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된단는거 알고 있잖아. 레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있었다. 떠지지 않던 왼쪽 눈이 떠지자 레오는 그 와중에도 안심했다. 시력을 잃은게 아니었구나 하는데서 오는 안도감. 안도감이 찾아오려하면 금새 다시 다친 자리가 욱신거리면서 아파왔다.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욱신거리는 것이 참을수가 없다. 차라리 기절하고싶은 느낌. 레오는 이빨을 꽉 깨물었다. 어떻게든 버티자는 생각 뿐이었다.
" 알,지. 너 세상에서 제일 개나쁜년인거 나도 아는데.. "
이 정도로 무력해진건 처음이다. 아니, 오랜만이라고 해야하나. 인간의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계속해서 아파오니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이 된 기분마저 들었다. 어쩌면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몸이 이렇게나 다쳐버려서 뇌에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건지도 모르지. 한 차례 그렇게 비명을 지르고나니 조금은 속이 개운했다.
" 아이씨.. 나 진짜 아프다고.. 진..짜.. 아프다고 나.. "
할 수 있는거라곤 그런것 뿐이었다. 아프다고 말하거나 지금 상태가 어떤지 말하는 것. 그 정도로 무력했다.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앞에서 그걸 다 맞아주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덜 다치고 더 많이 공격할 수 있었던건 아닐까. 그리고 다들 무사히 돌아오기도했고. 그런거라면 나쁘지 않을수도 있지만 문제는 어째서 레오였냐는 것이다. 그런 질문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못참겠으면 움켜쥐라는 말. 평소였다면 레오는 자기를 개밥으로 보는거냐며 때려줬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레오는 손을 들어 주양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남은 손이 한 쪽 뿐이어서 그건 좀 아쉽게 됐다만, 잡을 수 있는 최대한 세게 움켜쥐고 있었다. 확실히 조금 나아지는 기분.
" 너 임페리오 맞은거, 기억 안나지? "
레오는 뭐라도 주제를 돌려야한다고 생각했다. 여기말고 다른곳에 집중할 곳이 있다면 좋을테니까. 별 다른 의미없이 단태에게 한 질문이었다. 앞으로 걸어나와 자기 목을 졸랐던 것. 기억하지 못한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싱거울만큼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을 것이고 기억하고 있다면 팔에 힘좀 기르라고 핀잔을 주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양 쪽 모두 사실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거나, 힘이 약하다고 느꼈다는건 주관적인 것이었으니까. 정말 큰 일이 있었고 목이 졸려 기절할뻔 했었더라도 레오는 '뭐야 별 거 없네' 하고 치부했을 것이다. 레오는 스스로를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강하다고 믿고 싶었는지도. 동시에 그런 말로 안심시키려는 의도마저도 있었다. 나쁜 사람은 못되겠네-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 ...옷 더러워진건 미안하게 됐수다. "
베인 상처가 한 둘이 아닌어서 피칠갑을 한 건 둘째 치더라도 지금도 벌어진 상처에서 피가 바깥 세상을 구경하고 있는걸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꼭 붙어있다보니 본의아니게 다른 사람의 옷까지 핏물을 들게 만들게되었다. '미안하게 됐수다' 하고 말은 했지만 정말로 미안하냐고 묻는다면 레오는 '아니? 하나도 안미안한데?' 하고 말했을 것이다. 지금은 정신을 붙잡고 있기 위해서 무슨 말이던 하고 있는 것이니까. 정신을 잃는다면, 그리고 잠든다면 정말 그걸로 끝인것 쯤은 잘 알고 있었다.
>>474 분명 추종자만 보면 대뜸 관에 넣어보고 싶다 하고...저번 랸이 일상처럼 깔깔 웃기만 하고..어라..맛있..어요..? ((갑자기 혼자 코스요리를 먹는 느낌이에요)) 지금 백정이에 대해서는 situplay>1596260206>260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정 반대라 다행이고..😊
상극..?😳 2p를 보여주나요?((절대 아니에요)) 아니면 새니까...그냥 육지동물? 물고기? 파충류?
단태는 레오가 눈을 뜨는 걸 보고나서야 히죽- 웃음을 지었다. 레오에게 했던 말처럼,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현재 진행형이 되어 있었다. 싫다고 해도. 되돌릴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은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그들은 내 적이였고 내 적의 숨을 끊어놓지 못하더라도 치명상은 입혀야만 했다. 히죽- 웃는 얼굴을 하고 있던 단태가 들려오는 말에는 그 모습 그대로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태클을 걸자면 충분히 걸 수 있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대신 침묵을 택하기로 한 것이였다. "키티가 싫다면 다시 허니버니는 어때? 달링이라던가, 자기야하는 호칭은 이제 식상하지 않아?"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단태는 레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가도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조금이나마 둘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둘이 친한 사이인 줄 몰랐는걸? 자기들~"
둘 다 들으면 어떤 반응이 올지도 모르는 말을 불쑥 내뱉어내고서 주단태의 표정은 제법 뻔뻔스러웠다. 그 반응을 보기도 전 뻔뻔하던 주단태의 표정이 의아스럽게 바뀌었다. 내가? 하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을 꺼낸 레오와 그런 레오를 안아들고 있는 주양을 바라봤다. "그래서 내가 한대 세게 맞은 거였구나?" 그러지 않고서야 현궁의 키가 큰 성별이 남자인 친구가 자신을 때리고 멱살을 잡을리 없으니까. 이제야 비워져 있던 퍼즐이 맞아 떨어지는 기분이다. ”내가 심하게 굴지는 않았지? 달링." 앞뒤의 정황을 보면 자신이 레오의 목을 제대로 조르기 전에 현궁 남자인 친구에게 얻어맞은 것 같은데. 레오를 바라보는 단태의 시선이 지긋했다.
"안불편해 안불편해. 너~무 편해서 탈이야. 허니버니. 그러니까 날 안고 가겠다는 그 마음은 내가 다음에 들어주는 걸로 할게. 알았지? 자기야?"
주양의 등에 매달리듯 기대서 걷던 단태의 대답은 여전히 뻔뻔하리만치 능청스럽고 능글맞았지만 제법 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