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진 않군요! 그렇다면 아주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룬팩토리의 세계관의 몬스터는 마냥 사납고 위험한 몬스터만이 있는게 아니라 친숙한 생김새의 몬스터들도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게 위 스크린샷에 있는 저 양 모양의 이도 몬스터에요. 그리고 저런 몬스터와 인간의 하프도 존재하고 있어요. 보통 그런 이들은 몬스터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변신이 가능한데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말 그대로 몬스터들은 양처럼 생긴 애, 닭처럼 생긴 애, 소처럼 생긴 애도 있고 이런 이들을 길들여서 알이나 털, 우유를 얻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거 없이 그냥 길들여서 애완동물처럼 기르는 이들도 있고요.
반대로 정말로 사나운.. 이를테면 골렘이라던가, 드래곤 형태라던가 그런 이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몬스터에 대해서 일상에서 내보낼 일이 있으면 자유롭게 디자인해서 내보내도 괜찮아요.
요약하자면 몬스터 중에서 가축처럼 길러지는 이들도 있고, 정말로 위험천만한 몬스터들도 있고 다양하니 길들여서 데리고 다니는 것도 자유고, 사냥하는 것도 자유에요. 디자인은 편하게 해주세요. 원작에 없는 이도 가능해요.
봄의 첫번째 달이 찾아오자 가르드 섬의 전역에 따스한 봄바람이 솔솔 불었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사라지고 여기저기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생명 가득한 계절이 다가왔으나 누군가는 그것을 그렇게 순수하게 즐길 수 없는 법이었다. 이를테면 카시아가 그러했다.
"하면 되잖아요. 하면."
자신의 어머니의 지시에 카시아는 한숨을 작게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 시기가 되면 룬 드래곤의 신전을 청소해야만 했고 신전이 마냥 작은 것만은 아니었기에 꽤 귀찮다는게 그 이유였다. 애초에 혼자서 청소를 하는 것이 힘들기에 같이 청소를 할 이를 몇명 데리고 가서 청소를 하라고 하니 결국 카시아가 향하는 곳은 마을의 게시판이었다.
-봄의 첫번째 10일에 룬 드래곤의 신전 청소를 갑니다. 같이 갈 사람은 당일 아침 10시에 여기에 모여주세요. -봉사 활동이 아니라 촌장님이 시급 챙겨줍니다. -소망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으니 공물을 바칠 이는 공물도 가져오세요 -잡화점 주인 카시아
가볍게 의뢰를 하듯 글을 올리면서 카시아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뒤돈 후에 앞으로 걸어갔다. 과연 얼마나 응하고 몇이나 모이게 될지.
>>34 딱 8시에 시작해서 자정에 끝나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아. 물론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아도 크게 지장은 없어요. 어쨌든 이 스레의 메인은 일상이니까요. 그냥 자잘한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도가 될 거예요! 몬스터를 잡아야 할 때도 크게 필요는 없을 거예요. 몬스터도 그냥 창작용으로 자유롭게 만드셔도 되니까요. 그 부분을 너무 깊게 파고 들어가면 안돼요. 너무 힘들어요. 이 스레 장벽이 너무 세져요.
>>35 그렇군요! 그렇다면 >>25의 몬스터 관련 소개 정도는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마냥 사납고 위험한 몬스터만이 있는게 아니라 애완동물처럼 기르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실제 게임에서도 잘 길들이면 집에 데려가서 키울 수도 있고 그렇기도 하고요.
>>38 매주 고렇습니다, 취소 변경 불가능...😅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래도 일요일은 비어있습니다! 아, 그 점은 다행이네요. 사실 몬스터를 처음부터 창작하는게 더 귀찮아서 일부는 좀 참고할까 했었거든요, 데이터가 있으면? 아무튼 깊게 파고들 일은 없으니 걱정 마세요:)
>>49 저도 보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이런 우연도 다 있구나 싶을 정도로? 그런데 확실히 해변이나 생명수는 핫플레이스이긴 할테니까요. 그래도 섬 사람들에게는 매번 보는 풍경이라 어쩌면 별 감흥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네! 그러면 그냥 가볍게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친구 정도로 설정해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츤데레 기질이 있는 카시아라서 마냥 친절하게 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다른 이들보다는 오카리나 연주라던가를 들려줄 가능성은 높을지도 모르겠네요!
>>53 세멜레도 카시아의 틱틱거리는 부분은 잘 알아서 그냥 담백하게 대할 것 같아요. "그러냐? 알았다~" 식? 가끔 심하지 않은 선에서 농담이나 장난을 걸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별개로 생크림을 좋아하는 걸 굳이 부정하는 건 왜일까 의아하게 여기는 건 있을 것 같네요! 그러면 여기서 더 추가할 게 있을까요?
"어차피 피크타임도 지났어요. 이제 저녁까지는 손님 와봤자 두 세명 정도만 오겠죠. 오늘 점심시간에 사람 너무 몰려서 고생하셨는데, 먼저 가서 쉬세요."
"그렇다면..수고하십쇼, 사장님. 먼저 가볼게요."
자신과 같이 일하던 직원을 먼저 퇴근시키고, 레오넬은 사용한 머그컵들을 설거지를 한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설거지가 일주일 정도 일해보니 점점 익숙해지고, 음료 레시피도 다 외웠다. 다행스럽게도 나보다 카페에 더 능숙한 직원이 나에게 일을 하나하나 알려주어서 금방 적응을 할 수 있었다.
"......"
손님도 없고, 직원도 없는 한적한 분위기의 카페. 레오넬은 바깥 테라스의 흡연석에 앉아 담배를 피며 바다를 구경하기 시작했다.가르드섬 밖의 육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저 푸른바다가 가르드섬에서는 일상이라는 것에 감탄하며 연기를 뱉었다.
"손 씻어야지."
레오넬은 손에서 나는 담배냄새를 지우기 위해 다시 안으로 들어가 손을 닦기 시작했다. 손을 다 닦았을 쯤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타이밍도 참 좋네.
투덜투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카시아는 자신의 잡화점을 나와 길거리를 걸었다. 그가 향하고 있는 것은 얼마 전에 섬에 새로 들어온 이가 열었다는 카페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가게는 자신이 잠시 봐줄테니 어머니와 자신이 먹을 커피를 부탁했고 김에 인사를 하고 오라는 말이 있었기에 카시아는 그것을 이행하는 중이었다. 괜히 투덜거리지만 그래도 새로 왔다는 이가 어떤 이인지 궁금한 것은 있었기에 그것으로 합리화를 하며 카시아는 목적지인 카페에 들어섰다.
카페 안에 제법 많은 수의 손님이 있는 것에 장사가 잘되는구나 정도로 생각을 하며 카시아는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는 자신보다 키가 큰 사내가 서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니 아마 섬에 새로 온 이가 아닐까 생각을 하며 카시아는 잠시 메뉴를 바라보다 그에게 이야기했다.
"라떼 세 잔이요. 하나는 휘핑 크림 많이요."
자신이 먹을 것은 휘핑 크림을 특별히 많이 주문하며 카시아는 곧 그를 바라보았다. 근육이 장난 아니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카시아는 그에게 추가적으로 말했다.
"섬 생활 잘 지내고 있어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궁금해하셔서. 그러니까 촌장이에요. 우리 어머니."
"그래요? 섬생활 불편한거 있으면 얘기해요. 제가 아니라 어머니에게. 저에게 말해도 제가 특별히 뭘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그래도 뭐, 할 수 있는 거라면 바쁘지 않다는 조건 하에 도와줄 수는 있긴 한데 그래도 어머니가 조금 더 힘이 있기도 하고. 아. 몰라. 그냥 적당히 눈치껏. 오케이?"
말을 마치며 카시아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긁적였다. 다정다감하게 이야기하면 참 좋겠지만 그의 심성은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사납거나 차가운 것은 아니었으나 뭔가 괜히 이렇게 곱지 않은 말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계산을 안해도 좋다는 그 말에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이 카시아는 그를 바라보면서 손을 휘저었다.
"아, 아뇨. 아뇨. 그건 안되죠. 당신도 장사하는 이잖아요? 이런건 돈 계산을 확실하게 해야 하는데. 저도 저기 잡화점을 운영해서 알거든요? 공짜로 주는게 마냥 공짜가 아니라는 거."
생각도 못한 행동과 말에 그는 정말로 크게 당황했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다가 잠시 생각을 하던 그는 이야기했다.
"정 돈을 안 받겠다면 나중에 잡화점에 찾아와요. 합당한 가격에 맞는 거, 서비스로 못 줄 것도 없으니까. ...말했어요. 분명히. 나중에 못 들었다 하지 말아요."
일단 앉으라고 하니 그는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미 한바탕 손님이 지나간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 많다고 생각을 하며 그는 레오넬에게 넌지시 말을 걸었다.
"뭐하다가 이 섬까지 왔어요? 이 섬에서 오는 외부인들은 관광객들이 많으니까. 그러니까 조금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레오넬, 그의 얼굴과 매치되는 짧고 간결한 대답이었다. 카시아는 자신의 말투에 대해 작은 한숨을 쉬는 반면에 레오넬은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도, 거슬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어릴 때의 자신보다는 젠틀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계산을 안 해도 된다는 말에 괜찮다고 하는 카시아였지만, 레오넬은 딱히 아랑곳 하지 않았다.
"알아요. 그래서 오늘만 계산 안 해도 되는 거예요. 내일부터는 확실하게 받을 거니깐."
당황한 카시아의 모습을 봤지만, 담담하게 라떼를 만들며 말하는 레오넬이었다.
"좋아요. 이름이 뭐죠? 저는 레오넬 파레드입니다만."
나중에 잡화상에 갈 때, 서로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 오늘의 일을 기억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에 서로 통성명을 하려고 하는 레오넬이었다.
"왜 왔는지는 개인적으로 아직은 알려주기 그래요. 뭐하다가 왔냐면, 원래 육지에서 육군 간부로 복무하다가 전역했어요. 한 10년 정도."
>>73 이 느낌이 말이죠. 제 생각엔 아마 신경치료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그래도 전날 잘 때 이가 아파서 깼다거나 그러진 않았고 지금도 막 아파서 발을 동동 굴릴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딱히 뜨거운 것을 먹어도 이가 아프거나 하지도 않고. 하지만 치과의 특성상 분명히 신경치료를 권할 것 같은데. 사실 치과가 무섭진 않아서 받아야한다면 당당하게 받을 수 있긴 한데 제 지갑은 무섭다고 하네요. (눈물)
"장사 잘 되나보네요. 내일부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딱히 부럽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고요."
말은 그렇게 하나 부러운 것이 없진 않았는지 카시아는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가 다시 밀어넣었다. 물론 그렇다고 손님이 많이 오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으나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으로서는 역시 어느 정도 손님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하며 카시아는 괜히 테이블을 오른손 검지로 톡톡 쳤다.
"카시아."
레오넬이라는 이름을 듣고 자신의 이름을 묻자 카시아는 굳이 군말을 더 덧붙이지 않고 그냥 무심한 어조로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오카리나를 살짝 만지지만 굳이 꺼내진 않으면서 두 손을 털털 털어낸 후, 그는 의자에 제대로 등을 받치고 앉았다. 육지에서 육군 간부로 전역했다는 말에 그의 시선이 자연히 그의 근육으로 향했다. 군인이었다면 확실히. 그렇게 납득하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려주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굳이 남의 이야기 막 캐내는 이는 아니라서. 말해주고 싶으면 말해주고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딱히 궁금한 것은... 아니기도 하고."
말은 그렇게 하나 누가 봐도 궁금한 눈치였다. 허나 애써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는 말을 좀 더 중얼거린 후 카시아는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다가 살며시 하나를 물었다.
사실 레오넬이 공략을 잘 해내서 장사가 잘 되는 것은 맞았다. 하지만 자기 입으로 자신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젊은 친구한테 자기네 가게가 장사가 잘 된다고 하면 무언가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아서 그냥저냥이라고 한 것이었다.
"카시아, 기억해두죠."
카시아, 나이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청년. 아마 나와 비슷한 엘프와 인간의 혼혈일 것으로 추정되며, 촌장의 아들이다. 말투나 목소리 톤은 다소 툴툴거리는 걸로 들릴 수 있으나, 저 청년이 뱉는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면 그저 살짝 틱틱대는 성격이지 나쁜성격은 아니라고 추측을 했다.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라떼들을 거의 만들어가는 중에 섬을 얼마나 둘러봤냐는 질문에 대답을 했다.
"서쪽하고 이 남쪽만 둘러봤구요. 북쪽의 신전은 안 가봤습니다."
북쪽의 신전..들어는 봤지만 가보지는 않았다. 몇 마디의 대화가 오가고 라떼들이 다 만들어졌는지 포장을 하며 카시아에게 받아가라고 말하였다.
"그럼 북쪽에도 가봐요.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섬의 중심에 있는 나무도 볼만해요. 일단은 신수 취급이라서 잘못 건들면 난리가 나지만."
특히 어머니가 알면... 그 이상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카시아는 으으- 소리를 내면서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잡고 부르르 떨었다. 아무래도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르고 신목에 상처를 줬다던가, 혹은 멋대로 놀이터처럼 이용하려고 했다던가. 어느 쪽이건 성스러운 나무에 할 행동은 아니었다.
곧 라떼가 만들어지자 받아가라고 하는 말에 카시아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확실하게 물건을 확인했다. 라떼 3개. 그 중 하나는 휘핑 크림 가득. 제대로 된 것을 느끼면서 그는 휘핑 크림이 있는 것은 따로 빼낸 후에 다른 포장된 두 라떼는 한 손으로 들어올렸다.
"잘 먹을게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도 잘 전해줄거고요. 뭐, 맛이 마음에 들면 다음에 또 올게요. 그래도 여기에 왔는데 한번씩은 사줘야하는거고, 그렇게 장사 하는 사람끼리 서로 돕고 돕는거고."
괜히 핑계거리를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답답해보일지도 모르나, 그 또한 그의 성정이었다. 이어 그는 가만히 잔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면서 중얼거리듯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까먹고 캡틴한테 못 물어본 게 있다...! 시트에 보면 은호네 집에는 일 봐주는 사람이 한 명 있어. 집안일 뿐 아니라 장을 보거나, 은호가 밖에 나가봐야 하는 일이 있으면 따라 나가던가 하는 식인데 그렇다보니 밖에 나가는 일도 꽤 잦아. 아마 종종 일상에서 언급된다던가, 이 모브가 참여형 이벤트에 은호를 끌고 가는 식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괜찮을까? 물론 모브 이상의 비중이나 역할이 있지는 않도록 조절할거야! 다만 은호가 참여형 캐릭터가 아니어서 이걸 보완해주기 위해 만든 모브이다 보니 섬에서도 이 모브가 자주 보인다던가, 은호가 이 모브랑 붙어있는 모습이 흔하다던가, 이런 느낌이 될 것 같거든. 혹시 이런 모브가 있어도 괜찮을까? 아니라면 조금 수정하려고!
>>110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도 있고, 주문을 외우는 것도 있다고 보면 좋아요. 다만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서 쓰는 것은 주문을 외워서 쓰는 것보다는 조금 열화된, 그러니까 좀 위력이 약화된 대신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는 느낌이고 주문은 좀 전문적으로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114 찔러봐도 될까? :3 참 위에 보니까 카시아가 섬에서 나고 자랐다고 되어있는데, 은호가 섬에 정착한지는 10여년 정도가 될 것 같거든. 그래서 가끔 은호네 시종이 카시아네 잡화점에 들르던가, 은호 본인이랑 마주치기도 했을 것 같은데 가벼운 선관이 있어도 괜찮을까?
>>115 찔러주는건 얼마든지 환영이에요! 그리고 10년 정도면 아마 모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은호네 시종이 잡화점에 들리거나 했다면 카시아 쪽에선 은호보다는 그 시종이 좀 더 눈에 익고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은호에 대해서는 높은 신분의 아가씨 정도로 인식하고 뭔가 말을 할 때 괜히 어색하게나마 예의를 더 차리는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혹시 은호주 쪽에서는 생각하시는 선관이 있으실까요? 혹은 은호가 카시아를 어떻게 생각할 것 같냐라던가.
>>116 대부분은 시종만 보낼테고, 간간히 둘이 같이 잡화점에 들러서 은호가 시종에게 뭔가를 사서 쥐여준다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고네. 시종은 혼자 온다면 친화력이 좋긴 하지만 어쨌건 할 일만 하고 돌아가니까 오래 살았음에도 은호나 시종이나 카시아랑 친한 편은 아니었겠다. 그저 오랜 시간동안 종종 봐서 얼굴이 익숙한 느낌이려나? 캡틴 말대로 카시아 눈에 더 익은 건 시종이긴 하겠지만. 아마 예의를 차린다면 은호는 좋아할거야. 꼰대니까... 😂 뭐 억지로 다가가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귀여운 마을 아이 정도로 생각할 것 같기는 해! 잡화점 같은데서 만나면 어린애 취급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네.
>>117 그렇다면 너무 깊게 잡을 필요는 없이 지금 생각하는 감정대로 잡아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은호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오늘은 무슨 일로 나왔대? 라는 느낌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조금 어색하게 느끼는 이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일상을 돌리다보면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요!
날이 좋았다. 먹구름 하나 끼어있지 않고 쾌청한 날씨였다. 이런 날에는 어린 시종이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그 존재의 소매를 붙잡고 밖에 나가자며 찡찡 거리곤 하였는데, 오늘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은호님~! 날도 이리 좋은데, 집안에만 계실 거예요?" "그리도 나가고 싶으면 홀로 가면 되지 않느냐." "그치만 혼자 가긴 싫은걸요! 심심하단 말이예요!"
백색의 토끼 귀가 머리 위에서 하염없이 쫑긋거렸다. 잠시를 시종과 실랑이 하던 그것은 졌다는 듯, 한숨을 내쉴 수 밖엔 없었다. 그래, 날도 좋으니 마실이나 나가지. 단정한 옷으로 갖춰입은 그 존재는 백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직은 앳되어 보이는 시종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신난 표정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시종은 우렁차게 은호를 부르며 한 잡화점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잡화점 내부까지 시종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크게 들릴 지경이었다.
"은호님! 나온 김에 잡화점이나 들러요!" "알았으니 소리를 낮추거라." "네~"
시종은 반갑다는 듯이 잡화점 내의 사람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곤, 금새 조용히 잡화점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 시종을 뒤따라 여유로운 걸음으로 잡화점에 발을 들인 그 존재는, 잡화점에서 일을 하고 있을 하프 엘프를 바라보며 가벼이 목례를 해보였다. 그것은 조곤한 목소리로 사과했다.
"소란을 피워서 미안하네."
# 일단 은호를 끌고 나오려고 시종이 같이 오긴 했는데 이제부턴 조용히 잡화점 내부만 둘러보고 있을 것 같으니 안심해도 돼! 은호가 중점적으로 얘기를 나눌테니까 :3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손님이 없어 팔짱을 끼고 꾸벅꾸벅 졸고 있던 카시아의 눈이 번뜩 떠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 벌떡 앉아있던 의자에 일어나니 막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조금 벙찐 표정으로 누군지를 인식하며 카시아는 덩달아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섬에 사는 키 큰 아가씨의 시종. 이름이..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하는 도중, 생각도 못한 어쩌면 꽤 오랜만에 보는 얼굴에 카시아는 순간적으로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 아팠다.
"아. 아. 안녕하세요."
목례를 하는 그 모습에 카시아 역시 빠르게 허겁지겁 목례를 했다. 이 아가씨가 여긴 또 무슨 일이래? 꿈은 아닌데. 그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고개를 든 카시아는 잡화점 내부를 바라보는 시종을 가만히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은호를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키가 컸기에 자연히 고개를 정말로 살짝 들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이렇게 왔어요? 맨날 일하는 이만 보내면서.. 아무튼 뭐 찾는 물건이라도 있어요?"
일단 천천히 둘러보라는 듯, 카시아는 벌떡 일어나는 와중에 뒤로 넘어졌던 의자를 세웠다. 그리고 괜히 고개를 돌리면서 이야기했다.
"따, 딱히 그런 말은 안했잖아요. 그리고 그렇다고 쳐도 이상할 거 없잖아요. 평소에 잘 안 보이기도 하고."
물론 잡화점을 하고 있는 이상, 휴일이 아니면 마을을 편하게 돌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녀보다는 그녀의 시종인 저 설화라는 이를 더 많이 본 것은 사실이었기에 카시아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는 듯이 괜히 자신의 말을 합리화했다.
막 일으킨 의자를 체크하는 척, 괜히 오른손으로 잡아 흔들거리지만 딱히 앉거나 하진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손님이 왔는데 의자에 앉아있긴 조금 애매했으니까. 관광객들의 눈에 보여서 좋을 것도 없었고. 그렇기에 그는 확실하게 의자를 카운터 책상 안 쪽으로 밀어넣고 가만히 몸을 왼쪽으로 꺾어 깍지를 낀 후에 앞으로 쭉 내밀다가 손을 아래로 내렸다.
"아니야. 지진이 있었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의자가 갑자기 툭 하고 넘어질리가 없잖아요. 못 느꼈을 뿐이지. 지진이 있었을거야."
방금 전 졸다가 화들짝 깬 것 때문에 의자가 뒤로 넘어간 것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이 둘의 말에 괜히 그렇게 대답을 하다 은호의 말에 카시아는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딱히 폐를 끼치거나 하진 않아요. 오히려 착실하게 일을 잘 하는 것 같던데. 물론 당신이 사는 집에선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잡화점에서는 확실하게 이것저것 잘 챙기기도 해서 저렇게 열심히 하는 애도 있구나 싶고. ...뭐, 지금도 혼자 심심할까 싶어서 데리고 나온 거 아니에요?"
물론 그 속마음은 알 길이 없었으나, 떼를 썼다는 그 말에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하며 그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피곤하다는 말에 괜히 반응을 하며 카시아는 툴툴거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은호의 시선을 회피했다. 그것은 명백한 고집이었고 자신이 방금 전까지 졸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마음가짐이기도 했다. 절대로 피곤한 것이 아님을 중요한 사항인 것처럼 일부러 강조하며 카시아는 곧 카운터에 올라온 머리끈을 바라봤다.
"안목 좋으시네요. 얼마전에 새로 들어온 건데. 누가 사가나 했더니, 이렇게 나가네. 두 개 합쳐서 3300G지만... 서비스. 3000G."
300G를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깎아주며 카시아는 사겠냐는 눈빛을 그 시종에게 보냈다. 그러다 곧 은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의 시선이 자연히 다시 은호에게 향했다. 토끼는 외로움을... 확실히 그런 어구는 들어 본 적이 있었다. 허나...
"애초에 토끼만이 아니라 용이나 다른 이들도 다 비슷하지 않아요? 일단 엘프도 혼자 살고 외로움을 느끼면 죽을 것 같은데. 그리고... 칭찬은 고맙게 받아둘게요. 딱히 그런 거 거절하고 싶진 않아서."
물론 정말로 착실하냐고 물으면 그건 카시아도 조금 자신이 없었다. 일단 자신의 부모님이 물려준 가게니 일을 하고 있긴 하나, 정말로 사명감에 빠져서 일을 하냐면 그건 또 아니었으니까. 이어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 그녀에게 물었다.
"봄의 10일에 룬 드래곤의 신전에 갈 거예요? 아니. 뭐 당신보다는 시종이 올 것 같기도 한데. 일단은 청소고 말이에요."
"물건을 나를 일이 있으면 생각해볼게요. 어디까지나 생각만. 정말로 불렀다간 진짜 노려볼 것 같거든요."
상당히 당황하는 듯한 네에?! 라는 목소리에 카시아는 아주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자신이라도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어느 정도 설화의 마음에 공감을 하며 카시아는 웃음쇨를 줄이려고 했다. 웃지 말란 법은 없지만, 그래도 계속 웃기에는 또 뭔가 분하다는 마음이었다. 물론 그건 이유 모를 분함이었기에 스스로도 참 우스울 노릇이었다.
"토끼도 의외로 억세다고요. 마을 밖에서 토끼 몬스터를 만나면 앞니를 내밀고.. 아. 수인과 몬스터는 다른가. 아무튼 둘 다 온다는거죠? 당일 가서 말 바꾸지 마요. 진짜 바꾸지 마요. 그 신전, 혼자 청소하기 넓으니까. 그리고... 제가 공고를 냈는데 제가 안가면 어머니에게 무슨 말을 들을 줄 알고요. 다른 건 몰라도 매년 그 청소만큼은 꼭 해야한다고 하는데."
말 끝을 흐리며 카시아는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가 바라보는 방향결로 쭈욱 나아가면 산을 오를 수 있고, 그 산을 다 오르면 바로 거기에 신전이 있었다. 올해는 또 어떻게 청소를 해야하나. 괜히 투덜투덜. 들리지도 않을 혼잣말을 하면서 카시아는 가만히 깍지를 낀 후에 쭈욱 위로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당신을 모시는 신전 같은 거 있으면 어떨 것 같아요? 저라면 이런 걸 왜 만드나 싶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룬 드래곤도 신전이 사실은 필요없지 않을까......는 안되겠죠? 역시? 아. 그건 그렇고 아까 깍지는 절대 피곤해서 그런 거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요! 그냥, 그냥 몸풀기에요! 몸풀기! 조금 있다가 짐 날라야하니."
순간 몸을 움찔하며 괜히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그는 팔짱을 낀 후에 괜히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시선으 슬그머니 회피했다.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괜히 큰 목소리로 항변을 하지만 그녀가 말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카시아의 얼굴은 살짝 붉게 물들었다. 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애초에 신전이 마을에 있다면 또 모를까. 산 정상에 있으니 청소를 하겠다고 짐을 들고 등산을 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괜히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면서 오른발을 톡톡 땅에 찍으면서 시선을 회피하던 그는 애써 헛기침 소리를 냈다.
"변명 아니거든요? 오해할까 싶어서 말하는 거거든요? 나 참."
허나 결국 솔직하지 못하게 괜히 그렇게 항변을 하면서 그는 돌아갈 채비를 하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문뜩 한 가지를 떠올리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니 기회가 된다면 전에 새로 생긴 카페가 있는데 거기로 가봐요. 거기 라떼 맛 괜찮더라고요. 무엇보다... 그쪽 주인이 용인이었던가. 그렇게 들은 것 같은데."
자신도 어머니에게 그렇게 들었을 뿐이라고 말 끝을 흐리며 그는 카페가 있는 방향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카운터 밖으로 나와 진열대로 간 후에 물건을 아주 살짝 정리를 한 후 그녀를 돌아봤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고요. 그래도 잡화점이고, 마을에서 가장 이름이 있으니. 나름 노력은 하려고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물려준 거기도 하고."
시트스레 보고 궁금해진건데, 그럼 오크나 드워프같은 인간형 인외들은 몬스터인건가요, 아니면 사람(넓은 범주의 인격체)으로 취급되나요? 그리고 몬스터로 분류되긴 하는? 인외주민들은 몬스터가 가축이 되거나 사냥당하거나 도축되거나... 그런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인권운동이 일어나거나, 종족간 전쟁으로 번져서 전쟁나기 딱 좋지 않나 싶어서요. (물론 그런 내용은 안 나올 것 같지만)
>>167 안녕하세요! 세멜레주! 사실 이에 대해서는 뭐라고 해야할까. 원작 기준에선 오크는 몬스터로 취급되고 드워프는 따로 종족으로서 주민으로서 살아가기도 하고 그래요. 하지만 그런 기준을 제가 하나하나 다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여기서는 짐승처럼 이성이 존재하지 않느냐 혹은 일반적인 이성이 있느냐로 구분을 하려고 해요. 그러니까 이성이 있으면 인격체로 구분하는 느낌으로요.
그에 따라서 몬스터는 말 그대로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사실 반인반수를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실수인데 시트스레에서도 쓴 것처럼 인격체이자 주민으로서 받아들일 생각이에요.
여담인데 룬팩토리 3라는 작품에서는 실제 그런 갈등이 일어나요. 거기서는 어떻게 잘 대화하고 교류를 하면서 해결되는 식이었지만 아마 이 스레에선 그 정도로 시리어스하게 가진 않을 것 같아요. 그냥 평화롭게 그 분위기를 따서 일상스레를 즐겨보자 분위기로 한 거기도 하니까요.
>>171 원작의 기준은 되게 애매모호하네요, 옛날 게임이라서 그런가? 반인반수라면 네코미미 이누미미같은 계열 말고 늑대인간이라거나, 퍼리같은 계열도 인격체(또는 사람)로 취급되는 게 맞을까요? 이성이 있거나, 혹은 야생동물 비슷한 상태가 되어도 어떻게 제어할 수는 있다거나 하면요.
>>177 섬 밖의 세계관까지 확대를 하자면 종족간의 갈등이나 박해가 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 이를테면 몬스터와의 하프라던가 말이에요. 다만 거기까지 제가 진행을 하고 보여줄 순 없기 때문에 하모니아 마을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로, 다양한 종족들이 평화롭게 조화를 이뤄서 살아간다는 컨셉으로 갈 생각이에요. 확실하게 기준을 잡아서 이성이 있다면 반인반수건 퍼리건, 하다 못해 몬스터와의 하프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184 시종이 있으니까 아마 없지 않으려나? 물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 어쩌면 시종이 할 수 없는 일이 생겨나기도 하고 그럴지도 모르지만! 여튼 나는 은호가 이용해도 하지 않아도 별로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찬성이야~ 다른 사람들 의견도 들어봐야 하겠지만 일상 소재로 추가된다면 재밌을 것 같으니까 :3
일단 세멜레주와 은호주의 생각은 잘 들었어요! 일단 나중에 이벤트를 할 때 사람들이 오면 그때 전체적으로 의견을 들어볼게요! 그런데 확실한건 안 해도 크게 지장은 없어요! 진짜로! 그냥 어디까지나 일상 소재로서 활용하자 정도라서요. 사실 카시아도 의뢰는 거의 안 붙일 것 같거든요.
카시아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속상한_사람을_달래는_방법 - 자상하게 말을 잘 못하는 카시아는 툴툴거리면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자리를 비우고는 잡화점에서 맛있는 간식거리를 주면서 이거나 먹고 기운 좀 내라고 툴툴거리지 않을까 싶네요. 혹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안다면 그것을 주문해서 도착하면 선물해준다던가.
자캐의_길치력은 - 평소에 가지 않은 곳은 생각보다 꽤 헤메는 편이에요. 좀 심하게요. 그래서 나름대로 카시아는 워프 마법의 일종인 이스케이프* 를 사용할 때가 많아요. (이스케이프 - 룬팩토리에 나오는 마법의 일종으로서 등록한 곳으로 자신을 이동시키는 일종의 워프 계열의 마법) (물론 원작 마법을 안 따라도 되니 마법을 쓰고 싶으신 분. 자유롭게 창작을 해도 무방해요!)
자캐의_전애인_유형
카시아:........ 카시아:아니. 그렇게 봐도 이야기해줄 거 없는데요. 장사 방해 말고 저리 가요. 훠이훠이.
>>208 경계라. 확실히 기억이 안 나는 존재가 오랜만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조금 이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요! 카시아라면 멍한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보다가 기억하려고 노력하다가 기억이 안 나면 시선을 회피하면서 입을 꾹 다물고 괜히 오른발로 땅을 콕콕 찍어댈 것 같네요.
>>209 룬팩토리 4 재밌죠. 사실 3부터 뭔가 점점 재밌어지지만요! 그렇다면 시트를 기다리겠어요!
>>214 아인 : 저는 이 곳에 오기 전에 계속해서 여행을 했고, 몬스터와 구분하기 힘든 종족을 본 적도 꽤 있어요. 그러니 당신과 같은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없죠. 하지만 그와 별개로 좀 거리를 둬 주실래요? 이에 대해서는 부디 이해해주시기 바랄게요. 거미는 좀, 달갑지 않아서요. ....누구나 자고 일어났을 때 입안에 뭔가 있어서 비몽사몽간에 씹었더니 그게 털이 수북한 거미였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면 트라우마가 생길 거에요....
봄의 10일이 되었다. 카시아가 마을의 게시판에 달아뒀던 룬 드래곤의 신전에 몇이나 청소를 하러 갈진 카시아도 알 길이 없었다. 허나 누군가는 왔겠지라고 생각을 하며 카시아는 마을의 게시판으로 향했다. 시간은 9시 50분. 만약 게시판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면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면서 정말로 가벼운 인사를 했을 것이다.
"어. 그러니까 지금 여기에 있는 이들, 모두 룬드래곤의 신전 청소 가는 거 맞죠?"
일단 확인을 해보려는 듯, 그렇게 그는 되물었다. 만약 그런 것이 아니라면 강제로 데려갈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일단 눈으로 확인을 하면서, 그 답을 들으려는 듯, 카시아는 그곳에 모여있는 이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체크했다. 만약 참여하려는 이가 있다면 곧 카시아는 짐덩이 안에서 주문서를 하나씩 나눠줬을 것이다.
"이스케이프* 주문서에요. 사용방법은 그냥 주문만 외우면 되니까 그렇게 어렵지 않을거고. ...신전이 일단 산 정상에 있으니까 청소 다 끝나고 돌아오기 귀찮잖아요. 아니. 뭐 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는 그럴 수 있으니까. 주문을 외우면 이곳으로 바로 돌아올 수 있어요. ...뭐 일단 질문사항 있어요?"
이스케이프 주문서의 사용법을 간단하게 알려주면서 카시아는 혹시 질문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이스케이프 - 룬 팩토리 시리즈에 나오는 주문으로서 등록한 장소로 자동 워프시켜주는 일종의 워프 마법
노아는 마을의 게시판에 붙어있는 룬드래곤의 신전 청소에 꼭 참여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꽃집으로 돌아갔다가 자체휴업한다고 적어놓고 약속 시간에 마을의 게시판 앞으로 나가 신전를 할 준비를 하며 기다린다.그러게 기다리던 중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고 얼마 안있어 카시아가 와 손을 흔들며 가볍게 인사하였다.노아는 그것을 보고 자신도 가볍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한다.
"안녕하세요.일단 저는 청소하려고 왔어요."
가볍게 대답하고는 카시아가 눈으로 체크하는것을 쳐다보고는 카시아가 나눠주는 주문서를 받는다.
도서관 문을 닫고 팻말을 돌리면서 에키드나는 중얼거렸다. 신전을 청소하는거면 높은곳까지 쉽게 올라가는 본인이 꽤 도움이 될거란 생각에 지원하려 하지만......역시 사람들과 같이 무언가를 하는건 아직도 껄끄럽다. 그래도 그걸 극복하려고 마을에 온거니 도움 될만한건 많이 참여해야겠지
"이럴 때 질문 좀 해주면 얼마나 좋아요. 아니. 뭐 없다면 없는대로 어쩔 수 없긴 한데. 그리고 안 늦었어요."
괜히 투덜거리는 목소리를 내며 카시아는 청소도구들을 하나둘 주섬주섬 들어올렸다. 다른 이들에게도 몇 개를 들어주는 것을 부탁하며 가자라는 말과 함께 카시아는 북쪽 지역으로 향했다. 마을에 오래 산 이들은 잘 알겠지만 목적지는 북쪽 지역에 있는 산 정상에 있었기에 산을 오르는 것은 필수불가결이었다.
"온지 얼마 안 된 이도 있으니까 이야기하는건데, 몬스터들이 일단 살고 있는 곳이니까 그.. 다른 길로 가진 마세요. 괜히 모았는데 다친 이가 생기면, 잠자리 안 좋아지니까."
그러니까 자신이 가는 길만 잘 따라오면 별 문제가 없다는 듯 이야기를 하며 카시아는 천천히 산길을 올랐다. 산길은 등산하기 딱 좋은 경사로 이뤄져있었다. 허나 운동을 평소에 하지 않았다면 오르면서 조금 숨이 찼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다리가 아플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것을 걱정해서인지 앞장서는 카시아의 발걸음이 그렇게 빠르진 않았다.
"저기 오른편 보이죠? 저쪽으로 가면 다른 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옛날엔 화산이라고 하더라고요. 덧붙여서 플레어 골렘이라는 몬스터의 영역이기도 하니까 가급적이면 혼자서는 가지 말고 갈거면 자경대 멤버들을 꼭 동원해서 가세요. ...뭐, 일단은 먼저 건들지 않으면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는 골렘인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고."
중간에 보이는 샛길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을 마친 카시아는 다시 앞으로 천천히 향했다. 그 상태에서 넌지시 물었다.
하지만 질문거리가 없는 걸. 사실 질문이랄 것도 마음 먹으면 서너 시간이고 할 수 있지만 시간낭비이고, 정말 유의해야 될 사항이면 질문도 하기 전에 저 촌장님네 아들이 먼저 말해줬겠지. 그래서 나는 딱히 질문거리가 없다는 거지.
"알겠습니다."
이런저런 몬스터들과 10년을 가까이 싸워왔다. 나는 군인이었기에 제국에게 해가 되는 몬스터라면 토벌을 해야 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딱히 싸울 필요가 없는 상황이면 몬스터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가장 최고의 선택이다.
그렇게 카시아를 따라 산을 올랐다. 산을 좋아하진 않지만 지겹도록 오르곤 했다. 그래서 이런 산은 나에게 꽤나 익숙했다. 하지만 아무리 정해진 길대로 오르고 있다고 해도 몬스터가 서식하는 산이기에 마냥 긴장을 푼 채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플레어 골렘...알겠습니다."
플레어 골렘, 사관학교에서 몬스터학을 수강할 때 아주 잠시나마 스쳐지나가며 배운 몬스터다. 카시아의 말대로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렇게 해가 되는 몬스터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군인으로서 저 몬스터를 마주해도 토벌 우선순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적어도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저 골렘도 우리에게 딱히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불편한 건 없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것이 당연하게 있을 수 있지만, 레오넬은 어디를 가도 적응을 하는 사람이었기에 이런저런 불편함을 잘 느끼진 않았다.
자원봉사자들 앞에서 인솔하는 푸른 머리칼의 엘프.....맞던가? 여튼, 미소년의 퉁명스러운 설명을 들으며 에키드나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올라갈 일이 없던 산길이라 천천히 발걸을을 뻗으면서, 상대적으로 큰 하반신이 주변에 안 닿도록 따라간다.
"보통 소설에선 그런말을 하면 꼭 만나더라고요......현실은 다르다지만요."
나지막히 대답 하며 같이 봉사하러온 사람들을 둘러본다. 둘 다 남성에, 한명은 어디 전장에서 진득하게 굴렀다 온건가 싶은 다부진 느낌이고, 다른 한명은 정 반대로 여자로 보일정도로 곱상한 느낌. 어쩨 이렇게 정 반대의 느낌이 나는 두 사람이 여기 온걸까 싶은 생각을 하는 에키드나이다.
전반적으로 불편한 것이 없다는 말에 카시아는 나중에 어머니에게 잘 전해주겠다는 짧은 말을 남기면서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하지만 역시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는지 플레어 골렘이 있다는 그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앞을 바라보며 카시아는 입을 열었다.
"...뭐, 일단 여기서 태어났고 자랐으니까요."
섬에서 오래 지내면 싫어도 알게 된다는 목소리를 내며 완전히 답을 마치며 카시아는 다시 산길을 올랐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신전으로 향하는 길까지 몬스터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설사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는 없었을지도 모르나 불필요한 전투가 없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을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정상에 도착했다면 꽤 높은 위치임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걸어서 약 2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이며 그 산길을 계속해서 올랐으니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었다. 섬의 전체적인 모습은 물론이며, 저 너머 푸른 바다가 환하게 펼쳐져있음을 알 수 있었을테고 만약 동쪽을 봤다면 뭔가 시끌벅적한 숲의 분위기를 눈에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무가 살짝 흔들리는 느낌. 뭔가 분주한 느낌. 허나 여기서는 크게 보이지 않았고 그 위치는 몬스터들의 영역이었기에 카시아에게 물어도 굳이 뭐라고 대답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목적지인 신전의 문을 열자 그렇게 더럽진 않으나 어느 정도의 먼지가 구석구석에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전 안은 총 3개의 방이 있었는데 맨 앞으로 가면 룬 드래곤의 조각상이 놓여있는 제단이 있는 방이었고 왼쪽에 있는 방은 가볍게 쉴 수 있는 휴게실과 화장실, 그리고 오른쪽 방은 가볍게 뭔가를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취사실이 있었다. 어느 쪽도 비슷하게 먼지가 있었으나 그렇게 더럽진 않아 노력하면 어떻게 금방 끝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도착한 신전은 생각보단 깨끗한 편이였다. 아직 조명을 덜 들어온건지, 아님 신전이라 내부가 어둡게 지어졌는진 모르겠지만 어둡다고 느낀 에키드나는 선글라스를 벗고 주변을 둘러본다. 귀로는 사람들의 또각거리는 발소리가 신전 안을 은은하게 채우는게 들리고, 눈으로는 정 중앙의 룬 드래곤 석상을 기준으로 쉼터와 취사실로 통하는 문이 대칭을 이루듯 열려있는게 보인다.
두 시간 반 가량 동안 산을 올랐다. 꽤나 높은 산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중간에 몬스터가 출몰하지는 않았다. 청소를 마치고 이스케이프 주문서를 쓰며 집결지로 돌아갈 것이니깐 몬스터를 마주칠 확률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완벽히 0%는 아니고, 신전 근처에 몬스터가 없으란 법은 없잖아.
몬스터를 마주칠 확률을 계산하고서야 눈에 보인 것은 산꼭대기에서 볼 수 있는 가르드섬의 전망이었다. 내가 살아온 육지랑은 다른 분위기인 섬.. 그렇다고 육지가 나쁘다는 건 아니고. 전망은 여기가 훨씬 예쁘다고. 관광객이 많은 이유가 있네. 하지만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동쪽에서 유독 나무가 흔들린다. 바람에 의한 것이었으면 다른 곳도 흔들려야 되는데..
"......"
몬스터일 확률이 없다는 건 아니다. 몬스터가 나뭇잎들 사이에 숨겨져 있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녀석은 저 밑 나무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 조건..특히나 지성이 발달한 녀석이라면 우리 모두 패턴이 파악되어서 한 큐에 정리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방지할 방법은?
"빨리 하고 갑시다."
녀석이 우리의 행동을 완전히 파악하기 이전에 빨리 청소를 끝내고 가버리는 거지. 명백한 몬스터 출몰지라서 직접 접근하기도 그렇고, 여기서 기다려서 싸울 수도 없잖아. 혹여나 몬스터가 아니고 그냥 세게 분 바람이었으면 시간을 낭비한 거나 마찬가지고. 그래서 내가 판단한 최적의 선택은 일어나지 모를 싸움을 하기 전에 그냥 우리가 빨리 끝내고 가버리는 거다.
>>259 "아니요. 그냥 먼지나 털고 좀 바닥이나 닦아주세요. 그 정도면 될 것 같은데."
그녀의 말에 카시아는 그렇게 대답했고 자신은 밖을 정리하려는 듯, 밖으로 걸어나갔다. 아무튼 그녀가 왼쪽 방으로 들어갔으면 커다란 침대와 가볍게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 그리고 옆으로 이어지는 1인용 화장실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그렇게 더럽혀지진 않았으나 천장이나 바닥, 책상에 어느 정도 먼지가 묻어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아주 잘 보면 침대 바닥 밑에 뭔가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꺼낼지는 에키드나의 자유였다.
>>260 가운데로 들어가면 대리석으로 만든 거대한 크기의 룬 드래곤 조각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을 것이다. 날개가 두 쌍씩 해서 총 4개가 달려있고, 온 몸에 보석 같은 뭔가가 박혀있는 형태의 그 드래곤은 하늘을 향해 크게 괴성을 지르고 있는 모양새였다. 꼬리가 상당히 길었으며, 몸의 중심에는 R처럼 보이는 문양이 새겨져 있는 둥그런 뭔가가 박혀 있었다.
조각상은 크게 더러워지진 않았으나 제단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었다. 허나 그 먼지 한 가운데, 정확히는 제단 한 가운데 누군가의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누군가가 최근 이곳에 지나가서 그것을 만진 것일까.
뒤이어 제단 뒤에서 다람쥐 모양의 몬스터가 뿅하고 튀어나왔다. 딱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았으나 다람쥐 몬스터는 근처에 있는, 마치 누군가가 제물로 바친 것 같은 바구니 안의 과일로 다가갔고 그것을 집으려 했다. 어떻게 할지는 개인의 자유였다.
>>262 오른쪽으로 향하면 4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식탁이 있었을 것이고 가볍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조리실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 위도 역시 먼지가 어느정도 쌓여있었으니 청소가 필요했다. 일단 조금 더 둘아보면 허리까지 오는 정도의 크기의 몬스터가 근처에 있는 식재료들을 넣어둔, 냉장 마법이 걸려있는 간이 냉장고를 열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쫓아낼 것인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도와줄 것인지는 개인의 자유였을 것이다.
/10시 15분까지 반응 주세요! 짝수 번호는 물건과 관련된 것, 홀수 번호는 몬스터와의 조우에요!
노아는 오른쪽방인 취사실로 들어가 청소할 준비를 한다.일단 행주를 들고 식탁부터 닦기 시작했고 다 닦은 후에는 냉장고로 가보았다.거기에는 허리까지 오는 정도의 양처럼 생긴 몬스터가 있었다.노아는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말을 걸어보고 얌전히 있으면 청소를 끝낸후 집으로 데려가 먹을것을 줄것이고 날뛰다면 일단 잡아서 묶어놓고 그후 어떻게 할지 고민하자라고 생각하며 양처럼 생긴 몬스터에게 다가간다.
카시아의 대답에 에키드나는 말 없이 눈썹을 으쓱 올리곤 걸레 하나 더 챙기면서 방에 들어갔다. 방문에는 휴게실이라고 나무팻말에 적혀있지만, 휴게실보단 숙직실이나 손님방에 어울릴듯한 인테리어였다. 침대에 한 두 사람이 앉을만한 의자와 책상, 그리고 한명정도 들어갈만한 작은 화장실 까지......
"......일단 한대 피우면서 해볼까?"
벗은 선글라스를 셔츠 앞주머니에 끼워넣고, 잎담배에 불을 붙인 뒤에 먼지털이를 들고 청소를 시작한다. 방 아래쪽은 거의 안 건드려도 될정도로 먼지가 없다보니, 천장이나 전등 틈에 쌓인 먼지제거를 위해 천장에 매달려 마치 거기가 바닥인 마냥 돌아다니는 에키드나를 누가 보면 거미 몬스터로 보일거다. 먼지를 다 털어내고, 향초가 섞인 담배연기가 방안에 퍼질때쯤이였을까? 천장에 매달려 책장 위에 놓아둔 걸레를 집으려던 에키드나의 눈에 이상한 끄트머리가 침대 아래에 삐죽 튀어나온게 보인다.
"......흐음"
누가 신전에서 몰래 불건전한 잡지책 놓고 돌려보는건가 싶은 생각을 하며 에키드나는 그 물건을 꺼내기 위해 손을 뻗어서 잡았다
양 모양의 몬스터에게 노아가 말을 걸자 양 모양의 몬스터는 무해한 표정으로 노아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다시 돌아보면서 냉장고 문을 열려는 듯 끙끙 두 손에 힘을 주었으나 조금도 열리지 않는 것 같아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이것을 열어달라는 듯 양 모양의 몬스터는 아무런 말 없이 노아를 다시 올려다봤다.
분명히 이 안에 있을 식재료들은 신전에 보관하고 있을 것일테고 함부로 주면 안될지도 모를 것이었다. 하지만 작은 과일 같은 것이 있으면 하나 정도는 줘도 되지 않을까? 물론 그에 대한 판단은 노아의 몫이었다.
"뀨우우..."
>>279 손바닥 자국에는 딱히 지문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 지문이 존재하지 않는 종족의 것인지, 아니면 장갑 같은 것으로 지문을 막고 있는 것인지. 한가지 확실한 건 제단 위를 잘 보면 글자가 적혀있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낡아서 잘 보이지 않았으나 확실하게 보이는 것, 정확히는 손바닥 자국이 찍혀있는 부분에 '...문이 열리며, 생명을 부여하는자, 다시 떠오른다' 라는 문구가 남아있었다는 것이었다.
한편 다람쥐 몬스터는 대추야자를 아주 가볍게 받아들었다. 그것을 꼬옥 안으면서 레오넬을 바라보던 다람쥐 몬스터는 구석으로 뛰어가더니 저 편에 떨어져있던 은색 펜던트를 줏어서 내밀었다.
군인으로서 복역하고 일을 했던 그라면 그 안에 화상을 막을 수 있는 마법이 걸려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281 침대 아래를 확인한 에키드나의 손에 잡히는 것은 책 모양의 무언가였다. 검은색 표지로 덮여있는 그 책을 한 페이지 열어보면 이 섬의 지도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동쪽 지역, 서쪽 지역, 남쪽 지역, 북쪽 지역. 총 4개의 특정 포인트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고, 가운데. 생명수가 있을법한 장소에 별표가 있었다.
그 뒷페이지는 모조리 찢겨져 있었기 때문에 내용을 확인할 순 없었다. 한가지 확실한건 최근 누군가가 찢어간 것 같은 흔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나마 첫페이지의 찢기지 않는 부분에 보이는 글자가 있었는데 '가디..' 라는 단어였다. 그 뒤에는 뭔가가 더 있었지만 그것이 뭔지를 확인하긴 힘들어보였다.
무언가 표지에 적혀있으면 모를까, 멀리서 봤으면 그림자로 착각할만큼 검은색으로 덮힌 책이 침대 밑에서 튀어나오자 에키드나는 즉시 천장에서 내려와 자리잡고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뒷부분이 거의 다 날아가서 안쪽은 너덜너덜한 그 책을 펼치자, 가르드섬과 똑같이 생긴 그림과, 그 그림의 네 귀퉁이로 그려진 원형 표시, 그리고 중앙에 나무가 그려져 있는 페이지가 눈에 들어온다.
"보물지도라도 되는건가......아니면......가디...."
이 그림이 나타내는게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찟어진쪽에 적힌 글로 봐선....무언가 수호하는것에 관한 책인가 싶은 생각이 에키드나의 머릿속에서 짜집기로 떠오른다. 일단 이 책에 마법과 관련된 처리가 됬는지 확인하는게 급선무란 생각에, 에키드나는 방을 나와서 카시아를 찾으려고 한다.
노아의 말에 양 모양의 몬스터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어 가만히 바라보다 먼지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신의 털을 이용해서 청소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노아가 자신을 쫓아내지 않은 것에 고마움을 표하는 모양이었다.
다람쥐 모양의 몬스터는 얌전히 레오넬에게 붙잡혔고 레오넬이 내보내주는 것을 기다렸다. 제단의 먼지를 다 털어냈어도 역시 특별히 더 보이는 글씨는 없었다. 아무래도 오래 되었기에 지금 와서 읽기에는 조금 힘들어보였다. 과연 그 안에 쓰여있는 내용의 전문은 무엇이었던 것일까?
한편 에키드나가 카시아에게 책에 대해서 물었으면 막 밖의 청소를 끝낸 카시아는 관심을 보이면서 그 책을 확인했을 것이다. 허나 잘은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면서 이야기했다.
"일단 이런건 아버지가 잘 파악해서. 저에게 주시겠어요? ...뭐, 싫으면 말고요."
자신은 별 상관없다는 듯이 무심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조금 흥미가 있었는지 카시아의 눈빛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한편, 어느 정도 청소가 마무리되자 카시아는 신전 안으로 들어간 후에 모두를 불렀고 가운데 제단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했다. 가운데 방으로 들어갔으면 우선 카시아가 무릎을 꿇고 조각상 앞에서 잠시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뭐, 정말로 룬 드래곤이 있을지는 둘째치고 일단 여기에 올 때마다 기도를 하거든요. 이렇게 기도를 하면서 소망을 부탁하고 제물을 바치면 이뤄진다는 말도 있고..."
자신의 가게에서 같이 일할 이가 오게 해주세요 라는 소망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으며 카시아는 제단 위에 미리 챙겨온 것으로 보이는 애플파이를 공물로 올렸다. 이어 그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노아는 동의하는듯 고개를 끄덕이는 몬스터에 털을 쓰다듬어주려고 손을 뻗었는데 그전에 몬스터가 자신의 털로 청소를 도와주는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청소를 하다가 카시아가 부르는 소리에 몬스터를 데리고 방을 나간다.그후 몬스터는 제단이 있는 방밖에 있어달라고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엔 카시아가 무릎을 꿇고 조각상에 기도를 하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음......책이 역사쪽 관련 내용인거 같으니, 저보단 그쪽이 더 잘 알거 같네요. 여기요"
관심없다는듯한 말투지만 카시아의 눈빛은 책에서 떨어지지 않는게 보인다. 뭔가 뺏기는 느낌에 조금 주저하지만, 이걸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도서관에 있는 책들론 이걸 완전히 해석하는건 힘들다는건 에키드나 본인이 잘 알고 있다. 그럴바엔 일단 이 사람한테 주고 나중에 알아보러 가는게 좋을거란 생각에 카시아에게 검은표지의 책을 건내준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재단 앞에 서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드래곤과 다르게 2쌍의 날개가 크게 펼쳐진채,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모습의 석상. 이왕 온김에 에키드나는 담배 하나를 다시 꺼내서 공물인 마냥 앞에 내려놓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양 모양의 몬스터. 정확한 이름은 '모코모코'를 데리고 있는 노아의 모습에 카시아는 살짝 당황했지만 그래도 저 몬스터 정도라면 크게 위협적이진 않고, 오히려 애완동물처럼 기르는 이도 많으니 그는 별 말을 더 하진 않았다. 신전이 어지럽히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을 살짝 할 뿐이었다.
"손자국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일단 어머니에게 보고를 하겠다고 카시아는 이야기를 했고 그는 기도를 하는 이가 기도를 하고 소망을 부탁하는 이가 소망을 빌고, 공물을 올리는 것을 마지막까지 확인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신전 전체를 둘러본 후,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며 카시아는 신전 밖으로 걸어나왔다.
"다들 청소한다고 수고했어요. 일단 손자국과 책은 저희 부모님에게 이야기할게요. 뭐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아무튼요. ...의뢰 시급은 나중에 각자에게 보내줄게요. 그럼 이제 돌아가요. 이스케이프로 돌아갈 이는 돌아가고, 직접 가고 싶은 이는 가고요. 전 이스케이프로 갈 거니까."
절대 귀찮은 것이 아니고 보고를 하기 위함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카시아는 이스케이프 주문을 크게 외쳤다. 이어 그의 몸은 네 줄기 빛이 되어 사라졌고 그 빛은 마을 쪽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그런 원리로 사라지는 모양이었다.
남은 이들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개개인의 자유였다. 허나, 돌아가기 전 동쪽 숲이 있는 곳을 바라본다면 새들이 빠르게 하늘 높게 날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몬스터들끼리 싸움이라도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적어도 여기서는 보기 힘들어보였다.
/이렇게 1번째 가벼운 이벤트를 끝낼게요! 차후 있을지도 모르는 사건에 대한 떡밥도 살짝 뿌려보면서! 다들 수고했어요!
캡-하! 글쿤! 그럼 적당히 참여했었다는 걸로 해야겠다 :3 그러고보니 말 나온김에 궁금해진건데 마법으로 감기 같은 질병을 치유하는 것도 가능해? 그리고 주문을 외우거나 마법 지팡이를 사용한다 했던 것 같은데, 해리포터의 윙 가르디움 레비오우사-!! 같이 특정한 마법을 사용하려면 특정한 주문을 외우는 식인걸까?
가벼운 정도라면 마법으로 치유도 가능하겠지만 좀 크거나 심각한 상태라던가 그런 것은 전문 의사에게 가서 진료를 받고 그에 합당한 치료를 받아야해요! 그리고 특정한 주문을 외우는 것이 맞아요! 예를 들자면 간단한 불꽃을 발사하는 것은 마법 지팡이를 흔드는 것으로 가능하지만 불폭풍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주문을 외워야 발동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간단한 마법은 지팡이를 가볍게 흔드는 것만으로 사용 가능하나 정말로 강력한 마법이나 전문적인 마법은 주문이 따로 있는 것으로 말이에요!
아하 이해했어 고마워~ 사실 나무위키를 가볍게 훑어봤는데 기재가 안 되어 있는 건지 내가 놓친 건지 마법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있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 :3 귀찮게 해서 미안하지만 한가지만 더 물어보자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나뉘어져 있을까? 체질 같은 선천적인 요소로 마법의 사용 여부나 위력이 달라진다던가 해서 주문을 알고 있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없거나, 혹은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 위력이 강력하지 않다던가, 하는 느낌으로.
정말로 원작으로 가자면 마법 지팡이는 마법 하나밖에 쓸 수 없어요. 이를테면 파이어볼만 날릴 수 있는 지팡이라던가, 얼음 송곳을 날리는 지팡이라던가. 그리고 전문적인 공격 마법은 따로 주문서를 팔고 기술로서 쓰는 거거든요. 그리고 마법 자체는 누구나 다 쓸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 위력이나 전문성은 많이 연마하고 기술을 갈고 닦은 이일수록 더 강해지는 식이에요. 그러니까 선천적인 요소보다는 후천적인 요소. 노력과 연마, 실력 등으로 그 위력이 강해진다고 하면 될 것 같네요!
이 섬이 아름답다는 건 상당히 널리 알려진 이야기일 것이다. 하루 두 번 배가 들어오는 관광섬. 서로 다른 종족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어떤 의미로는 이상향. 내가 이 섬, 이 마을(의 근처)에 자리를 잡은 것은 이런 요소들이 겹쳐서 나타난 운명 비스므리한 것이다. 자칭 서른이라는 열다섯 짜리 박식한 꼬맹이가 평온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의외로 그리 많지는 않았다. 둥그랗고 커다란 안경이 흘러내려 치켜올리고, 케인으로 바닥을 짚으며 걸었다. 오늘은 수업이 있던 날이다. 교사 자격 같은 건 없지만 지식은 있고, 이 마을에서 내가 그럭저럭 해줄 수 있는 일이었다. 물론 내가 가르치는 것 하나하나 찾아보면 나보다 훨씬 잘해줄 수 있는 사람은 이 마을에도 있다(대표적으로 악기 가게를 운영중인 음악가 청년). 그래도 나 역시 헛산 것은 아니라 아는 것도 알려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도 숙지해두고 있었다. 의외로 평판은 좋은 듯 하니 나도 기뻤다. 다음 수업에 대해 조금 고민하며 걸어갈 무렵 멀지 않은 곳에서 음악소리가 들렸다. 관악기? 아, 오카리나? 재질, 혹은 제작 방식에 따라 음색이 다양해지기에 확신하긴 힘들지만 아마 오카리나인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잠깐 보고 웃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아직 그리 어둡지 않다. 잠깐 다른 곳에 들렀다 가는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집에서 기다릴 레피가 떠오르지만 똑똑한 아이니까 내 걱정은 안할 것이다.
소리가 나는 곳은 해변가였다.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흘러가는 오카리나의 음색이 썩 듣기 좋았다. 소리의 시작 부근에서 보인 건 연한 푸른 머리카락의 엘프, 음 아니. 하프엘프였다. 본 적 있는 사람이었다. 종종 들르는 잡화점의 주인이니 모르기가 힘들었다. 말을 걸까 싶었지만 소리가 끊기는 것도 원치 않았기에 가만히 있었다. 아마 금방 눈치챌 것이라 생각했다.
도자기 재질로 된 푸른색 오카리나에서는 맑고 시원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푸른 바다가 철썩이는 것에 맞춰 시원시원한 음색이 만들어낸 것은 푸른 바다였다. 눈앞의 맑고 푸른 바다를 연상시킬 정도로 시원하고 철썩이는 기운을 오카리나로 연주하는 카시아는 눈을 감고 음색에 집중했다.
오늘은 잡화점을 하루 쉬는 날이었다. 아무리 잡화점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일주일 내내 가게를 열 순 없었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은 쉬었다. 물론 그 외에 정말로 쉬고 싶을 땐 자신의 아버지에게 부탁을 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크게 불편함을 느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애초에 자신의 잡화점 말고 다른 잡화점도 있었으니, 사람들이 항상 자신의 가게로만 몰리는 것은 또 아니었으니까.
마지막까지 연주에 집중하다 음을 끊고서 카시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허나 그 순간 살짝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얼굴에 그는 순간적으로 몸을 멈칫했다. 들은걸까? 들은거겠지?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는 괜히 빤히 그를 바라봤다. 물론 들어도 상관은 없긴 했지만 곧 흘러나오는 것은 괜히 툴툴거리는 목소리였다.
"뭐, 뭐예요. 거기. 무슨 구경났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저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요?"
혹시 무슨 볼일이 있다면 빨리 말하라는 듯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터벅터벅 걸어가 그의 근처에 멈춰섰다.
나는 빙긋이 웃었다. 저 푸른 바다 앞에서 연주하는 바다의 곡조에 귀를 기울였던 순간은 금새 아스라히 사그라지고 남은 것은, 그 음색의 주인이었으며 지금은 그걸 들켜 부끄러워하는 귀여운 하프엘프 한 명. 그러고보면 오늘은 쉬는 날이었나? 그는 쉬는 날이면 이렇게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것일까? 조금 궁금해졌지만 파고들 생각까지는 없었다. 조금 말고는.
"볼일은 없어요. 구경은 났지만요."
내 근처에 다가와 멈춰선 그를 향해 말했다. 현재 그는 연주가 끝나고 나서 보였던 부드러운 미소는 사라지고 다소 퉁명스러운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직감에 불과한데, 정이 많을 것도 같았다. 나는 슬며시 그가 가지고 있는 오카리나를 보고서는 아까 내 짐작이 맞았음에 몰래 기뻐했다.
"어디선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바다 내음 나는 아름다운 노래에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요?"
이에 덧붙여 "기록에 남기고 싶은 연주였어요! 다음에는 녹음을 해도 괜찮을까요? 물론 당신만 괜찮다면요!"라고 했다. 조금 과장하여 금칠을 해주는 게 맞긴 했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사실이었다. 다음 수업 내용은 음악으로 하는 것도 괜찮을 성 싶었다. 악기도 어느 정도는 만들 수 있었고, 오카리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주법도 10, 아니 20.. ...50? 쯤 전에 배운 적 있고 그 뒤로도 종종 연주해왔으니 기초까지는 알려줄 수 있었다. 어느새 팔랑팔랑 날아가던 생각을 다잡고 나는 웃는 낯으로 말을 걸었다.
"하, 하프엘프는 구경거리가 아니거든요?! 섬 밖은 모르겠지만 여긴 구경거리 아니거든요?!"
물론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카시아는 괜히 그렇게 항변하듯 툴툴거렸다. 아무래도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조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물론 창피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애초에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것을 숨기는 것은 아니었고 섬에 사는 이들 중에서는 그의 오카리나 연주를 들은 이도 많았다. 단지 처음 들려주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 그런 감정이 있었던 모양이고, 그런 복잡한 심정을 그는 애써 감추면서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딱히 녹음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거든요? ...뭐, 그냥 듣고 싶으면 연주할 때 찾아와서 듣던가 하세요. 물론 다음에도 여기서 연주할진 모르겠지만."
물론 그가 주로 연주하는 곳은 해변가와 신수였으나 항상 그곳에서만 연주하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강가에서, 때로는 숲 속에서, 때로는 등산을 하면서 연주를 하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를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해변가와 신수 근처였다. 다음에 또 여기서 연주할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연주할지는 그 스스로도 모를 일이었다.
말을 마친 그는 좋은 날이냐는 물음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만히 그를 바라보면서 괜히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주절거리는 목소리를 냈다.
"그건 그렇고 언제봐도 신기하네요. ...아무리 봐도 성인 모습은 아닌데."
아무리 봐도 카시아의 눈에 그는 성인 느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참으로 별별 이들이 다 있으니 이런 이가 하나 있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시각적인 것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는 탓이었다.
물론 그 이유는 어느 귀한집 도련님 같은 열다섯 꼬맹이가 순수 인간인데 서른이라고 해서 그랬던거였지. 나도 내가 묘한 시선을 받은 이유는 내 언행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까지 했는데 눈에 띄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내가 나를 인간이라고 주장하지 않았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일이긴 했다. 물론 이 섬은, 그런 특이성도 대략 사흘만에 그냥저냥한 일이 되었다. 그 점이 좋았다.
"..와. 카시아씨는 귀엽네요."
행동이, 뭐라고 해야 적절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귀여웠다. 솔직하지 못한 사춘기 소년을 보는 느낌이라고 하면 분명 화낼 것 같았다. 지금 발언에도 충분히 높은 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높은 목소리 대신 맑고 청량한 오카리나 소리가 들리면 그 곳으로 발을 돌리자. 녹음기를 들고 평온한 날 교재를 만들며 들을 음악을 늘리러 갈 때는 분명 기분이 좋을 것이다.
"음, 봐요. 방금도 구경거리가 됐네요!"
나는 장난스럽게 외치고는 부드러이 미소지었다.
"뭐 그렇죠. 당신은 내가 몇 살로 보이나요?"
보이는 것으로는 열다섯. 주장하기로는 서른. 실제로 살아보면 그 이상이라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나는 인간이다. 오래 살아봤자 기껏해야 세자릿 수도 못 채우는 게 대부분인 인간이다. 외형도, 내부의 장기나 특징도..인간이에요.
"왜 그걸 저에게 따지는 거예요? 구경거리라고 한 이에게 가서 따져요. 전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물론 속으로는 신기하다고 생각을 했으나 적어도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항변하며 카시아는 딱 끊어서 대답했다. 허나 그 와중 귀엽다는 그 말에 순간적으로 카시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무슨 말이냐는 듯이, 마치 속도 마법이라도 건 것처럼 그의 머리가 정말로 빠르게 양 옆으로 선을 그었다.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갑자기 왜 그런 결론이 나와요?! 귀엽다는 말을 다른 종족은 다르게 쓰는 거예요?! 아니거든요?! 절대 아니거든요?! 죽어도 아니거든요?!"
왜 그리 항변하는지는 스스로 알 수 없었으나 어쩌면 성인 나이가 된 하프엘프로서 그런 말을 듣는 것은 정말 많이 부끄럽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쁜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하프엘프 속마음이라는 것이 꽤 복잡한지라 괜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좀 더 머리를 도리도리 휘젓다가 겨우겨우 멈췄다.
한편 자신이 몇살로 보이냐는 그 말에 카시아는 가만히 아인을 바라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성인의 모습은 아니었다. 정말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카시아는 목소리 톤을 살며시 낮췄다.
"잘해봐야 학교 다닐 나이? 인간의 나이 기준법은 잘 모르니까 뭐라고 하기 힘든데, 적어도 성인 모습은 아니거든요. ...동안. 그러니까 젊어보인다라는거죠? 엘프는 젊음이 오래 유지되는 종족이어서 뭐라고 하기 힘들긴 하지만 부러워할 이는 부러워하지 않겠어요? 물론 저에게도, 그게 통용이 될진 모르겠지만."
자신은 순수 엘프가 아니라 하프 엘프였다. 필시 엘프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날 것 같진 않다고 생각을 하며 괜히 오른쪽 뺨을 손으로 긁적이던 카시아는 다시 입을 열었다.
진지하게 받아들이니까 이 쪽이 미안해졌다. 게다가 카시아 씨는 표정이 굳어있는 경우가 많았고 초면에서는 성격 같은 것도 잘 몰랐으니까 자신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쓴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알게 된 지금에서는 평소에 굳어있기에 오히려, 변화가 극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 같은 상황 덕분이었다.
"귀엽다는 말에는 종족 구분이 없다구요? 상당히 대중적인 칭찬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또한, 카시아 씨는 귀여운 게 맞아요. 응. 부정할 거라면 제 사고방식을 바꾸는 게 방법일 거에요?"
키득거리는 웃음일 저절로 나왔다. 생각보다 반응이 격하고 또 재미있었다. 어린 나이가 아니라서일까, 하프 엘프 기준으로도 성인인 나이라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냥 그런 성격인 것일까.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내 판단을 굳건하게 만들어주었다. 아직 앳된 기색이 남아있어서 귀엽네요! 반응이 더 그렇고요!..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내 질문에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열다섯, 한창 학교에 다닐 나이라고 하면 그렇고, 동안이라고 쳐도 한계가 명확한 인상. 카시아는 부러워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젊음의 지속은 수많은 사람들의 바람이었고 나 역시 그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사실 부럽다고 한 사람들이 쪼오끔 있긴 해요. 이거 때문에 실험체 취급 받은 적도 있어서 그렇지. 그리고.. ..으응. 이건 말 안할래요!"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의 목소리는 토라진 톤으로 바뀌었다. 괜히 입술을 삐쭉 내밀지만 그래도 금방 다시 안으로 집어넣으며 카시아는 꾹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그 관련으로 말을 하지 않겠다는 듯, 일부러 오른손으로 입을 꽈악 막아보이다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그는 손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한편 실험체라는 말이 나오자 카시아는 눈을 꾹 감으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허나 그의 입이 열리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도 심정은 조금 복잡하다는 듯, 고개를 괜히 젓던 카시아는 곧 눈을 떴다. 이어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려 그를 눈에 담으면서 입을 열었다.
"딱히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거 캐는 취미는 없거든요. 정보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잡화점 주인일 뿐이에요. 실험체 취급이라는거, 당해본 적은 없지만 그다지 유쾌하진 않을 것 같고 됐어요. 그런 거 말 안해도. 적어도 여기선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
말을 마친 그의 시선은 곧 저 바다로 향했다. 저 너머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이 가르드 섬을 앞으로도 나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굳히면서 그는 곧 피식 웃어보였다. 아홉살 여자애라니. 그 정도 나이라면 누구나 멋져보일 거라고 생각을 하며 그는 괜히 자신의 어깨에 올려둔 묶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매만지면서 이야기했다.
"원래 그 정도 나이에는 누구나 다 멋져보이는 법이거든요? 기왕이면 아홉살이 아니라 좀 더 나이가 있는 제 또래의 여성 하프 엘프에게 그런 말을 들어보고 싶네요. ....아니. 조금만. 진짜 조금만. 정말로 조금만."
곧 말을 정정하면서 괜히 다른 쪽을 바라보며 그는 입을 꾹 다물다가 삼 초 정도 지난 후에 숨을 약하게 내쉬면서 괜히 발로 모래를 긁었다.
처음에는 반 정도만 진심이었다면 지금은 5분의 1정도가 진심이 되었다. 생각보다 그의 행동이 귀여웠던 탓이다. 손으로 자신의 입을 꽉 막아보이는 모습에 무심코 가벼운 웃음이 터져나왔다.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알 것 같아서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귀엽다는 말을 더 하진 않았다. 원래 이런 건 어느 정도 했을 때 멈추는 거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터트리는 거지. 함정이란 연이어서 까는 것 보다는 생각에서 잊혀졌을 거라 에상될 부근에 설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쵸! 여긴 평화로우니까요. 모든 이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어떤 의미로는 이상향이죠! 저도 이 섬, 좋아해요."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흩날리는 백색 머리카락을 매만지고선 저 너머 수평선을 보았다. 섬과 세계를 가로지르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벽. 저 너머에서는 이 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써는 상상하기 힘든 잔혹하고, 고통스러운 일들도 많을 것이다. 평온을 바란다면 이 곳에서 영원히 사는 것도 방법일테다.
"그래도 뭐, 저는 언젠간 떠날테지만요. 휴가 삼아 온 거라."
하지만 그렇기에 존재하는, 바다 너머 세계의 놀라움이 있다. 불행과 행복은 거울에 비치는 것과 같아서 어느 것 하나만 있을 순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통과 공포, 잔혹한 세계의 틈새에는 기적과 희망, 찬란한 내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아는 하프엘프 여성이 몇 있는데 소개해줄까요?"
아홉살 여자에가 아니라 인간 기준 열아홉살 하프엘프가 있었다. 그 외에도 몇 명 아는 이들이 있다. 연락하면 와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카시아의 이상형의 편린을 알게 된 나는 언젠가 누구 한 명 초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하프엘프생이 얼마나 긴데.. 사랑 한 번은 해봐야지..
"그거 이제 알았어요?"
인기왕이 맞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여태껏 살면서 받아온 고백의 수를 합치면 양 손이 모자랐다. 이게 인기가 좋아서인지 오래살아서인지는 나도 헷갈렸다.
"피, 필요없거든요?! 뭔가 이성을 소개해달라고 하는 것 같잖아요! 그, 그런 것은 아무래도 조금 뭔가, 그러니까, 그게..."
점점 변명하듯 그의 목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운명이나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잖아요 등등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면 어쩌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니라 정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괜히 얼굴이 붉어지던 카시아는 두 손을 올려 자신의 뺨을 강하게 치더니 겨우 정신을 차리면서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는 듯이 톡 쏘아붙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개를 받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우와. 살면서 스스로 그렇게 말하는 이는 처음 봤는데."
이제 알았냐고 하는 그의 말에 카시아는 정말 대단하다는 듯이 자신도 모르게 질린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물론 조롱이나 경멸이 아니었다. 그저 순수하게 스스로 그렇게 말하는 이를 본 적이 없기에 보이는 반응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살아가는데 저 정도의 뻔뻔함은 필요하지 않을까 그는 생각했다.
"말해두는데 이상한 짓 하지 마요. 괜히 상대에게도 민폐고.. 아니. 애초에 제가 연애를 하고 싶은 것처럼 되었잖아요! 그런 거 아니거든요?!"
절대 오해하지 말라는 듯 그는 고개를 크게 휘저으면서 두 손도 휘저었고 이내 그에게서 떨어진 후, 모래밭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철썩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에칭주나 나기사주는 혹시 룬 팩토리 시리즈를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없다면 >>25에 있는 몬스터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할게요! 이게 몬스터라는 것이 마냥 사납고 위협적이고 그런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혹시나 나중에 혼동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다시는 G를 빼먹지 않겠습니다! 절대로 G를 빼먹지 않겠습니다! (사죄의 굽신굽신) 해보면 재밌긴 해요! 판타지 요소가 있고 전투 요소가 있는 목장스토리 게임이라서 힐링하기도 좋고요. 스토리를 즐기기도 좋고. 아무튼 추천해요! 스팀으로 4가 나온다는 말이 있어요. (속닥)
암튼 오늘은 일상을 돌리려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지만 일단 전 킵 된 것이 있다보니 조금 기다려봐야겠어요!
"네가 가 본 제일 수상한 장소는?" 카시아:왜요? 그걸 왜 저에게 물어요? 모험이라도 떠나려고요? 위험하니까 그만둬요. 카시아:서쪽 지역의 강을 쭉 올라가다보면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있어요. 가는 건 자유라고 치는데 갈 거면 자경대는 데리고 가요. ...괜히 누가 다쳤다는 소리 들으면 잠자리가 나빠진다고요.
"우울할 때 뭘 해?" 카시아:그냥 오카리나를 불기도 하고, 산책을 가기도 하고. 특별히 뭘 하진 않아요. 애초에 그렇게 우울한 시간도 잘 없고...
"악마를 만난다면?" 카시아:...? 카시아:특별한 일인가요? 그거? 가게 단골로 만들려고 선전은 할지도 모르겠네요. 일단은 제 가게니까.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무섭다! 남자의 샤워란건 대체 뭐야! >>461 론론이 걸렸구나! 경쾌한 리듬으로 연주되길 기다려야겠군~ 우리 애가 만사에 의욕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도게자 박고 오겠습니다 ㅠㅠㅠ 자주 나도는편은 아니지만 일단 외출하는 때는 있긴 있어! 가령 직장동료가 휴가 내버렸는데 마침 식재료도 다 떨어졌을 때라던가... (*´﹃`*)
그나저나 에췽 뭐야 에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에칭은 재채기할때도 자기 이름을 부른답니다... 에... 에췽!
>>466 가령 공원이라던가 식료품가게라던가 카페라던가 미술관이라던가 가긴 해! 얘가 잘 안나간다는게 문제지! 생각해보면 공방 바로 앞은 꽤 자주 나올지도...? 혼자 처량하고 애달픈 비련의 여주인공마냥 우수에 찬 눈빛으로 하늘을 보는데 사실 아무생각 없는 것처럼... 🤔 아무튼 그것도 좋겠네! ㅋㅋㅋㅋ 벌써부터 별명이 두개나 생겨버렸어! 에친! 에췽!
방금 웹박수로 들어온 문의 답변할게요. 어스메이트 설정을 물으셨는데 꽤 전문적인 물음이네요. 확실히 룬팩토리 계열에는 룬을 조절하고 다룰 수 있는 힘이 있는 이들인 어스메이트라는 설정이 있긴 한데 사실 이것까지 들어가면 너무 전문적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냥 '룬'이라는 생명력만 존재하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어스메이트라는 설정은 이 스레에는 다루지 않기로 했어요.
사실 거기까지 가면 너무 아는 사람만 즐길 수 있는 그런 스레가 될 것 같아서. 그래도 룬을 연구하거나 하는 이들은 있을 수 있어요.
밤. 오늘밤은 조용하고, 별이 많고, 환한 밤이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좋은 음악이 들려와 스르르 잠이 들어버릴것만 같은, 아름다운 밤이다. 나는 그런 밤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느닷없이 음악이 들려오지는 않았다. 그러니 내가 직접 음악을 연주한다면 어떨까. 주변에 은은하게 음악을 들려주.... 면 민폐려나? 아무튼. 나는 우쿨렐레를 집어들고서 집을 나섰다.
적당한 언덕으로 가 자리를 잡고서는, 일단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정말 멋진 밤이었다. 하늘이 별로 도배를 한듯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고, 옅게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을 한층 끌어올려주었다. 내가 이런 밤을 사랑한다고 말을 했던가?
5분정도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우쿨렐레를 고쳐잡았다.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손이 천천히 움직여, 내 손에 들린 작은 악기를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튕겨가며 연주를 시작했다.
-
연주가 얼마나 계속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나는 그 연주에 집중하고 있었다. 얼마나 집중했는지 나도 모르게 무게를 줄여 허공을 둥둥 떠다니며 눈을 감은채로 연주하고 있었다. 부드럽게 하늘을 유영하던 몸은 흐르고 흘러서, 어느새 어떤 공방으로 움직였다. 그걸 인지하지 못한 채로 이어나가던 연주는 이윽고 끝을 맞이했고, 연주가 끝나자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 ........? "
그 뒤에 찾아온것은, 연주를 끝냈다는 성취감이나 만족감 같은 것이 아니었다. 당황감이 파도처럼 마음에 밀려들어왔다.
" ....여기가 어디지? "
허공에 거꾸로 멍하니 떠서 놀란 눈을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조금 바보같았지만, 그런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사실 어스메이트가 들어가게 되면 아무래도 에델 링크라던가 룬 스피너 같은 설정도 나와야할지도 모르고 어스메이트의 힘 자체가 게임에서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 되게 사기적인 능력계열로 묘사가 되고 있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밸런스 문제도 있고요. 사실 설정만 그렇고 게임에선 그냥 주인공을 농노로 만들어야하니 적당히 너는 어스메이트의 자질이 있으니까 오늘부터 이 밭을 갈고 농사일도 해보렴! 이 현실이긴 하지만...
그녀가 밖에서 흘러들어오는 음악소리를 듣게 된것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답니다. 때마침 주문 수량에도 적당히 맞추었고, 잠깐은 숨돌릴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아무리 계절상 봄이라 한들 그녀의 작업실은 위험하면서도 후덥지근했기 때문에 내성은 둘째치고 답답해서라도 잠시 시선을 돌려야 했죠.
접객용 테이블을 손끝으로 살짝 훑으며 서늘한 감각을 만끽하던 도중 문너머에서 들려왔던 소리는 분명 어딘가 모를장소에서 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문틈으로 볼까 하니 전혀 보일만한 각도가 아니였고, 조금은 번거롭긴 했지만 '어차피 바깥바람도 쐬고 싶으니까,'라는 마음에 살짝 문을 열고선 머리만 내놓은 채 주변을 살폈답니다.
허공에 거꾸로, 이건 별로 특별하지 않죠. 평범하게 나는걸 거부하는 존재들이 으레 그래왔듯 늘상 볼수 있는 일들이니까요. 하지만 두리번거리는 행동과 놀란듯한 눈은 누가 봐도 음악소리의 근원이 적어도 이 근방의 지리는 익히지 못했다 납득하기엔 충분했답니다.
"...손님? 은 아닌거 같네."
스스로의 연주에 심취한나머지 미지의 장소로 와버린 당신에게 들릴듯 말듯 중얼거렸던 그녀는 멀리 있는 걸 보듯 살짝 눈가가 움찔거리더니 살며시, 어느정도 거리를 두며 다가갔답니다.
"거꾸로 있으면... 피쏠리니까."
이런 때는 '음악소리가 듣기 좋았다.'라던가 '길을 잃은것 같이 보이는데 무슨 일이냐.'정도로 운을 띄우면 될 것을, 그녀의 안쓰러운 의사소통 능력이 어깃장을 놓았답니다. 담담한 표정만큼이나 목소리도 신랄하게 전해졌지만, 눈만큼은 나름 반짝이고 있었답니다. 한밤 중에 음악가와 만나는건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물론 거꾸로 있는 사람은 더더욱 보기 힘들겠지만,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고립감에 빠져 주변을 멍청하게 두리번걸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걸어왔다고 해야할까, 그냥 정확히 알아듣지 못할 말소리 비스무리한 것이 들려왔기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음악을 연주하느라 흘러나온 음표들이 아직 채 사라지지 않아 그쪽으로 흩어져나가며 서서히 옅어지는것이 보였다.
내가 이곳으로 흘러들어온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었으니 처음 봤다는 것은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만, 그래도 근방을 오고가며 스쳐지나간 옅은 익숙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요컨대, 쌩 초면이라는거지.
" 안녕하세요. 멋진 밤이네요. "
그녀는 인삿말 대신 거꾸로있으면 피가 쏠린다는 말을 했지만, 개의치 않고 인사와 함께 악수를 걸었다. 하지만 거꾸로 떠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서 몸을 곧바로 세워 땅바닥에 다시 발을 디뎠다.
" 괜찮아요. 이 정도는 익숙해서요. "
물론 몸무게를 줄이는 것일 뿐이라 거꾸로 떴을 때 피쏠림은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거의 매일을 이런식으로 연주하다보니 이제는 익숙해져버렸다. 얼굴이 벌게진다던가 하는 꼴사나운 모습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는 예기치 못한 불청객에 당황한 모습 없이, 담담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게 소위 말하는 안전불감증이라는걸까... 내가 정말로 불청객이었다면 큰일날 상황이었을텐데.
" 론도라고해요. 음악가죠.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
이런 멍청한 질문이 다 있나. 내딴에는 종족을 언급한 것이었지만 음악가라는 종족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냥 직업을 묻는 것이리라. 음악가라는 직업이 얼마나 대중적인지를 생각해보면, 종족을 언급하지 않은것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는 금방 알 수 있을테다.
엉뚱한 서론에도 개의치 않던 당신이 초면일때의 전형적인 인사치레를 보내며 악수를 건네왔다가, 이내 거꾸로 있단걸 깨닫고 자세를 바로잡자 그녀 역시 손을 뻗어 청해진 악수를 받았답니다. 악수하는 것은 그만큼 체력낭비지만, 어디 권해오는 것을 거절할 수 있겠나요? 그것도 초면인 이에게? 그녀가 그정도까지 냉혈인인건 아니랍니다. 군데군데 붙여진 반창고가 까끌하니 신경쓰일만도 한데 용케도 잘 맞잡고 있네요.
"그러면, 상관없고..."
얼마나 익숙해졌으면 거꾸로 있는데 아무렇지 않은 걸까, 그녀는 마음속에서나마 감탄을 금치 못했답니다. 대체 어떤 경지에 도달해야 저런 기예를 벌일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당신이기에 가능했던 것일까요?
"음악가... 들어본적 많을지도,"
약간 허공에 말하는듯하던 그녀는 표정 하나 바뀌는 것 없이 한손을 가볍게 말아쥐어 입가에 가져다대었답니다. 확실히 음악가란 직업은 그녀에게 있어 간접적인 매체로서 접하는게 대부분일뿐, 어쩌다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다종족 음악가들을 본적은 의외로 자주 있었죠.
"하지만 '그 음악가(Musician)'라면 얘기가 다르겠지."
전설에 의하면 잘 어우러진 곡조 그 자체가 형상화되어 생명을 가지게 된 존재가 있다고 했죠. 그녀가 전설에 대해 그렇게 박식한건 아니지만, 한명의 예술인으로서의 기본적 지식은 갖추고 있었답니다. 무엇보다... 평범한 뮤지션들은 거꾸로 뒤집힌채 둥둥 떠다니거나, 환각마법을 쓰지 않는 이상 주변에 음표를 흩날리며 연주를 하진 않거든요.
"...에칭. 저기서, 가게 하고 있으니까."
어쨌든 이름을 말해오는 당신에게 답하듯 그녀 역시 자신의 이름을 말하곤 몸을 살짝 틀어 손으로 건물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답니다. 그저 이름과 자신의 직업 정도만 말하는 극히 사회적인 대화엔 좀이 쑤셨지만 마음 속에선 그런 감정보다도 당신에 대한 호기심의 크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답니다.
"그리고... 글래스고."
굳이 보여주려 애쓰지 않아도 반투명한 비늘이나 깃털같은 것들이 머리카락들 사이에서 제 존재감을 나타내려 반짝이고 있었답니다. 그것만 봐도 평범한 인간은 아니란걸 알수 있겠죠. 물론 거의 은둔자처럼 살고 있기에 딱히 역사서같은 것에 눈길을 두지 않는 이들이라면 그녀를 포함한 종족들에 대해 알턱이 없겠죠? 만약 그렇다면 조금은 유감스럽겠지만요.
간단한 인사의 악수를 끝냈다. 그녀의 뒤로 보이는 건물을 보면, 대충 그곳이 공방과 같은 곳이라고 생각이 들었기에 그녀의 손에 반창고들은 이해가 갔다. 무슨 일을 하는지까진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손이 저런걸 봐서야 날카로운 것들을 접하는 것이라고 지레짐작 했을 뿐이다.
상관 없다는 말에는 그저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어차피 정말로 상관 없는 일이었으니까.
" 어라, 알고계셨군요? "
그저 대중적인 음악가라는 직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아무튼 음악가라는 종족을 아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았다. 분포가 많지 않았으니까. 나만 해도 나와 같은 사람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천성이 음악을 연주하는 직업이었지만, 음악에 관한 직업은 많은 사람이 몸담고 있는 직업이니까. 그만큼 찾기 힘들었던 것도 있고, 정말로 유명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음악가가 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는건 오랜만이었다.
" 가게라! 어떤 가게인가요? "
문득 그녀가 가게를 언급하자 호기심이 동해 그쪽을 보았다. 아까도 봤지만 어떤 공방인지, 어떤 가게인지는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다. 안에 들어가거나 직접 듣는게 아니고서야 확실히 알아내기란 힘들겠지.
" 글래스고? "
조금은 놀란 눈이 그녀를 직시했을 것이다.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나와 같은 사람을 찾아보려 이래저래 책같은 것들을 뒤적거리던 때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 스쳐지나가듯이 글래스고라는 이름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책에도 그리 정확히 나와있는건 아니어서, 또 내 기억력이 그렇게 신뢰가 가는 것은 아니어서 반짝거리는 사람. 이라는 조촐한 명사 정도가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나는 조금 주의깊게 그녀를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머리카락들 사이에서 반짝거리는 것들을 찾을 수 있었고, 그것에 또 호기심이 동했다.
" 오오, 처음봐요. 듣던대로 반짝거리는걸요? "
그녀를 살피는 것이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서 얼른 시선을 그녀의 눈으로 돌렸다. 그녀도 나와 비슷하게 수요가 적은 종족임을 알아차려서 그런걸까, 묘한 동질감이 드는 것 같기도 했다.
" 글래스고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옛날에 잠깐 책으로 보긴 했었는데, 직접 만나보기는 처음이어서요. "
그래봤자 역사가 말해주는 정도의 지식밖에 알지 못하니까요. 그녀나 당신과 같은 희소종족에 대한 정보를 이리저리 살필 정도의 여유도 가지지 못했을뿐더러 부러 찾아다닐 정도로 발이 넖거나 그만큼 외향적인 성격인 것도 아니었답니다. 그래도, 전혀 모르는 눈길로 바라보면서 당신을 무안하게 만드는 것보단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는게 다행이었다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공예품들 이것저것..."
사실 재료에 유리만 있다면 모두 취급하는데다 그 외의 것들도 어느정도는 만들수 있는 재주가 있었으니까요.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 항상 항아리만 만드는게 아닌 것처럼요. 조금 호기심이 동한건지 당신이 건물쪽을 바라보자 그녀는 늘 그래왔듯 살짝 눈을 내리깔고서 흘러내린 옆머리를 손으로 살며시 쓸어넘겼답니다.
- 글래스고?
돌아온 목소리엔 눈빛에서부터 알수 있는 놀란기색이 담겨져있어 그녀는 고개가 살짝 옆으로 돌아가면서도 시선 만큼은 당신에게 제대로 고정해두고 있었답니다. 그리고선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겠죠. 자신을 향한 주의깊은 시선이 여러개의 상으로 맺히는것 같아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는지 눈 주변이 살짝 붉어졌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변한게 없었답니다. 시큰둥하거나 무미건조한 목소리도 여전했구요.
"그것 말곤, 딱히 없지만."
끈질긴 생명력이라던가 무언가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건 모든 종족들의 공통점인지라 그녀의 말도 딱히 틀린건 없었답니다.
"그냥, 공예품들 이것저것..."
마치 데자뷰라도 느껴보란 건지, 그녀의 조악한 의사소통은 방금했던 말을 반복했답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설명하기엔 무성의하게 느껴졌는지 살짝 입을 오물거리다가 말을 이어갔죠. 어차피 호구조사 하듯 기원과 개체종류를 읊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보는게 나을 거라 생각했을까요?
"원하신다면... 부디,"
냉담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귀빈을 접대하는 메이드처럼 정중한 제스처와 함께 그녀는 자신의 쉼터이자 일터로 당신을 안내했답니다. 물론 그래봤자 이끈 곳은 공방에 불과하기에 짐을 대신 들어줄 이도, 화려한 유흥거리도 없었지만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공예품들과 자극적이지 않은 다과들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주기엔 충분하겠죠.
/뭐했는데 벌써 5시지! 사실 밤 새고 싶지만, 난 내가 오래 가봤자 이정도인 사람인걸 알기에 이어주는 답레는 내일 보고 달수 있을까?? ˛૧(˵¯͒▱¯͒˵) 준새벽러지만 새벽러가 되고 싶어! 론도주의 밤샘클럽에 함께하지 못하는건 아쉽지만 꿈나라에서라도 론도주가 튼튼한 체력으로 버텨주길 기도할게!
" 적당히라도, 음악가를 아는 사람은 적으니까요. 아는 사람을 만나니 기분이 좋은걸요. "
콧노래를 흥얼거리듯이 말했다. 그것에 화답하여 등 뒤에서 작은 음표 한두개가 주변으로 흘러나와 하늘하늘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무래도 아는 사람을 만나는건 정말 힘들었다. 가끔 만났어도 그 뿐. 그 때의 나는 정착을 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결국에는 얼마 못가 헤어지곤 했다. 그래도 여기서는 오랫동안 정착할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 그런가요? 저는 손재주랑은 거리가 멀어서요. "
예컨대 공예품들은 만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이었다. 공방 같은 곳을 갈 일도 없었고, 장인들과 만날 이유도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예전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시간적 여유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으니 한번 관심을 기울여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 테다. 손재주야 안좋다지만 그래도 감상 정도는 할 수 있을것 아닌가? 나는 음악 감상에도 특출난 재능이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공예품 감상은 고작 글자가 몇 개 바뀐건데, 설마 뭔가 특별할게 있겠는가. 하고 마음속으로 자신을 한번 타일러봤다.
" 그렇게 따지면 저도 그냥 음악가라는거 말곤 딱히 없는걸요. 저희 둘 다 희소종족이라는 점에서 보면 좋은 취급을 받아 마땅하다구요? "
실제로 나는 내가 음악가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쓸데없는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난 그거 하나로도 살아가는데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 쓸데없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모처럼의 음악가라는 종족이 삶의 대한 의지를 잃고 나쁜 선택이라도 해버린다면 역사가 울 터다.
" 어... 괜찮은가요? "
공예품을 감상하는것, 뭐 이건 좋았다. 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한치 망설임 없이 YES 라고 할 수 있는 남자다. 다만, 지금은 시간이 꽤나 늦었다. 글래스고는 약하다고 들었다. 물리적으로 약한건지 정신적으로 약한건지는 몰라도, 낯선 남자를 이렇게 어두운 밤에 아무 거리낌 없이 들이는 것이 과연 괜찮은 일인가? 하고 내 양심이 물어보았다.
" 에칭만 괜찮다면야... "
하지만 나의 양심은 빌어먹을 녀석일게 분명했다. 비도덕적이라던가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놈의 공예품이 뭐길래. 이런 밤중에 사람의 호기심을 잔뜩 동하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내 호기심에 이길 도리가 없었으므로 알겠다고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의 빌어먹을 양심이 아주 조금은 남아있었는지 상대에게 괜찮냐고 동의를 먼저 구했다. 어차피 에칭은 이미 허락했지만, 의례적인 동의 구하기였다.
확실히 자신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다는건 어떤 의미에선 좋은쪽으로 작용할수 있었답니다. 평범한 이들에게는 다소 거북한 말이 되겠지만, 적어도 정말 보기 드문 존재라는 입장에서는 그래도 자신에 대해 의식하는 이가 하나둘쯤은 있다는 말이니까요. 당신도, 그녀도 이런 말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가 그런 반가움 때문이겠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자그마한 음표도 한두개정도 흘러나와 천천히 가라앉자 그녀는 신기한 것을 눈에 담아내듯 완전히 바닥에 닿을 때까지 지켜보았답니다.
"누구나 있으니까. 제대로 사용할줄 모를뿐,"
손재주와는 거리가 멀단 당신의 말에 고개가 살짝 기울여졌답니다. 물론 음악을 만들어낸 이들의 손재주가 좋은 것이지 음악 자체의 손재주가 좋은거라 할수 없는 부분에선 그럴만도 하겠지만, 원체 무언가를 만들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그녀같은 존재들에게 있어 손재주가 없다는 말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단어였으니까요.
"......"
희소종족이라는 점에서 보면 좋은 취급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당신의 말은 누가 봐도 자부심 가득한 의사표현이었기에 그녀는 나름 신선한 충격을 받은듯 했답니다.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었지만 당신만큼 당당하진 못했거든요. 분명 몸을 식히러 나왔을텐데, 아직은 더운 날씨인 것도 아닌데 마음속의 무언가가 자극이라도 받았던 건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답니다.
"응, 상관없으니까."
물론 그녀답게 금방 사그라들어선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대답했지만요. 굳이 따지자면 인적이 드문 늦은 시간이야말로 그녀가 활동하는 때였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낮엔 비실거릴지언정 밤에는 제법 쌩쌩했으니까요.
물론 체력이나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인 측면에서 당신이 조금 주저할거라는건 당연하겠지만, 오히려 이런 시간대가 아니면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일도 그리 없을뿐더러 성별은 그저 개인의 취향이자 늘 만드는 공예품의 일종에 지나지 않는 글래스고들에겐 어째서 한밤중에 낮선 남자를 들이면 안되는지 알 길이 없거든요.
다들 그런것을 터부시하는 입장이니 자신도 따르는 것일뿐더러, 행여나 나쁜 마음을 먹은 이라고 해도 퇴치할만한 수단은 얼마든지 많았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열기를 간직한 용해로 안에 들어있는 유리는 불을 다루는데 익숙한 그녀라도 인간의 몸을 입은 이상 가끔 다칠만큼 위험한 물건이니까요.
"문제 없음."
시니컬한 말투, 여전한 무표정,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엄지를 치켜올린 제스처는 어떻게 보면 우쭐해진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우스워 보일지도 모르죠. 애초에 당신이 그럴만한 이가 아닐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답니다. 제대로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저하거나 몇번이고 되묻지도 않겠죠. 세상엔 언제나 예외가 있겠지만, 적어도 당신은 그 예외를 벗어나지 않았을거라 생각했으려나요?
바로 앞이기도 했으니, 살며시 문을 열어 당신에게 먼저 들어갈 것을 권유했답니다. 별거 없지만, 이라도 덧붙이긴 했어도 형형색색의 유리들로 겹쳐진 등이나 색유리창, 가지각색의 크기인 조형물들은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겠죠. 제법 심플해보이는 외관과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오히려 건물 바깥도 이랬다면 더 요란하지 않을까요?
에칭에게 고백이란 앞으로의 삶을 위한 하나의 원동력이다. 에칭의 표정에 미소가 짙어진다. 겨우 이 순간에 와서야 작게 벌어진 입술이 잘게 떨리고 있다. "너와 평생 함께하고 싶어." #shindanmaker #고백의_형태 https://kr.shindanmaker.com/916383
뭐지? 평생 공방 직원으로 굴려먹겠단 건가? 🤔 시급 2만원으로? 난 만들테니 너는 녹이거라. 다만 거부하면 너를 직접 녹여서 공예 재료로 써주마.
에키드나에게 고백이란 더없이 비굴한 것이다. 에키드나의 뺨이 붉게 달아올라있다. 이 순간에도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왜 이제서야 사랑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걸까." #shindanmaker #고백의_형태 https://kr.shindanmaker.com/916383
숨기려던 마음의 문이 열리는거니 더없이 비굴하면서도 그만큼 에키드나에겐 자존심을 버리더라도 진심을 던지는 행위 흐으으
봄이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따스한 기운에 힘입어 섬의 동쪽 지역에 아름다운 꽃들이 하나하나 피어났다. 이름을 아는 꽃이 있을 수도 있고 모르는 꽃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 조화가 참으로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그 꽃밭 근처에서 카시아는 이런저런 짐을 끙끙 옮기고 있었다.
돗자리에 간이 테이블, 의자, 그리고 먹거리가 가득 담겨있는 박스까지. 그리고 가볍게 조리를 할 수 있는 간이 조리대까지 확실하게 준비를 마친 카시아는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았다.
"아무리 촌장의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일까지 하는 것은 아니지 않아? 나 참."
괜히 투덜투덜거리면서 그는 주변을 가만히 바라봤다. 바로 내일은 봄의 꽃놀이제. 마을 단위로 수많은 이들이 모여 꽃을 구경하고 놀기도 하고, 가볍게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서로 친해지기 딱 좋은 자리였다. 물론 참석은 자유이기에 강요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일단 이 정도면 되겠지."
먹을 것도, 앉아서 쉴 자리도 확실하게 마련이 된 것을 확인하며 카시아는 이스케이프 마법을 사용해서 빠르게 마을로 돌아갔다. 내일 이 자리에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일지는 아직 모를 일이었으나, 올해도 봄이 찾아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벤트 프롤로그와 갱신이에요! 내일부터 7월 25일까지 편하게 꽃놀이제로 일상을 돌릴 수 있어요! 그리고 내일은 가볍게 왕게임이나 하면서 카오스한 뭔가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이에요!
나는 찬찬히 바닥에 떨어지는 음표를 가리켰다. 음표는 바닥에 닿자 이내 스르륵 사라졌다.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는 어떻게 보일진 몰라도 나에겐 그리 대단하거나 신기한 것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게 나는 매일같이 보는 광경이었으니까.
" 음악과 관련된 행위를 하면 튀어나오는 모양이에요. 콧노래든, 장엄한 연주든. "
내가 지휘자로써 지휘봉을 잡을때도 그랬었다. 그것은 내가 직접 연주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치 나로인해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이. 콧노래와 차이점을 두자면 그때는 음표가 다양하고, 많이 나왔다. 나는 관객들의 시선으로 본 적이 없긴 했지만,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허공에 악보가 생긴것 같았다고 한다.
" 그럴까요. 그랬으면 좋겠지만요. "
이미 그림이라던가, 조각같은 취미들을 한번 즐겨보았다. 내가 그린 그림은 도저히 그림이라기엔 무언가 결함이 있어보였고, 조각은 그저 조각칼로 툭툭 내리쳐 깎아낸 돌덩어리라고 표현해야 했다. 성대한 실패를 두 차례 겪고서 내 손재주에 대한 나의 신뢰감은 상당히 아랫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차라리 그런건 안하는게 다른 사람의 안구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 ? "
그녀의 얼굴이 아까와는 다르게 미약하게나마 붉어졌다는 사실은 인지할 수 있었지만, 어째서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알아챌 수 없었다. 그래서 그저, 무슨 일이라도 있냐는 듯한 표정을 지은채로 고개를 살짝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 으으음. 그렇다면, 사양않고. "
내 양심이 빌어먹을 녀석이라는 것은 둘째치고서, 두 번이나 제의를 해왔는데 거절하는것은 오히려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일 테다. 그녀 자신으로썬 오히려 정말 상관없어 보이기도 했고, 공방 안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여 이대로 집에 돌아가더라도 잠을 설칠게 분명했으므로.
" 푸흐흐... "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는 모습이 어딘가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흘려버렸다. 이런. 그래선 안된다. 에칭에게 실례이지 않은가. 이럴땐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이 실례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차렸다고 상대에게 의사표현을 해야한다.
" 아, 죄송합니다. 무척 재미있으신 분 같네요. "
아하, 그래. 이럴때도 나의 양심이란것은 빌어먹을 녀석이라는 칭호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이 행동했다. 재미있으신 분이라니. 그또한 상대에 따라 실례가 될 수 있을 말이지 않은가?
여기서 더 생각을 이어가봤자 내 이미지를 깎아먹는 것 밖에 답이 없을테니, 그녀에게 미소를 지은채로 고개를 한번 꾸벅이며 그녀가 열어준 문 안으로 슬며시 발걸음을 옮겼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움직여 내부를 살피려다가, 그녀의 마지막 말에 고개를 다시 돌렸다.
" 마실거요? "
나는 잠시 주저하는 척 머리를 굴렸다. 머릿속에서 든 생각은 크게 2가지였다. 첫번째는 당연히 실례가 아닐까 하는것. 확실히 이런 늦은 밤에 돌연 나타나서 공방에 들이닥친것 부터가 실례였다. 거기에 마실것까지 얻어마신다? 실례에 실례를 제곱한 느낌이다. 어쩌면 저것도 형식적인 말일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모은 적은 정보들을 조합해봤을 때 그녀는 정말로 그런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있었다.
두번째는 어차피 나는 잠에 쫓길 필요가 없었으며, 나중에 집으로 가는 길을 홀로 떠돌아다녀야 했다. 집중해서 연주하느라 소모한 체력을 가능하면 회복해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자, 그럼 이제 결론 도출이다.
" 그럼, 염치 불구하고... "
계산적으로 휙휙 돌아간 머리와는 달리, 입으로 나온것은 송구스러운 말투였다. 단언컨대 연기가 아니다. 이런 늦은 밤에 잠시라도 거처를 허락해준 그녀에게는 제대로 감사하고 있었다. 다음에 방문할때 무언가 선물이라도 준비해와야겠지.
" 사람이 찾아오는 일은 적은가요? "
그럴만 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다시 공방 내부를 바라보고선, 솔직하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콧노래에서부터 연주까지, 음악에 관련된 행동이라면 그에 맞춰서 음표가 흘러나오는 걸까요? 나름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그렇다해도 상당히 특색있다고 볼수 있었답니다. 물론 당신에겐 지극히도 일상적일 수 있겠지만, 처음 마주한 그녀나 다른 사람이라면 확실히 놀랄만도 하겠죠.
"정말 특별한 재능을 가진게 아닌 이상은 다들 똑같아. 나도 무언가를 만드는 재주는 있어도 연주는 잘 못하니까,"
어디 연주뿐일까요? 요리를 하면 결과물이 정상적으로 나오는게 신기할 정도인데다 인간이 아닌 존재치고는 지극히 평범한-어쩌면 조금 부족할 수도 있는- 체력이 발목을 잡고 있었답니다. 그나마 운동이라도 매일같이 하는게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
당신의 조심스러운 말이나 행동에 의문을 가지는 그녀였지만 아마 그 이유를 말해준다 해도 쉽게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랍니다. 그래도 어쩌겠나요? 무지한게 아닌 무감각할뿐이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조심스러운건 아닐까, 하는 생각정도는 했을지도 모른답니다. 아니면... 저 공방 안에 뭐가 있을지 모르기에 나오는 방어적 행동인 걸까요?
"사과할 것까지야. 딱히 재밌는 사람은 아니거든, 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여전히 무덤덤한 말투였지만 딱히 신경쓰이는건 없었는지 기분나쁜 기색은 없었답니다. 오히려 말상대가 생겨서 들떠있지 않았을까요? 방금 전보다 더 밝게 빛나는것 같은 깃털이 금방이라도 날아가려는듯 머리 양옆에서 팔랑거리고 있었답니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움직임이 잔잔해지니, 어쩌면 밤바람에 날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응, 마실거. 딱히 가리는게 없다면 멋대로 내놓을 거지만."
되묻던 당신이 깨나 고민하는듯 보이자 그녀는 살짝 머리를 기울였답니다. 아무래도 이런 늦은 시간에 차 대접은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네요. 더욱이 초면인 사이라면, 아무렴 어떤가요? 그녀는 그런것에까지 일일히 선을 그어가며 살기엔 나름 바쁜 삶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따지고보면 이런 일을 한다는 자체가 새로운 사람을 안볼 수가 없으니까요.
"별로 없어. 있다해도 지금처럼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들 뿐이고, 그래도 벌이는 나쁘지 않으니까."
꽃 몇송이가 물속으로 들어가자 붉은 빛깔이 퍼지면서 투명한 찻주전자도 똑같은 색이 되었답니다. 당장 주변만 둘러봐도 형형색색의 물건들이 있는 와중에 몇 안되는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나름의 애착이라도 있는 건지, 단순히 어지러운 주변속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모델인지는 주인인 그녀만 알고 있겠죠.
"......?"
차 내리는데에 정신이 팔려있었는지 뒤늦게 들려오는 감탄사에 머리카락에 가려있던 비늘에서 자글거리는 소리가 두어번 울렸답니다.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에 방해되지 않도록 움직이면서도 말을 이어가던 그녀가 테이블에 이것저것 놓아두자 그럴싸한 티파티가 준비되었답니다. 즐기는 사람은 두명뿐이긴 하지만요.
사실 이 이벤트를 보고 앞으로 스레의 방향을 정하고자 했는데 지금 시트가 내려간 것을 제외하면 총 9개가 있는데 사실상 일상 스레임에도 불구하고 스레 극초창기인 벌써부터 일상은 돌아가지 않고 있고, 갱신을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고, 갱신을 하셔도 그 이후에는 또 바로 가버리시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하물며 이벤트가 있는 시간대지만 사람들이 전혀 오질 않고 있어요. 저번 이벤트때도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 해산하고 또 이후로는 거의 사람들의 활동이 전무했다시피 했고요.
지금 이 상황 속에서는 스레를 이끌래야 이끌 수가 없어요. 일상을 돌리고 계시는 에칭주와 론도주에겐 죄송하지만, 아무래도 이 스레를 더 이어가긴 힘들 것 같네요. 시트가 들어왔어도 그 시트캐들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 스레는 존속하는게 힘드니까요. 이 스레에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어제부터 고민을 하긴 했는데 차라리 지금 상황에서 스레를 접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스레의 상황으로 1:1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자유롭게 구해서 하셔도 괜찮아요. 일단 굳이 이 아래로 코맨트를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무래도 룬팩토리라는 작품이 많이 생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네요. 아무튼 다른 매력적이고 좋은 스레에서 즐겁게 노셨으면 해요!
앗, 돌아왔더니 스레가 닫혔구나! (υ´•̥ ﻌ •̥`υ) 사실 나도 스케줄 오락가락 하는 것때문에 좀 조심스럽게 냈다가 결국 현생 챙기려 드문드문 온지라 뭐라 할 입장은 아니긴 하지만, 일상스레란게 역시 일상이 활발하게 돌아가야 하니까... 아쉽긴 하지만 캡틴의 판단은 당연한 거였을 거라고 생각해! 캡틴도 일단은 좀 쉬다가 끌리는 무언가가 있다면 다시 도전해보길 바라! 굳이 캡틴일 필요는 없구, 참치로서 움직일수 있는 어장도 분명 있을 거야!
캡틴의 결정은 백번 존중할게. 나도 타이밍이 안 맞는다는 며칠에 한 번 꼴로 뜸하니 와서 갱신이나 하고 가는 게 전부였다 보니 할 말이 없는 처지이기도 하고. 설정 자체는 정말로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해. 이건 진심이야 :3 여튼 이제까지 스레 이끌어주느라 고생 많았고 캡틴도 즐상판하길 바라! 다른 참치들도 마찬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