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도 있고, 주문을 외우는 것도 있다고 보면 좋아요. 다만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서 쓰는 것은 주문을 외워서 쓰는 것보다는 조금 열화된, 그러니까 좀 위력이 약화된 대신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는 느낌이고 주문은 좀 전문적으로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114 찔러봐도 될까? :3 참 위에 보니까 카시아가 섬에서 나고 자랐다고 되어있는데, 은호가 섬에 정착한지는 10여년 정도가 될 것 같거든. 그래서 가끔 은호네 시종이 카시아네 잡화점에 들르던가, 은호 본인이랑 마주치기도 했을 것 같은데 가벼운 선관이 있어도 괜찮을까?
>>115 찔러주는건 얼마든지 환영이에요! 그리고 10년 정도면 아마 모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은호네 시종이 잡화점에 들리거나 했다면 카시아 쪽에선 은호보다는 그 시종이 좀 더 눈에 익고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은호에 대해서는 높은 신분의 아가씨 정도로 인식하고 뭔가 말을 할 때 괜히 어색하게나마 예의를 더 차리는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혹시 은호주 쪽에서는 생각하시는 선관이 있으실까요? 혹은 은호가 카시아를 어떻게 생각할 것 같냐라던가.
>>116 대부분은 시종만 보낼테고, 간간히 둘이 같이 잡화점에 들러서 은호가 시종에게 뭔가를 사서 쥐여준다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고네. 시종은 혼자 온다면 친화력이 좋긴 하지만 어쨌건 할 일만 하고 돌아가니까 오래 살았음에도 은호나 시종이나 카시아랑 친한 편은 아니었겠다. 그저 오랜 시간동안 종종 봐서 얼굴이 익숙한 느낌이려나? 캡틴 말대로 카시아 눈에 더 익은 건 시종이긴 하겠지만. 아마 예의를 차린다면 은호는 좋아할거야. 꼰대니까... 😂 뭐 억지로 다가가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귀여운 마을 아이 정도로 생각할 것 같기는 해! 잡화점 같은데서 만나면 어린애 취급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네.
>>117 그렇다면 너무 깊게 잡을 필요는 없이 지금 생각하는 감정대로 잡아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은호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오늘은 무슨 일로 나왔대? 라는 느낌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조금 어색하게 느끼는 이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일상을 돌리다보면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요!
날이 좋았다. 먹구름 하나 끼어있지 않고 쾌청한 날씨였다. 이런 날에는 어린 시종이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그 존재의 소매를 붙잡고 밖에 나가자며 찡찡 거리곤 하였는데, 오늘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은호님~! 날도 이리 좋은데, 집안에만 계실 거예요?" "그리도 나가고 싶으면 홀로 가면 되지 않느냐." "그치만 혼자 가긴 싫은걸요! 심심하단 말이예요!"
백색의 토끼 귀가 머리 위에서 하염없이 쫑긋거렸다. 잠시를 시종과 실랑이 하던 그것은 졌다는 듯, 한숨을 내쉴 수 밖엔 없었다. 그래, 날도 좋으니 마실이나 나가지. 단정한 옷으로 갖춰입은 그 존재는 백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직은 앳되어 보이는 시종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신난 표정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시종은 우렁차게 은호를 부르며 한 잡화점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잡화점 내부까지 시종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크게 들릴 지경이었다.
"은호님! 나온 김에 잡화점이나 들러요!" "알았으니 소리를 낮추거라." "네~"
시종은 반갑다는 듯이 잡화점 내의 사람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곤, 금새 조용히 잡화점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 시종을 뒤따라 여유로운 걸음으로 잡화점에 발을 들인 그 존재는, 잡화점에서 일을 하고 있을 하프 엘프를 바라보며 가벼이 목례를 해보였다. 그것은 조곤한 목소리로 사과했다.
"소란을 피워서 미안하네."
# 일단 은호를 끌고 나오려고 시종이 같이 오긴 했는데 이제부턴 조용히 잡화점 내부만 둘러보고 있을 것 같으니 안심해도 돼! 은호가 중점적으로 얘기를 나눌테니까 :3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손님이 없어 팔짱을 끼고 꾸벅꾸벅 졸고 있던 카시아의 눈이 번뜩 떠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 벌떡 앉아있던 의자에 일어나니 막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조금 벙찐 표정으로 누군지를 인식하며 카시아는 덩달아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섬에 사는 키 큰 아가씨의 시종. 이름이..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하는 도중, 생각도 못한 어쩌면 꽤 오랜만에 보는 얼굴에 카시아는 순간적으로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 아팠다.
"아. 아. 안녕하세요."
목례를 하는 그 모습에 카시아 역시 빠르게 허겁지겁 목례를 했다. 이 아가씨가 여긴 또 무슨 일이래? 꿈은 아닌데. 그런 생각을 정리하면서 고개를 든 카시아는 잡화점 내부를 바라보는 시종을 가만히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은호를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키가 컸기에 자연히 고개를 정말로 살짝 들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이렇게 왔어요? 맨날 일하는 이만 보내면서.. 아무튼 뭐 찾는 물건이라도 있어요?"
일단 천천히 둘러보라는 듯, 카시아는 벌떡 일어나는 와중에 뒤로 넘어졌던 의자를 세웠다. 그리고 괜히 고개를 돌리면서 이야기했다.
"따, 딱히 그런 말은 안했잖아요. 그리고 그렇다고 쳐도 이상할 거 없잖아요. 평소에 잘 안 보이기도 하고."
물론 잡화점을 하고 있는 이상, 휴일이 아니면 마을을 편하게 돌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녀보다는 그녀의 시종인 저 설화라는 이를 더 많이 본 것은 사실이었기에 카시아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는 듯이 괜히 자신의 말을 합리화했다.
막 일으킨 의자를 체크하는 척, 괜히 오른손으로 잡아 흔들거리지만 딱히 앉거나 하진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손님이 왔는데 의자에 앉아있긴 조금 애매했으니까. 관광객들의 눈에 보여서 좋을 것도 없었고. 그렇기에 그는 확실하게 의자를 카운터 책상 안 쪽으로 밀어넣고 가만히 몸을 왼쪽으로 꺾어 깍지를 낀 후에 앞으로 쭉 내밀다가 손을 아래로 내렸다.
"아니야. 지진이 있었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의자가 갑자기 툭 하고 넘어질리가 없잖아요. 못 느꼈을 뿐이지. 지진이 있었을거야."
방금 전 졸다가 화들짝 깬 것 때문에 의자가 뒤로 넘어간 것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이 둘의 말에 괜히 그렇게 대답을 하다 은호의 말에 카시아는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딱히 폐를 끼치거나 하진 않아요. 오히려 착실하게 일을 잘 하는 것 같던데. 물론 당신이 사는 집에선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잡화점에서는 확실하게 이것저것 잘 챙기기도 해서 저렇게 열심히 하는 애도 있구나 싶고. ...뭐, 지금도 혼자 심심할까 싶어서 데리고 나온 거 아니에요?"
물론 그 속마음은 알 길이 없었으나, 떼를 썼다는 그 말에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하며 그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피곤하다는 말에 괜히 반응을 하며 카시아는 툴툴거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은호의 시선을 회피했다. 그것은 명백한 고집이었고 자신이 방금 전까지 졸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마음가짐이기도 했다. 절대로 피곤한 것이 아님을 중요한 사항인 것처럼 일부러 강조하며 카시아는 곧 카운터에 올라온 머리끈을 바라봤다.
"안목 좋으시네요. 얼마전에 새로 들어온 건데. 누가 사가나 했더니, 이렇게 나가네. 두 개 합쳐서 3300G지만... 서비스. 3000G."
300G를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깎아주며 카시아는 사겠냐는 눈빛을 그 시종에게 보냈다. 그러다 곧 은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의 시선이 자연히 다시 은호에게 향했다. 토끼는 외로움을... 확실히 그런 어구는 들어 본 적이 있었다. 허나...
"애초에 토끼만이 아니라 용이나 다른 이들도 다 비슷하지 않아요? 일단 엘프도 혼자 살고 외로움을 느끼면 죽을 것 같은데. 그리고... 칭찬은 고맙게 받아둘게요. 딱히 그런 거 거절하고 싶진 않아서."
물론 정말로 착실하냐고 물으면 그건 카시아도 조금 자신이 없었다. 일단 자신의 부모님이 물려준 가게니 일을 하고 있긴 하나, 정말로 사명감에 빠져서 일을 하냐면 그건 또 아니었으니까. 이어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 그녀에게 물었다.
"봄의 10일에 룬 드래곤의 신전에 갈 거예요? 아니. 뭐 당신보다는 시종이 올 것 같기도 한데. 일단은 청소고 말이에요."
"물건을 나를 일이 있으면 생각해볼게요. 어디까지나 생각만. 정말로 불렀다간 진짜 노려볼 것 같거든요."
상당히 당황하는 듯한 네에?! 라는 목소리에 카시아는 아주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자신이라도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어느 정도 설화의 마음에 공감을 하며 카시아는 웃음쇨를 줄이려고 했다. 웃지 말란 법은 없지만, 그래도 계속 웃기에는 또 뭔가 분하다는 마음이었다. 물론 그건 이유 모를 분함이었기에 스스로도 참 우스울 노릇이었다.
"토끼도 의외로 억세다고요. 마을 밖에서 토끼 몬스터를 만나면 앞니를 내밀고.. 아. 수인과 몬스터는 다른가. 아무튼 둘 다 온다는거죠? 당일 가서 말 바꾸지 마요. 진짜 바꾸지 마요. 그 신전, 혼자 청소하기 넓으니까. 그리고... 제가 공고를 냈는데 제가 안가면 어머니에게 무슨 말을 들을 줄 알고요. 다른 건 몰라도 매년 그 청소만큼은 꼭 해야한다고 하는데."
말 끝을 흐리며 카시아는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가 바라보는 방향결로 쭈욱 나아가면 산을 오를 수 있고, 그 산을 다 오르면 바로 거기에 신전이 있었다. 올해는 또 어떻게 청소를 해야하나. 괜히 투덜투덜. 들리지도 않을 혼잣말을 하면서 카시아는 가만히 깍지를 낀 후에 쭈욱 위로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당신을 모시는 신전 같은 거 있으면 어떨 것 같아요? 저라면 이런 걸 왜 만드나 싶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룬 드래곤도 신전이 사실은 필요없지 않을까......는 안되겠죠? 역시? 아. 그건 그렇고 아까 깍지는 절대 피곤해서 그런 거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요! 그냥, 그냥 몸풀기에요! 몸풀기! 조금 있다가 짐 날라야하니."
순간 몸을 움찔하며 괜히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그는 팔짱을 낀 후에 괜히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시선으 슬그머니 회피했다.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괜히 큰 목소리로 항변을 하지만 그녀가 말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카시아의 얼굴은 살짝 붉게 물들었다. 허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애초에 신전이 마을에 있다면 또 모를까. 산 정상에 있으니 청소를 하겠다고 짐을 들고 등산을 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괜히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면서 오른발을 톡톡 땅에 찍으면서 시선을 회피하던 그는 애써 헛기침 소리를 냈다.
"변명 아니거든요? 오해할까 싶어서 말하는 거거든요? 나 참."
허나 결국 솔직하지 못하게 괜히 그렇게 항변을 하면서 그는 돌아갈 채비를 하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문뜩 한 가지를 떠올리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니 기회가 된다면 전에 새로 생긴 카페가 있는데 거기로 가봐요. 거기 라떼 맛 괜찮더라고요. 무엇보다... 그쪽 주인이 용인이었던가. 그렇게 들은 것 같은데."
자신도 어머니에게 그렇게 들었을 뿐이라고 말 끝을 흐리며 그는 카페가 있는 방향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카운터 밖으로 나와 진열대로 간 후에 물건을 아주 살짝 정리를 한 후 그녀를 돌아봤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고요. 그래도 잡화점이고, 마을에서 가장 이름이 있으니. 나름 노력은 하려고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물려준 거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