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남자의 샤워란건 대체 뭐야! >>461 론론이 걸렸구나! 경쾌한 리듬으로 연주되길 기다려야겠군~ 우리 애가 만사에 의욕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도게자 박고 오겠습니다 ㅠㅠㅠ 자주 나도는편은 아니지만 일단 외출하는 때는 있긴 있어! 가령 직장동료가 휴가 내버렸는데 마침 식재료도 다 떨어졌을 때라던가... (*´﹃`*)
그나저나 에췽 뭐야 에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에칭은 재채기할때도 자기 이름을 부른답니다... 에... 에췽!
>>466 가령 공원이라던가 식료품가게라던가 카페라던가 미술관이라던가 가긴 해! 얘가 잘 안나간다는게 문제지! 생각해보면 공방 바로 앞은 꽤 자주 나올지도...? 혼자 처량하고 애달픈 비련의 여주인공마냥 우수에 찬 눈빛으로 하늘을 보는데 사실 아무생각 없는 것처럼... 🤔 아무튼 그것도 좋겠네! ㅋㅋㅋㅋ 벌써부터 별명이 두개나 생겨버렸어! 에친! 에췽!
방금 웹박수로 들어온 문의 답변할게요. 어스메이트 설정을 물으셨는데 꽤 전문적인 물음이네요. 확실히 룬팩토리 계열에는 룬을 조절하고 다룰 수 있는 힘이 있는 이들인 어스메이트라는 설정이 있긴 한데 사실 이것까지 들어가면 너무 전문적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냥 '룬'이라는 생명력만 존재하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어스메이트라는 설정은 이 스레에는 다루지 않기로 했어요.
사실 거기까지 가면 너무 아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그런 스레가 될 것 같아서. 그래도 룬을 연구하거나 하는 이들은 있을 수 있어요.
밤. 오늘밤은 조용하고, 별이 많고, 환한 밤이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좋은 음악이 들려와 스르르 잠이 들어버릴것만 같은, 아름다운 밤이다. 나는 그런 밤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느닷없이 음악이 들려오지는 않았다. 그러니 내가 직접 음악을 연주한다면 어떨까. 주변에 은은하게 음악을 들려주.... 면 민폐려나? 아무튼. 나는 우쿨렐레를 집어들고서 집을 나섰다.
적당한 언덕으로 가 자리를 잡고서는, 일단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정말 멋진 밤이었다. 하늘이 별로 도배를 한듯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고, 옅게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을 한층 끌어올려주었다. 내가 이런 밤을 사랑한다고 말을 했던가?
5분정도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우쿨렐레를 고쳐잡았다.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손이 천천히 움직여, 내 손에 들린 작은 악기를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튕겨가며 연주를 시작했다.
-
연주가 얼마나 계속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나는 그 연주에 집중하고 있었다. 얼마나 집중했는지 나도 모르게 무게를 줄여 허공을 둥둥 떠다니며 눈을 감은채로 연주하고 있었다. 부드럽게 하늘을 유영하던 몸은 흐르고 흘러서, 어느새 어떤 공방으로 움직였다. 그걸 인지하지 못한 채로 이어나가던 연주는 이윽고 끝을 맞이했고, 연주가 끝나자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 ........? "
그 뒤에 찾아온것은, 연주를 끝냈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 같은 것이 아니었다. 당황감이 파도처럼 마음에 밀려들어왔다.
" ....여기가 어디지? "
허공에 거꾸로 멍하니 떠서 놀란 눈을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조금 바보같았지만, 그런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사실 어스메이트가 들어가게 되면 아무래도 에델 링크라던가 룬 스피너 같은 설정도 나와야할지도 모르고 어스메이트의 힘 자체가 게임에서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 되게 사기적인 능력계열로 묘사가 되고 있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밸런스 문제도 있고요. 사실 설정만 그렇고 게임에선 그냥 주인공을 농노로 만들어야하니 적당히 너는 어스메이트의 자질이 있으니까 오늘부터 이 밭을 갈고 농사일도 해보렴! 이 현실이긴 하지만...
그녀가 밖에서 흘러들어오는 음악소리를 듣게 된것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답니다. 때마침 주문 수량에도 적당히 맞추었고, 잠깐은 숨돌릴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아무리 계절상 봄이라 한들 그녀의 작업실은 위험하면서도 후덥지근했기 때문에 내성은 둘째치고 답답해서라도 잠시 시선을 돌려야 했죠.
접객용 테이블을 손끝으로 살짝 훑으며 서늘한 감각을 만끽하던 도중 문너머에서 들려왔던 소리는 분명 어딘가 모를장소에서 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문틈으로 볼까 하니 전혀 보일만한 각도가 아니였고, 조금은 번거롭긴 했지만 '어차피 바깥바람도 쐬고 싶으니까,'라는 마음에 살짝 문을 열고선 머리만 내놓은 채 주변을 살폈답니다.
허공에 거꾸로, 이건 별로 특별하지 않죠. 평범하게 나는걸 거부하는 존재들이 으레 그래왔듯 늘상 볼수 있는 일들이니까요. 하지만 두리번거리는 행동과 놀란듯한 눈은 누가 봐도 음악소리의 근원이 적어도 이 근방의 지리는 익히지 못했다 납득하기엔 충분했답니다.
"...손님? 은 아닌거 같네."
스스로의 연주에 심취한나머지 미지의 장소로 와버린 당신에게 들릴듯 말듯 중얼거렸던 그녀는 멀리 있는 걸 보듯 살짝 눈가가 움찔거리더니 살며시, 어느정도 거리를 두며 다가갔답니다.
"거꾸로 있으면... 피쏠리니까."
이런 때는 '음악소리가 듣기 좋았다.'라던가 '길을 잃은것 같이 보이는데 무슨 일이냐.'정도로 운을 띄우면 될 것을, 그녀의 안쓰러운 의사소통 능력이 어깃장을 놓았답니다. 담담한 표정만큼이나 목소리도 신랄하게 전해졌지만, 눈만큼은 나름 반짝이고 있었답니다. 한밤 중에 음악가와 만나는건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물론 거꾸로 있는 사람은 더더욱 보기 힘들겠지만,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고립감에 빠져 주변을 멍청하게 두리번걸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걸어왔다고 해야할까, 그냥 정확히 알아듣지 못할 말소리 비스무리한 것이 들려왔기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음악을 연주하느라 흘러나온 음표들이 아직 채 사라지지 않아 그쪽으로 흩어져나가며 서서히 옅어지는것이 보였다.
내가 이곳으로 흘러들어온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었으니 처음 봤다는 것은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만, 그래도 근방을 오고가며 스쳐지나간 옅은 익숙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요컨대, 쌩 초면이라는거지.
" 안녕하세요. 멋진 밤이네요. "
그녀는 인삿말 대신 거꾸로있으면 피가 쏠린다는 말을 했지만, 개의치 않고 인사와 함께 악수를 걸었다. 하지만 거꾸로 떠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서 몸을 곧바로 세워 땅바닥에 다시 발을 디뎠다.
" 괜찮아요. 이 정도는 익숙해서요. "
물론 몸무게를 줄이는 것일 뿐이라 거꾸로 떴을 때 피쏠림은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거의 매일을 이런식으로 연주하다보니 이제는 익숙해져버렸다. 얼굴이 벌게진다던가 하는 꼴사나운 모습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는 예기치 못한 불청객에 당황한 모습 없이, 담담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게 소위 말하는 안전불감증이라는걸까... 내가 정말로 불청객이었다면 큰일날 상황이었을텐데.
" 론도라고해요. 음악가죠.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
이런 멍청한 질문이 다 있나. 내딴에는 종족을 언급한 것이었지만 음악가라는 종족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냥 직업을 묻는 것이리라. 음악가라는 직업이 얼마나 대중적인지를 생각해보면, 종족을 언급하지 않은것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는 금방 알 수 있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