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퀘스트(제한, 주의사항 확인 필수): https://www.evernote.com/shard/s662/sh/59db09c1-abb9-4df4-a670-52dd26f63be6/49de0535f7f231ed9b12ba175272cf44
10. 웹박수: https://forms.gle/mss4JWR9VV2ZFqe16
situplay>1596260248>228 17일 00시까지 진행되는 미니이벤트 입니다!
' 건 이 개XX야!!!!!! ' ' 와!!!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곤이 쫓아온다아아!!!! ' ' 저렇게 꾸며지는 건데 취향이 다르면 화를 내는 것도.. 역시 인간은 귀엽구나, 하게 돼! ' ' ...... 사감 중에 정상인은 왜 찾기 힘든거죠...? ' ' 그걸 나에게 물으면 어쩌나. '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칼 교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입학식날 재수없는 표정을 본 것도 있지만 갈수록 들리는 소문들이 그에 대한 불쾌함을 얹어주고 있었다. 수업이 너무 건성이라느니 점수를 너무 막 깎는다느니 등등. 직접 당한 일도 아닌데 왜 듣고만 있어도 미간이 찡그려지는지. 그런 반감을 가진 칼 교수가 맡은 과목이 천문학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그 부탁 따위 하러 갈 일이 없었을 것이다.
양피지와 깃펜, 깔개 한 장을 들고 별이 가장 밝을 시간을 골라 금지된 숲 근처로 간다. 현궁과 가깝다보니 은근히 끼쳐오는 한기가 오싹하다. 최대한 춥지 않으면서 하늘이 잘 보이는 자리에 깔개를 깔고, 위를 보며 드러눕는다. 누가 보면 기행 같겠지만 칼 교수의 요청 때문인지 제지하는 사람은 없는 듯 하다.
가장 별이 많이 뜨고, 가장 별이 밝을 시간의 하늘은 장관 그 자체다. 그녀는 어릴 적 남매들과 함께 밤하늘을 보며 별 보는 법을 배우던 때를 떠올렸다. 그 때도 다같이 누워서 별자리를 짚어보고 별의 의미에 대해서 얘기했었지. 천문학은 셋째인 헬리의 전공이기도 해서, 별을 보며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때는 마냥 행복했다. 행복했었다.
"......"
그 때의 기억과 그녀가 듣고 배운 것들을 떠올리며 별의 움직임을 살폈다. 일일히 적는게 아니라 가만히 지켜보다가 한번 쭉 써내리고, 다시 또 한동안 지켜보다가 한번에 써내리는 식으로. 양피지의 한 페이지를 채울 때까지 관찰을 계속했다.
관찰과 기록을 마친 양피지는 곱게 들고 칼 교수에게로 간다. 문 앞에서 노크를 해 들어오는 것을 허락받고, 조용히 들어간 뒤에는 공손히 인사를 한다. 행동만 보면 칼 교수에게 아무 감정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시선도 살짝 내리깐 채 두 손으로 기록이 담긴 양피지를 들어 칼 교수에게 내민다.
"......"
그대로 잠시 서 있는 모습이 뭔가 할 말이 있어보이지만, 그녀는 단지 결과를 기다릴 뿐. 칼 교수에게서 어떤 말이든 나왔다면 그걸 듣고 다시 인사를 한 뒤 그곳을 나와 제 방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너무 애 취급은 하지말라는 말에 레오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럴거라는 말도, 그러지 않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아쉬운지 입맛을 다시며 탁탁 하고 손을 털었을 뿐이지. 어린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그런 기분이 든다. 무해하고, 순수하다. 아무런 잘못도 없어보이는 아이들. 싸움이라고는 하지 않을것만같은 자신과 정반대의 모습. 레오는 손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목적지 따위는 없이 그냥 발길이 닿는대로 산책하는 기분.
" 이렇게 조그만 아이가 자기라고 부르니까 느낌이 이상해. "
레오는 걷다말고 다시 몸을 쪼그려 앉아 잠시동안 단태를 바라보았다. 작고 여리고 소중하고 무해해. 레오는 이히히, 하고 웃다가 다시 일어서 손을 잡았다.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어 조금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동물로 변하고 난 뒤에는 붕대고 뭐고 전부 새로감아줘야했기 때문에 일단은 다시 병동으로 향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어쩌면 집안내력일지도 모르지. 우리 집은 이런걸 주특기로 삼고있거든. 변신술이라던가 변신마법이라던가. 그래도 내가 알기론 정말 애니마구스가 된 사람은 나 하나 뿐인걸? 어쩌면 전 세계 통틀어서 최연소일지도 모르지~ "
최연소 애니마구스. 그 타이틀 괜찮네. 레오는 또다시 이히히, 하고 웃었다. 염원을 이뤘다는 말에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정식으로 등록하지도 않았고 변신하는것도 제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수도 없이 많은 연습을 거쳐야할때다. 칼 교수님께 부탁드려서 수업을 받고 어느정도 자유로워지면 그 때 마법부에 등록을 하기로. 레오는 그렇게 계획하고 있었다. 몇 걸음을 걷지 않아 레오는 다시 쪼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곤 가만히 바라보았다.
" 되게 작다. 뭐라고할까.. 작고, 여리고, 무해하고.. 또 아무런 잘못도 없어보여. 으으으.. 한 번만 안아보자..! "
하늘의 모양따위 어떻게 되던 관계없다. 솔직히 하기도 싫다. 귀찮고, 지루할 뿐이다. 그럼에도 레오가 나서서 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칼 교수가 애니마구스라는 점과 자신이 최근에 약을 마시고 애니마구스가 되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제대로 변신하는 법을 연습하려면 그 교수님의 도움이 필요했으니까. 레오는 아직 자신이 애니마구스가 되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많아봐야 두 명이다. 칼 교수와 다른 기숙사의 친구 주단태. 레오는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고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열심히 손을 놀렸다.
" 오늘의.. 하늘은.... "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손을 놀리며 꾸역꾸역 양피지 한 장 분량을 채운 레오는 양피지를 돌돌말아 허리춤에 푹 꽂았다. '돌아가자'라는 말과 함께 같이 나온 친구와 자리를 떴다. 아직까지 혼자다니는 것은 영 마음이 불편하다. 어느정도 부상이 회복되어 글씨를 쓰는 것 정도는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 그런데 왜 나랑 같이 가자는거야? ' " ... 그런게 있어. 넌 말해도 몰라. 알고싶지도 않을거고. 자, 헛소리 그만하고 가자. "
교수님을 찾아간 레오는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 번 와봤다고 익숙해졌는지 레오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칼 교수가 어디있는지 찾던 레오는 발견과 동시에 '아, 교수님!' 하고 말하며 다가가선 돌돌말린 양피지를 전달했다.
" 주궁 4학년 레오파르트 로아나입니다. 여기, 부탁하신거요. "
이틀째 찾아오면서 자신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기숙사 등등을 말해주었다. 이 사람하고는 계속해서 붙어있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을 기억해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 양피지를 전달한 레오는 음..음.. 하고 말꼬리를 빙빙 돌리다가 입을 열었다.
" 그, 교수님! 시키신대로 번개치는날 약을 마셨어요. 그리고... 아직 많이 미숙하긴 한데 변신하는 것도 성공했구요. "
혼자서 이 정도면 꽤 나쁘지 않은거아닌가? 레오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 차례 숨을 골랐다. 상대가 생각할 시간이나 말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듯 레오는 바로 뒤이어 자신이 하고싶은 말과 질문을 쏟아냈다.
" 교수님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제대로 변신하고 원래대로 돌아오는 법의 연습방법을 알려주세요! "
지팡이를 쥐기도, 걸음을 걷기에도 자유롭지 못해서 불편한 지경이라, 단태는 걸음을 옮기다가 발치에 채이는 돌멩이 하나를 툭- 하니 걷어차며 레오의 말에 대꾸했다. 걷다말고 다시 쪼그려앉아서 시선을 맞추는 레오를 향해 바로 시선을 주지 않고 다른 곳을 잠깐 바라본 뒤 바로 맞추며 히죽- 웃어보였다. "진짜로 이 나이였을 때는 그런 호칭은 잘 안쓰기는 했지만 말이야~ 달링." 8살짜리가 자기야, 라던가 달링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더 웃기기는 하잖아? 덧붙히는 목소리가 무척 느물느물하고 능청스러워서 그 나이대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는 했을 것이다. 다시 레오의 손 안에 착 들어차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니 새삼, 자신이 이 나이에 이렇게 작았나 싶다.
"스스로를 변신시키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변신시키는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최연소 애니마구스, 라는 말을 듣고 단태가 느물하게 중얼거린 말이었다. 그나저나 칼 교수님이 애니마구스라니, 이건 또 신기한 사실이네. 나중에 칼 교수님에게 여쭤보고는 싶어도 대답해주실지가 걱정이기는 했다. 무슨 동물이시려나, 칼 교수님은. 몇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다시 멈추는 레오 덕분에 단태또한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췄다. 걷다가 멈추고, 걷다가 멈추고. 아무리 신기하다고 해도 너무 멈추는 거 아닌가. 작고 여리고 무해해보인다는 말에 단태가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레오를 바라보고 입을 다문 채 바라보다가 헤죽- 미소를 짓고 잡고 있던 손을 놓은 뒤 레오의 뺨을 양손으로 꾸욱 감싸려했다.
"누가 들으면 달링은 꼭 이런 나이였던 적이 없다는 줄 알겠어? 아무리 작은 아이라도 무조건 전부가 작고 무해하고 여린 건 아닐걸. 달링."
안아보는 건 안돼, 자기한테 안기기라도 하면 진짜~로 기분이 이상할 것 같아. 하고 재잘재잘거리며 단태는 손을 떼어내고 두어번 뜀박질로 거리를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