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끄덕인다. 퓨어퓨어보이스 같은 거 좋아하는 걸 보면 USB에 들어있는 최신 공포영화들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취향은 고전 쪽인 건가... 나중에는 고전 영화를 좀 더 가져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화현이 준비해온다는 말에 "그럼 부탁할게-" 라며 느긋하게 소파에 앉으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도끼 쿠션.
" ...저기. 화현. 이 쿠션은 왜 이런 모양에 여기 있는...? "
가뜩이나 공포영화 보는데 도끼 쿠션이라... ...평소에 귀신 들린 칼 들고 다니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무섭다. 중간에 내 목이 저 도끼로 뎅겅 당할 것 같고.
나는 조금 곤혹스러운 얼굴이 되어선, 어깨를 늘어트린체 미안하단 얼굴로 그를 올려 보았다. 오기전만 해도 열심히 적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오니까 서둘러 멈추는게.....방해한 모양새가 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눈치껏 지나가는 편이 좋았으려나, 하고 가볍게 생각하면서도 일단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것 치곤 분위기가 멋있었는데~"
어쨌거나 그가 말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무례하게 캐물을 생각은 나에게 없었기 때문에, 빙그레 웃으면서 그렇게 운을 띄우면서도 나는 의심하는 기색을 드러내진 않았다.
"나? 나는 산책."
공부하다보니 머리가 아파져서 바람쐬러 나왔어. 나는 그렇게 덧붙이곤, 옆에 앉아도 돼?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냉장고에서 사이다를 꺼내고~ 찬장에서 팝콘도 꺼내고! 쟁반에 팝콘을 담은 그릇과 얼음을 올린 컵, 음료를 올려서 가져왔다. TV앞 테이블에 올려두고 저쪽이 도끼 쿠션을 가지고 있으니... 흠, 이쪽은 뭘로 할까... 넓직한 칼 쿠션을 구현해서 무릎 위에 올린다. 그리고 소파 위에 앉고 등을 기대니 극락--
"그야, 공포영화잖아요. 공포영화 볼 때 아기자기한 캐릭터 쿠션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애초에 쿠션이라 푹신푹신하다구!!!! 아 맞다. 재생해야지... 비디오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고 재생...
뭐 그정도야. 지훈은 별 상관없다는 듯 "그정도는 알고 있어." 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아이스티도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카페에선 한 잔에 4,50GP 받는게 현실인데, 콜라라고 해서 별다를게 있나...
" 이곳에 취직하라니. 여기 취직하면 부려먹힐 것 같아서 싫어. "
웃음기 없는 얼굴이지만, 웃음기 있는 말투로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쳤던가. 시즌 한정일 때... 까지 기다리기는 너무 오래 걸린다 싶었는지 조금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자신도 알았으니까. 빠안히 쳐다보면 뻔뻔한 표정으로 마주하다가 우물거리며 나빴다고 중얼거리자 "난 원래 나쁜 사람이라니까." 라며 다림의 머리카락을 마구 흐트러트리듯 쓰다듬는 것을 시도하나?
" 고양이상이라는 걸... 어째서? "
고양이상이면 좋은 거 아닌가? 다림이가 싫어하는 이유를 몰랐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나. 사실 그는 고양이 좋아했으니까 고양이상을 싫어하는 사람 입장은 모를 만도 했다... 그러다가 구분하기 어려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살짝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치더니,
situplay>1596261284>953situplay>1596261284>968 “솔직히 연애 상담이라는게 결국엔 그게 메인이니까요~ 역시 그쪽 방향으로 중심을 잘 잡아 이벤트를 짜 보는 게 좋겠지요~? 당신도 할 수있다 솔로탈출! 같은 느낌으로요~ “
어디까지나 제가 오게 된 이유도 연애 상담을 위한 것이니 당신도 할 수있다 솔로탈출! 같은 느낌으로 이벤트를 잡아 짜보는 것 역시 나쁘지 않을겁니다. 그렇기에 두분의 말씀을 듣고 나름의 결론을 내 보려 한 결과가 이것이랍니다. 그래요, 단순히 고민상담으로만 열게 되면 너무 생각치도 못한 게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Mr 진화. Miss 다림. 저는 평소엔 아이스를 주로 마시니까 얇은 빨대면 문제 없을 거에요. “
물론 진짜론 따뜻한 홍차나 밀크티가 메인입니다만 이걸 말하면 백퍼 들킬 것이니 넘어가는 게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던 와중, 어느덧 쉬는 시간이 끝나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요~? 손님들께서 굉장히 평이 좋으셨어요~ 굉장히 연애상담에 걸맞게 핑크핑크하다면서요~ “
이미 마스크로 가려 가릴 필요도 없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호호 웃고는, 슬슬 정리하기 위해 일어서며 “좋아요, 곧 새로 상담하실 분이 오실 것 같으니 저는 슬슬 준비를 해봐야 할 것 같답니다~ “ 라 말한 뒤 이렇게 덧붙이려 하였답니다.
알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생각해보니 다림은 진상 손님을 본 적 있으니 그런 걸까요(몽블랑 이야기 아님)
"부..부려먹힐 것 같나요?" 그렇게 여긴 적은 없었으므로(에릭의 악덕함과는 별개다)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처럼 말해도. 다림은 하기 싫다는데 권유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농담이란 걸 알기도 알았지만요?
"와아. 나쁜 분 맞아요." 헝크러뜨리듯 쓰다듬으려면 유니폼에 포함된 모자를 뺏고 쓰담해야겠지만요. 그래도 저항 없이 쓰담당할 겁니다. 아마 지훈이 돌아가고 난 뒤에 머리카락을 빗으며 정리하겠지만. 싫어한다기보다는 신경쓴다라는 말이었지만 싫어한다고 받아들인 걸 아는지 모르는지. 글쎄요.. 라고 말합니다.
"약간 신경쓰니까요.." 그 이유 외에는 없다는 것처럼 그저 바라보는데. 이런 소통이 끊겼구만...
"어..음..." 별 이유는 없었는데요. 라고 말해야 할까...
"별 이유는 없었어요. 그냥 빤-히 쳐다본 것 뿐이니까요?" 뭔가 찔리는 게 있으셨다면 모를까요. 라고 덧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