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 🔑 :: https://picrew.me/share?cd=7XGiOFAZxC #Picrew #타코야끼타코야끼 검은색과 하얀색. 가지고 있는 색이라고는 그것 뿐이었다. 새카맣게 칠한 듯한 검은색은 빛을 집어 삼켰다. 보통 검은색이라 해도 빛을 비추면 좀 더 밝은 색으로 바래고는 하는데, 그런 일 없이 어둡기만 하다. 머리카락은 직모로, 잘 들뜨고 뻗치는 것을 짧게 잘라두었다. 앞머리는 눈을 찌를 정도로 길게 내려와있었는데 고의로 자르지 않고 기른 것이다. 오른쪽 눈썹에 있는 스크래치를 만든 작은 흉터와 왼쪽 눈 아래의 점 2개를 가리기 위해서다. 덕분에 얼굴이 덮수룩하니 가려졌고 때문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그 얼굴은 퍽 예쁘장했다. 잘 보이지 않아도 순하게 둥그런 모양을 가진 큰 눈은 속눈썹도 곱게 나있었고, 쌍꺼풀도 그려져있는게 얼굴 중에서 제일 예쁜 것이라 꼽을 수 있을 성 싶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보이는 새하얀 피부가 이질적인 느낌과 이유모를 공포감을 주었다. 흐릿하게 남아있는 혈색이 아니었다면 움직이는 시체처럼 보였을테다. 혹은, 161cm라는 키보다 더 커보이는 좋은 비율에 걸치고 있는 옷핏과 호리호리하게 구부러지는 몸선을 보면 시체보다는 마네킹스러울 지도 모른다.
성격 :: 🔑 :: 종잡을 수 없는 제멋대로의 고집쟁이 🔑 연쇄살인마로서는 깔끔하고, 치밀하며, 계산적이다. 🔑 누군가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있는 것을 곤혹스러워 하는 사회부적응자. 경험한 적이 없는 상황에 처하면 우선 피하거나 도망가려 하는 겁쟁이 같은 구석이 있다. 그렇다고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 미리 설계한 계획대로만 움직이는 완벽주의자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앞뒤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재밌어보이는 대로 움직인다. 흥미가 떨어지면 뭐든간에 그대로 하다말고 관두어버린다. 🔑 범인(凡人)과는 영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다. 공감능력도 뒤떨어지고, 한마디로 삐뚤어졌다. 때문에 꽤 엉뚱하고 이상한 언행을 보인다.
기타 :: 🔐 🔑 왼쪽 눈 아래의 점 2개 중 좀 더 아래쪽에 있는 것은 본래 점이 아니라 점 모양의 흉터다. 🔑 한여름에도 손을 덮어버리는 큰 사이즈의 긴 소매 상의를 즐겨입는다. 🔑 공식적으로는 살인 7회와 살인미수 2회를 저지른 흉악범이다. 피해자 또한 같은 흉악범들. 🔑 건강에 나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담배, 술, 커피 등. 🔑 몸이 찬 편이고, 더위와 추위 둘 다 잘 타지 않는다. 🔑 송곳니들이 도드라지게 뾰족하다. 🔐 '주아랑'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이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이름 뜻은 🔒.
외모 :: 이름처럼 다홍색 눈동자랑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어. 머리 길이는 대충 허리까지 오는 정도야. 머리 위로 하나 튀어나온 작은 바보털은 아무리 빗거나 눌러도 안 들어가서 포기했어. 아, 그리고 한 쪽 옆머리를 땋았다는 게 특징일까. 일단 평범해. 내가 스스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적어도 못생기진 않았어. 예쁘장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으니까.
키는 156cm. 몸매도 봐줄만은 하다고 생각해. 다리도 이 키에 비해서는 제법 긴 편이니까. 특별히 어디 크게 살 찐 것도 아니고. 그리고 특히 손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있기도 했어. 그리고 목에는 반지를 줄에 걸어서 목걸이처럼 걸었어. 무슨 반지냐고? 어... 일단은 비밀이야. 일종의 부적 정도로 설명할게.
성격 :: 책임감이 강해. 내가 맡은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임해. 엄청나게 밝고 사교적인 성격까지는 아니지만, 내게 주어진 일이라면 여러 사람들을 대하는 서비스업 같은 것도 천직처럼 해낼 수 있어. 아, 그렇다고 반대로 엄청 어두운 성격도 아니야. 그냥 현대 사회의 피곤에 찌들어서 귀찮음 많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 정도로 생각해줘. 남들보다 좀 감정적일 지도 모르겠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 정도는 얼마든지 숨길 수 있어.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도와줘. 왜 그러냐고? 어, 그거야 그게 사람으로서의 도리잖아. 아니,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도 돕지 않고 못 본 척 넘어간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아?
사람들이 친절하다, 착하다고들 나에게 그러기도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이 정도는 다들 기본 아니야? 아, 오지랖 넓어 보일 수는 있다는 건 인정해. 그래서 사서 고생하는 타입일지도.
기타 :: 🍒 사탕이든, 아이스크림이든, 체리 맛을 좋아해. 과일 체리도 좋아하고. 이름 따라 가냐고? ...놀리지 마. 할 말 없으니까. 좋아하는 색도 빨강이라고 밝히면 기절하겠네.
🍒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어. 근무 시간은 오후 타임이야. 가끔 다른 타임 대타 뛰어줄 때도 있지만.
🍒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야. 일단 알바를 하지 않는 시간에 최대한 공부 중이긴 한데, 솔직히 하기 싫어. 그렇다고 취업 준비를 안 할 수는 없잖아?
🍒 지금은 강아지 한 마리랑 함께 혼자 자취하고 있어. 이름은 구름이, 3살, 하얀 포메라니안이야. 내 귀염둥이지! 힐링이 필요할 때 구름이를 껴안고 있으면 얼마나 기분 좋은데.
🍒 담배는 안 해. 술은 캔맥주를 즐겨 마셔. 그렇다고 술고래는 아니야! 그냥 힘들 때마다 가끔 마시는 것 뿐이라고.
어서와!! :> 다시한번 1:1 먼저 이야기 꺼내줘서 고맙고 잘 부탁해! :D 근데 나는 이제 다홍주라고 부를 수 있는데, 다홍주는 나를 어떻게 불러야하는 걸까!! 그리고 나비는 살인마씨가 다홍이한테 마지막에 주고간 종이접기한게 생각나서 쓴 이모티콘이었어! 청포도를 하고 싶었지만 청포도 이모티콘이 없더라고 :<
나도 1:1 받아줘서 고맙고 잘 부탁해!! :D 일단은 아랑주라고 부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네! 가명이긴 하지만!! 청포도 이모티콘이 없는 게 아쉽네 :< 그래도 나비도 그렇게 살인마씨랑 연관 있으니까 잘 어울려!! :> 다홍이도 아마 살인마씨하면 청포도랑 나비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고!
좋아좋아 그럼 아랑주로!! 이름에 자물쇠 걸은 후부터 실수로 아랑이 본명 말할까봐 엄청 조심스러워!! :> 매번 살 떨리고 있어!! 맞아 청포도 :< 아참 난 여기서 조금 있다가 자러갈 생각이라서, 오늘은 잡담만 해도 괜찮을까?? 일상 돌리기에는 기력이 다 닳아갖고 :< 물론 다홍주 자러가야하면 자러가!!!
늘어지게 자고서 갱신할게 :> 나중에 만나게 되면 일상 주제 얘기해보자!! 나는 아랑이가 쪽지를 남겼던 현장이 뉴스에 나가고, 다홍이가 아랑이 정체에 대해서 의미심장해할 때 쯤 다시 편의점에 찾아간 걸 주제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다홍주 생각이 다르다면 말해줘!!!
나도 갱신할게!! 근데 텀을 장담을 못해서.. 잡담이든 답레든, 그냥 아랑주도 나도 서로 편할 때 답 올리고 하면서, 느긋하게 가보자!! :> 나도 같은 생각이야!! 다홍이는 아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둘이 다시 만나려면 어쨌든 아랑이가 편의점에 다시 와야지 싶고 :>
그쪽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그쪽 생각에 잠도 제대로 못 잤어. 잠자리에 누웠더니 생각나는게 말이 돼? 평생 그래본 적 없다고! 그래서 이번에 위험을 무릅쓰고 일 좀 쳤어. 그쪽이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을 현장에 남겼다고. 뉴스에도 나갔을걸?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물으면 일단 하나는 답할 수 있어.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됐을 때도 그쪽이 나한테 그렇게 웃는 걸 보여줄지가 궁금해졌거든! 솔직히 난 내가 나쁘다고 생각 안 하는데, 다들 나보고 나쁘다 그러더라고. 쓰레기 청소부가 뭐가 나쁜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혹시라도 그쪽이 같은 생각이면 나한테 다시는 안 그럴 거 아냐. ...남긴 흔적 때문에 잡히면 어떡하냐고? 잡히면 뭐, 남은 평생은 감옥에서 썩겠지! 그래도 걱정마, 잡힐 생각은 없어. 일부러 철저하게 작업했다고. 그쪽이 있던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필적으로 찾지도 못하게 거울에 비춰썼거든. 어디서 샀는지도 모를 포장지에 그림에 가까운 글씨로 잘 찾아보라 그래! 내 진짜 이름도 모르면서 말이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청소업체라도 왔다간 것처럼 흔적이란 흔적은 지우고 다녔던 범죄자가 현장에 메세지를 남기었다. 청포도가 체리보다 맛있다느니, 나비 낙서까지 그린 일상적인 메세지였다. 범인의 희롱, 기만, 사실은 범인이 남긴게 아닐 수도 있다거나, 모방범일 가능성까지 갖가지 가능성이 쏟아졌다. 그때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범인은 작지만 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당신이 있는 그 편의점에 가느냐, 마느냐. 당신이 혹시 신고했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신에게 메세지를 남겼던 범죄 현장이 뉴스에 보도되고서 딱 열흘 하고도 사흘이 되는 날. 처음 당신을 만났던 때와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편의점으로 찾아갔다.
"그쪽, 뉴스 안 봐요?"
살 거 없어. 그쪽 반응 보러 온 건데 당연하지. 14일 동안 잠잠했던 이 편의점이, 당신이 멍청한건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부터 확인해야겠으니까 인사는 생략할게.
편의점의 매대에 과자 봉지들을 채워넣다가 한숨을 쉬었다. 수를 세보진 않았지만, 그걸 세보았다면 벌써 5번은 족히 넘었을지도. ...하씨, 수를 세본다고 하니까 또 당신이 떠올라 버렸잖아. 안 그래도 당신 때문에 지금 머리 아파 죽겠는데.
그 유명한 연쇄살인범이 살인 현장에 쪽지를 남겼대서 한동안 세상이 떠들썩했던 것 까지는 이해해. 그 범죄자는 치밀해서, 흔적 같은 건 절대로 남겨놓지 않는다는 것 쯤은 나도 하도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 근데, 왜 하필! 그 쪽지 내용이! 당신이 떠오르는 내용인 건데!
나비 낙서랑 '체리보다 청포도가 맛있어' 라는 쪽지가 남겨진 체리 맛 아이스크림 포장지라니... 아니, 이거 어떻게 봐도 당신이잖아. 나비 낙서는 당신이 주고 간 지폐로 접은 나비고, 당신은 청포도 맛 사탕을 좋아하는 것 같았고, 체리 맛 아이스크림도 사 갔고... 물론 그 포장지는 아니었지만. 아니, 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그래, 쪽지 정도야 그렇게 쓸 수도 있지, 암. 그런데 그게 왜 하필 연쇄살인마의 살인 현장에서 발견되는 건데...!
하씨... 몰라, 머리 아파. 어차피 당신은 그 후로 오지도 않았잖아. 그만 생각할래. 눈 앞에 있지도 않는 사람 생각 해봐야 뭐해. 일이나 하자....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왜 당신이 내 앞에 있는 건데.
"...예?"
아니, 다짜고짜 찾아와서는 뭐라는 거야? 지금 오랜만에 만나서는 바로 시비 거는 거야? 당황했음과 어이 없음이 그대로 얼굴 표정으로 드러났다가 서비스업 미소에 가려졌다.
"뉴스는 가끔 본답니다. 아무튼 어서 오세요, 손님."
알바생으로서 친절한 인사는 생략할 수 없지. 당신은 인사를 생략한다고 해도 말이지, 인사 무시 정도야 흔하게 받아 왔으니 나도 익숙하다고.
"이번에도 찾으시는 물건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니면, 잔돈 받으러 오셨나요?"
매대를 채우느라 쭈그려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는, 잠시 허리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폈다. 그리고 당신에게 서비스업 미소를 보이며 변함 없이 친절하게 말을 걸었다. 태연해 보이는 태도가 당신의 궁금증을 더 자극할 지도 모르지.
# 나도 현생이 왔다 갔다 하니까 다행이라고 하자 :> 그러니까 바쁜 현생 살아가면서 부담 가지지 말고 서로 느긋하게!! 걸리는 부분 없으니까 괜찮아!! 선레 고마워!! :> 아랑주도 느긋하게 확인하고 이어줘!!!
그때의 '...네?'까지 포함한다면, 그 소리가 벌써 11번째였다. 또 숫자를 세더니 이번에는 가끔이라는 단어를 웅얼거린다. 꼭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고, 고민하는 것이 맞았다. 가끔의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틀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보름에 한 번, 한달에 한 번, 이 수많은 가끔 중에 어느게 당신이 말한 가끔일지. 인사는 여전히 관심 밖의 것이었고, 당신과 인사를 주고 받을 사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낯설고 이상한 이가 당신일 뿐이다.
"그럼 지능이 낮은 편이에요?"
우선 '가끔'을 2주에 한 번으로 정의 내렸다. 그럼 당신은 그 살인마의 뉴스를 보았을 것이라는 가정이 세워졌고, 그렇다면 물을 말이 한 가지 떠올랐다. 그렇게 힌트를 동네방네 뿌린 퀴즈의 답을 찾지 못 하고 있는 것이냐고 묻고 싶었다. 일부러 다시 편의점에 찾아올 때까지 덫을 놓은 것인지, 정말 그 범죄자의 정체를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인지. 머리 속에 갖가지 경우의 수가 떠올랐지만, 당신의 '...예?' 하던 목소리가 그때와 너무나도 같았기에 두번째 경우의 수를 선택했다. 그래서 무턱대고 나간 질문이 바로 저것이다.
"그쪽 보러 왔는데."
이죽거리며 입꼬리가 말려 올라간다. 덮수룩 내려온 검은 머리카락 아래의 휘어진 눈매 사이로, 검은 눈동자가 먼저 당신의 다홍빛 눈동자를 찾았다.
잔돈, 그런게 있었나? 있었던 것 같기도 해. 그쪽을 다시 만나려면 핑계가 있어야하지 않겠어? 내가 남겨뒀겠지. 근데 있지, 그런 푼 돈은 별로 중요치 않단 말이야. 내가 인간의 몸 속에 당신의 눈동자 색과 꼭 닮은 색이 잔뜩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온몸이 근질거려! 내가 '착한' 사람을 겁박하는 취미는 없는데, 멍청한 사람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거든. 멍청하면 머리가 나쁘다고들 하지. 그리고 '나쁜' 사람, 그러니까 사람인 척 하는 놈들. 걔네는 머리가 '나쁜'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 그래서인지 멍청이는 가만두질 못하겠단 말이야. 그쪽이 멍청이인지 아닌지 답해주면 좋겠는데. 당신이 진짜 멍청이면 곤란해진다고. 하나하나 경찰 나으리들이 원하는 걸 그쪽한테 술술 불 수는 없잖아? 범행동기, 범행장소, 범행도구, 범행, 범행, 범행. 이실직고할 때 그쪽 반응도 궁금하기는 한데. 어쨌든 이건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고, 다음에 무슨 힌트를 줘야할까 고민해야 된다고. 목을 직접 죄는 꼴이라니! ...근데, 허리 또 찔러봐도 되나? 그쪽 손은 오늘도 따뜻할까?
# 그치그치! :> 걸린 부분 없어서 다행이고, 다홍주도 느긋하게 이어줘!! 아랑이가 삐뚤어서 다홍이 상처줄까 걱정된다 :<
아니, 또야? 이번에는 반문하지 않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당신을 보았다. 그리고 멋쩍게 볼을 긁적이다가 괜히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어쨌든 당신이 이어서 세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챘으니,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암.
"...하?"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당신 또 시비야? 뭐? 지능이 낮아? 아니, 갑자기?! 내가 그쪽한테 뭘 잘못 했다고 갑자기 멍청하대?! 참 나, 어이가 없어서. 당신,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 오해하지 말자고 다짐 했었는데, 아주 그냥 편견을 심어주네, 심어줘.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상냥하고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되물었다. 하지만 날 만만하게 보면 안 되지. 진상들을 대하는 데에는 아주 이골이 나 있다고. 질문에는 질문으로 답 해주겠어. 당신이 왜 그렇게 묻는지 왠지 대충 알 것도 같은데, 당신이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순순히 들려주진 않을 거야. 궁금하면 당신이 직접 물어보든가. 저는 '지능이 낮아서' 당신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모르거든요? 흥.
...이제는 웃네? 눈도 제대로 마주치고. 하, 참 나. 내가 지능이 낮아 보여서 만만하게 보는 거야? 또 놀려먹네? 저번에는 그렇게 필사적으로 눈을 안 마주치려 하더니. 완전 자기 멋대로야, 당신.
"하하. 저는 상품이 아닌데 말이에요, 손님."
당신이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일부러 더 모르는 척 할 거야. 아무래도 당신, 그 쪽지 때문에 내 반응을 보러 왔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은데, 그거 다른 누가 들으면 오해하기 딱 좋은 표현이거든요? 꼭 플러팅 같잖아. 물론 당신은 나한테 관심이 전혀 없다는 걸 나도 알고 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어봐. 생각만 해도 한숨만 나온다, 어휴. 그러나 당신에게는 친절하게 웃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럼 우선 잔돈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손님."
그리고 다시 주먹으로 허리를 두드리면서 뒤돌았다. 그렇게 당신에게 무방비하게 허리를 보였고, 당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또 찔러보고 만져볼 수 있었겠지.
# 아니야! 삐뚤어진 아랑이도 너무 좋아!! 덕분에 같이 티격태격 하는 재미도 있고!! :> 나야말로 다홍이가 삐져서 아랑이랑 말 제대로 안 하려고 할까봐 걱정 된다 :<
그때 마음대로 하랬잖아. 무엇을 마음대로 하라고 정해주질 않았으니 그것도 마음대로 정해봤어. 질리면 관둘거야. 아직까지는 숫자 세고 있을 때 당신 반응이 재밌어서 관둘 생각은 없어. 어차피 숫자만큼 확실한게 또 어딨어? 어디를 몇 번 찌르는게 제일 깔끔하다거나, 몇 cm를 찔러 넣으면 못 걷는다거나. 애매하고 모호한 것 투성이인 세상에서 숫자만큼은 확실하고 선명하고, 또 알기 쉽지.
"그것도 제 맘."
그쪽이 물음에 답 안 해준다면, 마찬가지로 답해주기 싫어. 대신 그 상냥하고 친절해보이는 미소는 똑같이 돌려줄게. 가짜를 흉내내는 건 자신있어. 얼굴 근육을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움직이면 웃는 모양이지. 이러면 오늘도 뒷끝 부릴거야? 재미없다는 말 듣고서는 쪼잔하게 굴었잖아, 그쪽! 그래도 가짜라고 해도 귀한 미소야, 이거. 그쪽은 가짜 미소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해? 진짜 미소를 보고 놀라지 않을 그쪽은 가짜 미소를 보면 놀랄까? 이왕이면 살인마의 미소라서 놀라면 좋겠는데 그건 아닌 거 같아서 슬프네, 슬퍼. 눈물이 날 것 같아!
"살 생각은 없는데."
상품이 아니라고 하니, 비교를 위해서 진열된 '상품' 쪽으로 시선을 굴렸다. 몇 백원 짜리 사탕이 더 값어치있는 소비 대상으로 보였다. 당신을 먹는다한들 단 맛이 나기는 커녕 폐의 깊숙한 곳 어딘가서부터 올라오는 피비릿내가 더 심해질 것 같았다. 인간에게 값을 매기는 건 멍청한 놈들이나 하는 짓이지만, 사탕 하나보다는 인간이 훨 비싸다는 것을 알고 경제적 관념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당신을 사는 건 영 손해다.
그쪽 보러 온 거라니까, 어디가.
당신의 뒤를 쫓아갔다. 잔돈도 사탕도 지금은 굳이 필요없는 것이었고, 붙잡자니 당신의 손에서 느껴졌던 온기가 궁금한 만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주 해보지 않은 것인지라 선뜻 시도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저 뒤를 쫓을 뿐인 이 상황이 의아해 돌아본다면, 얼굴에 당신을 따라한 미소를 그려줄 것이다.
# 답레 다 썼다! 하고서 올리는 건 깜빡하고 잤어 :< 이제야 알아서 이제야 올린다!! 다홍이는 삐져도 죄없지 아랑이가 죄인이야! 왜 삐졌는지부터 다홍이가 이해시켜야할 아랑이가 죄인이야!!!
그쪽 맘이라고? 아, 그러세요? 아, 뭐, 틀린 말은 아니겠지. 숫자를 세는 것은 당신이고. 아니, 그런데 당신 마음대로 할 거면 밖으로 말이라도 하지 말던가. 괜히 듣는 이쪽까지 신경 쓰이잖아. 그것도 내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숫자를 센다는데. 하씨... 당신, 진짜 이상해. 내가 조심해야지, 뭐.
".........."
...근데 또 그렇게 나오시겠다? 나를 재미 없다고 그러는 것도, 지능이 낮다고 그러는 것도, 다 당신 맘? 하, 참 나. 이젠 또 미소까지 지어주네? 하지만 당신의 그 미소가 가짜라는 건 나도 알고 있다고. 당신이 나에게 웃어줄 이유가, 비웃기 같은 거 말고 더 있겠어?
"그러면 지능이 낮다고 하죠, 뭐. 손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고 싶으시다면야."
그래서, 나도 또 뒷끝 좀 부리려고. 쪼잔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먼저 유치하고 쪼잔하게 나온 게 누군데? 그쪽이 그쪽 맘이라고 한다면, 나도 내 맘이 있다, 뭐. 흥. 그래도 적어도 당신에게 보여지는 미소는 상냥했고, 태도는 여전히 친절했다. 일단 개인적인 감정은 묻어두고서라도, 알바생으로서 손님 응대 정신은 투철해야 하니까.
"저도..."
저도 팔 생각 없거든요? ...하고, 나도 모르게 쏘아붙일 뻔 했다. 하씨, 큰일 날 뻔 했네... 말을 끊고 자연스럽게 웃음으로 돌렸다. 당신에게 괜히 꼬투리 잡힐 건덕지를 줘봐야 나만 또 머리 아파질테니까. 아니, 근데 굳이 그렇게 말 해야겠어? 당신이 살 생각 없다는 거 나도 잘 알아, 안다고. 근데 말이지, 나도 팔 생각 없거든? 내가 미쳤다고 나를 팔겠어? 그것도 당신처럼 어딘가 수상한 사람에게?
아무래도 일단 당신이 여기까지 찾아 왔을 법한 이유 중 하나를 해결 해야 상황이 좀 나을 것 같아. 그래서 잔돈을 먼저 주려고 기다려달라고 한 건데... 뭐야, 당신. 왜 나를 쫓아오는 건데. 뭐하자는 건가 싶어서 당신을 돌아보니 또 그 가짜 미소만 그리고 있고.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상한 거 알아? 당신? 에휴... 뭐, 일단은 따라 오든가, 그럼. 나한테는 그게 더 편할지도 모르지. 다시 당신이 있는 곳까지 안 가도 되고. 당신을 뒤에 두고 카운터로 걸어가서는, 그 안으로 들어가 한 구석에 몰래 숨겨 두었던 잔돈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상냥하고 친절한 웃음을 그리며, 당신을 향해 잔돈을 내밀었다.
"잔돈 여기 있습니다, 손님."
내가 정확하게 액수를 몇 번이나 계산한 잔돈이라고. 틀리지 않았을 거야. 당신이 준 지폐 나비가 예쁘길래, 펼쳐버리는 게 아까워서 내 돈이랑 바꿔 넣었다는 건 비밀이지만 말야. 당신이 알면 또 이상한 말 할 것 같아서. ...아, 그러고 보니.
"그 때 사 가셨던 사탕들은 다 드셨나요?"
아래를 내려다 보다가, 시선을 들어 당신에게로 옮겨 물어보았다. 그러나 상냥하게 웃는 표정이, 이번에는 단순히 서비스업 미소만은 아니었다.
# 괜찮아! 서로 편할 때 주고 받기로 했으니까!! :> 아랑이도 죄인 아니야!! 다홍이가 잘 이해 시켜줘야 할 텐데, 삐져서 일부러 제대로 말 안 해줄지도 모르는 다홍이가 죄인이야!!!
산 속에서 곰을 만났을 때 죽은 척 하라는 이유가 뭔지 알아? 이미 죽은 건 사냥할 이유가 없으니까! 살아있는 사냥감이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까지 오감을 만족시켜주니까! 근데 그건 곰이 풍족한 식사로 배 부를 때 얘기고,배고픈 곰 앞에서는 인간이 산 척을 하든 죽은 척을 하든 물어뜯기는 건 똑같단 말씀이야. 그쪽한테 흥미를 가지게 된 이상 곰처럼 사냥할 거라고. 배고파서 사냥하는 건 아니니까 죽이지는 않아. 뭐? 재미없다고는 것 치고는 즐거워보이는 표정이라고? 이런 사냥은 처음이거든!
"저도?"
당신이 끊어버린 말을 따라하며 고개를 갸웃이는 모습은 퍽 순진해보이는 구석이 있었다. 당신이 말을 끊더니 지어보인 웃음을 따라하면서 눈을 맞추려는 것 하며, 자리를 옮기는 뒤를 쫓아다니는 것까지 행동거지가 꼭 당신을 보호자로 인식한 어린아이 구는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당신의 대답을 재촉하는 것이 영 의뭉스럽기만 하다.
"네."
건네받은 잔돈을 주머니에 구겨넣었다. 잔돈을 돌려받지 못 했어도 상관없었고, 사탕을 샀던 그때도 지갑에서 돈을 꺼낸 것은 아니었으니 당연한 행동이었다. 지폐 한 장을 다시 나비 한 마리로 접어낼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손을 비울 필요가 있었다. 당신이 웃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다르다고 느껴지는 이 웃음에 저번과 같이 굳지는 않았다. 처음이 어렵지 두번은 쉽다는 어느 말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있었다. 편의점에 들어설 때까지도, 당신을 마주할 때까지도 당신의 웃음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신의 사탕 이야기에 짧은 답을 들려주며 살며시 웃어보였다. 당신을 비롯한 여느 사람들이 지을 줄 아는 것과는 다른 흉내내기일 뿐이지만, 비웃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두 손을 당신의 얼굴로 들어올렸다. 당신의 저항만 없다면, 한 손에 당신의 한 뺨씩을 상냥하게 쥐었을 것이다. 인간은 쉽게 죽지 않지만, 쉽게 죽는 것을 아는 부드러운 손놀림이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과는 다르게 손가락으로 당신의 입꼬리를 찍어누르려 했다. 당신의 입모양이 그리고 있는 호선을 뒤집으려는 것이다.
"양치는 꼬박꼬박 했어요."
건강하게 오래 살 필요가 있거든. 두 발로 걷고 서는 인간이랍시고 강육약식이란 동떨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건 아니잖아? 짐승을 상대하고 특히 잘 느껴지지. 조금이라도 약한 틈을 보였다가는, 순식간에 찌르려던 놈한테 찔림 당하게 된다고. 양치는 안 해도 상관 없는 것 아니냐고? 무슨 그런 섭섭할 말씀을. 틈새는 언제 어디서 벌어질 지 모르니까 꼼꼼해야 하는거라고, 치밀하게. 죽을 뻔 했다가 팔뚝을 꽉 깨물어서 살아나본 적이 없으면 이해 못할 수도 있겠지!
# 난 시원하게 잘 있어! 다홍주야말로 코로나랑 더위랑 장마랑 이것저것 다 조심하면서 잘 있어야해! # 그리고 아랑이가 시트에 적힌대로 제멋대로 하고 있는데 문제되면 말해줘!! 꼭! :> 다홍이는 삐져도 귀여우니까 무죄야 무죄 귀여운 다홍이 죄없어!!
어때? 뒷끝 장난 아니지? 당신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줄 테니까, 어디 한 번 받아보시지. 당신이 재밌어 하라고 이렇게 반응 해주는 거 아니거든? 나도 나름대로 예의를 갖춰서 정중히 대하려고 하는데, 당신이 자꾸 그렇게 시비를 걸어오잖아, 흥. ...그런데 당신, 왜 즐거워보이는 표정인 거야? 삐지는 거 재미 없다면서?
"...저도... 손님 말씀에 동의한다고요. 저 같아도, 저 안 살거라는 뜻이었답니다."
당신이 퍽 순진해 보이는 모습으로 대답을 재촉하자, 결국 돌리고 돌려서 당신에게 대답해주었다. 쏘아붙이는 말을 최대한 둥글고 부드럽게 다듬고, 친절한 웃음을 보이면서. 당신이 웃음을 따라하고, 눈을 맞추고, 뒤를 쫓아오는 그 모든 행동들이 다 의뭉스럽고 수상쩍어도 그 상냥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어쨌든, 일단 당신은 손님이니까. 그리고 괜히 당신을 자극해봐야 좋을 거 하나 없을테고. 내 기분 나쁘다고 남의 기분까지 나쁘게 할 필요는 없잖아?
카운터로 돌아와서 당신이 잔돈을 받아든 것까지는 다 좋았다. 어쨌든 이걸로 당신과 관련된 것 하나는 해결 되었네. 그런데 당신,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 거야? 계속 웃네? 오늘은 내 눈을 피하지도 않고. 당신 웃음이 왠지 진짜 웃음은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뭐, 일단은 저번보단 나은 반응일까.
"힉?!"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이거 뭔데?! 응?! 당신의 손이 양 뺨에 닿자 화들짝 놀라, 초식 동물 마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신을 약간 올려다보았다. 사람이 너무 놀라면 얼어붙는다는데, 딱 그 꼴이었다. 그래서 당신의 손가락이 찍어 누르는 대로 입꼬리가 내려갔다.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 했다.
"잘, 잘 하셨어요...?"
일단 되는대로 대답이 나와버렸다. 아니, 이게 무슨 유치원생과 유치원 선생님의 대화도 아니고. 다 큰 어른 둘이 이게 뭐 하는 거람?! 당신, 진짜 뭐야?! 무슨 대답을 해주길 바라는 건데?! 당황스러웠지만 재빠르게 정신을 다시 붙잡았다. 우선, 입꼬리를 내리고 있는 당신의 손을 두 손으로 각각 붙잡으려 했다. 만약 당신의 손을 잡는 데에 성공했다면, 그대로 떼어내면서 입꼬리에 힘을 주어 위로 강하게 끌어올려 버텼겠지. 찍어 누르려는 당신의 힘에 지지 않겠다는 것처럼.
"상이라도 드려야 할까요?"
당신, 그렇게 내 웃음이 보기 싫어? 하지만 당신도 이렇게 나한테 함부로 손 대고 하니까, 나도 당신 손을 붙잡고 계속 웃음을 보이면서 당신 장단에 맞춰주겠어. 이거, 정당방위라고? 당신이 그렇게 만지고 하는 거, 자칫 잘못 하면 희롱이라고 얘기 들을 수도 있는 거 알아? 그러니까 조심하라고. 잘 모르겠다면, 당신도 한번 당해 봐. 나도 당신 손 꼭 붙잡고 있을 테니까.
# 다행이다!! 나도 이것저것 다 조심하면서 잘 있어!! # 전혀 문제 없으니까 걱정 마!! 제멋대로인 아랑이 너무 좋아!!! :> 아랑이야말로 다홍이에게 하는 말도 행동도 모두 귀여우니까 (범죄 빼고는) 무죄야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