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기서 다리를 이렇게, 하고 생각했을때 보기좋게 파훼당했다. 레오는 순간 많은 당황을 해버렸다. 이 때까지 누구도 피한 적이 없는 신기술인데 처음으로 파훼당해버렸으니까. 망자 수천억이 넘어왔을거란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야심차게 개발한 신기술이 한 번에 파훼당해버렸으니까. 레오는 '어, 어어,' 하고 멈칫멈칫하면서 그대로 포박을 풀어내도록 허락해버렸다. 그리고 주양이 일어선 것을 보았을 때 그제야 비로소 생각이 돌아왔다.
" 항복같은 소리하네! 아직 남은 기술이 백 개는 더 되거든! "
일어서기만 하면된다. 계속 바닥에 등을 붙이고 누워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다. 사실 이미 머릿속으로는 알고있었다. 일어선 상대방과 바닥에 등을 붙이고 누워있는 자신. 누가 봐도 승패가 갈린 싸움이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일어나기만 하면 되니까. 레오는 두 팔로 땅을 짚고 일어서려 몸을 일으켰다.
" 아악..! "
도박이나 확률따위에 걸지않는 직진의 싸움이 레오가 싸우는 방식이었다. 확실한 방법과 기술로만 승부를 걸었고 불리하다면 자리를 피하며 유리할때만 싸우고 불리하다면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오래 싸워온 주양이라면 어떻게 행동할지가 눈에 보였을지도 모르지. 만약 레오가 도박사의 기질이 있었다면 바닥에서 일어서지 않고 그대로 기어간다던가, 다리를 노린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공격했겠지만 아쉽게도 레오는 직선적인 싸움을 했기 때문에 넘어지면 일어서고 주먹이 닿으면 공격하고 다리다 닿으면 발로차는 직선적인 방식이었다.
" 이씨..! 놔!! 이거 놔!! 발 치워! 야! 너! 개밥으로 만들어버린다 진짜!! "
바닥에서 몇 번이고 버둥거리다가 조금 힘에 부치는지 헉헉 거리며 노려보다가 두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께를 밟고있는 주양의 발목을 잡아 치우려고 했지만 바닥에 누워서는 힘이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레오는 몇 번인가 더 헉헉거리며 발을 치우려고 한다던가 이리저리 버둥거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저항하다가 제 풀에 지쳐서 툭, 하고 팔을 떨어트렸다.
" 힘은 더럽게 세네 진짜.. 씨이.... "
아깝게 졌다. 이길 수 있었는데, 아깝게 졌다. 레오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에 붙는다면 그 땐 진짜 쳐죽여버리겠다고 다짐했다. 하아 - 하고 한숨을 쉬며 주양을 올려다보면서 레오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졌다면 깔끔하게 결과에 승복해야지. 정말 그러고 싶지 않지만. 레오는 부끄러운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작게 말했다.
>>134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럴때 보면 얄미워죽겠어 다이스.. (흐릿) 앗 괜찮아 나도 어제 쭈가 급발진해가지고 중간에 텀이 좀 오래 걸렸던게 있으니까! 그 기분 이해해.. 분명 땃태는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게 아닌데 지멋대로 오해하고 막 몰아붙이더라 서가놈.. :D
원래 어떤 풀이든 태운다고 좋은 연기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쑥은 조금 달랐다. 매캐하고 어딘가 익숙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가면 속의 텅 빈 눈을 감으면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넓은 숲, 집 안, 다다미 깔린 방, 하얀 머리를 쪽진 엄마와 엎어져 누운 손님이다. 엄마는 손님의 등 위에 꼭 뭔가를 올려주었다. 아빠가 알려준 쑥뜸이었다. 그건 딱 이런 냄새가 났다. 자주 맡으면 잠이 솔솔 오지만 너는 건강해지는 기분이 이런거냐며 깔깔 웃곤 했다. 사소한 것에도 기분이 좋아져 웃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너는 눈을 뜨고 고개를 기울였다. 방울이 짤랑짤랑 소리를 낸다.
"놀랐어? 안녕, 예쁜 아침!"
지금은 밤이다. 너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다리를 한 번 교차하듯 구르고 장죽을 입에 물었다가 뗐다. 연기를 후 뱉자 허공에 둥실둥실 떠오른다. 최근 들어 가면을 보고 놀라는 사람이 많다. 저번 수업 때는 아파서 기숙사 방에 틀어박혀 있느라 몰랐는데, 가면 쓴 악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은 알고 있다. 매구가 뭐야? 하고 묻자 다들 너를 미친 사람처럼 봐서 어떤 인상착의인지는 모른다.
너는 악인일까? 너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한다. 아니다. 너는 그저 순수한 어린아이다. 꽃과 들판, 별과 달, 해와 구름, 동물과 사람을 사랑하던. 너는 자욱한 연기를 손으로 한번 훑어 흘려보내곤 양피지를 봤다.
"아- 문카프! 친구 못했어- 그렇지만 문카프는 이미 멀리 도망갔어요? 다들 겁쟁이야. 트롤이 쿵쿵대니까 멀리멀리 도망갔어요? 트롤— 나빠라."
신나서 뛰어다니느라 도망친 것도 있지만 그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너는 그런 걸 알 리가 없는 사람이다. 너는 장죽을 입가에 가져다대다 납작하고 반질반질한 옆자리를 통통 두드리면서 맑게 웃었다. "너는 이거 궁금해요?"
"이거 쑥. 처음엔 다들 혼냈는데 내용물을 보고 감 선생님도 허락해줬어— 피워볼래요?"
놀랍게도 초면부터 흡연을 권유하는 건 네 의지가 아니다. 너는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131 원래는 이로하 노래(보컬로이드 버전)를 가져오려고 했는데요..가사가요...🙄 가사가요...이이이..😬 영화는...저는..그 영화들을 보면서요....울고... 싶었답니다..매일 스불재를 자초해요..🙄🙄🙄🙄🙄🙄 선물중 하나는 장죽이고, 다른 하나는 ■■■...지직...지지직..■..■■...■■■...
"나는 자기가 스스로를 그렇게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말이야. 어째서 그러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눈을 깜빡이면서 단태는 주양의 말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든,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절대로. 그렇기 때문에 단태는 주양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고 스스로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생각의 흐름이었다.
혼잣말에 대한 대답이 돌아올 줄은 몰랐지만 단태의 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어느각도로 보면 뱀처럼 교활해 보이기도 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마치 억지로 붙들려있는 짐승처럼 난폭하게도 보이는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똑바로 대답하는 주양에게 향한다. 이해자라는 것이 필요한가.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주단태는 이해자라는 포지션이 필요없는 가문의 규칙이었다. 주씨 가문의 본성과 천성을 가로지르는 유일무일한 규칙. "나는 누군가를 이해하지 않아. 이해할 필요없는 위치니까." 규칙이기 때문에 자신은 주씨 가문의 가주가 될 사람이었다. 날 때부터 관계의 우위에 있었다. 이해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다는 말에 대해 단태는 담담하게 대꾸하며 샐쭉, 하니 눈을 가늘게 떴다. 자신의 머리를 끌어당기는 행동에 고개가 슬쩍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서주양, 너야말로 나랑 뭐하자는 건데?"
주양을 안고 있던 단태의 양팔이 떨어지고, 대신 단태는 양손으로 단짝의 얼굴을 감싸서 끌어당겼다. 더 좁혀질 거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기술이 백개는 더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비록 진중한 상황이었으나 주양은 혀를 내둘렀다. 맙소사. 역시 일부러 질질 끌어가지 않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 아주 비약적인 확률이 자신에게 승리에 대한 확신을 안겨주게 되었을 때. 주양은 아주 조금이나마 기뻐했을지도 모른다.
"치워달라고 치워준다면 내가 개밥이지 사람 하고 있겠냐?! 자. 순순히 항복하라고~ 우리 꼬맹이가 이렇게 된 이상. 아까처럼 표범으로 변하지 않고서야 날 이길수는 없을테니까!"
제 마지막 승부수가 먹혀들었다. 그것을 확신한 이상 행동에 더는 거리낄것이 없었다. 이제부터 자신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게 하는 것은,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었으니까. 그저 이렇게 일어선채로, 발목이 치워지지 않도록. 그리고 몸을 일으킬 수 없으면서도, 너무 과한 압박이 주어지지 않도록 적당히 다리에 들어가는 힘만 조절하면서 버티고 있으면 되는 일이니. 이것보다 이겨내기 힘든 고통도 악바리로 이겨냈는데 그것보다 더 간단한 것 정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 내가 말했지? 우리 꼬맹이는~ 아직 날 이기려면. 한참 멀었다고."
허나. 이 승부에는 딱 하나의 결정적인 요인이 숨어 있었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아마 승부의 결과가 지금과는 다르게 날 지도 몰랐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저 자신이 우월한 척 그렇게 이야기하기는 했으나 주양 자신도 짐작하고 있었다. 당신. 표범의 모습을 풀고 다시 지금의 모습으로 나올 때, 윗옷을 거꾸로 입고 있었으니까. 이런 걸 의도하고 알려주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결국 그 결과가 이렇게 돌아온것에 대해서는 조금 놀라울수밖에 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실력보다도 자신의 운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것이 아닌가. 만약 계속 마법으로만 몰아붙였다면 분명 다른 값이 도출되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주양은 팔짱을 낀 채 당신을 내려다보며 키득거리고 웃었다.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결과는 자신에게 보기 좋게 돌아갔으니까. 들릴듯 말듯 한 자그만한 항복 선언을 들으며, 주양은 순순히 가슴께에 올려둔 제 발을 치워주었다.
".. 꼬맹이. 이제서야 말하는건데~ 너, 옷 뒤집어 입었어. 설마 했는데 싸움 붙을때도 눈치채지 못했던거야? 이래서 너는 나한테 못 비빈다니까~"
그러고는 꽤 오만방자한 미소를 입가에 걸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조금 더 룰에 연연하는 사람이고, 정정당당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번 결과는 무효로 하겠다면서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허나 자신은 그렇게 아량이 넓지 않다. 오히려 쫌생이에 가까웠지. 다른것보다도 제 자존심이 걸린 일 앞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그렇기에 원래도 옷을 뒤집어입은 사실은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까지 일절 언급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지금으로써는 이야기해도 별 상관 없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조금 더 신경쓰길 바랄게~? ... 자. 일어나~ 아무리 칠칠맞고 덤벙대는 꼬맹이라도 옷은 제대로 입고 가야할 거 아니야~"
과정은 조금 티격태격했을지 몰라도. 그리고 얍삽이에 능한 자신이라도. 그냥 한번 싸우고 안 볼 사이가 아닌, 평생 싸워댈지도 모를 사이인 숙적에게 계속 인성질만 할 자신이 아니었기에. 주양은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하면서, 지금의 이 여유를 더 즐기며 내가 승자다 하는 당당함을 양껏 내비쳐야 상대가 더더욱 투지에 불타 다음에는 제대로 복수할지도 모를 일이니까.
직접 본 설녀는 생각보다도 어린 얼굴에 말간 눈동자가 사랑스러워 보이는 아이였다. 그렇지만 설녀의 실제 나이가 얼마인지는 모르니 함부로 아이 취급은 않기로 했다. 택영은 여느 때와 같이 꾸벅 인사부터 하고 차분한 걸음으로 다가가 설녀에게 젤리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용건이 끝나자 미묘한 정적이 눈밭에 깔렸다. 그가 느끼기에는 어색한, 타인의 기준으로 보기엔 쟤가 갑자기 왜 저러나 싶은 분위기가.
……그, 인자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나. 그러고보니 말로 인사를 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면 좀 늦게라도 인사를 해야 되나? 하지만 설녀가 학생들과 말 섞는 걸 싫어해서 그동안 피해다녔던 거면 어쩌려고. 짧은 시간동안 불필요할 정도로 다단한 고뇌에 찬 눈빛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뒤늦게 상황을 수습하기에도 이제는 타이밍이 너무 늦어버렸단 것만은 그도 알겠다. 그리하여 고른 타협안은 바로.
"아, 안녕히계시소!"
도망이다. 목소리만은 우렁차게 인사하고서 그는 후다닥, 그러나 겉으로는 침착한 모양새로 자리를 떴다. 걸음을 걸으면서도 머릿속은 내적인 비명으로 가득찼다. 또 쪽팔리게 부끄럽어 하기나 하고……!
>>138 가사가... 안 나오는 거였으려나..? :0 이로하 노래 가사 찾아봤는데 뭔가 가사 자체는 괜찮은 느낌인데..! (덜덜)(?)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불재 자초하는 잉주 쓰담쓰담이야..! 캐릭터 설정을 위해 울고싶은 기분 꾹 참고 영회 참조하는 잉주 대단해 나는 그러라면 못할거같아 :D.. 앗 뭐지 갑자기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어..?! 이렇게 된 이상 막 던진다! 테마리! ()
>>140 답레 길이는 괜찮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모든게 쭈가 먼저 시작하고 자초한 일이니.. 쭈를 매우 치면 되겠다..!
"아잉. 괴롭히는 게 아니라 그냥 몰아붙이는 거래도? 어째서냐고 물어본다면~ 이 편이 나를 더더욱 짜릿하게 만들어주거든. 그러면서 나는 나쁜 년이라는 인식이 박혀야만 하는거야~"
그래야. 그때 사촌동생의 죽음 앞에서 독하게 먹었던 그 마음가짐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목 너머로 나오지 않을 공허한 울림이 속에서 한 없이 제자리를 맴돌다 형체도 없이 흩어지게 되었다. 어쩌면 극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허나, 주양 자신이 느끼기에는. 그 방법이 지극히 정상적이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주양 자신은 얌전한 방법을 택하지 않았으니까. 그 어떤 지지대도 없이 제멋대로 기이한 형태를 띈 채 비틀려져 자란 거목이, 뒤늦게 무언가를 덧댄다고 한들 다시 곧은 줄기를 뻗어나가게 되지는 않으니까. 가문의 어른들은. 그저 내전 이후의 일을 덮어내는 데만 급급했다. 자신만을 신경쓰며, 영영 홀로 남겨진 자그마한 생명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생각의 여운이 너무 깊어지기 전에, 주양은 떠오르는 이미지를 다시 지워냈다. 이러니저러니 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나쁜 마음을 먹었으며, 졸업 후의 의도는 불순함 그 자체이며, 어쩌면 돌이키지 못할 선택지로 손을 뻗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테니까. 과거가 불행했다고 한들, 그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일은 없다. 세상은 늘 그렇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해할 필요 없는 위치라는 말에 주양은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높은 사람인줄 몰랐는걸~ 하고. 약간의 도발이 느껴지는 한 마디를 내뱉고서. 주양은 다시 눈꼬리를 휘었다.
"뭐하자는 거긴. 난 그저 너한테 지금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을 뿐이야? 요구는, 나도 까발릴만한 게 딱히 없어서 다시 되물었고, 그 되물음을 너가 다시 나한테 돌려준거잖아. 안 그래?"
지금처럼 구는 게 싫으면. 또 거짓된 가면이라도 덮어쓰고 너를 대해줄까? 이젠 좁혀질대로 좁혀진 거리에서. 주양은 나지막하게 당신의 귀에 속삭이며 잔망스럽게 웃었다. 지금의 이 상황도, 굉장히 아찔하기 그지없었다. 멀리서 본다면 그저 쟤들 또 저러네 하고 말 뿐인,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이었을테니. 그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오가는 이 대화는 전혀 그런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든 것이, 그저 기분 좋고 완벽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계속 이렇게 치고박아봐야~ 결국에는 무의미한 감정 소모뿐일 테니까, 이야기주제를 살짝 비틀어볼까? 만약 내가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한다면.. 여보는 어떻게 나올 셈이야?"
남의 정보만을. 그리고 남의 진실만을 탐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순순히 자신의 정보를 내어줄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듯이, 주양은 유연하게 이 상황을 회피하려 했다. 자신은 당신에게 어떤 모습을 내비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으니까. 그저. 지금의 이 모습으로 대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평소대로의 자신일 뿐이지 커다란 무언가가 숨어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같은 주제를 계속 되풀이하는 것은 제자리걸음에 불과한 일이었으니, 지금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처음처럼 아무 일 없는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게 되려나? 아니라면.. 다신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한 채. 영영 서로를 적대하게 되려나."
그 어느 쪽이든 상관 없다는 듯, 주양은 이기적인 미소만을 지은 채 그렇게 서 있을 뿐이었다.
>>169 울다가 사감님한테 달려가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뭔가 가엽고 그런데 사감쌤한테 우다다 달려가는거 진짜 너무 귀엽고 내 심장에 유해하다... 왜 감 사감님이 인간 귀여워!! 를 연발하게 되었는지 알것 같기도 해... (????) 앟 볼냠 이모티콘이 바뀌었다..! 근데 엄청 귀엽다 :D!! 히히 하루에 한번씩 볼냠하러 찾아올테니까.. 내일까지 볼 재생시켜두는게 좋을거야~! () 라쇼몽.. 나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진짜 완전 짱 고전영화였구나 이거..? 줄거리랑 결말은 오우.. (동공지진)(혼란스러움에 말을 잇지 못하는)
롸???? ?왜 벌써 1시 넘었지???? 이미지가 없어서 직접 캡쳐하러 들어갔다가 웹툰 정주행을 해버렸더니 시간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밝히려고 했었던 tmi는~~~ 이거다! 설택영이의 외형 모티브...라고 해야 하나?? 캐디에 영향을 준 캐릭터가 따로 있어. 네이버 웹툰 <합격시켜주세용>의 '바리'라는 캐릭터인데, 짤에 있는 캐가 바로 그 친구! 웹툰 보는 동안 흑장발 포니테일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나도 흑발생머리포니테일남캐 만들래!<< 하고 대략적인 외형 설정을 짠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살이 붙어 지금의 택영이가 됐네. 지금 시점에서는 헤어스타일이랑, 성격에 아주 약-간 비슷한 데가 있다는 것 빼고는 닮은 점은 별로 없지만 말이야. 풀고 보니까 진짜로 tmi구나!!!!!!! 아무튼 그렇다!!!! 웹툰도 재밌으니까 말 나온 김에 추천한다!!!!!
>>174 핫하 내가 쓰러진건 사실 지금의 볼냠을 위해서였다!! 방심하다니 아직 무르구나 첼주~!!! :D (와락 일어나서 신속하게 볼냠!!)()
>>17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재밌는 웹툰은 그냥 캡쳐만 하고 나오기는 애매하지~! :) 티미 아주 땡큐야 땡큐~! 헉 확실히 혹할만했어 역시 장발은 진리이고 묶은머리도 진리입니다 흐흑.. 아무래도 닮은점이 너무 겹치면 조금 애매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지금의 꼉이 개성도 좋으니까 닮은점 별로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 오케이.. 웹툰 추천도 잘 받았다~!
단태는 주양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곱씹는 것처럼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방향을 틀어 고개를 숙여보이며 "모르겠어."하고 무감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게 선비탈 앞에서 보였던 것과 흡사하다못해 똑같았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건지, 설명을 듣지 못한 감정에 대해 이해하기는 턱없이 힘들었다. 나쁘다라는 건 누가 정하는 것이길래?
"나빠야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것 뿐이라면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은 굉장히 효율이 없다고 생각해. 누군가에게 나쁜 이미지가 되고 싶다면 그런 것보다 간단한 방법이 있잖아."
권력과 중심을 잡고 있는 이가 주는 공포와 이유없는 행동의 결과는 어떤 것보다 효과가 좋았다. 공포에 의해 학습되어버렸다고는 해도 그 방법이 누군가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기는 간단하고 명료한 방식일텐데 왜 그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건지 단태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사고 방식이었다. 물론 자신의 방식또한 주양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높은 사람인줄 몰랐다는 주양의 말에 단태는 여전히 눈을 샐쭉하게 뜬 채로 입술을 끌어올려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말장난을 싫어해. 서주양." 나지막한 속삭임에 대한 주단태의 답이었다. 패트로누스 수업에서 불러냈던 짐승이 어금니를 드러내며 소리없는 으르렁거리는 것과 흡사했다.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 포장지를 벗겨본다면 평소와는 달랐지만 누구도 자신과 주양의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볼 일은 없을테니 들킬 염려는 없었다. 이어지는 말들을 들으며 단태는 버릇인 것처럼 암적색 눈을 다른 곳으로 잠깐 돌렸다. 하지만 단태의 행동은 그것과 달랐다. 주양의 뺨을 감싸서 끌어당겼던 차가운 손 중 하나는 주양의 어깨에 얹어지고 다른 손은 목 뒤를 감싸서 고정했을 것이다. 물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에서 고압적인 태도가 엿보였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지껄일거면 그 입은 다무는 게 좋을거야."
강제로 다물게 해버리기 전에. 누구도 먼저 물러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단태는 주양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맞대고 중얼거리다가 히죽- 웃으며 건조하게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