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어디보자.....머루, 아니 토순이. 도미니크씨. 그리고 란....풍란이. 이렇게 셋."
요 근래의 기억을 곰곰히 되짚으며 하나 하나 세어보았다. 응, 세명 만났구나. 그러고 보면 토순이 빼고는 가디언넷 닉네임을 잘 모른다. 눈 앞의 소녀도 어쩌면 가디언넷에서 대화를 나눈 상대인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호기심이 솟는다.
"응. 편하게 대해도 괜찮아. 모르가나는 가디언넷.....카톡 닉네임이 있어?"
눈앞의 소녀, 모르가나는 나보다 나이가 어린 모양이다. 하긴 딱봐도 엣되보이는 인상이긴 하다. 물론 우리 세계에선 젊고 어린 외형으로도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고위 존재들이 많으니 속단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헤에....꽤나 카페에 자주 다녀? 잘 아네. 마침 요즘 제철인 딸기 파르페가 상당히 평가가 좋아. 그거랑 블루 에이드를 같이 줄게. 얼마전 개구리 성인이 뿌렸던걸 어레인지한 버전이야."
당당한 걸음걸이와 사양 없는 요구를 보건데, 모르가나는 혹시 자신의 세계에선 높으신 아가씨인게 아닐까? 물론 이쪽이 흔쾌히 대접하겠다는데 망설이거나 쭈뼛거리는 것 보단 저런 태도가 나도 편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서민들이라면 눈치 볼법한 상황에서도 당당하다. 기품이 있다고 할까. 그러나 우리 딸기 파르페는 맛을 100면체를 굴렸을 때 97이 나올 정도로는 맛있는 편이다. 다른 세계의 미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분명 그녀도 좋아할 것이다.
나는 주방에 들려 가볍게 메뉴를 완성하곤, 금새 내왔다. 인기 메뉴기에 손에 익어서 오래 걸릴 것도 없다.
"으음, 음... 사실 고백하자면, 달떡은 내 레시피가 아니라, 어디 항성계 위성 쪽 토끼들 레시피긴 하지만 말야."
나도 건너건너 알고 있는 거고, 응, 가끔 걔네 일 바쁠 때 도와주는 정도지만. 멋쩍게 덧붙였다. 채팅방에서 내내 달떡은 농담이니까! 하고 넘어가려던 게 상황을 무마하려고 한 말이 아닌, 진심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별이고, 걔네는 달토끼고.. 항성과 행성의 차이랄까.. 웅얼웅얼 변명을 늘어놓다가 미안한지 목소리가 조금 기어들어갔다.
"그래도, 그래도 알고 싶으면 알려줄 수 있어. 응, 미안해."
마카롱 얻어먹고 이게 뭐람. 양손에 얼굴 잠깐 푹 묻었다가 고개 들었다. 민망하고 미안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점장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꽤 사려깊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버렸다. 후배를 걱정하는 마음도 들었을까. 자세한 내막을 잘 알지 못하니 함부로 이야기하기는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그, 후배는.. 지금은 괜찮아?"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점장을 나중에 만나게 되면, 꼭 사과해야겠다고.
"분위기 안 어색했어?!?"
나라면 절대 못했을텐데, 응. 진화씨 대단하네. 하고 웃었다.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생각보다.. 으음.. 이런 이야기를 들어버리면 진화 씨 카페를 따로 차리란 말도 못하겠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