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람과의 교류가 없다. 현궁 사람들이 유하다고들 하지만 그는 대체 왜 현궁에 왔는지 알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았다. 청궁에 들어갈 사람은 절대 아니었고, 모습을 보면 주궁은 아니다. 그가 혼혈인지 순혈인지도 알 수 없기에 백궁은 미지수였다. 남은 곳에 적당히 들어간 느낌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의 지금 모습은 제법 현궁다웠다. 누군가를 일단 배려한다. 이것만으로도 유하다 판단해 넣었을 지도 모른다.
당신을 바라보던 시선이 점차 누그러진다. 신경질적인 특유의 눈동자는 그대로지만 예민함은 많이 사라졌다. 꼭 야생의 동물이 경계를 하다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다시 제대로 뒀다. 검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빛을 받아도 광택 하나 없었다. 빛을 그대로 빨아들이는 듯 새카만 머리카락 사이로 그가 대답했다.
"괜찮네."
색이 미묘하게 다른 두 시선이 잠시 바다를 봤다. 어제도 분명 이렇게 바다를 걸었는데 오늘과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그는 당신의 뒤를 천천히 걷는다. 좀 걷는다고 해도 괜찮은 날이다. 물론 갑자기 없던 체력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오늘은 그나마 버틸 수 있는 날이다.
무엇보다 넓은 기숙사 때문에 알게모르게 걷는 것은 오래 할 수 있기도 했고. 그는 당신의 뒤를 따르며 눈을 낮게 내리깐다. 자박자박 밟히는 해변의 모래가 제법 재밌는 소리를 냈다.
>>801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진단 뒤에 참치어장 관련자 있는거 아니냐고 새벽내내 그 대립썰에 취해있었는데 또 다시 이렇게 대립요소를 주는건 의심을 해봐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안되겠다 운명.. 인정할수밖에 없습니다 판사님 의사봉 비트 주세요~~ (????)
>>8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동의해 전부터 사람 있는것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걸로 확실해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까지 밀어주면 나중에라도 대립일상을 안 돌려볼순 없겠잖아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원하게 땅!땅!땅땅땅! 판결완료라구~! :D
>>814 어느 쪽이든 이래저래 무서운걸까..! 아니 그 그치만 머리를 싸매는것까지는 좋아도 머리를 깨지는 말구!! (호다닥 달려와서 머리 보호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도 백정이랑 벨이의 사탕키스.. 기대해보고 있어야지 이히히 :D (???)
>>815 아앗 개운하지 않은.. 거구나 확실히 자고 일어났는데 애매하면 조금 묘한 기분이기는 하지! :0 아앗 내 체력이.. 좋아 그래도 렝주한테는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워... (체력을 빨리며)(?)
민은 단태의 말에 놀란 듯 눈을 끔뻑였다. 고개를 드는 민의 얼굴에 약간의 화색이 돈다. "좋아요. 제 노력이 아주 물거품은 아니었군요. 기쁜 소식이에요." 천천히 시작한 말이 점차 빨라졌다. 아까처럼 격양되어 있었으나 그 문장에 담긴 감정은 완전히 달랐다. 존댓말과 평소 태도로 회복되는 속도가 놀라울정도로 빠르다. 민은 뻔뻔스러운 사람이었고, 말 한마디에 쉽게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선배는 이리가 아니라 사람이잖아요?"
검지 손가락이 단태를 향한다. "사람을 먹지 않는다고 죽지 않고, 이성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죠. 당신만을 위한 사냥꾼도 존재하지 않아요." 민은 그것만으로 충분히 들뜬 모습이었다.
"선배가 나쁜 사람인 건 차차 확인하도록 하죠. 지금 당장 판단하기 힘드니 보류해볼까요? 그때가 되면 다시 이야기를 나누던지 할게요."
민은 노래하듯 경쾌한 발걸음으로 다가와 단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까 하지 못한 위로를 지금이라도 하기 위함이었다. "타이밍이 좀 어긋났지만, 그동안 마음 고생 심하셨겠어요. 음, 비밀을 알려줘서 다시 한 번 고맙고,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줘요. 멋대로 걱정하고 신경쓸테니까 그렇게 아시고요." 끝마치며 어깨를 놓아주며 한 두 걸음 떨어진다.
"그럼 나도 노력할게요."
계약서에 사인이라도 한 태도였다. 민은 말뿐인 약속에 강제성이 있을거라 믿는 멍청이가 되어있었다. 민이 작게 손을 흔든다. 뻔뻔스레 단태를 몰아내는 모양새가 슬 대화를 마칠 타이밍이라 예감한 것 같다. 입꼬리를 쭉 끌어올리는 그 일련의 과정이 그린듯 매끄러웠다. 평소 그린 것 같은 미소보다 어설프나 인간적이었고, 보기 좋진 않으나 생기 있어 보였다.
"지금 당장 이야기를 더 나눌 여력이 남지 않네요. 자, 가서 시원한 코코넛 음료라도 사마셔요. 오늘의 악감정은 시원한 코코넛이랑 함께 삼켜버리자고요."
//요걸 막레로 해주면 될 것 같다~~~~~~ 민의,,, 억지 받아줘서 너무 고맙구,,,, 단태주 수고 많았다~~~!!! ㅠㅠㅠ
따라오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기로 한 만큼, 그녀는 앞서 걷기 시작한 후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래도 소리는 자연스럽게 들려와서 뒤에 그가 따라오고 있음은 알 수 있었다. 흐응. 안 가는구나.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얼굴에 희미한 낌새가 드러났다 사라진다.
모래사장을 밟는 소리는 딱 두사람 분이었다. 그녀의 얄팍한 샌들과 그의 신발, 딱 그 둘 뿐. 그나마 노는 사람이 있는 쪽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으니 소리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었지. 조금 후에는 아예 모래 밟는 소리와 얕게 오가는 물결소리만 주변에 가득해진다. 그래도 밤과는 달리 발소리가 좀더 선명해서, 괜한 감상에 빠지는 일은 없었다. 대신 다른 건 생각났다.
"그러고보니까, 선배, 어제 꽤 수난이었던 듯 하던데요."
어제의 수난이라 함은 그가 리안과 마주쳐 겪은 그 일련의 일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해변에서 일어난 일이었으니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지대한 관심을 갖고 모든 상황을 보고 있던 건 아니라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있었다.
"누구신진 몰라도 선배를 그렇게 안고 도망갈 정도면 보통 사이는 아닌가봐요."
멀리서 보기에 머리카락의 색과 대강의 체형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여성으로 보이는 누군가였다. 그를 번쩍 안아들고 열심히 도망치던 그 사람은. 중간에 그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여성의 목을 팔로 감싸안는 것도 보았으니 혹시,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있을까.
뭐, 말은 그렇게 꺼냈지만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 건 아니다. 그저 그냥 걷기만 하면 심심하기도 하고, 때마침 생각나서 꺼내본 말에 불과했다. 크게 흥미를 보일 만한 대답 같은 건 애초부터 기대도 예상도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단지 시간 때우기일 뿐.
>>827 ((괜찮아요..! 쓰러졌지만 살아있어요..!! 안 돌려주셔도 된답니다..!!))
옹알....옹알...
>>825 사실 벨주는 호빵맨이라서 새 빵을 구워서 머리에 올리면 살아난답니다 옹알옹알.. 애정 하나 안 담긴 사탕키스..((욕망이 찼어요)) 사실 이 점에서 정말 신기한 관계라고 생각해요. 애정 없는 동거관계는 봤지만 애정 없는 입맞춤과 동거라니...지금껏 상판을 하면서 이런 케이스를 본 적이 없어서 더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