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며칠 전에 이렇게 되어버려서 매우 놀랐었어요.." 한탄하듯 말하며 진화 씨도 그렇게 되었었다는 말을 듣고는 위로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토닥이려 시도합니다. 우울한 표정도 마법소녀의 과감한 의상 덕분인지 묘한 요망함이 돌게 보이는 걸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혹시? 라는 것으로 며칠 전의 마법소녀에 대해서 물어보면 다림이가 우울한 표정으로 제발 지켜주세요.. 라고 도게자스럽게 하는 걸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찍혀서 올라간다면.. 그 유출자는... 유출자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죽이지는 않겠지만요." 설마 이 지름길에 다른 학생이 잘 올 것 같지 않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라고 말하며 인적이 드문 저쪽을 바라봅니다. 저쪽으로 가면 상당히 외진 공터가 하나 나와요.라고 말합니다.
"이쪽이에요" 라고 가면 확실히 누가 온 흔적이 없는 공터가 있습니다. 몽블랑과 다른 곳을 잇는 지름길이 눈에 안 띄는 것보다 더 안 띄니까 다행인 걸까. 근데 그 상자는 대체 어떻게.. 라면 드론이 떨구고 도망가는 거라나..
로우텐션인 평소보다 더 가라앉은 분위기인데도 복장은 귀염뽀짝한지라, 어쩐지 애니메이션 캐릭터 코스프레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꺼냈다간 그녀의 정신에 가할 충격을 고려하여 입을 다문 나는, 대신 그 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묻기로 했다. 그러면서 나는 문득 아까 떠오른 것에 생각이 미쳐, '혹시....얼마전에 가디언넷에....' 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며 물어보는 것이다.
"방패 기억 제거술은 단일 기술이야. 유출되버리면 막을 수 없어."
방패 기억 제거술이란? 로베인의 영광의 환희를 무게를 실어 점핑 발구르기를 하는 동작의 요령으로 높게 뛴 뒤, 힘껏 머리에 수직으로 내려찍어 충격을 줌으로써 대상에게 편안한 잠을 선사하고 조금의 기억을 대가로 받아가는 평화적인 기술이다. 요 근래에는 에릭과 가쉬가 대상이었다.
"여기라면 그래도 안 들키겠다...."
당황에 그런 헛소리를 하면서도, 그녀를 따라 공터에 도착한 나는,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번엔 남에게 보이기 싫어 하루집에 갔다가 봉변을 당한터라, 이런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던건 다행이다.
유체이탈해서 밖에서 놀다가 왠 귀신이 자기를 보고 씨익 웃더니 내가 먼저 가야지하고 갑자기 달려가서 뭔가 싶다가 자기 몸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간걸 눈치채고서 급하게 달려갔는데 이미 귀신이 먼저 몸에 들어간 순간 자기는 야간 근무 중이고 당직사관이 팔짱끼고 있었다는 괴담은 많이 들었는데
"아.. 그 때..." 가디언넷에... 라는 물음에 우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이르미 씨가 저를 봐 버려서 상자를 건네서 변신시켰는데요. 끌고 가서요...로 시작되는 그 가디언넷의 장황한 영상의 설명을 마치고 나니. 정말 수치스러운 그런 느낌이 들어서 웃기만 합니다. 네. 웃기만 해요.
"....단일 기술이군요... 저는... 어.. 저랑 다른 분들의 스테이터스 차이만큼.. 불운을 빌어줄 수 밖에 없네요..." 행운 스테이터스가 151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150만큼의 차이만큼 빌어줄 수 있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말하지만.
"그러니까요..." 그래도 이걸 만든 사람은 대체 이런 능력을 왜 여기에다 쓰고 있는 걸까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들키지 않으면 좋기는 한데. 설마의 설마로 상자를 확인하고는 gps같은 건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건 분명 외계인의 행태에 자극을 받은 분이 만든 걸 거에요." 설득력 높은 주장이긴 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