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미나즈키는 살짝 당황했지만 어떻게든 다림의 머리가 테이블에 부딪히기 전에 그 사이에 손을 끼워넣는 데에 성공했다. 이게 그럴 정도의 일이었던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림이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보여서, 그는 최대한 다림을 위로하려는 말을 꺼내기 위해 노력했다.
"길에 놓인 폭탄을 주운 거나 마찬가지잖아. 그건 폭탄을 주운 사람이 아니라 놓은 사람 잘못이 더 크겠지."
부딪히기 전에 손을 끼워넣었다면 쾅 하는 소리가 나기 직전에 보고 간신히 멈췄을 겁니다. 나른하다지만 그정도도 못하지는...은 의념을 발휘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빼내려 시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마에 닿으면 다림에게는 약간의 열감은 있어보였을지도요? 어쩔 수 없어요. 약도 그렇고..
"그렇지만.. 공격한 것이나.. 전투 불능으로 만들어 버린 건 제 탓이었는걸요.." 물론 폭탄을 놓은 존재나 발견하도록 한.. 에릭 또 너인가. 라고 한다면 다림은 그런 걸 용납하기 어려워하겠지요.
"하지만 죄송해하는 건 제... 의지니까요.." 가볍게 두드려주면 그 쪽 어깨가 화살 맞았던 곳이라면 옅은 윽 소리를 낼 것이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하쿠야를 바라보려 합니다.
' 너는 항상, 죽으면 널 보석으로 만들어 달라 그랬지. 근데, 나는 못하겠다. 보석이 된 너를 못 보겠다. 반짝이는 보석보다, 내가 기억하는 너가 더 빛났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유골함을 안았다. 보석이 된다면, 지금 내가 흘리는 이 눈물 중 한 방울이 보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보석은 더 크게 집어삼키는 내 눈물강을 타고 너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네가 얼마나 몹쓸 부탁을 했는지. 나를 두고 먼저 간 네가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는지. 내 눈물을 보고 알아줬으면 좋겠다. 더 이상 닿지 않을 곳으로 슬픔을 쏘아 보내며 나는 울었다. ' 순애라고 하면 차라리 이런 게 가까운 거 아닌지...?
다림주: 나는 다림이 죽으면 온 세상에 있습니다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두근거렸는데.. 다림: 네? 다림주: 네 유골로 만든 보석을 지니면 행운이 온다 같은 걸로(?) 다림: 다림주: 그러다가 어디에서 저주 수준이 되어서 저주받은 보석 같은 걸로.. 다림: 그...그만...
미나즈키는 평소와 별로 다를 것 없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림을 보고 있었다. 그대로 계속 말해도 괜찮다는 듯이. 이것저것 얘기할 수 있는 건 많았지만, 잠깐 닿았던 이마도 뜨거웠던데다 괜히 다림에게 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그는 최대한 말을 줄였다. 지금은 다림이 하고 싶은 말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손에 닿는 피부의 촉감이 뜨끈했다. 아마 열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그래서 다림이 더 이러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877 와... 글 되게 잘쓰시네요!! 굉장히 아련해요 ㅜㅜ >>879 다림이의 인권을 챙겨주세요.. (피켓들고 시위하기) >>882 (충격) >>883 순애는.. 어려운 것... >>884 (공감) >>886 흑연으로 모조 다이아를 만들 수 있어요..?? ??? 중학생때 애들이랑 농담으로 연필심을 겁나 세게 누르면 다이아가 되는거 아니냐?? 이랬던 적은 있는데 그게 진짜라고..?!
복도를 걷는 길... 나는 조금 회상을 하고 있다. 뭔가 순서가 뒤바뀌긴 했지만 파티원으로 서포터를 구했고, 의뢰도 수주했다. 생각보다 더 엄청난 의뢰를 맡아버린 기분이지만, 이미 맡은 걸 어떡하겠어. 나머지 한 명의 인원을 구해보는 수밖에. 처음부터 후배들과 가기로 한 거였으니 랜스도 후배들 중에 골라야겠지. 하지만... 후배 중에 연락이 닿는 사람이... 하고 멍하니 생각하다가 복도 건너편에서 오는 사람을 보고 아, 했다.
" 미나즈키. "
친한 사이... 라고 하면 조금 애매할지 모르겠지만, 아는 청월의 후배였다. 정신없어서 잠시 깜빡하고 있었지만, 랜스였지.
" 마침 잘됐다... 가 아니구나, 혹시 지금 시간 있어? "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잠시, 먼서 이야기를 할 시간을 빌릴 수 있는지 묻는다. 복도에 있는 건 보통 어디 가려는 거니깐, 일이 있다고 하면 잡을 수 없을 테니까... // 아는 선후배 사이인 걸로, 복도에서!
"의지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자의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굳이 따지자면 모르겠다며 회피하던 걸 강제로 직시시키고 압력을 가하고 그런 게 나쁘긴 했지만 그것까지 다 말하기에는... 글쎄요. 아직 무서워하고 있지 않나요?
"...죄송했어요.." 하지만 카페는 잘못이 없으니까요.. 라고 슬쩍 말하면서 뭐 만들어드릴까요..?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그러다가 어떻게 하고 싶냐는 물음을 듣고는 조금 애매한 표정을 짓다가
"다른 분들이 용서해준다고 할 때까지는 찾아뵈...려 노력할 거에요.." 먼저 찾아오신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요.. 라고 말하며 하쿠야를 빤히 바라보는 건 하쿠야가 먼저 찾아온 분이라는 것이라서 그런 걸까. 미나즈키 씨가 항상 드시던 걸로 가져올까요? 라고 간단하게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