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응. 비음 비슷한 소릴 내며 간단히 호응한다. 비슷한 거라면 다른 종류의 타로 카드라도 있는 걸까. 있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더군다나 자신도 오컬트적 용품이 이것저것 있으니 뭐라 할 처지도 안된다.
"그래도 권위는 안 어울리지 않니? 내가 보는 민호는 따지자면 팔랑팔랑 거리는 느낌이거든."
양손으로 파닥파닥, 짧은 날갯짓 흉내를 두어 번 내본다. 자신이 보기에 이 파란 새 같은 후배는 지금은 차분해 보이지만 밝은 성격에 미스터리 부 채팅방에서 귀여운 이모티콘을 쓰는 활발한 이미지였다. 물론 아영이 생각하기에도 권위보다는 그 후에 나열된 것—안정감, 준법정신, 보호, 견고한 의지—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동작하는 손을 시선이 따라갔다. 그래, 저거. 고르자면 '보호'에 해당하는. 어쩐지 손목에 끼워진 팔찌의 무게가 의식이 됐다. 소중한 거니 늘 차고 다닌다. 그러니 저 후배도 그럴 것이다…라는 건 지나친 망상인가. 스쳐 지나간 추측이 그가 카드를 가져감과 동시에 빠르게 끝을 맺었다. 그렇게 유리 다루듯 하지는 않아도 되는데, 하고 웃음기 어린 말도 덧붙인다.
"음…… 그 말은 무서운 걸 마주친 적이 있다는 소리? 귀신같은 거라도 봤니?"
하마터면 채팅방에서 나누었던 대화라는 걸 잊고 '그때 속삭였다던 안개 말이야?'하고 되물을 뻔했다. 말을 끌며 위기 모면한 아영이 매끄럽게 침착함을 뒤집어쓴다.
그리고 곧 생각에 잠긴다. 나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냐고?
그럴 리가.
"글쎄… 아니. 내가 외로움을 많이 타서 늘 누군가 있어야 하거든. 누군가가 아무나라는 소리는 아니고."
단호하다시피 내뱉어진 답. 만들어진 도자기처럼 약간은 빳빳한 낯으로 희게 웃어보인다. 아영은 확실히 겉도는 학생이 아니다. 3학년 교실이나 체육관, 혹은 급식실. 어디에서든 한두 명하고는 같이 다녔으며 설령 혼자 다니더라도 급우들이 따돌리려는 의지를 가지고 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교실이나 이곳같은 빈 교실, 학교의 어느 곳이든. 가끔 혼자서 명상하듯 눈을 감고 있기도, 넋을 놓고 멍 때리기도 하는 데 거리낌 없어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조금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가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층을 잘 돌아다니거나 수업이 종종 겹치거나하는 게 아니라면 물 흐르듯 수긍할 수도 있겠고.
"그리고 혼자이고 싶어도 혼자가 아닌걸. 이렇게 많잖아, 내 심장을 어루만져주는 친구들."
헉.....근데 저.. 답레 고민 중이었는데 한눈에 보기 쉽게 복붙해서 그 밑에 쓰려 했는데... >>868 안 보이게 살색으로 써둔 '정말로' 뭐예요! 저 진짜 몰랐어요ㅋㅋㅋㅋㅋ (심지어 에버노트에 붙여넣기하느라 똑같이 살색으로 나타남)...무슨..무슨 의미지.... (고뇌) >>884 부담갖지 말고 느긋하게 하세요! (뽀담)
우선 사정이 어땠는지와 무관하게 애당초 거의 설여를 않은 채로 '잠수'를 일방 통보한 점에 관해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돌이켜 보면 참여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당황스러울 소지가 있었습니다. 추후 유사한 상황이 재발할 경우엔 최소한의 사정 설명을 남길 것을 약속합니다.
다만 다음 사항만은 확실히 하겠습니다. 숙지 사항엔 분명 아래와 같은 문장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러닝 기간은 중단기(2달)를 예상하나 캡틴을 포함한 구성원의 스케줄이나 진행 방식, 컨텐츠 추가/제거 등에 따라 길거나 짧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무통보 잠수나 중도 하차를 지양한다고 했습니다. 당신의 스케줄을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참여하라 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강압적이든 권위적이든 이기적이든 뭐든 말입니다) 비칠지는 몰라도 그것은 다름 아닌 제게도 동등하게 주어진 사항입니다. 중요한 진행을 앞두는데 참여자 중 피치 못할 현생 사정에 부닥뜨린 사람이 있다, 그러면 진행을 연기할 수 있습니다. 캡틴이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면 진행을 보류할 수 있습니다. 당부하건대 저를 개인 사정이나 현생 없이 스레 진행에 전력해야만 하는 기계로 여기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단 캡틴과 참여자의 입장, 역할이 엄연히 다르듯 사정을 설명하고 기간을 명시하는 일은 분명히 처리하지요. 이번 일을 계기로 참여자 분들도 부득이해 스레 참여에 지장이 갈 수 있는 개인 사정을 언급하는 일을 되도록 꺼리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또한, '시트를 제출했더니 정작 스레는 나와 맞지 않더라', '이번 일로 인해 캡틴 또는 스레에 정이 떨어졌다', 내지는 '실망했다' 같은 경우가 십분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한바, 흑막 2차 신청 마감일까지 새 시트를 환영하듯 마찬가지로 해당 기간까지는 시트 하차 역시 자유로운 선택 사항으로 두는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무안하면 그럴듯한 말로 대신해도 좋습니다. 웹박수에 찌르는 것도 허용합니다. 억지 참여는 피차 바라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점이 방증하듯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혹여 걱정하셨다면 부디 마음 내려놓으세요. 이래서..가능하면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있던 거긴 한데...🙄😦 뭐 앞으로는 기본적인 것들은 말하기로 했으니까요. 스레를 제대로 보지 못하던 사이에 웹박수가 몇몇 들어왔더군용. 시간 순으로 늦게나마 답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21. 8. 1. 오전 1:08 웹박수 현재 시각 결정 사항에 따르면 내려도 됩니다.
21. 8. 5. 오전 1:52 웹박수 넹 거르지 않고 잘 먹었어용 고마워용!
21. 8. 5. 오전 1:55 웹박수 해당 가수를 좋아하느냐 않느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죠. 중요한 건 곡을 추천하며 생각해주는 마음이니까요. 진짜 너무너무 고마워용... 처음 듣는데 가사가 상당히 와닿네요. 몇 번은 돌려 들을 거 같아요. 남은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되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느닷없어 황당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일이었는데 최소한의 활동은 이루어지는 모습에 일종의 감동을 받은 거 같아용🥰 시트 하차를 만류하지는 않겠지만 만일 남는다면 엔딩까지 모쪼록 잘 부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