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녀석은 그냥 어느날 파바박 떠올라서 솜노트 한쪽 아이디어창고에 그적여뒀던 녀석이애오 다른 건 몰라오.
이녀석의 원본은 대ㅑ충 마법소년소녀세계관인데 실험체였다가 마법소년소녀들을 통솔하는 상위존재(특 :인재를 모시는 데 차별이 없음. 마치라잌 성학교 이사장님처럼...)에게 마법소년이 되어 마법의 힘을 얻는 댓가로 인간이 된 녀석이란 애옹. 결국 의념기도 마법소년변신이란 애옹....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치고 나와 대충 침대 받침에 던져둔 옷을 주워입는다. 딱히 어떤 약속도, 일정도 없었다. 애초에 그런걸 잡는 성격도 아니고. 그럴 사람도 마땅히 없고. 오늘은 기타를 들고 나가고 싶은 그런 기분이다. 비가 내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타가 젖고 빨랫감이 늘어날 뿐이다. - 빨래도 잘 돌리지 않지만 말이다. - 나는 마지막으로 후드 재킷을 입고 기타를 등에 맨 채로 밖으로 나왔다. 딱히 어디 가서 뭘 할 계획이 떠오르진 않지만 걷다보면 뭔가가 있겠지. 언제나와 그렇듯이.
다행히 비는 밖으로 나왔을 때보단 조금 잦아들어 '이대로 쓸려 내려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수준은 되었다. 우산을 쓰고 적당히 걷다보니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검은 고양이가 보였다. 식빵자세로 앉아 멍하니 비오는 하늘을 바라보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는 그 녀석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낀 나는 조심히 그녀석이 비를 피하는 처마까지 걸어갔다.
인간에게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는 것인지 내가 그쪽으로 걸어가자 고개를 홱 돌려 나를 한 번 보더니 다시 무시하곤 주위를 둘러본다. 날 무시하는건가?
"야." 나는 고양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석은 홱 하고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보더니 "웨오오오옹." 하는 소리를 내었다. 무슨 뜻이지? 고양이 언어를 몰라 뭐라고 하는진 모르겠다. "안녕?" 나는 인사를 건네었다. 반갑게 손까지 흔들면서 "웨오오오오오오옹." 그녀석은 여전히 알아듣지 못할 말을 했다. 적어도 사람 말로 해줘. 고양이씨. "여기서 뭐해?" 나는 그녀석의 옆에 쭈구려 않아 물었다. 그녀석은 식빵자세에서 발 하나 꿈쩍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뒹굴거리기 시작했다. 무시하는거야?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하는 척이라도 하는게 사람된 도리 아니냐!" 나는 고양이에게 사람됨의 도리 - 사실 나도 지키진 않지만 - 을 설파했지만, 먹히진 않은 것 같다. 좋아. 흥미가 생겼다. 이녀석이 나를 보게 하고 싶다. 나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고 싶다. "야. 내가 기타랑 노래는 좀 할 줄 아는데, 들어볼래?" 나는 고양이씨에게 물었다. 고양이씨는 아무래도 음악쪽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대답조차 해주지 않았다. "좋아. 내 실력으로 나에게 반하게 해주지. 이래봬도 내가 버스킹 하는 날이면 날 보러 찾아오는 귀여운 여학생이..." 있던가? 가끔 관객들중에 예쁘장하게 생긴 애들은 있었는데. "어흠. 아무튼. 좋아. 너에겐 특별히 나의 신곡을 들려주마. 그 누구에게도 들려주지 않는, 약 3초 전에 만들어낸 내 신곡..." 나는 그렇게 말하며 기타를 조율하며 연주할 준비를 마쳤다. "이름하여 냐냐냥!" 야심차게 신곡 이름까지 발표했는데도, 묘님은 관심도 없는 것인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 있다. "후후. 들으면 너도 조금 반응이 달라질걸?"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키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냥. 냐냐냥. 냥. 냐냥. 냥! 냥! 냐냥! 냥... 냐아아아앙... 냥! 냥! 냥!" 고양이의 언어로 노래하면 고양이에게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나의 가사! 나름 깊은 의미와 따듯함을 안고 있는 그런 곡이다. "냐냥.. 우엥.. 웽웽.. 우에에에엥.. 웨에에에오오옹.. 냥... 냐아아아앙..." 그녀석은 나의 연주와 노래에 흥미를 느낀 것인지 다시 식빵 굽는 자세로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바라보았다. 관객의 반응은 나쁘지 않아. 그럼 '나의 세계. The World' 에 빠질 시간이었다. 나는 눈을 감고 피크를 잡은 손에 감정을 실어 기타를 치며, 가사 하나 하나에 마음을 실어 노래했다. "냥! 냐냐냥! 냥!냥!냥! 냐아아아아앙.,.. 냥!!! 냐오오오오옹... 냐오오오... 옹..." 좋아. 이제 클라이막스. "냥...냐냐냥...웨오오오옹...냥...냥냥...냐오오오...냥... 웨옹 웨옹 웨옹!!!" 주위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나를 지독하게도 감싸고 도망칠 틈을 보이지 않는 비의 소리 조차 떨쳐버리고.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기타와, 나의 목소리 뿐인 세계에서. "냐아아아아아아앙!" 연주를 끝마쳤다.
"후우..." 뭔가, 후련한 기분이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아주 잠시동안, 아주 잠시동안이라도 나는... 살아있었는지도 모른다. 조심히 눈을 뜨자 내 눈 앞엔... 응?" "1,2,3..." 나는 세는 것을 그만두었다. 내 주위엔 대략... 적어도 10마리는 넘는 고양이들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뭐야 이거. 단체로 사냥이라도 나온거야?
972이르미 쥬가인 가쉬 - prologue(비가 멈추지 않는 나날),고양이 버스킹
(l.FfG2j.sU)
2021-07-13 (FIRE!) 00:16:05
이르미 쥬가인 가쉬 - 고양이 버스킹(2)
"어어어어. 으으으음."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인 고양이들은 서로 대화를 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에게 뭔가 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니, 정확힌 요구하는건가? 미안하지만 난 돈도 먹을 것도 없다고... 아무튼, 의사소통을 하려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너 혼자가 아니었구나. 나와 같은 신세인줄 알았더니. 친구도 많네." 나는 첫 관객인 검은 고양이에게 말했다. 녀석은 분명 내 연주를 열심히 듣고 있었으면서, 이제서야 그렇지 않은 척을 하려는 것인지 다시 뒹굴거리고 있었다. "원래는 한 곡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오셨으니, 앵콜로 한 곡 더 해야겠네. 그럼 이건 조금 다른... 곡. 일명 냐냐냥 웨오오옹 웨오옹!" 이건 약 2초전에 만들어낸 신곡이라는 것은, 눈 앞의 관객들에겐 비밀로 해두자. 나는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한 번 하고 기타줄 위에 피크를 올렸다. 그러자 방금까지 서로 웨오옹거리며 대화하던 고양이들도 숨을 죽인 듯 조용해졌다.
사람의 인생은 무엇인가. 고양이의 인생은 무엇인가. 인생묘생. 그것을 꿰뚫는 절묘하고도 심오한 노래였다. 내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 되었을지. 연주와 노래에 심취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던 귀가 점점 열리고 바깥 세상의 소음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정확히는, 비 그친 뒤의 잔비가 떨어지는 소리 빼고는. 고양이들은 제각각의 위치에서 식빵자세를 하곤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더이상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는지, 각자 "우오오오오옹." "웨오오오오옹." "가르르르르릉..." 하는 소리를 내며, 나에게 환호해주고 있었다. 그래. 저것은 분명 환호야. 나의 종을 뛰어 넘는 마음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확신하듯, 처음 관객인 검은 고양이는 이제 나에게 다가와 나의 다리에 머리를 부비기 시작했다.
"뭐야 너. 나에게 반한거냐? 나는 암컷 아니면 관심 없다고." 나는 그렇게 말하며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와. 이젠 나 날씨를 바꾸는 힘까지 손에 넣은걸까? 하하." 혼자 장난스런 말을 해본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까. 나의 인생에도, 영원히 그치지 않는 비가 그칠 그런 날이. 혹시 모르지. 오늘과 같이 계속 노래하다보면, 계속 연주하다보면, 계속, 살아가다보면...
"비가 그칠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고양이들도 일어나 각자 갈 곳으로 사라지고, 나에게 머리를 비비던 검은 고양이도 일어나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미안. 난 이 몸뚱아리 하나 가누기도 힘들거든. 언젠가 또 만나자. 거리에서." 나는 고양이에게 작게 손을 흔들었다. 검은 고양이도 내 말을 이해한 것인지, 마치 인사하듯 고개를 천천히 숙이더니 다시 고개를 들었다. "예의 바른 녀석. 잘 살거라." 나는 짓궂게 웃으며 고양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어디로 갈까? 어디든, 이 발이 닿는 곳이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그곳이 내가 있을 곳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