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마─! 하고 벅벅 바가지를 긁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저런 대단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사람한테 그러기에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푸하항. 괜찮아, 괜찮아. 이 위대한 내가 고작 책 하나 못 사 줄까 봐. 정 고마움이 넘쳐흘러서 못 견딜 것 같으면 이 몸에 대한 감사를 마음 속에 품고 살아가면 충분하다구.”
그러면서 우쭐한 표정을 짓는다. 덧붙여,
“게다가…… 좋은 구경도 했고 말이야.”
검지로 눈물에 퉁퉁 부은 그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도끼눈으로 씨익 웃으면서. 애석하게도 릴리의 기억력은 학원도 내에서도 손꼽을 만큼 높은 축에 속했으므로 이 광경을 잊을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자기에게 장난을 건 사람에게, 바로 그 날에 눈물을 쪽 빼 준 것이기도 했다. 말도 안 되게 인상 깊은 상황이지, 이건.
“무엇보다 책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책을 그렇게 깊이 몰입해서 읽는 사람의 품으로 가고 싶은 게 정상 아니겠어? 인간하고 똑같은 거야. 나는 철이 너무 일찍 들어서 책 읽고 운 게 10년은 더 되었거든…….”
눈물을 흘린 것으로 따지면 집에 있었던 그 연금술 도서도 포함이지만, 과한 지식량에 어지럼증으로 토하느라 눈물이 나온 건 치지 않는 게 맞겠지.
"그, 으게 아니라! 사실 지갑을 갖고 나오긴 했는데 지갑에 돈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알바는 하기 귀찮다. 노동, 싫어! 그렇다고 버스킹으로 돈이 잘 벌리냐고 물으면, 가끔다가 끼니 때울 정도로 들어오는게 다라, 솔직히 풍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뭐어 애초에 책을 산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사치지만 이 책은 그만큼 중요했으니까. 실제로 내용도 좋았고. 그리고 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다 눈 앞의 꼬마 아가씨 덕이네. 나는 '이녀석아!' 하고 빼액 소리지를 줄 알고 눈을 질끈 감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그녀는 오히려 대범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왠지 점점 내가 작아지고 눈 앞의 꼬마.. 라고 이제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상대가 크게 느껴진다. 이게 그 작은 거인이가 하는 것일까?
"뭐, 음, 감사 인사정돈 못할 건 없지."
뭔가 지는 기분이 들어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가 책을 사준 형태가 되기도 했고. 하지만, 역시 내키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녀로부터 시선을 피한채로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고, 고마울 수도 있고." 하고 틱틱대듯 대답했다.
"으아아! 역시 너어어!"
다시 머리를 헝크러트리려 두 팔을 크게 들어 위협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방금까지 날 위로해준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심한(그렇게 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장난을 칠 수 있겠는가! 나는 "으그그극..." 하고 화를 삭히는 소리를 내며 팔을 추욱 떨어트렸다. 그녀는 장난스런, 놀리는 시선으로 내 얼굴을 빠아아안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시선에 마땅한 반박이나 반격도 찾지 못한 채 그저 반항적인 시선으로 '지이이이이' 하고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철이 너무 일찍 드셨다 이거지?"
좋아. 목표가 생겼다. 어떤 방법을, 어떤 수를 써서라도.. 울게 해주마! ..어? 아냐, 그게 아냐. 그러니까 좋은 의미로. 가령 이번에 나처럼 책이나, 뭔가 다른 좋은 경험으로 말이지. 나에게 가능한 것은 역시, 음악이려나? 아무튼 이건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자.
"너야말로. 마냥 꼬마 아가씨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흥."
굳이 뒤에 이어질 칭찬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더이상은 그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 그랬다간 또 잔뜩 놀림 받을 테니까! 지금으로선 그녀에게 반격할 힘도 없다.
"청월? 과연."
잘은 모르지만 엘리트들이 많은 학교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각종 재능 있는 학생들이 모여있고, 무엇보다 거의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것으로알고 있다. 나와는 맞지 않는 곳이야. 나는 그녀와 같이 가디언 칩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르미 쥬가인 가쉬. 보통은 가쉬라고 불리우고 있지만, 좋을대로 불러. 학교는 아프란시아 성학교."
방탈출 카페에서 재미있었던게 호러컨셉 들어가서 암호 맞췄더니 피칠갑한 의사가운 입은 호-러틱한 인형이 옷장 안에서 튀어나오더라구요 난 남정네들이 그렇게 하이톤 비명 지르는거 처음들어봤어요 그리고 4명 전원이 쫄아서 의사 인형 건들지도 못하고있다가 가위바위보해서 진 사람이 가운 주머니에서 다음 힌트 꺼내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