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 아이는 연거푸 고갤 끄덕였다. 무언가를 숨기고 싶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따금 답답한지 아아, 아아아!! 하고 목을 긁어 억지로 얘기하는 듯 했지만 그것을 말하진 못하는 듯 보였다. 이따금 열린 입으로, 아이의 혀가 있어야 할 부분이 도려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상처였다. 억지로 혀를 자르고, 피가 나지 않도록 굳힌 느낌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그것에 고통스럽다 하기보다, 다림이 마을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컸다.
달은 참으로 조용했다. 어울리는 밤의 풍경이었다. 게이트의 풍경만 아니었다면 여유를 벗삼아, 별이 가득 흩뿌려진 하늘을 즐겨도 좋아보였다. 시현은 그대로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체 모를 숲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것이었다. 쉑, 쉑, 하고 비얌이 시현의 볼에 제 머릴 비볐다. 꼭, 깨어나란 듯 말이다. 겨우 정신을 차려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앞으로도, 뒤로도 나무들 뿐. 이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었다.
단단한 포승줄에 묶인 채 경호는 눈을 떴다. 포박된 채, 거대한 마을의 중앙에 묶인 채였다. 마을 사람들은 유독 커다란 경호의 모습을 두려워했다. 이따금 어른들이 이름 모를 무언가를 부르며 중얼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눈빛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마치 무언가 재밌는 것을 구경하는 듯한 눈빛도 보였다.
뛰쳐나가는 그를 보며 나는 말리려고 어깨를 붙잡았다. 너무 위험하다....!! 그러나 그게 맞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여기에 이렇게 갖히지 않았나. 나는 방금 그에게서 투기의 의념을 받으며, 그가 보던 세계를 조금 공유 했다. 열망자에 대한 분노와, 힘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 싸움에 대해 진지한 자세.
됐다. 나라고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는가. 나라고 무언가 잘나고 똑똑한가. 지금은 그를 믿자. 누군가를 희생하고 나아가는 길 따위, 그런 차선책에 자기합리화를 할 만큼. 나는 요령이 좋지 않다. 나는 미련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이라고.
따라서 나는 그를 붙잡은 강철의 갑주로 둘러 쌓인 손, 내 한계를 짜내 '영웅' 의 의념을 불어 넣었다. 그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가 저 악에 맞서 영웅적인 업적을 이뤄내려고 한다면. 스스로가 꿈꾸는 투쟁의 이상에 손을 뻗으려고 한다면. '영웅' 의 이상을 구현하는 나의 힘이여.
손바닥 위에 올려진 강철에. 나이젤 그람과의 추억, 프룬의 경험을 쌓아올린 다음 내가 이 검으로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를 그려 넣는다 머릿속으로 떠올린 장면은 유일하게 지키고 싶었던 이카나를 지키는 영웅이 된 모습. 홍왕과의 약속을 지킨 모습. 친구들과 게이트를 클로징 하는 모습.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필연적으로 안좋은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혈해에 구속되어 붉은 피의 바다의 여왕의 의도대로 변해버린 모습. 이카나가 죽어버린 모습. 홍왕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여, 영혼이 죽어버린체 꼭두각시로 움직이는 모습.
그리고 그런 안좋은 장면들을 깨어트리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하는 모습이...곧 이어 지나갔다.
집중한다. 내가 정말로 그리고 싶은 모습과 생각을 압축해서 그것 하나만을 그려 넣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미치야와 약속한 그녀만을 위한 영웅이 되고자 하는 것. 그러니 이 검은 그런 영웅이 되고자 하는 나를 위한 증명이 되어주면 충분하다.
다이안주! 경험치 획득/기술 획득/숙련도 획득 같은 건 어느 동아리에서나 다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기술을 위주로 배우고 싶다면 그 계열 동아리를 찾는 걸 추천해요! 창술을 배우고 싶으면 창술부라던가... 아니면 그냥 도서부나 요리부 이런 취미 계열 부 들어도 괜찮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