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박으로 대충... '저는 못받아도 되니까 참여한 분들에게는 보상을 윤허해 주십시오!!' 하고 도게자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몽사몽 하던 차에 써서 정확하게 내용은 기억이 안나는데... 막 바로 보상을 줘버린게 아니라 캡틴께 적정선의 보상을 상정해주실것을 부탁드렸지요
묘한 기분이다. 우연히 만나 갖고 놀면 재미 있을(?)법한 꼬마를 발견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엔 그랬을지 몰라도, 이젠 완전히 관계가 역전되어 내가 놀림을 받고 있다니. 이게 사필귀정이라면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면 인과응보인가. 이제와서 뭐라고 하랴. 먼저 장난으로 시작한 내 잘못이지.
그녀의 내 감사에 의한 반응은 자신을 잔뜩 부풀린 허영심 가득한 자랑이었지만, 이젠 그것 조차 그저 피식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 법한 귀여운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비해 나는 어딘가 불만스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분명 처음엔 우위를 점하고 내가 놀리는 쪽이었는데, 지금에 와선 완전히 분위기에 말려버렸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럴리가 없었는데! 다음이 있다면 - 왠지 분명 다음이 있을 거라는 이유 모를 확신과 함께 - 다음에야 말로 지지 않겠노라고 나는 다짐했다.
언젠가 그 허영스런 모습을 벗겨내주마! 라고, 나는 다짐하고 있었다.
"예에, 예.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빡센 곳 아닙니까. 잘 알죠."
이젠 익숙해짐과 함께 귀에 딱지가 앉을 것 같은 자화자찬에 나는 반쯤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그녀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았다. 저 머리카락은 왜 그렇게 뽀송뽀송하고 만지는 느낌이 좋았을까. 가쉬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그런 것이나 생각하고 있었다.
"...재미있었다는 말엔 나도 동의하지. 뭐어, 추태를 보이긴 했지만, 말이지? 다음에는 이런 일 없을테니까 말야! 각오해둬."
그렇게 대답을 하는데, 그녀의 장갑을 끼지 않은 손이 점점 가까워진다. 뭐라도 묻었나? 싶었는데. 묻어있었다. 눈물이 말이지. 그녀는 아직 내 눈에 남아 있었던 눈물을 그녀의 작은 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그것을 말리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부아가 치민 것이었다. 나는 마지막까지 놀리는거냐! 하고 말이다. 나는 홱 하고 오른손으로 그녀의 손을 낚아채어 (눈물기 가득하고 상기된)불만스런 표정으로 몇 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 그 손을 놓아주었다.
"아아 그래 그래. 여러모로 초 일류 엘리트에 바쁘신 몸이란 거겠지."
나는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이제 가라는듯 손사래치며 훠이훠이 하다가, 역시나 도저히 듣고 지나칠 수 없는 말을 들어버린 것이다.
"너어어어 끝까지 날 놀리는..."
나는 그녀의 이마를 검지손가락으로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약한 힘으로 꾸우욱 누르며 말했다.
"언젠가 그 자신만만한 얼굴에서 눈물 쏙 나오게 해주마. 오늘의 나처럼!"
그녀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는건 안다. 그러니까, 내가 오늘 눈물을 터트린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나쁜 방법이 아니라.
...그렇다고 꼭 껴안을 사람이 필요하면 부르라는 말에 부정한건 아니고.
이어 그녀는 뒤돌아 천천히 걸어갔다. 아마 '흐흥.' 하고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겠지? 안 봐도 다 안다고! 으으윽... 왠지 모르게 분한 마음과 부글부글 끓는 뜨거운 감정이 뒤섞이고 있다.
이 감정... 이건...
복수심과 승부욕! 그래. 언젠가 복수하겠다라는 마음 뿐. 분명 그것일 터. 다른 것은, 아니다. 확실하게. 정말로. 그렇게 사라지나 싶었는데 그녀는 갑자기 멈춰서서 뒤돌아보며 말했다. 연주 잘 들었다고. 그리고 나는 곧바로 그녀에게 대답해주었다.
"다음에 또 들려줄게."
언젠가 또 만날 일이 있겠지. 언젠가? 아니, 이 복수심과 승부욕을 그렇게 언젠가라는 가깝지 않은 시간으로 보낼 순 없다. 가까운 시일 내에 복수를 시도해야겠다. 안 그럼 감정이 무뎌질테니까! 벌써부터 울며 매달리는 꼴이 기대되는군! 하하하! 나는 왠지 모를 고양감과 두근거림을 안고 콧노래를 부르며 자리에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