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그죠 레오라면 솔직하게 대답하라고 할 거 같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멱살을 잡는다면... 잡혀줘야죠 레오인데.... 서리가 잘못한건데 이건.... 근디 솔직히 서리 1년동안 레오한테 정 엄청 들어서 함뜨자고 해도 "아 싫어~ 너 니가 이길 때까지 계속 하자고 할거잖아아" 식으로 징징거리거나ㅎ "우리 그냥 가위바위보 해서 어린 쪽이 소원 들어주자" 이러면서 장난만 왕창 칠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부러 경기하자 해놓고 져주는 건 절대 안할 거 같구? 아마 창과 방패가 되지,, 않을지,,,,
3연타로 꽂힌 처음 듣는 호칭의 여운이 가실 때 쯤에야 볼을 꼬집고 잡아당겼다가 놓는 일련의 과정이 멎어들었다. 아팠어? 하고 당신의 차가운 볼에 자신의 손도 추가로 얹고 살살 문질러주고 나서야 지금 이 감정 기복도 썩 만족스러웠다고 느끼며 씩 웃어보이는 것이다. 이런 만족은 과정 중에 있어도 좋겠지만 역시 오롯이 그 상황을 즐기고 나서 받아들이는 편이 좋았다. 자신에게 조금 더 그 만족감이 오래 남아있을 수 있었으니까.
"어머나. 그건 맞네~ 우리 여보야가 너무 슬퍼하는건 원치 않으니까, 좋아! 수업중엔 최대한 조심조심히 행동하도록 할게?"
물론 그게 가능했다면 비행술 수업부터 지극히 정상적으로 끝마쳤을 것이다. 여기저기 쏘다니지 않고 정확하고 빠르게 블러저만 쳐냈으면 파편이 튀고 사람이 다치는 혼돈의 장이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다친게 자신만 아니면 그만이라는 꽤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 사실을 대충 넘겨버렸다. 지금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해야 할 것은 그런 사사로운 실책에 관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관련 없는 생각은 빠르게 지워버리는 것이 편하다.
"그러니까 말이야. 혹시 학생들은 알 수 없는 뭔가가 더 있으려나? 내가 알고있는 상식의 한계성으로는 아무리 짐작해도 살인 저주가 제일 지독한 저주라는게 이해가 안 가네~"
앞서 한참을 고민했듯이 지독한 것이라고 한다면 크루시오가 훨씬 위일 것이었으니. 살인 저주와는 다르게 크루시오는 한두대 맞더라도 죽지 않아서 그런걸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죽지 못하는 것이 윤리적으로는 맞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대신 죽는것이 더 낫겠다 싶은 고통을 주었으니 그것조차 애매해졌다. 결국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의 차이라고 대강 넘겨짚는 수밖에 없었다. 더 생각했다간 하루 종일 크루시오와 아바다 둘 중 무엇이 더 독한가에 대해서만 생각해버리고 말 테니까.
이윽고 심장이 철렁했다는 말에 꺄하핫 하며 경박스런 그 웃음을 다시 터트리고 마는 것이었다. 수업 내용도 거의 다 전달받은 듯 싶었으니 이제 다시 분위기를 환기시켜도 좋을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늘 쉬는 시간이 함께했으니. 지금 이것도 그런 부류의 것이겠거니 하며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으응~ 여기서 더 빠져들어버린다면 곤란한데! 내가 진짜로 여보야를 청 대신 내기에 걸어버릴지도 모른다구? 꽃은 꽃끼리 어울려야지, 호박하고 어울리면 큰일나, 여보야~"
물론 이것 역시도 그저 평소에 당신을 대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아까전에 당한 게 있어서 조금 더 심화된 버전으로 되갚아주고 싶었는지, 얼핏얼핏 진심이라고 생각할만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이러니 주변 사람들이 오해할대로 오해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주변에서 주는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마이페이스적인 태도가 강한 사람 둘의 조합은 이리도 환상적인 것이었다.
"아하하. 역시 여보야한테도 나밖에 없지?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내가 더더욱 힘내야겠네! 여보를 지키고, 위험에 거리낌 없이 뛰어들면서~ 동시에 여보가 걱정하지 않도록 멀쩡하게 다시 곁으로 돌아올수 있을 때까지!"
물론 그러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제 몸 하나도 간수하기 힘든 상황에서 남을 챙기기는 쉽지 않았다. 하물며, 스릴을 즐기는 와중이라면 더더욱 자기중심적이 되고 마는 사람이었다. 그래봐야 누누히 서술했던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기에 그 진실까지 이야기에서 다루지는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이미 볼만큼 봐왔으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고 느낀 것이었을수도 있고.
"그래도 역시 잘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겠어! 혹시 알아? 여보야의 그 간질간질한 호칭들을 자신에게만 향하게 만들고싶어할 사람이 있을지!"
근거나 증거라고는 없는, 추측 100%의 이야기였으나 아무렇지 않게 하고서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같은 사람이라면 어쩌면 정말 그런 마음을 품은 사람이 한둘쯤은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