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인사하자마자 보이는 손을 흔드는 은후씨의 모습에 정훈은 마주 손을 흔들며 반겨줍니다. 손에 장갑! 저번에 선물했던 그 장갑이네요!
" 앗 그러고보니 먹을거 생각을 못했었네요! "
하마터면 꽃놀이까지 가서 과일젤리만 먹을 뻔 했다며 은후에게 너스레를 떨며 감사를 표한 정훈은 이어지는 은후씨의 질문에 당연하죠! 라고 대답하면서 브루터메니스에 올라오기 편하게끔 몸을 옆으로 비켜줍니다. 그리고 은후씨가 브루터메니스에 오르자 정훈은 운전석으로 걸어가선 목적지로의 이동을 부탁한 뒤 다시 돌아옵니다.
" 고생이요? "
그렇게 이동을 부탁한 뒤 돌아오자마자 은후씨가 에너지바를 건네주면서 하는 말에 의아하다는 듯 눈을 잠시 동그랗게 뜨다가, 동승자가 차 주인에게 으레 하는 인사이리라 생각하곤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에너지바를 까 한입 베어뭅니다. 달달하니 맛있네요!
그렇게 에너지바를 먹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꺼낼까 생각하는데, 은후씨의 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손이 입가에 올라오는걸 보며 정훈은 눈매를 좁히려다가 그 손에 차고있는 장갑을 보곤 살짝 묘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이어지는 은후씨의 말을 듣고서는 그 웃음이 사라지고 다행이라는 표정이 떠올랐겠지만요.
" 음.. 그렇구나! 사실 혼자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무례하게 행동한건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니까 다행이네! 그럼 편하게 할게 은후야! "
그 말이 끝나고, 아주 작은 소리로 은후야. 은후야. 하며 입 안에서 몇번 되뇌이던 정훈은 은후가 자신을 슬며시 살피는걸 눈치채곤 은후의 눈을 바라보며 웃어보입니다.
실례한게 아니라니 정말 다행이네요!
" 어? 응.. 사복차림으로 존댓말 하는건 좀 그렇지..? "
편하게 라는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보통은 교복보다 사복차림이 편하다고 하니까... 준명이가 했던 말들이 다시 떠오르자 정훈은 은후의 눈을 바라보던 시선을 옆으로 슬그머니 옮기면서 그렇게 대답합니다.
은 농담이고요, 정훈의 의념은 점! 자연스레 정훈의 공격도 정훈의 의념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 에릭의 어깨 위를 스쳐지나가며 홉홉이의 눈에 박힌 강력한 일격에도 에릭에게 전해지는 충격은 이정도 위력의 다른 공격과 비교해서 훨씬 덜합니다! (실제로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일상이니까 넘어가죠!)
반면 화살을 쏘아낸 정훈은 급격히 차오르는 망념과 그에 비례해서 무거워지는 전신을 느끼며 다림에게 말합니다.
" 으으, 내 의견은 망념 감소로 부탁할게.. "
페이즈인지 뭔지.. 저 고블린 녀석 아직 안죽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죽을때까지 계속 활을 당겨야 할 테니까요.
친하다. 친하다…. 두 사람이 완전 친하다고 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친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어찌 되었든, 정훈이 무례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기에 청년은 입가를 가로막은 손가락 사이로 힘 빠진 "네…." 라는 말을 간신히 내뱉었다. 아마, 그러는 와중에도 머릿속으로는 예전에 그에게 했던 것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훈씨는 착하다고.
"아, 타이밍이 애매해서 못 물어본 건데! 정훈씨도 어디 다녀오셨어요? 잠시 집에 갈 일이 있으셨다거나."
평소에도 사복을 잘 입고 다니는 은후와 다르게, 정훈은 늘 교복 차림으로 학원도를 누비니 말이다. 청년은 그제야, 물어보고 싶던 것을 물어보며 손을 내려놓고 편한 자세로 앉았다. 자세와는 다르게, 귀는 정훈의 눈치를 보는 동안 상대가 자신의 이름을 되뇌는 것을 눈치를 챈 덕분에 묘한 부끄러움으로 살짝 빨개져 있었지만.
"깔끔해 보이고 좋아요. 저는…. 예전부터 옷을 왜 그렇게 입냐고 주변에서 그랬거든요. 너무 답답하게 입는다고."
의념 각성자이니, 여름에도 늘 입던 대로 입는다고 해도 덥거나 하진 않았지만…. 단순히 그런 `답답함`을 이야기하는 게 아님을 그 말을 듣는 청년도 잘 알고 있었다.
애답진 않단 이야기겠지. 그래서 염색도 했는데.
비닐봉지를 뒤져 자신 몫의 사탕을 꺼내기 위해 플라스틱 통을 꺼낸다.
"뭐…. 그래도 너무 튀게 입는 것보단 제 스타일대로 입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사실 방금은 깜짝 놀랐어요. 생각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라."
"저랑 비슷하게 비즈니스 캐쥬얼 스타일을 선호하실 줄 알았는데." 하고 덧붙이고선, 딸기우유 맛 사탕을 입에 쏙 집어넣는다. //5
"일단 넣긴 하는데. 셋 중 하나니까 안 걸려도 전 어쩔 수 없어요" 회복이랑 망념감소랑... 아군 방어력 증가를 놓고 빙글빙글 돌립니다. 나와라 회복이나 망념감소! 뭐가 나왔던 간에. 다림이의 버프가 여러분을 감싸고. 다림은 후 하고 한숨을 내뱉으며 그놈의 일어날 일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서 나온 것으로 마무리짓고는 에릭의 회복을 보조하려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갈비뼈를 때려서 맞춘다거나.
2페이즈인 걸 보고는 일단 회복이니까 좀 회복하고요. 라고 말합니다. 사실 1이었으면 기겁했겠지.(아군상태 망함..)(진짜 다이스 다림주 버렸나.
"뒤질 뻔 했다는 게 다행이네요." "진짜 뒤졌으면 말도 못해요." 그렇게 말하면서 저2페이즈를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봅니다. 이런저런 약점은.. 영성과 시력을 강화한 뒤 분석해야 하겠는데. 망념 나 괜찮을까.. 싶으므로 일단은 회복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합니다. 정말 안되면 기도를 해줘야죠.
" 어디 다녀왔다고 해야할까.. 평소처럼 학교랑 부활동 마치고 잠깐 기숙사에 들려서 씻고 오긴 했는데! "
은후의 손으로 가있던 시선이, 손이 내려감과 함께 다시 은후의 눈으로 이동한다. 반대편에서도 눈치채지 못할수가 없을 정도긴 하지만.. 솔직히 신경쓰이는걸 어쩌겠어요! 그래도 장갑이 있으니 괜찮아 라는 생각이 있긴 하지만요.
" 앗 그래? 다행이네! 오랜만에 입고 나온 보람이 있는걸? "
그러니까, 이 옷을 산게 1학년 때였던가? 그 이후로 입어본적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으니까 오랜만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적절하다. 입지 않는 옷이라고 해서 관리를 하지 않은건 아니니까 주름같은건 없겠지만.. 애초에 옷이 몇 벌 없어서 관리가 수월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어지는 은후의 말에 정훈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 나도 예전에 그런 이야기 자주 들었는데.. 중학교때도 매일 교복만 입고 다녔거든! 그래서 주변에서 막 자기가 다 답답하다고 그랬었고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교복이 편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이야기에도 그냥 난처하다는 듯 웃음으로 넘겼었다. 예전의 나는 지금의 나랑은 상당히 달라서, 주변 애들이랑 가벼운 대화를 하는 데에만도 여러모로 신경을 써야 했기에 옷차림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었달까... 아직도 교복만 입는 걸 보면 그런건 핑계고 그냥 천성일지도 모르겠지만.
은후가 플라스틱 통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자, 정훈도 그 안에서 레몬맛 사탕을 하나 꺼내가면서 살짝 흔들어 보입니다. 나도 하나! 라고 살짝 덧붙이면서요.
" 으음, 역시 어울리진 않는건가? " " 비즈니스 캐쥬얼 스타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사복이라면 평소에 네가 입는거하고 비슷하게 입기는 해! "
그렇게 말하면서 레몬맛 사탕을 입 안에 쏙 집어넣은 정훈은 가볍게 발을 구르며 한쪽에 있는 옷장을 열어 그 안을 가리킵니다. 그 안에 있는건 몇벌의 교복들이랑 묘하게 교복 느낌이 나는 간단한 정장 하나!
" 사복으로는 이 옷을 자주 입는편인데 아깐 기숙사에서 갈아입느라 이 옷이 옷장에 없었거든! 꽃놀이니까 지금 입고있는 이런 옷을 입어야 할까 싶은 생각도 있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