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60135> [현대판타지/학원/육성] 영웅서가 - 임시스레8 :: 1001

정훈주◆xu1nxkXgec

2021-07-06 22:29:34 - 2021-07-18 21:54:05

0 정훈주◆xu1nxkXgec (M07Ng2PrKw)

2021-07-06 (FIRE!) 22:29:34

다들 항상 행복하고 즐거우시길!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6593
어장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98%81%EC%9B%85%EC%84%9C%EA%B0%80
설문지 : https://forms.gle/h72Npp5DSLXcnXp28
사이트 : https://lwha1213.wixsite.com/guardians
정산 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8556/recent

512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20:10

뭐 다시 말하지만 폐 끼치는건 싫으니까 억지로 어울려 줄 필욘 없어! 괜찮으니까! 무리하진 마! 진짜로!!!

513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3:23:22

심심하니까 나는 놀아 줘서 고맙다구!!! 그런데 단문인 이유는 왜냐하면 내가 지금 팩을 한 상태로 누워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사용할 수가 없다……!!! 그나저나 가쉬주 반응이 의미심장해🥺

무엇보다 원래는 너무 둘이서만 돌리는 것도 좋지 않다는 그게 있지만 지금은 동접자가 둘이라서 괜찮은 것이다!!! 상황은 어떡할까!!

514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26:55

팩 중이구나! 피부는 소중하니까!(?) 의미심장이라니... 난 잘 모르겠는걸! 무슨 뜻일까!(의미심장의 뜻을 모른다는게 아님)

맞아맞아 동접자 둘 만인 상황에선 어쩔 수 없으니까! 상황은... 재밌을만한걸 생각해보자!

515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3:30:49

음…… 릴리 쪽에서 나올 만한 상황은 뭔가 조사하고 있는 릴리 양,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는 릴리 양,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는 릴리 양, 잘못된 물약을 먹고 상태가 이상해진 릴리 양, 등등등…… 가쉬한테서 나올 만한 건 뭐가 있지?! 🤫

516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37:53

가쉬는... 버스킹, 헌팅(?), 담벼락에서 위에서 자기(???), 이웃 고양이와 싸움(?????) 이런게 있으려...나?
둘이 함께 할만한 걸로는 릴리의 연금술 해석을 위한 책 찾기라던가? 아니면 릴리의 물약의 생동성 알바(!!!)를 한다던가!

517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39:15

저거 일상마다 다 하나씩 해봐도 될 거 같다!

518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3:42:09

(헌팅이 몹시 신경쓰인다) 뭐든지 다 귀욤귀욤하구만 그래……!! 도무지 고를 수 없으므로!!

일단 다갓께 물어봅시다
.dice 0 9. = 1
0: 크ㅡ리
1-3: 버스킹
4-6: 헌팅
7-9: 담벼락 수면중

519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3:43:54

>>517 오! 😯 좋은 생각이야!!!

릴리주의 경우에도 일상 소재들을 위키에 정리해 놓…… 긴 했는데 지금 위키가 (스레디키 이전을 핑계삼은 귀차니즘으로) 방치 상태이긴 하지…… 😎 새 나라의 새싹인 가쉬주는 나처럼 되지 말렴……

520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44:18

버스킹이군! 좋아, 선레를 써오겠어!

521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46:00

>>519 일상 소재 정리 아이디어는 좋다! 해두면 일상 소재 고갈을 걱정할 필욘 없겠네- 새나라의 새싹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 의견에 따라 다른 곳에라도 일상 소재 써둬야겠다!

522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3:56:26

(흥미진진)

523 가쉬 - 거리 (//.m0NdX3U)

2021-07-16 (불탄다..!) 03:58:26

언제나의 거리. 언제나의 인파. 지나가는 사람들. 나와는 관계 없는 행인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자리를 잡고 기타를 조율한다. 지나가다 나를 쳐다보고 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 자리에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위한 것도 아니다.

그저, 나의 마음이 시키는 일을 원이 풀릴 때까지 할 뿐이니까.

나는 수많은 인파들 사이의 작은 공간에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기타를 잡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참견할 수 없는 나의 세계. 고치를 만드는 애벌레처럼 스스로의 세계의 틀어박혀, 바깥을 향해 노래부른다.

"날개와 날아가는 햇살에
어제까지의 시간을 풀어두면

눈부신 창 너머로
낯선 세계가

아지랑이와 같이 반짝일 때
추억과 같은 그리움이
치밀어 올라
언제든지, 그렇구나.

그 누구도 닿지 못한 하늘은
변함없는 나의 작은 꿈
퍼져만 가
이대로, 쭈욱
나의 날개와 함께 날아가.
날개에 싣고서........."

곡을 마치고 나니 멈춰선 몇몇의 사람들이 보인다. 흔한 일이다. 평소 같으면 귀여운 여자 아이 하나 낚아 재미를 봤을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그럴만한 기분도 아니다. 슬슬 돌아갈까, 하고 생각하는 와중에-

524 릴리 - 가쉬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4:08:14

 인파 속에서 나타난 분홍색 털뭉치. 아니, 아니, 소녀. 마침 청월의 교복 서코트를 걸치고 있었던 그녀는, 연주를 마친 그에게 있어서 익숙할 만한 얼굴이기도 했다. 혼잣말인지 그에게 건네는 말인지 모를 자그마한 목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온다.

 “…… 기타도 치는구나.”

 오렐리 샤르티에. 저마다 박수를 치는 관객들 사이에서 멀뚱멀뚱 덤덤한 표정으로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다. 크나큰 감명이라거나 황홀함을 느끼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 자리에 서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다.

 혹시나 더 노래를 하려나 싶어서, 서 있던 릴리는 그 자리에 발뒤꿈치를 모으고 쪼그려앉았다.

 아직까지 릴리는 ‘장난 싸움’에서 자기가 우세하다고 (근거 없이) 믿고 있었고, 오늘은 과연 어떤 푸닥거리를 하게 될까 궁금한 마음에 멈춰섰던 것도 맞지만, 어디까지나 릴리가 이 자리에 이끌린 것은 그 노랫소리를 듣고서였다.

525 가쉬 - 릴리 (//.m0NdX3U)

2021-07-16 (불탄다..!) 04:14:01

왠지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다. 또 악몽을 꿔서 그런가. 어쩔 수 없는, 루드비코 요법과도 같은 악몽. 그런 날이면 하루 왠종일이 우중충하고 재수가 안 좋다. 가끔가다 그것을 잊을 수 있는 운 좋은 무언가를 만나지 않는 이상은.

돌아가자. 나는 그 자리에서 다음 곡을 기다리던 관중들에게 인사도 건네지도 않고 기타를 정리한 후 사라지려, 고 했는데.

"으겍."

반사적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분홍색 털뭉치. 응. 그래. 분홍색 털뭉치를 발견했다. 내 꼴불견의 모습을 보인, 원수! 왠지 보기만 해도 부아가 치민다. 왜 있지 않은가. 게임이든 뭐든 지면 상대방한테도 원한이 쌓이는 법이다.

나는 그 분홍색 털뭉치에게로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의 머리를 헝크러트릴 요량으로 마구 쓰다듬어 헤집어 놓았다.

"뭐냐 꼬맹이. 이젠 내 연주까지 방해하러 온거냐? 아주 마무리 일격을 날리지 그래!"

526 릴리 - 가쉬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4:27:20

 “뭐, 뭣─.”

 그러나 따질 새도 없이 릴리의 머리카락은 한여름의 적란운처럼 솟구쳐 부풀어 오르고 말았다. 책을 소중히 하는 괜찮은 녀석인 줄 알았건만 순식간에 30분 간의 고데기질을 허사로 만들다니!

 “호, 호, 호, 호─랑─말─코─가아!! 이건 중범죄야! 으으……. 연주 듣는 것도 안 되냐구!”

 이 지점에서 릴리는 ‘어라,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기세 자체에서 밀렸던 것은 저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가쉬가 품에 안겨 엉엉 울거나 저자세로 나오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계산이었던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전에 반드시 울려 주겠다고 했었지.

 “애초에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있었던 건 당신이잖아! 내가 무슨 방해를 했단 거야……. 정말이지, 갑자기 이런 봉변을 당하다니 원……. 앞으로 웬 가쉬 씨가 길거리에서 노래하고 있을 때는 다가가지도 말아야지?”

 머리를 빗어내리면서 퉁명스럽게 이야기한다.

527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4:29:11

그냥 릴리는 볼 때마다 미소 지어진다...😊😊😊

릴리는 사랑입니다...💖

528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4:33:21

😊

529 가쉬 - 릴리 (//.m0NdX3U)

2021-07-16 (불탄다..!) 04:36:12

"네가 그냥 들으려고 했을리 없지. 빈틈을 찾고 있던거 아냐? 으-응?"

나는 입으론 웃으면서도 눈으론 전혀 웃지 않는 표정으로 이를 악문채 말했다. 왠지 모르게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 스트레스 해소로 딱일지도? 이어 그녀가 하는 말은, 확실히 일리가 있었다. 조금 과했는지도. 나는 그녀의 머리를 헝크러트리듯 쓰다듬던 손을 떼었다.

"흐, 흠. 뭐. 이쯤에서 자비를 베풀도록 할까? 감사할 것."

그녀의 말대로 딱히 뭘 하지도 않았고, 생각해보니 그냥 듣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안돼. 이랬다간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게 되는거다. 저렇게 귀.. 아니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또 나의 약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 분명해!

"좋아. 이렇게 된거 승부 하자. 승부의 내용은 이래. 네 앞에서 3곡을 연주할거야. 그리고 그 3곡중 하나라도 네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러니까 감정이 얼굴로 드러난다면 나의 승리. 하지만 세 곡 다 아무런 감정도 끌어낼 수 없다면 내 패배. 어때?"

나는 분위기 전환을 꾀하며 그녀에게 제안했다.

530 릴리 - 가쉬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4:49:21

 “빈틈이라니……!”

 물론! 빈틈을 찾을 수 있으면 찾으리라는 건 사실이지만…… 노래하는 그를 보았을 때 릴리는 어떤 빈틈도 찾아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릴리가 놀릴 수 있음직한 빈틈은 말이다. 더구나 이번에 빈틈을 잡혀서 머리가 폭발한 팝콘 기계처럼 된 것은 릴리 쪽이었고.

 “…… 오늘도 어린애 같네, 가쉬 씨.”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는 그렇게나 진지해 보였는데……. 릴리는 어쩌다가 저런 미소년의 몸에 저런 영혼이 들어갔는지를 진심으로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의 내면에서 어떤 무시무시한 의심이 오고 갔는지는 그다지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니─ 뭐─ 감정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 적은……! 잠깐. 그래, 좋아. 그 조건으로 가자구.”

 어처구니를 잃을 뻔했던 릴리는 갑작스레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씨익 웃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뜬금없이 승부를 제안해 온다면 이쪽이야 고마운 일이었다. 표정이 그렇게까지 다채로운 성격도 아니었을뿐더러, 정 안 되면 입 안의 침을 안면 마비성 신경독으로 바꾸기라도 하면 될 일이고……!

 “승부야! 갑자기 당신이 엄청 웃긴 짓을 하거나 그런 게 아닌 이상에야, 당연히 내가 이기겠지만!”

531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4:50:5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면 마비성 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사하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32 화현주 (sSr90oiaHo)

2021-07-16 (불탄다..!) 04:52:42

불면증 죽어라

533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4:55:06

내가 대신 불면증을 죽여 줄게!!!!!!!

───────"斬"

534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4:55:49

휴. 내가 끝장내 버렸어 화현주. 화하!
조금 더울지는 몰라도 극세사 이불을 덮어 보는 건 어떨까……? 잠 잘 오던데

535 화현주 (sSr90oiaHo)

2021-07-16 (불탄다..!) 04:57:49

까악! 릴리주 멋쟁이!!! 담요 + 선풍기 조합이라구요!!!
그런데 잠이 4시 10분쯤에 오긴 왔는데 그 타이밍에 선풍기 꺼져서 다시 킨다고 뒤적거리디 그만...

536 가쉬 - 릴리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00:02

"뭐? 어린애? 욘석이!"

네가 애늙은이 같은거야. 하고 덧붙이면서 그녀의 비숑프리제와 같은 머리를 콩, 하고 검지로 누루듯 톡 쳤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귀염성 없는 꼬마다. 정말로. 저번에는 큰 정신을 갖고 있는 것 아닐까 하고 감탄했지만 취소다. 그냥 애늙은이일 뿐이야! 나의 머릿속은 이제 저 애늙은이에서 어떻게 애 같은 모습을 뽑아낼 수 있을까 하는 쪽으로 강력하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의외로 쉽게도 내 제의를 승낙했다. 오냐, 내 연주가 그렇게나 형편 없었다 이거지? 네 감정을 움직이지도 못 할 정도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언제나 스위치가 들어가면 돌변하는 나지만, 지금은 스위치가 들어간게 아니라 아예 회로가 타들어갈 정도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애늙은이같은 모습 뒤에 꼭꼭 숨겨진 어린애 같은 모습을 드러내주마.

"흥.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해. 여기서 하기도 뭣하니, '경기장' 으로 이동하자고."

나는 그녀 먼저 앞서 가려다 멈칫, 하고.

"인파 속에서 잃어버리면 곤란한데, 손이라도 잡아줄까? 꼬맹이."

하고 능글맞게 웃으며 물었다. 어떤 얼굴을 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537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01:12

>>532 화현주 안녕! 어서와!

>>533 중2같은데 멋져서 뿜었다.

>>535 이런.. 그런 자그마한 행동에도 잠 깨기 쉬운 계절이긴 하지!

538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5:02:48

원래 잠드는 데는 푹푹 찌는 이불만 한 게 없지만…… 다시 잠들기 애매한 시간대이긴 하지……😅

릴리주는 중2병이라구요. 크킄.

539 화현주 (sSr90oiaHo)

2021-07-16 (불탄다..!) 05:04:24

늦었지만 릴리주, 가쉬주 헬로~~

오히려 지금 자면 오후 1시 이후에 일어날 것 같으니 안 자는게 맞지 않을까???

540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06:30

>>538 중2병 릴리..! 언젠가 마안포즈를 취하는 릴리가 보고 싶다.. 막 중2같은 대사도 하면서!

541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07:11

>>539 으으음.. 하지만 지금 안 잤다간 오히려 오후에 자게 될지도..!(남말할게 아니긴 하다.)

542 화현주 (sSr90oiaHo)

2021-07-16 (불탄다..!) 05:10:47

오후라고 해도 1시니까 괜찮을지도
비록 그 뒤에 학원에서 7시까지 있어야 하며, 집까지 1시간이라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그때 자면 정상적으로 패턴 되돌릴 수 있으니..

절대 못 참지 컴퓨타킨다

543 릴리 - 가쉬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5:11:34

 릴리는 눈썹을 찌푸리고 그를 올려다본다.

 “그게 숙녀를 대하는 태도냐─!”

 릴리는 확실히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야 복면가왕도 아니고, 노래에 그렇게 큰 리액션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데 애초에 남을 괴롭히는 것이 큰 취미도 아닌 릴리가 왜 굳이 아까운 시간을 들이며 이 내기를 승낙힀을까? 자, 여기서 오렐리 샤르티에의 속마음을 들어 보자.

 ‘안 들려줄 거야.’

 그렇구나. 하여튼 릴리는 어떤 꿍꿍이를 품은 채로 그를 뒤따라 갔다.

 “하─ 하─? 그러─시─겠다?”

 억지로 웃고 있는 얼굴이 부들부들 떨린다. 대놓고 애 취급이야?! 오냐, 잡아 주마. 손을 아주 꽈아아아아악 잡아 비틀어 주마! 바키에 나오는 것처럼! “그러─자? 하하?” 하고 다가가서, 의념으로 악력을 강화하여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문제는 의념을 통한 근력 강화 실력이 형편없어서 그냥 꼭 붙잡은 것 이상의 감촉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지만.

 ‘이걸 그냥……! 잡아 비─틀─어─서─엇!’

 상대가 일반인이라면 잡아 비틀 수 있었겠지만 같은 가디언 후보생에게는 무리다.

544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5:13:01

>>539 그거 엄청 맞는 말이야…… (다년간의 경험자)

>>540 뭐야. 평상시의 릴리잖아.
릴리: 진리! 섭리! 운명! 진리! 섭리! 운명!

545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32:10

"숙녀? 수우우욱녀? 수우우우욱녀어어어어~? 푸하하하하핫!"

설마 자기를 숙녀라고 생각하는건가? 정말로? 무리잖아, 그런 작고 ㄱ...꼬맹이같은 몸을 하고선 말이지! 나는 시원하게 대폭소를 터트렸다. 생각해보면 굳이 승부라고 할 것도 없는 것에 승낙한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이유는 어찌되든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나는 꿈에 관한 것은 싹 잊고서 어떻게 하면 이 꼬맹이를 골탕먹일 수 있을까 하는 즐거움과 두근거림이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손이라도 잡아줄까, 라는 말에 얼굴을 붉히며 어떻게 거절할까 싶었는데, 그녀의 반응은 의외였다. 처음에 빠알개진 얼굴로 부들거리는 것까지 예상하던 반응이었는데, 진짜로 잡을줄은, 진짜 몰랐다. 그녀는 분노를 꾹꾹 눌러담은 목소리로 그러자고 말하며 나의 손을 아주 강하게 - 아마 릴리의 입장에서 - 잡아왔다. 잡은 손은, 작긴 했지만, 따뜻하고, 무엇보다 이렇게 강하게 잡아올줄은 몰랐다. 손이라도 비틀려는건가 싶었는데, 그정도의 힘은 아니었고, 그냥 아이가 부모의 손을 꼭 잡는 정도의 힘이었다.

"지, 진짜 잡는거냐? 아니, 싫다는건 아니고. 그, 사람 많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런거라고 하자고."

별로 이런 것 까지 놀릴 정도로 세심하지 못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 키가 작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이러다가 헤어지기라도 하면 귀찮고. - 왠지 내 머릿속에 가디언 칩으로 다시 연락해서 만나는 것은 들어있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대로 떨어지면, 귀찮으니까. 응. - 그녀의 손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잡고 내가 떠올린 '경기장' 으로 그녀를 인도했다. 앞서 가는 내 얼굴, 안 보이겠지? 나 감기기운이라도 있나? 갑자기 얼굴에서 열기가 느껴진다. 여자 손을 잡는 것은 그저 평소의 일이고, 그렇다고 이런 꼬맹이 손을 잡았다고 내가 부끄러워 할리가 없잖아. 그냥, 좀 놀라서 그런거다. 흐흥, 이렇게 해서 경기 시작 전에 내 감정을 어클어둘 생각이겠지? 그런데에 질 내가 아니라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 사실 할 말이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 그녀를 '경기장' 으로 안내했다. '경기장' 이라곤 말 했지만, 사실 내가 자주 낮잠을 자러 오는 곳이다. 강가 근처라 가만히 앉아 있으면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대로에서 떨어져 있어 사람의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 그런 곳. 거기에 수풀들 사이에 감춰져 있어 일부러 누가 찾아다니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그런 장소였다. 요컨데, 꼬마들의 비밀기지 같은 곳이랄까. 거기에 큰 나무도 한 그루 있어 그 나무에 등을 기대로 자는 것은 여간 기분좋은 일이 아니니까.

생각해보니까, 여기에 누군가를 데려온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도 여길 데려오진 않았다. 뭐애초에 이 학원도에 온지 얼마 되진 않았다고 해도 만난 여성은 꽤 됐었으니까. 하지만 이런데 데려올 생각은 하지 못했다. 조금, 다르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녀의 손을 잡고 그 숲속 작은 비밀기지와 같은 공터에 도착한 뒤에도 왜 데려왔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탓에 한동안 손을 놓지 못했다.

"으아아아아!"

나는 그제서야 계속 꼬옥 하고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비명을 지르며 그녀의 손을 놓았다. 내가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할거 아냐. 그것만은 질색이라고!

546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34:07

>>542 으음 몸이 버틸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오오 화현주가 컴퓨터를 켰다!!(?)

>>544 보여줘요! 마안 개방 포즈 지으면서 결정타 대사 하는 릴리! 나중에 꼭 보여줘요! 휘유휘유!😚

547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5:34:53

왜 계속 웃고있는거지 난..

548 릴리 - 가쉬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5:56:57

 뒤따라가는 릴리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인파 가운데서 손을 잡고 걷는 건 훨씬 (보호자에게 인솔받는 어린아이 같아서) 부끄럽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손을 놓으려고 해도 그가 억척스럽게 이끌고 가는 통에 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말하는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쯤에 이미 릴리의 얼굴은 완숙 계란처럼 푹 익어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곁눈으로 가쉬의 얼굴을 훔쳐보았을 때, 그도 마찬가지로 완숙 계란이 되어 있는 걸 본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이걸로 비긴 게 되니까. 릴리는 ‘경기장’의 주위에서 불어 오는 선선한 바람으로 얼굴의 열기를 식히려 애썼다. 꽤나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학원도는 나름 넓은 땅이므로 이런 구역도 찾아나선다면 더러 발견할 수 있지만, 릴리에게는 아직 이런 비밀기지가 없었다. 도서관이면 충분했으니까다.

 “갸앗!?”

 그가 소리를 지르자 덩달아 놀라며 손을 놓았다. 숲에 사는 문어가 튀어나오기라도 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어린애같은 이유였다. 그래도 비명을 바로 귓전에서 들은 탓에 위기를 감지한 손이 화끈거려서, 그 손의 장갑을 벗고 손아귀에 꼭 쥐었다.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뭐, 다─행─히, 가쉬 씨를 인파 속에서 잃어버리는 일은 없었네. 혹시나 당신이 미아가 될까 봐 걱정했다구.”

 장난스럽게 넌지시 이야기하며 팔짱을 낀다. 그러고는 구둣발로 바닥의 풀을 고른 다음에 그 자리에 쪼그려앉았다. 낮은 자세로 있으니 마음이 안정된다. 이대로라면 조금이라도 숨을 고를 수 있을 듯하다.

 “…… 해야지? 얼른, 시합.”

549 화현주 (ynFumVzgJU)

2021-07-16 (불탄다..!) 06:02:04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이 시대 최고의 지침서

550 릴리주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6:10:25

하지만 좀비 사태가 터진다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가 아니고
좀비 헌터들에게서 서바이벌 가이드일지도

551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10:37


"뭐어? 다-행-히 나를? 그건 내가 할 말이라고! 헹! 꼬맹이가 인파 속에서 흘러흘러 미아가 될까봐 손을 잡아줬으니까, 감사하라고."

나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단 한 마디도 인정하지 않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감사하질 못할 망정 날 잃어버릴까 걱정해? 역시 귀염성 하나 없는 꼬맹이다. 언젠가 울며불며 항복하게 해주마!

나는 근처의 그루터기에 앉아 기타를 조율했다. 무슨 곡을 연주할지는 대강 생각해 뒀다. 나는 내가 원하는 음을 제대로 낼 수 있게 신중에 신중을 가해 기타를 조율했다. 그러는 와중 내 표정은 그녀에게 잘 보인적 없는 진지한 표정이 되어 있었지만.

약속한 것은 세 곡. 생각해보면 처음 곡부터 강하게 나가기보단, 차츰 차츰 쌓아 올라가 마지막에 클라이막스로 터트리는 정공법으로 가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되었다.

"제목은 K."

짧게 말해둔 뒤, 나는 낮고 힘을 뺀 차분한 목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주말의 큰길을 검은고양이가 걷는다
자랑의 열쇠인 꼬리를 수평으로 위풍당당히
그 모습으로부터 고양이는 몹시 미움받았다
어둠에 녹는 그 몸을 향한 돌을 맞았다

고독에는 익숙해졌다 오히려 바라고 있었다
누군가를 동정하는 일 따윈 성가시니까
그런 고양이를 안아 올리는 젊은 화가의 팔
안녕 멋진꼬마야 우린 많이 닮았구나

팔에 안겨 버둥거리며 필사적으로 할퀴어 고독이란이름의 도망갈 길을
달리고 달렸다 태어나서 처음의
상냥함이 따스함이 아직 믿어지지 않아서
아무리 도망쳐도 괴짜는 쫓아왔다
그리고 고양이는 화가와 두 번째의 겨울을 보낸다

화가는 친구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검은행복] 홀리나이트
그의 스케치북은 검은색 투성이
검은고양이도 처음으로 생긴 친구에게 안겨 응석부렸지만 어느날
어려운 생활에 쓰러지는 이름을 지어줬던 아버지 최후의 편지를 쓰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달리고 달려서 이녀셕을 전해줘
꿈을 쫓아 뛰쳐나온 날 기다리고있는 연인에게

불길한 검은고양이의 그림 따윈 팔릴 리가 없지만 그래도 넌 나만을 그렸다
그래서 넌 차가워졌다 편지는 확실히 받았다

눈이 내리는 산길을 검은 고양이가 달린다
지금은 없는 친구와의 약속을 그 입에 물고서
저기 봐 악마의 사자다! 돌을 던지는 아이들

뭐라고 불러도 좋아 나에겐 지울수 없는 이름이 있으니까
홀리나이트 [성스러운 밤] 이라고 불러주었다
상냥함도 그 온기도 모두 모아 불러주었다
미움받는 나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이 날을 위해 태어난 거겠지 어디까지라도 달릴꺼야

그는 가까스로 도착했다 친구의 고향에 연인의 집까지는 이제 몇 키로
달리고 넘어졌다 벌써 만신창이다
다시 일어설 틈도 없이 쏟아지는 욕설과 폭력
질까보냐 나는 홀리나이트 끊어져버릴 것 같은 팔다리를

다시 끌고 달렸다 찾았다! 이집이다!
편지를 읽은 연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고양이의 이름에
알파벳 하나를 더해 정원에 묻어주었다
성스러운 기사를 묻어주었다"

불길하다 불리는 검은 고양이와 가난한 화가의 이야기. 어쩌면 나는 나 스스로가 그 검은 고양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연주가 끝난 뒤 나는 나도 모르게 피식 하고 실소를 터트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552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11:16

>>549 찾아보니까 영화인 것 같네요!

553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12:04

아잇 계속 이름 틀리네!! 아잇!!(이불킥)(두 손으로 얼굴 가리기)

554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12:54

>>549 영화도 있고 그냥 가이드.. 진짜 가이드도 있나보네요. 오..

555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13:34

개인적으로 K는... 처음에 듣고 울었던 곡이에요. 뭐, 감수성 풍부할 때였으니까.(사실 지금도 같다.)

556 화현주 (ynFumVzgJU)

2021-07-16 (불탄다..!) 06:14:36

그러타 우리들은 좀비다
좀비보다 힘도 없지만...

제가 말한 것은 책!
진짜 좀비 사태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쓴 가이드 형식의 책인데 이여... 읽으면서 좀비 영화 몇 편이 촤르르륵 떠오르더라구요

557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16:16

>>556
오오... 몬가 나무위키를 보니까 고증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다고 하는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재미있나보네요! 책을 사신거에요?

558 화현주 (ynFumVzgJU)

2021-07-16 (불탄다..!) 06:19:00

>>557
약간 어나더 유니버스의 지구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생기고 좀비 사태가 어쩌구~~ 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고증 같은 거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더라구요!
리디북스에서 구매했지요 키키키키

559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20:58

>>558
오오오오... 전 그런거 읽으면 되게 좀비 상황극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되더라고요! 좀비면.. 상황극보단 TRPG에 가까워질지도 모르지만.

560 화현주 (ynFumVzgJU)

2021-07-16 (불탄다..!) 06:22:17

>>559
좀비 TRPG도 있어요! 찾아보니까 좀비월드 라고... 저는 이거 읽으면서 좀비 소설도 머릿속에서 구상되더라구요!!! 하지만 쓰진 않는다... 나에겐능력이 없다! 막막 머릿속에서 좀비사태가 지금 일어나면~ 하면서 망상도 잘되고 킼ㄱ킥

561 가쉬주 (//.m0NdX3U)

2021-07-16 (불탄다..!) 06:24:33

>>560
아하 있군요! 맞아요. 좀비게임이나 영화나 그런거 보거나 하면 막 자기 머릿속으로 스토리 상상돼서 진행되지 않아요? 막상 쓰려면 써지진 않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맞아. 머릿속에서 지금 당장 좀비사태가 일어나면.. 이라던가!! 지금 당장 좀비사태 일어나면 이 집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지? 라던가. 아마 그걸 영화화한게 살아있다라는 영화인가 그런걸로 아는데.. 영화 보긴 했는데 살아있다는 걍 그렇더라구요.

562 릴리 - 가쉬 (CcjTFwBurc)

2021-07-16 (불탄다..!) 06:28:08

 기타를 조율하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역시, 뭔가에 집중하고 있으면 그나마 분위기가 있는 양반인데…… 어쩌다…….’

 그리고, 그의 연주가 끝났다.

 “…….”

 내기의 조건은 노래를 듣고 그에 따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 다시 말해서 좋다, 나쁘다라는 일체의 표현을 하지 않은 채로 감상하면 그만인 것이다. 릴리는 노래에 빠져들어 그 목소리를 듣고 있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1라운드는 릴리의 승리였다.

 ‘애초에, 노래를 듣고 아무런 감정이 나타나지 않는 게 이상하지…… 그걸 잘 숨기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인데, 딱 걸렸어.’

 목을 흠흠 가다듬은 다음에 릴리는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자, 다음 곡?”

 웃으면서 고개를 옆으로 끄덕 기울이는 꼴이 마치 나 여유롭소 하고 자만하는 듯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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