말하는 거가 틀리진 않겠지요? 라고 밝게 말하는 다림입니다. 그리고는 몸이 닿으면 발진증세라니. 눈에 확 띄겠다고 말하면서 운없이 그러진 않겠죠.. 라고 생각하며 껍질을 벗겨내며 안쪽을 잘라냅니다.
"계속 하다보면 끝이 나겠지요." 그리고 사람 키만하긴 해도, 껍질이 질기고 두꺼운 만큼, 속살은 엄청 부드러워 보이고요. 라고 답하는 다림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숙성을 마치면 마치 크림과도 같은 질감이라 할지도? 아닌가. 탱글탱글해지나? 아니면 둘 다라던가?
조심스럽게 말한 후에, 비아의 눈치를 살피던 하루는 비아의 말이 이어지자 역시나 비아가 그렇게 물어올 것이라 생각했는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듯 했다. 물론 아무런 생각 없이 검술을 배운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자신을 걱정해서 생각해주는 말을 들으면 움츠려드는 기분이었다.
확실히 하루가 택한 길이 쉬운 선택지는 아니었으니까.
" .... 제가 그런 선택지를 고른건 단순하면서도 명쾌해요. 그냥 제가 손놓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쳐오는게 싫었어요."
하루는 양갈래 머리의 끝을 손가락으로 말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모두의 이해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 역시 쉽지 않을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납득이 갈 수 있는 설명을 하지 못해서 눈 앞의 비아가 멀어진다면? 물론 방금 전에 멀어지지 않을거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만약 실망을 한다면 멀어질지도 모르니까.
" 예를 들면, 비아 언니가 다쳤어요. 앞에서 저희를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다쳐서, 제가 아닌 다른 서포터 분이 언니를 치료해주고 있을 때, 제가 아무것도 하지 못해서 두사람을 위험에 고스란히 둘 수 밖에 없다면? 적어도 언니가 치료를 하는 동안에나마 잠깐 언니를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제가 아끼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을 말이에요. "
하루는 중간중간 아메리카노를 마셔가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갑니다. 불안한 듯 손 끝이 떨려오는 것은 눈 앞에서 검이 겨눠지는 것보다도 비아라는 사람과 멀어지는 것이 더 무서운 탓이었다.
" 그렇게 하기 위해선 조금 힘들더라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길이에요. "
>>367 그에 대해서 나도 분명 뭔가 생각하는게 있고, 그 이후 텐션이 꺾인 것도 사실이지만, 일단 이번건 좀 다른 이야기에 가깝지. 어쨌거나 에릭주.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은후주 내가 싫어?' 라고 대답한 것은 은후주 입장에서도 몹시 당혹스러웠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 받아들이기에 공격적으로 느껴졌거나 그랬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먼저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거나 짚고 넘어가는게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