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오..오오.... 호흡이나 손떨림에 집중해보라, 확실히 지금까지 정훈이 캐릭터성에 잡혀서 기본을 놓쳤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생각하는 정훈이가 그건 기본으로 깔고간다고 해도 시스템상에서의 정훈이는 기초적인 궁술만 가지고 있는 새내기인데 그 간극을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야하나 🤔🤔 >>193 무기에 대한 이해도 생각해봐야겠네요.. 수련 끝나고 부장님한테 물어봐야지!! (부장님 : (얘는 2학년인데 왜 이런걸 물어보는거지?))
"저도 항상 그러진 않지만...이번에 여윳돈이 좀 생겨서요. 같이 고민해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음, 어떤 고민이나면, 여러가지 있는데요...."
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우선 첫 번째 고민부터 말해봅니다.
"제가 저번 태양왕국 게이트 때 대비하려고 아이템을 좀 샀었는데 힐킷이랑 힐팩을 착각해서 힐팩을 많이 사버렸거든요...힐킷은 두 개 정도만 있고 힐팩은 8개 정도 있어서요. 그런데 설명을 보면 힐킷이 더 성능이 좋고 원거리에서 던져 쓸 수 있는 것 같으니까...더 살까 고민중이었어요."
물론 저번에 산 힐팩 20개는 파티원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줬지만...어쩌다보니 청천의 것은 하나도 안 쓴 데다가 다림이가 받아간 것을 다시 돌려줘서, 아직 8개나 남아있게 되었지요.
기억의 궁전 입구에서 오른쪽 대리석상의 등 뒤, 기둥이 있는 회랑의 깊은 곳에 있는 『기다림』의 파일 앞에 사다리를 세우고 앉아 있는 릴리의 정신은, 얄팍한 파일을 뒤적거리다가 인형에 관한 정보가 담긴 페이지를 발견한다. 아,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덜커덩!
“10년 전에 산 인형이 닳아서 망가졌다고 인형 장수한테 사과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 사과할 게 있다면 인형을 더 많이 안 팔아 주고 인형 하나 갖고 몇 년씩이나 썼다는 점─이─다!!”
캬오 캬오! 버럭버럭! 하던 릴리는 곧장 다시 앉았다. 방금 건 조금 속물처럼 보였겠군.
“세상에는…… 봉제인형을 새것처럼 수리해 주는 업자도 있는 모양이더군.”
숲속 통나무로 지은 오두막에서 머리카락이 눈밭처럼 새하얗게 센 할머니가, 납작해진 인형에 솜을 불어넣는 모습을 릴리는 기억한다. TV에서 봤기 때문이다. 아끼는 인형이 망가진다면 지하철을 몇 정거장이나 타고 바다를 건너서라도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한 광경이었다. 천장 쪽으로 고개를 들고 한숨을 뱉는 듯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인형을 이루고 있는 섬유의 기준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실이 끊어진 순간 이미 그 실은 소명을 마친 것이나 다름없어.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
흔들거리던 릴리의 발이 딱 멈춘다.
“인형이 망가지면 망가지는 대로, 인형으로서의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단 말이지……. 그렇다 치면, 딱히 망가지는 걸 그렇게 슬퍼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곧이어 그가 말한 고민에 집중한다는 듯 가만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는다. 힐킷과 힐팩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시는구나. 흠, 힐팩과 힐킷을 어느 타이밍에 쓰면 좋을지를 고민해봐야겠네. 둘 다 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니... 일단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 부상에 관여하고... 전투중인 상황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힐킷, 전투가 끝난 상황에서 다음 전투를 대비하는 것이라면... 힐팩. 지금은 힐팩이 더 많으시니, 힐킷을 사시는 게 더 낫겠다.
"힐킷! 무조건 힐킷! 전투중이라면 힐킷이 더 좋다고 봐요. 원거리로 사용도 가능하며, 효과가 좋잖아요. 하지만, 전투가 끝나고 다음 전투가 예정되어 있다면, 힐링팩으로 회복을 보조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낭비가 아니다!! 사세요!!!"
심플한 결론!!!!
"치료 기술이 있다면, 치료를 하면 된다지만... 청천 씨나 저나 치료 기술이 없죠? 아쉽다... 서포터가 배우는 기술들은 배우기도 쉽고 숙련도도 빨리 오른다고 들었는데... 치료는 감이 잘 안 잡혀요."
거리는 멀지 않다. 바람도 순탄하다. 화살을 활시위에 겨눈 체 두 눈의 초점을 맞춘다. 맞추고자 하는 것, 그 방향에 의념을 담는다. 화살의 끝에는 하나의 점이 생긴다. 화살촉부터 적의 착탄점으로 이어지는 긴 점을 맞추고 그 선을 잇는다. 의념의 힘이 전신을 훝고 지나간다. 목표를 확인하고, 그 거리를 이해하고, 맞추고자 하는 의지를 잇는다. 나의 방향성, 나의 방향, 나의 거리. 이 세개의 거리가 하나로 좁혀진다. 곧 거대한 선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선에 화살을 맞춘다. 긴 거리는 낮은 포물선을 이룬다. 선은 직선만이 통용되지 않는다. 곡선. 활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방향으로 포물선을 이용할 수 있느냐이며, 그것이 이용되는 방향은 결국 활의 사용자에게 있다. 유메는 화살을 쏘았다. 그대로 화살은 원하는 지점에 명중했다.
"정확하네."
칸나는 유메의 활을 그렇게 평가했다. 특별한 기예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힘도 없었다. 그녀의 의념 속성은 해該. 오히려 해석하기 어렵다면 어렵지 활에 도움이 되는 의념은 아니었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을 이루어낸 것은 모두 그녀가 이뤄낸 결과였다. 활을 내려두고 숨을 고르고, 짧은 숨을 토해내고 그 뒤에야 활을 내려둔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뒤에야 유메는 자신의 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뒤에야 늦게나마 찾아온 자신의 친구를 향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네에... 망가뜨려 버려서요.." 복구도 못하고 아마 어딘가의 소각장에서 태워져 탄소화되거나. 매립되어서 땅 속에서 썩어가고 있을 인형쪼가리들에 아직도 미련이 있다니. 하긴. 다림은 미련이 많은 편이지요?
"아하하... 하지만 이사를 하게 되었어서 갈 시간도... 돈도 없었는걸요.." 변명하듯 말하지만 거짓말은 없네요. 하지만 인형이 낡아서 망가진 게 아니라 처참하게 갈기갈기 되었다는 점을 차마 말하지는 못하고 잠깐 머뭇머뭇거립니다. 그레도 판 사람 앞에서 인형은 기기긹 갈려서 그 생을... 복원도 못할 정도로 망가졌어요. 라고 말할 정도의 타입은 아니라구! 그저 화제를 돌리는 것처럼 수리나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려 애써봅니다.
"새것처럼 수리해 주는..." 그런 분을 만나기에는 좀 애매했거든요. 라고 말하면서 희미하게 웃습니다.
"망가지는 것을 슬퍼한다기보다는... 소명을 다한다의 기준이 애매하더라고요." "망가져버리는 게 안타깝고.." 정을 주고 아끼는 것들을.... 이라고 말하다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짓네요. 피곤해서 무심코 나와버린 걸까요?
하지만 의념속성을 이용한 궁술이냐, 궁술을 보조하는 의념속성이냐는 '궁술에 대한 이해나 생각, 판단'에 부합하지 않는 깨달음이므로...
지문이 뜻하는건 유메의 궁술은 의념속성과는 전혀 무관한 본인의 심득을 담은 궁술이라는 뜻일지도..! 너무 의념활용에 매몰되어서 무기술도 그쪽으로만 생각하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의념과 무기술은 서로간에 영향을 주고 시너지도 내지만 근본적으로는 독립되어있다 라는 느낌으로.. 무슨 소리냐고요? 저도 모릅니다.
"청천 씨라면... 어디보자... 고통이나 치료 뿐만이 아니라 상태이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천 씨는 똑똑하시니까 금방 응용법을 찾아내실걸요?"
그리고 이것에 숙달된다면, 적에게도 적용 가능해지겠지. 빼앗고 돌려주는 것에 숙달된다면, 빼앗아 망치고 돌려준다. 같은 식으로 여러 응용도 가능할 것 같고.. 대신 아군 버프쪽이 약간 응용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네... 흠, 아니... 빼앗은 게 꼭 자신에게 갈 필요는 없을지도? 공격력을 빼앗아 아군에게 전달 같은 식이라던가... 의념에 대한 숙달이 우선적으로 받쳐줘야 하겠지만, 가능한 이야기야.
"도핑제가 싫으시다면, 해독제 같은 건 어떠세요? 붕대라던가... 독이나 출혈 같은 것은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하니까요. 특히, 출혈 같은 경우는 방치하면 더 큰일나니까... 독은 건강을 강화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