앟 왜 녹아내리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돼 녹지마 쭈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주말은 시간이 물흐르듯이 잘 가기 마련이지.....어째서 그런걸까.....o<-< 땃쥐는 노력테지만 땃태의 대사에서 어? 싶어도 당근 꼭 흔들고....((쭈주에게 당근 꼭 쥐어줌)) 새벽 잡담 솔찬히 하면서 답레 슬슬 써올게. 쭈주는 피곤하면 자러가도 좋아~~ :D
심장이 뛴다.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 전신 거울 앞에 선 그는 단아하게 웃었다. 거울 안에서 춤을 추는 그가 보인다. 너울거리는 옷자락과 함께 웃음소리가 흐른다.
"안녕, 오랜만이네. 얼마만이지? 네가...그, 뭐지? 머글 사회에서 쓰이는 말이...그...너를 칭하는 말 중에 비슷한게 있을 건데." "쿠마리." "오! 그래. 쿠마리. 참으로 오랜만이야, 반가워요, 반가워...자. 네 욕망을 마주해야지, 아가. 뭘 하고 있니?"
당신을 더는 보고싶지 않았는데. 누군가의 농간인가? 대체 여기서 더 뭘 바라는 거지? 그는 지팡이를 떨어트렸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 거울 속의 자신을 마주한다. 마음 같으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싶었지만, 문이 잠긴 것 같다. 덜걱거리는 소리가 났던 것 같기도 하고, 문이 잠겼는지 확인하려고 덜컹덜컹 움직이기도 했다. 분명 그 소리를 들었다. 거울 속의 자신은 여전히 부드러운 춤사위와 함께 그 좁은 공간을 빙빙 돌고있다. 공포를 직면하라. 한참동안 마주보자 드디어 거울이 먼저 입을 연다. 누군가 이 지문을 본다면 그것이 가능한가 싶겠지만, 세상은 넓고 미친 사람은 많지 않은가. 아마 그도 그 부류중 하나일 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면 너무 멀쩡하여 문제이거나.
"자, 이게 네 욕망이란다. 아주 푹 썩었구나."
거울 속의 그가 잔뜩 썩어빠진 시체를 안아 올린다. 그는 이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마른 침을 삼킨다. 좋지 않은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 같다. 당신은, 그러니까, 나는. 그걸 품에 가득 안고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기뻐한다.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의 얼마 남지 않은 머리털을 손가락에 배배 꼬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는 거울 속의 자신이 하는 행동에 몸을 떨었다. 이건 전부 나를 시험하기 위한 관문이다. 참아야 한다. 지하실의 문은 잠겨있다. 나갈 수 없다. 알고있다. 미친듯이 열어보려 했지만 손톱이 부러져도 열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안에 있는 시간만 길어졌다. 머리, 머리가 어딨지 그는 손을 모았다. 마치 영정을 들듯.
"사람들은 널 손가락질 했지."
뭔가 쭙 하고 빠는 소리가 났다. 사탕을 빠는 소리와도 같고 일방적으로 입을 맞추는 소리와도 같다. 거울 속의 자신은 입에 부패한 살점을 묻히고 천천히 미소를 짓는다. 입매부터 시작해 얼굴까지 환한 감정이 가득 찬다. 황홀감에 젖은 눈동자와 약간의 저질스러운 탄성. 교성에 가까운 그 소리를 내뱉곤 볼을 부빈다. 애정이 묻어나는 손길이 백골이 된 부분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우리는 이렇게나 행복한데 말이야. 안타까운 샬럿. 세상은 나를 배척하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하고 미친 사람 취급해..모두 똑같이 혐오스럽지. 죽어서야만 아름다운 것을 깨달은 내가 있기엔 너무 좁은 세상이야.." "역겹군." "안타깝게도 이게 네 본 모습인데. 네가 두려워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했잖아. 저는 제 자신이 두렵습니다, 하고. 그런데도 다들 널 그 지옥같은 곳에 밀어넣었지." "이제 좀 다물 수 없나?" "발렌타인 샬럿 언더테이커."
그것이. 내가 표정을 굳혔다. 공포에 젖은 자신을 마주한다. 어린 소년은 잘린 염소의 목을 들고 지하실에 우두커니 홀로 서 거울을 마주했다. 피가 바닥을 적시고, 여기저기서 스산한 소리가 들렸다. 벌레가 기어와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염소의 머리가 당연하다는 듯 그 주둥아리를 벌린다.
"내 분명 어떤 소리도 내어선 안 된다고 했지 않았나?" "아, 아. 아아!! 아아악!!!"
그가 입학 이후 현궁의 기숙사에 처음 와 한 일은 전신 거울을 깨부순 것이었다.
구석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민원에 들어온 당신이 발견한 건 거울을 깨부수고 구석 자리에서 머리를 부여잡으며 발작하듯 울던 그였다. 손으로 조각을 집으려 했던 것인지, 아니면 손을 써서 부순 것인지는 몰라도 피로 범벅진 손이 흉하다. 무슨 일이냐는 당신의 질문에도 잘못했으니 꺼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당신의 손을 뿌리치며 비명을 지르듯 울음을 높였다. 고통에 겨운 표정으로 몸을 엎드리며 상처입은 짐승처럼 몸을 떨었다.
"잘못했어요, 꺼내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게, 그게 쳐다보고 있어서, 그래서 소리를 냈어요, 제발, 제발. 다시 가두지 마세요. 더는 싫어요. 거울이 날 쳐다본다고, 거울이, 거울이, 거울이...치워, 제발, 아무것도. 날, 날 쳐다보지마, 제발...내가 그런 게 아니야, 전부, 손가락질 하지 마, 난.."
그는 몽중에서 깨어 몸을 일으킨다. 과거의 꿈을 꾸는 것은 오랜만이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짚어내며 입을 꾹 다문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한참동안 색색거리며 숨을 쉬다, 기어이 눈물을 흘리며 바르르 떨리는 몸을 웅크리며 껴안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조금 흐물흐물한 날이니까, 사소한 쓰다듬에도 금방 녹아버린다구~? (?) 맞아. 정말로 이해가 안 가.. 차라리 주말이 5일, 평일이 이틀이었다면 훨씬 나았을텐데! 응응. 답레 잇다가 어라 싶은 게 있으면 꼭 그렇게 할게 :) 내일도 좀 일찍 나가봐야 하기 때문에 땃주도 천천히 줘도 괜찮아! 그래도 4시까지만 잡담 즐기다가 갈래. 히히.. ()
>>261 흐물흐물한 날이였구나. 고생 많았다 쭈주:D 그럼 쭈주가 4시에 자러간다고 했으니까 4시까지 열심히 답레 작성해볼게:D 쭈주가 자고 싶지 않게((못되먹은 땃쥐)) 맞아 주 4일제에 휴일은 3일이여야한다고 생각해:( 좋아좋아. 다행히 지금까지 선은 안넘은 모양이니 어깨에 조금 힘빼고 답레 쓸 수 있겠다X)
>>263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느라 흐물흐물해진것일 뿐이니까. 괜찮아! 그래도 이야기는 고마운걸 :) (꼬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오늘 잠 못 들지도 모르겠는걸? (???) 공감이야. 휴일을 하루 더 늘린다면 삶의 질이 달라지고 인생이 조금 더 윤택해질수 있을텐데! 좋아, 긴장 풀고! 답레는 편안하게! :)
>>265 (도리도리 하는 벨주가 귀엽다)(토닥토닥 하면서 독백 빼가기)(???) 확실히 독백에서의 벨이 반응에서 거울에 대한 트라우마가 엄청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다른게 뭔지 알것같기도 하지만 이 내용은 패스! 벨주가 과몰입하지 않고 신경써서 잘 조절해준 독백이니까! :) 나도 글 잘쓰고 싶다. 글쓰기 학원은 어디 등록해야 좋으려나..? (??)
들을 각오가 되었다면서 많이 써달라는 말에 단태는 특유의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그럼그럼~ 자기가 질려서 이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해줄 생각이니까~" 능청스럽게 뻔뻔하게 중얼거렸다. 불성실하고 가볍다못해 경박해보이는 태도였다. 경박하게 웃어보이는 주양과 비슷하지 않게, 단태는 헤죽- 하니 능청스럽게 미소를 띈 얼굴이었다.
"아 물론 잘 알고 있어. 자기야~ 내가 또 이야기하는 걸 잊었는데 자기의 그 자신만만한 모습에 내가 반해버렸다고 말이야~ 그런 달링의 모습이 멋지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가끔 너무 멋져서 다른 사람이 반해버리지 않을까 걱정일 뿐이거든~"
이쯤 되면 누구에게 누가 맞춰주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단태에게 주양이 맞춰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는 하는데 착각은 아닐 것이다. 단태는 그 대답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샐쭉- 하니 가늘게 뜬 눈을 더 얇게 뜨고, 히죽- 웃으며 낄낄거렸다. 어지간히도 이 상황이 재미있고 마음에 든 모양이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에서 금지된 저주들을 본 이후 오묘하게 들었던 기분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풀렸다. 분명하게. 그건 꽤나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었다. 이론으로만 이뤄진 수업이였지만 이론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다. 그런 수업이 마법부의 허가를 받고, 에반스 교수님이 덜 무서워하셨다면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을 기억이었을 터. "우리 달링~"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는 말을 하며 미묘하게 웃는 모습에 단태의 샐쭉하게 뜨고 있던 암적색 눈동자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단태는 느물하게 낯간지러운 호칭을 꺼냈다.
"내 행동을 이해하면 우리 사이는 여기서 끝날지도 몰라?"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는 단태의 말로 끊어졌는가. 끊어지지 않았는가에 대한 판단은 주양이 할 것이였다. 단태는 여전히 느물한 목소리였지만 태도가 아주 미묘하게 바뀌었다. 곧, "막 이래~" 하는 말과 함께 헤죽 웃었다. 손바닥 뒤집듯이 자연스러운 거 굉장히 익숙해보였다. 심오한 주제로 바꾸지도 않고 분위기가 진지해지지도 않았다. 단태를 신수들이 주궁이나 백궁이 아니라 현궁으로 지목해버린 게 다행일 수 있다. 주양의 생각을 알 수 없는 단태는 역시나 낄낄거리는 웃음을 터트렸다.
"왠지 청은 날 감시하면서 내 태도에 하나하나 태클을 걸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야~ 당연하지? 나는 늘 자기에게 진심이였는걸?"
참, 뻔뻔하기도 하다. 마주 안아오는 주양을 병동에서처럼 앞뒤로 흔들흔들하는 것처럼 흔들던 단태는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주양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깨에 턱을 대고 눈을 깜빡였다.
"나를 청이 대신 내기에 걸어버리면 다른 학생들이 정말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안그래도 자기와 내 대화를 들을 때마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해보이는 애들이 많은데~"
이건 거짓말이였다. 이미 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상적인 대화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또 시작이네- 라는 표정을 지으며 지나갈 수 있을만큼. "허니버니- 내가 차갑다보니 도리어 화끈한 자기가 너무 좋다는 걸 모르는거야?" 포옹하고 있던 팔을 풀고 단태는 다시 산책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애석하게도, 사람 한 명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민의 일상은 그대로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잡담하고, 시간이 되면 거리를 나돌며 심부름을 했다. 심란한 마음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MA가 일러준 사실은 충격적이었으나 그것이 제 일상을 뒤흔들지는 못했다. 민은 여전히 친절하고 굼뜬, 가끔은 나태한 사람으로 남아있었다. 머나먼 진실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다만, 위협적인건...
민은 건조한 낯으로 창밖을 보았다. 바깥에서는 함박눈이 떨어지고 있었다. 큰 상처는 치료된 후에도 흉터를 남기기 마련이었다. MA가 남기고 간 상흔 역시 마찬가지로, 희미해질지언정 지워지지는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나, 악몽을 꾼다. 한차례 위협받은 본능이 쉬도때도 없이 경종을 울렸다. 오밤중에 깨어난 것도 그때문이었다. 정신에 아로세겨진 충격이 자꾸만, 자꾸만 찾아왔다. 자신을 쳐다모는 수많은 사람들, 이성을 뒤흔드는 기괴한 목소리, 끓어오르는 불쾌감... 진실은 쉽게 외면받으나 공포는 그렇지 못했다. 민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벗어났다. 창문 너머로는 순백의 설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불연듯 나가고 싶어진다.
둘, 북적이는 거리가 무섭다. 민은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복도를 걸었다. 일부로 발소리를 죽이지 않았다. 삐걱거리는 나무소리가 발걸음 소리와 함께 났다. 아무도 없이 오로지 저뿐인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따금씩 라온 거리를 가면, 자꾸만 도망치고 싶어진다. 사람들이 멈추어서고 자신을 바라보던 그 관경은 자신이 받아들였던 것보다 충격적인 관경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상흔은 곧 희미해져서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도망치고 싶은 건 그때 잠시, 민은 다시 라온 거리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사람이 두렵지 않았다. 복도를 가로지르는 민의 걸음이 경쾌하다.
셋,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 이건 온전히 MA의 것이 아니다. 오래전 손바닥에 남겨졌어야하는 상흔이 대신 남겨진 것으로 민은 어렸을적부터 유구하게, 세상을 사랑하지 못했다. 전쟁과 공포의 시대가 너무 가까웠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것보다 어둠 마법 방어술을 가장 먼저 배우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민은 치유하는 것보다 방어하는 것을 먼저 배우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 불안함에 잠 못 이루는 내일보다 당장 공격받을 오늘이 두려운 시기는 아름답지 못했다. 민은 우중충한 낯으로 휴게실에 도착했다. 좌우로 닫힌 문을 단번에 열자 냉기와 함께 눈 송이 송이가 들이닥친다.
민은 숨을 들이마신다. 폐부가 얼어붙는 감각은 오히려 상쾌했다.
아. 민이 탄식한다. 그럼에도 허공을 유영하는 눈송이 하나 하나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름답지 않은 세상에서도 아름다운 것들은 남아있었다. 여전히 자신이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민은 여전했다. 친절하고, 굼뜨고, 가끔은 나태하게 굴지언정 사랑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러간다 해놓고... 다시 오는 사람이 있다?! 그냥 오늘 일상이 넘.... 넘... 충격적이라서 잠은 안오고 정리하고 싶어서 끄적거려봤어. 아마 민이는 쭉 이런 스탠스로 가지 않을까.... 근데 아마 내일쯤 새벽 감성에 썼다고 후회할듯 ㅎㅎ.... 아무튼 다들 좋은 밤이야~! 리갱해
>>278 아 그거는 뭐라해야하지~~ 흐으음~~ 맞는 것 같다! (듣고보니 이쪽이 그럴듯해서 그 설정으로 가기로 했다짤) 사실 ㅋㅋ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알아가고 싶다는 뜻이고, 실망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라 넣은 거야 ㅋㅋㅋ 민이는 싫어하면 질문 안하고 관심 끄거든... ~~~ 이런 선배라니 단태가 얼마나 현궁 분위기 메이커인데~!! 단태,,, 당신이 현궁의 파티 피플...
용량이 커서 안올라가. 이 무슨....? 아무튼 링크를 이용해줘:( ((땃태가 맞는 것 같은데 미묘하게 아닌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아무튼 이런 이미지도 있다는 걸로 우기자)) 잠이 오다말다하는 건 괴롭다 o<-< 남캐 픽크루지만 땃태 중성적인 미인상이니까........:p 픽크루 투척하고 자러간다!
대답을 머뭇거린 것이 싫은 걸로 보였을까. 전혀 그런게 아니었는데. 그녀가 고민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레오는 그것이 싫었나보다. 앞으로 함께 하게 될 때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아야겠다고 머릿속 한켠에 기억해둔다. 레오파르트 로아나, 레오라는 이름과 함께.
그녀가 내민 손에 레오의 손이 닿자 자연스럽게 맞잡는다. 작지만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손이란 느낌이다. 허울대만 큰 그녀와는 반대 중의 정반대다. 이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도 괜찮은걸지 잠깐 생각했지만, 앞날은 아직 모르는 일이다. 그녀는 그 미지에 손을 뻗어보기로 했다. 이제와서 새삼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제가 친구가 되는게 레오에게 좋은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할게요."
다시금 그녀를 나쁜 녀석 같지 않다 말해주는 레오에게 그녀가 나긋한 어조로 말했다. 아마 그다지 좋은 영향은 주지 못할 거라 예상한다. 어쩌면 그녀로 인해 레오가 큰 해를 입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친구의 위기에 거침없이 분노했던 레오니까. 그 친구에 그녀가 들어갔으니 분명 어떤 식으로든 위해가 생길 것이다. 그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기에 그녀는 고개를 숙여 레오의 손에 제 볼을 댄다. 자신으로 인해 망가질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을 양해를 구한다. 그런 의도지만 겉보기에 레오의 손에 볼을 살짝 부비는 그녀의 모습은 짐승이 자신의 무해함을 표하는 몸짓과 닮아있었을 것이다.
손을 놓은 뒤 그녀를 보며 소리내어 웃는 레오를 보고 그녀도 다시 조용히 미소지었다.
"앞으로 레오가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저는 오늘 레오가 보여줬던 친절함을 늘 기억할 거에요."
그 친절함으로 인해 시작된 관계이니. 좋든 싫든 잊지 못 할 것이라 생각하며 왔던 길을 향해 돌아선다. 그리고 레오를 본다.
그 뒤로는 그저 그런 내용들 뿐이었다. 학교 생활, 방송 여러가지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전부 뼈가 들어가 있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차에 내리고서 윤이 멀찍히 갈때쯤, 그가 주머니에 손을 푹찔러 넣고 조용히 허공을 바라본다. 아니 정확히는 윤이 가버린 장소를 보고 있는듯 했다. 마치 그것은 더이상 인간의 무언가를 보는 눈초리가 아니었다.
"숙명따윈 없습니다. 형님. 그저, 잘 짜여진 듯하다고 판단되는 판이 있을뿐."
운명이라는 것은 없다, 천문을 매번 보고, 가구라를 추며 기원하고, 이를 통해 여러가지로 판단을 해보고자 노력은 해봤지만 결론은 그것이었다. 운명따윈 없다. 모든 것은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짜내어진 결과물들과 그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내용만을 본 것일 뿐, 그에게 있어서 하늘에 내던진 질문(天問)이란, 신에게 바친 즐거운 무대(神樂)이란 그런 것이었다. 결국 지금까지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도 그의 시선으로 보자면 그저 누군가가 짜낸 판에서 즐겁게 놀아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평온함을 가장한 탁류, 즐거움으로 덮은 비애."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니. 아무 의미없이 나열한 문장이었지만 어쩐지 뼈가 있는 말이었다.
"윤 형님(アニキ), 저는 당신의 운명에 개입할 권리도,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옆에서 그렇게 격려만 해줄 수 있을 뿐. 당신은 당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십시오. 전 그저 당신의 등만 살짝 떠 밀어주는 것 뿐이니까. 모든 것은 당신의 결정."
그가 천천히 등을 돌려 나아간다. 점차 어둑어둑해지는 길에 그의 시선으로 별이 따갑게 쏟아져 내려온다. 도대체 당신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겁니까. 하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