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 흐응. 그거 이상하네요... 맥콜만 나오는 자판기라니. 누군가 자판기에 장난을 친 걸지도. "
그거 정말이었구나. 그냥 채팅방에서 농담처럼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맥콜만 나오는 자판기가 있었다니 솔직히 속으로 조금 놀랐을까.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 네 좋아요. 전 맥콜도 크게 상관은 없어서. "
눈을 살짝 빛내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맥콜 캔을 내밀자 조심스럽게 집어든 그는 바로 캔을 따서 홀짝거리기 시작했던가.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는 괜찮다고 생각했던가. 푸념을 늘어놓는 조현을 향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여러 위로하는 말들을 건네다가,
" 정말인가요? 당연히 단게 최고죠. 어린애 입맛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원초적인 행복이라고 해야할까... "
하여튼 단게 진리라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던 그는 조현의 쓰다듬에 기분 좋은 듯 살짝 풀어진 표정을 지었을까. 손에 가볍게 부빗거리면서도 초코쉐이크를 마시려고 했겠지. 한 모금 마신 뒤에는 저도 모르게 조금 더 풀어진 표정을 지었을 거고.
" 제 이름은... 아, 지훈이에요. 한지훈. "
순간 나타난 붉은 글자에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릴 뻔 했다. 이럴 땐 태생적으로 무표정인게 또 좋은 건가... 하아, 제기랄. 그냥 무시해버리고 싶은데 그게 간단히 되지 않네...
함정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도 또한 그냥 무시하기는 어려웠던가.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테이블 위에 붉은 글씨가 적힌 곳을 손으로 가려버리고 무시하려고 했다.
이른 시각, 공방 앞에 전에 보았던 별 모양 로고가 그려진 민트색 상자가 떨어져 있습니다. 전에는 민초 사탕이 들어있었는데... 민트 사탕은 지금도 춘심이의 입안에 들어있지만 민초는 감히 도전하기가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의뭉스런 민트색 상자에 한참 시선을 빼앗겨, 이번에는 다른 물건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서 다시금 상자를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관찰력이 좋은 편이거나, 아니면 지나가는 행인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면, 무언가 곤란한 게 있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이상한 차림의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세계에서 집사복이 아주 흔한 복장이 아니라면요!─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 어쩔 줄 몰라하던 그 사람은 마침 딱 알맞게 나타난 당신을 발견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신이 무언가 반응을 하기 전에 그가 먼저 선수를 치네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안녕하셔유, 훤칠해뵈는 분. 저기, 말씀 좀 여쭙고 싶은 게 있는디......"
미소가 굳어집니다. 말끝을 흐리며 주저합니다. 우물쭈물. 부끄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트롤은 지금 성학교의 부지 안에서 할 일도 없이 산소나 소모하고 있다. 어제의 파란머리 인간의 안내를 따라 성학교라는 곳으로 왔는데, 머물만한 기숙사도 생기고 한 것은 좋았지만... 참고로 이 트롤 여성은 한 눈에 보아도 이질적인 외형을 하고 있었다. 밝은 회색빛 피부에 뾰족한 귀와 검은 머리칼 위로 솟아난 주홍색 뿔. 진청색을 띠는 눈의 공막은 노란색이었고 손톱 또한 그러했다. 딱 보아도 게이트를 넘어온 것 같은 모양새다.
"힝... 에즈 카메라..."
어제 자칭 국왕이라고 하는 인간이 부숴버린 카메라에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다. 카메라만 있으면 엄청나게 영상을 찍어대서 그럽튜브 각을 볼텐데! 떡상각을 놓쳐버린 불쌍한 트롤은 의자에 앉아 한껏 우울함을 뿜어내고 있다. 돈도 없으니 뭘 먹지도 못하고(무전취식이 그렇게 큰 죄라니!) 방에 가서 자기엔 잠도 안 오고...
아마 그 행인의 관찰력이 좋았다면 꽤나 시선이 따가워서라도 지훈에게 말을 걸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저 멀리에서 그를 발견했을 때부터 뚫어져라 시선을 보냈으니까. 특이한 복장을 하고있는 -아무리 아프란시아의 학생이라도 집사복은 눈에 띄었다- 소년이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야 당연하겠지만. 하여튼,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그를 보며 지훈은 꽤나 좋은 인상을 받았는지 호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 응. 괜찮아. 뭐가 물어보고 싶어? "
특이한 말투... 아니, 사투리가 그렇게 특이하지는 않지만. 하여튼. 말투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 갑자기 랑댕이가 우물쭈물하기 시작하자 의아한 시선을 보내더니
" ...학원도에 의류수거함이 있던가.... "
어째서 그런 걸 묻는 거냐고는 차마 말하지 못 하였지. 아니, 사실은 어느정도 이유를 알 것 같았으니까. 저 정장복 때문이겠지 응응.
" 혹시 그 옷 때문이라면, 내 기숙사로 와도 괜찮은데. 갈아입을 옷 정도는 빌려줄 수 있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