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59652> [단문/판타지&포스트 아포칼립스] Always : 황무지 환상곡 - 2 :: 1001

Narrator

2021-06-23 01:10:57 - 2021-11-28 21:22:26

0 Narrator (5.agSkSjF2)

2021-06-23 (水) 01:10:57


웹박수: https://docs.google.com/forms/d/1j_6V5jK6DkcVouvvoNh6pLpdTTa_RL7zb3zsIvErp8M/viewform?edit_requested=true

시트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390
1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511/recent


“모든 마력은 생명의 원천이다.”

- 떠돌이 마학자 한트 라인후터의 저서 '고대의 마법' 중 일부

594 Narrator (X59gckPBSw)

2021-09-29 (水) 22:58:51

- 유진

역겨운 식사를 이어가는 돌연변이로부터 자리를 뜨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잠시 후 당신과 봉은 계곡 사이 어딘가에 멈춰섰다. 다친 곳을 여미고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서다.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 협곡 사이에 잠들어 있는 유적을.."

봉은 팔을 붕대로 감으며 대답한다. 문득 첫 만남에서 그가 전해주었던 얘기가 떠오른다.

지하에 잠들어 있는 이야기를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탐험가들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하, 조금 멍청해보일진 몰라도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거든."

탐구욕 하나만으로 목숨조차 기꺼이 내걸 수 있는 황무지인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자신도 기가 막힌지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595 Narrator (X59gckPBSw)

2021-09-29 (水) 23:01:29

>>592
우리 플레이어 캐릭터들도 진행하며 서서히 성장해갈겁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죠!!

596 Narrator (X59gckPBSw)

2021-09-29 (水) 23:02:09

오 딱 11시네 자러가야겠다 하하

여러분들도 일찍 주무세요~~ 그럼 다음 진행레스때 뵙겠습니다

597 캐서린 (hR1mW9iQDo)

2021-09-29 (水) 23:06:56

인기척은 커녕 오래전에 버려진 듯한 잔해 속에서 식수원이 될만한 것들을 찾아서 이리저리 돌아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이 넓은 광야에 홀로 고립되어 세상과 단절되어 버려진듯한 기분을 지우기 힘들어진다.


분명 눈에 밟히는 이 폐허는 평소에도 보아오던 풍경과 다를 바가 없는 것 처럼 똑 닮아있음에도
너는 여기와 어울리지 않는 이물이라는 듯이 어딘가 낯설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입을 열어본 것은 언제였을까.

아니, 지금 입을 열었을 때 정상적으로 자신이 기억하는 언어가 형상화되어 나올 수는 있을까?


시간 감각은 커녕 공간 감각까지 마모되는 듯한 이 황무지는 전장에서 벼려진 정신마저 갉아먹을 정도로 그저 공허했다.

차라리 이리도 사색할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었다면 그나마 나았을텐데.


사람은 커녕 생물의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던 그동안의 여정은 꽤나 그녀에게 있어 힘들었던 것이었다.

"아... 아아..... 설마 나 혼자일리는 없겠지.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흔적은 남아있잖아?"


애써 사념을 가슴 깊이 밀어넣으면서 생존을 위한 수색에 몰두하는 그녀였다.

598 캐서린 (hR1mW9iQDo)

2021-09-29 (水) 23:07:27

>>596 구텐 나하트

599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1:07:58

잠시 갱신합니다~~

캐서린주 시트 확인하면서 임의로 기술 추가 했는데 괜찮으신가요?

수정하셨음 하는 부분 있으심 말씀해주세요

600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1:09:05

캐서린 진행 다이스 .dice 1 100. = 7 [ 35 이상 성공 ]

601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1:09:47

아.. 우리 스레는 역시 다이스 수치가 낮을수록 다이스도 낮게 나오는게 국룰인가봐요

그쵸 수호이주??

602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1:15:42

- 캐서린

눈에 보이는 곳은 모두 조사해봤지만 작은 인기척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깨진 유리창 사이로 뿌연 모래가 내려앉은 테이블과 망가진 수납장 따위가 보인다.

이곳은 오래전 버려진 것인지 사람이 살던 흔적만이 남아있다.

집터 중앙에서 쥐구멍처럼 생긴 작은 우물을 찾았지만 이미 비쩍 말라버렸다.

가벼워진 수통 때문일까, 아니면 끝이 보이지 않는 황야 때문일까. 머리가 아파질 지경이다.

603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1:16:06

아무튼.. 낮은 다이스가 2회 나왔으니 다음 판정은 자동적으로 성공합니다.

604 수호이 (HDGXQXuV1I)

2021-09-30 (거의 끝나감) 21:33:03

"네 글라이더에서 나온 그거."

사람을 빡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말의 앞뒤 사정을 설명해 주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게 한 짓이야."

그러니까 그게 뭔데 뭘 어떻게 했길래 만화경처럼 동영상이 튀어나오냐고. 설명을 하라고!

"전원을 넣으니까 그게..."

수호이의 머릿속에서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 지금 당장 수호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당장 계단을 내려가서 웽턴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던지, 다시 보석을 가져다대어 나머지 영상을 볼지.

깨진 케이크는 수호이의 생각 밖이었다.


//>>601 다갓은 그냥 받아들여야 하나봐요...허허허...

605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2:01:51

- 수호이

"뭐가 나와? 그게 뭔데.. 뭘 어쨌다구??"

소년은 넋을 놓은듯한 당신의 표정을 쳐다보며 당황한 눈빛으로 물어온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충격을 고작 몇 가지 단어만으로 설명하기엔 소년에게는 너무나 부족했다.

"...야, 이게 뭐야?"

머릿속과 객실까지 모든 것이 엉망인 가운데, 누군가의 싸늘한 목소리가 날아든다. 도리아다.

방금 전 소란이 아래층까지 전해지기라도 했나보다.

"하..."

곤죽이 된 케이크와 박살난 벽, 그리고 꺼진 객실 바닥을 보고 그녀는 할말을 잃은듯 허탈한 한숨을 흘린다.

"이젠 뭐라고 변명을 늘어놓을지 궁금하네. 어디 한번 말해봐. 누가 말할래?"

화를 낼 수준을 넘어섰는지 차갑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당신과 소년을 번갈아보며 말한다.

606 캐서린 (gMIu5FEYhA)

2021-09-30 (거의 끝나감) 22:03:33

//예 괜찮아요! 군인 출신도 아닌 순수 의사캐인 만큼 총을 다루는데 어수룩하니까요.


층을 이룬 먼지로 미루어 짐작할때 이곳은 족히 몇년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 것일까...
아마도 우물이 말라버렸기에 어쩔 수 없이 터전을 버리고 이동한 것일테지.

목적지도 불분명한 상황에 식수마저 간당간당하니 상황이 점점 비관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식수 혹은 사람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지,
체력을 보전하여 지나가는 사람을 기다려야 할 지...


허나 이미 답은 나와있었다. 어찌되었든 전진해야만 한다.
여기에 머물러있어봤자 백골이 한구 늘어날 따름이니까

607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2:22:58

- 캐서린

당신은 형태만이 남은 마을을 미련없이 떠난다.

또다시 방황하는 걸음이 시작되고, 살이 익을듯이 뜨거운 열기가 무자비하게 내려온다.

계곡 아래로 몸을 던진 순간부터, 낯선 황무지에서 첫 호흡을 느낀 후,

어디에서도 사람의 숨소리는 들리지 않고 끝없는 사막이 반복된다.

어쩌면 연옥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계속해서 걷고 있던 당신은 또다시 언덕 저편으로 높게 솟아오른 무언가를 발견한다.

저것은 마치.. 탑처럼 보인다. 거대한 해변가에 하얀 빨대를 꽂아놓은 것처럼. 꽤나 이질적인 느낌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희미했던 형체가 뚜렷해진다. 주홍빛 모래먼지가 걷히고 나자 눈앞을 가리고 있던 시야가 선명하게 트인다.

언덕을 넘어서자 탑이 비뚤어진채로 바닥에 박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이것은 탑 같은 것이 아니었다. 줄곧 전장에서 보아왔던 것과 닮아 있었다.

하얀 표면은 거의 마모되었고 일부는 패널이 떨어져 너덜너덜해졌다.

목이 뻐근할 정도로 고개를 들어올리자 보이는 고정익의 흔적. 이것은 아주 커다란 탄도미사일이다.

608 그레이 휴 (1rCMfXANlw)

2021-09-30 (거의 끝나감) 22:34:24

"...그렇군."

눈앞에 떠오른 잔영을 지우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우리 셋 모두 다쳤고, 특히 사샤는 어느정도 부축이 필요할 정도다. 속도가 상당히 느려질 것이다.

"요새까지는 얼마나 남았지? 이대로 갈 건가?"

보통이라면 당연히 되돌아가야겠지. 하지만... 내게는 시간이 부족했다. 불안한 눈으로 둘을 보았다.

609 캐서린 (L2RliEMOto)

2021-09-30 (거의 끝나감) 22:43:14

"하아....?"

양키놈들이 결국 세상을 불태운건가?


그것은 매우 크고 굵직한 미사일의 추진체였다.
방치된지 오랜 세월이 흘러 어떤 국가가 쏘아올렸는지는 판단되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했을 때, 결론은 하나였다.


결국 양키놈들이 세상을 불태웠다고.


하지만 탄도 미사일이 뭐가 어쨌다는 것인가. 길의 이정표가 되긴 하겠지.
현재 상황을 설명할 근거가 되기도 할테고.

허나, 정작 중요한 식수와 생명체와의 조우는 여전히 멀기만 할 뿐이었다.

610 Narrator (nf50EyO9Mw)

2021-09-30 (거의 끝나감) 22:57:18

그레이주 ㅎㅇㅎㅇ

다 이으면 11시가 넘을 것 같아서 오늘은 이만 물러가곘습니다 ㅠㅠ 죄송..

611 그레이 휴 (1rCMfXANlw)

2021-09-30 (거의 끝나감) 23:02:37

넹 ㅠㅠ 다음에 봐요

612 유진 (A50iw0fTpE)

2021-10-01 (불탄다..!) 12:50:41

지하에 잠든 유적이라... 유진은 자신이 훔칠 것에 대해 봉이 가지고있는 예상치못한 열정에 살짝 당혹스러웠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갈수도 없다. 빈손이라면 생계가 바로 위험해지니. 너무 큰거에 대해 욕심만 안부린다면 몇개쯤이야 챙길 수 있겠지.
"뭐든간, 진심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지. 그래, 그렇고 말고."
그는 나름대로의 넘지말아야 할 선을 느끼며, 자신은 너무 큰 위험에 뛰어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깊게 얽히면 유물을 훔친다는 목적을 이루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너무 숭고한 사람으로 보이는 일은 위험하고 돈을 벌 수 없다.

613 Narrator (v2wrRo3udo)

2021-10-01 (불탄다..!) 19:13:14

- 그레이 휴

두 사냥꾼은 당신의 물음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할거다. 눈보라가 너무 거세서 길이 보이질 않아."

유리는 눈송이가 걸린 콧수염을 쫑긋거리며 말한다.

표정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책임감 없는 말을 내뱉어야한 하는 상황에 짜증이라도 난걸까.

"보일때까지 걸어야지. 지금 같은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다야."

남은 길은 시간과 체력이 해결해 줄 일이라지만, 사샤의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 게 조금 눈에 걸린다.


- 캐서린

이 거대한 미사일이 이곳에 얼마나 오래 방치되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처한 상황을 더욱 절망적으로 이끌어가는듯한 느낌을 지우진 못했다.

먼 길을 걸어 발견한 것이라곤 버려진 마을과 불발탄 단 하나.

이제는 무엇을 해야하나 막연한 시선을 돌리기라도 한다면

기운 그림자 사이로 흐릿한 무언가 나타났다 사라짐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발걸음 같은 아주 작은 소리가 잔상의 여운을 뒤따랐다.

614 Narrator (v2wrRo3udo)

2021-10-01 (불탄다..!) 19:59:35

유진 진행 다이스 .dice 1 100. = 17 [ 37 이상 성공 ]

615 Narrator (v2wrRo3udo)

2021-10-01 (불탄다..!) 20:07:31

- 유진

"하하, 거참 기운 되는 말인데?"

봉은 당신이 던진 단어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듯 말한다.

다친 팔을 단단히 묶고 다시 길을 떠난다. 좁다란 계곡 사이로 비치는 푸른 하늘은 아주 멀게 느껴진다.

축축한 모래를 밟고 또다시 가파른 절벽을 올라 협곡 위를 걷는다.

열심히 발을 딛어 어느덧 해가 저물 시간이 되었다. 친절하지 않은 여행길은 당신을 서서히 지치게 만들었다.

"잠깐..... 이제는 정말 안되겠어.. 조금 쉬었다 가자..."

당신을 뒤따르던 사내는 힘이 다한듯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으며 앓는 소리로 말한다.

봉이 쓰러진 이 자리가 아마 하루를 지샐 곳이 될 것 같다.

616 그레이 휴 (obz6pcDJwY)

2021-10-01 (불탄다..!) 20:59:45

역시 길잡이들이 보기에도 그닥 좋은 상황은 아닌 모양이다. 눈보라는 여전히 날카로운 바람을 뿌렸고, 그 바람은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있었다.

"보일 때까지 걷는다..."

유리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였다. 결정내린 자신도 그리 마음에 들어보이는 눈치는 아니었다. 내가 뭐라할 수는 없겠지. 다시 움직일 채비를 했다.

617 캐서린 (UF.NDoRHrQ)

2021-10-01 (불탄다..!) 21:29:11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면 분명 발소리였다.

이젠 적대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제발 이 황무지에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게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

"이봐요!!! 제발 멈춰봐요!"

지친 발을 다시금 채찍질하며 손을 파닥파닥 흔들면서 미식별된 생명체를 향해 뛰어갑니다

618 수호이 (JOqFGj3Hrk)

2021-10-02 (파란날) 15:21:24

누가 말할래... 사실상 수호이에게 하는 말이다. 레미는 그저 케이크를 들고 왔다가 넘어진 것 말고는 잘못이 없었다.

이건 명백히 수호이가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마음속에 그것에 대하여 생각할 자리가 없었다. 그야, 기록에서 아버지를 봤으니까.

"아니...나는...."

기록이 깨지면서 수호이 머리도 같이 깨진 모양이다. 수호이는 사라져버린 영상을 향해 손을 휘적이는 것 외에는 반응이 없었다.

619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2:42:11

ㅎㅇㅎㅇ

620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2:42:40

그레이 휴 진행 다이스 .dice 1 100. = 1 [ 38 이상 성공 ]

621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2:43:16

요새 진행 다이스가 왜캐 낮게 나오는 거 같죠??

30 넘은 걸 본적이 없어..

622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2:53:01

- 그레이 휴

눈송이 사이로 묻혀가는 설인을 뒤로한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하얀 길을 바라보았다.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마치 자갈을 문지르는듯한 소리 같았다.

순간 두 사냥꾼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돌연변이가 일행을 습격했을때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뛰어.. 뛰어라!"

유리가 고함을 지르자 기다렸다는듯 작게 깔린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퍼진다.

황소 떼의 거센 발소리처럼 무거운 소음과 함께 중심을 잃을만큼 무자비한 진동이 땅을 뒤흔든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시선 사이로 하얀 구름이 요란스럽게 피어오르고, 설산의 사냥꾼들은 눈밭을 뛰기 시작한다.

623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3:06:27

- 캐서린

무언가 움직이던 자리로 뛰어가보지만 애타는 목소리를 외면하듯 아무것도 없었다.

당신의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착각일까? 아니다. 자신을 속이기엔 너무나도 확실한 몸짓이었다.

하지만 불발탄 주위를 돌아 급한 걸음을 이어보아도 눈에 밟히는 것은 없었다.

심장을 몰아세우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릴것만 같았다.

어느 순간 의미 없는 시선을 허공으로 내던지기라도 한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무언가가 눈앞으로 들어선다.

대형견 크기만한 기계가 미사일 외벽에 찰싹 붙어있다.

검은색으로 도색된 기계는 네 발을 이용해 몸을 지탱하며 무언가를 조사하듯 붉은 외눈을 바삐 움직인다.

624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3:17:39

- 수호이

한바탕 소란이 있어 잊고 있었지만, 그녀는 레미의 가출 사건 이후로 상당히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그렇지? 네가 생각해도 할 말 없을거야. "

소년의 누이는 말을 더듬는 당신을 향해 그만 두라는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 너. 그렇게 집을 떠나는 게 소원이라면 마음대로 해. 나가고 싶으면 나가. 이제 안 말릴테니까."

"아니,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런 게 아니라.."

"하아, 방 꼴 좀 봐.. 차마 물어내란 소리는 못하겠는데. 떠날때까진 부디 문제 일으키지 말고 지내줘. 부탁할게."

같이 벙쪄있던 레미가 뭐라 이야기하려 하지만 도리아는 듣는 체도 하지 않고 당신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를 쏘아붙인다.

그러고는 할 말이 다 끝났다는듯 자리를 떠난다.

625 그레이 휴 (AhCB8U.5uk)

2021-10-03 (내일 월요일) 23:23:43

ㅋㅋㅋㅋㅋ 저렇게 나오기도 쉽지 않을텐데

626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3:28:33

>>625
1 나오는 건 처음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627 그레이 휴 (AhCB8U.5uk)

2021-10-03 (내일 월요일) 23:39:56

앞이 막막했다.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결론은 났지만 이보다 나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부상자들이 눈보라를 뚫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을 걷는다니...

그리고 정말 나쁜 상황은 언제나 그런 때에 일어난다.

"이런 썅!"

유리의 목소리와 거의 동시에 울리는 그것은... 거대한 눈더미였다. 그것이 우리를 덮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정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나는 길잡이들과 같이 달려나갔다.

628 Narrator (RyNqgorBt2)

2021-10-03 (내일 월요일) 23:47:48

- 그레이 휴

하얀 눈떼는 당신과 사냥꾼들을 집어삼킬듯 무서운 속도로 다가온다.

설인과의 전투로 일어난 여파일까,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계속해서 뛰어야 했다.

열심히 달려보지만 무릎까지 쌓인 눈 때문에 속도는 더뎠고 사샤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발이 묶였다.

결국 당신은 쏟아지는 눈더미 사이로 짓눌렸고 두 사냥꾼은 하얗게 뒤덮인 시선 사이로 사라져버린다.

그 이후 시간이 흘러 눈사태가 잠잠해질때쯤, 눈에 파묻힌 당신은 간신히 상체 일부를 빼낼 수 있었다.

629 그레이 휴 (AhCB8U.5uk)

2021-10-03 (내일 월요일) 23:55:36

앞이 막막했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다행히 머리는 파묻히지 않았지만 다른 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보이더라도 이래서는 다가가지 못했을 것이다.

"유리―!, 사샤―!"

큰 소리로 둘을 부르며 몸을 완전히 빼내기 위해 몸을 버둥거렸다. 이정도 눈이 땅을 덮쳤으니 다른 돌연변이는 없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630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0:06:21

- 그레이 휴

일행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작은 기척조차.

몸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미 눈이 굳어 이 이상으로 움직이긴 힘들었다.

거친 바람 소리는 귓가를 시렵게 때려오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았다.

무방비한 상태로 고립된 위태로운 순간, 고개를 돌리자 웬 안경 쓴 염소와 눈이 마주친다.

언제 나타난 건진 모르겠지만.. 뿌연 김이 서린 안경알 때문에 눈은 보이지 않고 커다란 코가 시선의 절반을 가린다.

"잉, 사람이 맞구먼. 젊은이는 여그서 뭐하는감-"

그는 주변을 맴돌며 중얼거리듯이 묻는다. 당신의 처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별로 진지하지 못한 것 같다.

631 그레이 휴 (KxbgCtQfPA)

2021-10-04 (모두 수고..) 00:20:36

적막함만 가득했던 눈에 염소가 나타났다. 그것도 앞이 제대로 보일지 의문인 안경을 낀. 잠시 내 처지를 잊을 정도로 어리둥절했다.

"누구... 아니 그것보다 여기서 좀 꺼내주시오."

정신을 차리고 몸을 버둥거리며 사정을 설명했다.

"눈사태가 벌어졌고, 끄응... 난 거기에 휘말렸소. 다른 사람은 못봤나? 둘 다 수인인데."

632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0:25:05

잠시 야참좀 먹고 오겠슴둥~~

633 수호이 (ukJ51bsaSo)

2021-10-04 (모두 수고..) 00:30:36

"어..."

도리아가 쏘아붙이고 떠나도, 수호이는 다른 세상에 있었다. 그녀의 말에 일희일비할 수는 없었다.

트랜스 상태에 빠진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태도이리라

수호이는 벽으로 다가가 박힌 보석을 다시 꺼내려 했다.

수호이도 도리아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레미만 중간에 끼어서 등짝이 터지는 꼴이다.

634 그레이 휴 (KxbgCtQfPA)

2021-10-04 (모두 수고..) 00:34:27

넴 쉬다오세요!

635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0:38:11

다 먹구 왔어요~~ 수호이주도 ㅎㅇㅎㅇ

636 캐서린 (sAMsK8DmHA)

2021-10-04 (모두 수고..) 00:44:23

어.... 견마형 로봇? 미군이 테스트용으로 쓰던건 본적이 있었는데.


"안녕...? 내 말 이해하니?"

일단 어찌되었든 작동하는 기계가 아닌가. 우호적이라면 어떻게든 이동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총을 뒤에 멘채로 양손을 들어보이며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637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0:49:19

- 그레이 휴

"뭬?? 이런 날씨에 산책을 나와서 뭘 하려구??"

엉뚱한 반응이다. 아무래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여근 젊은이처럼 맨들맨들한 사람이 한 명두 읎그들랑."
"잡아! 꽁꽁 얼어버리면 그땐 정말 나오지도 못햐!"

그는 뒤로 돌아 길다란 뿔을 내민다. 다른 이의 도움을 받자 눈 안에서 수월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 수호이

워낙 폭풍처럼 지나간 상황에 레미마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보석은 벽에 단단히 박혀 잘 빠지지 않는다. 도구를 이용해야 할 것 같다.

"이... 뭐라도 말 좀 해봐!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왜 그러는거야??"
"무서운 아저씨들 앞에서도 이러진 않았잖아!"

소년은 기계적으로 보석을 찾는 당신의 어깨를 잡으며 추궁하듯 물어온다.

638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0:58:20

- 캐서린

로봇에 다가가자 외눈이 당신을 향해 겨누어진다. 붉은 안광 때문에 눈이 부시다.

기계는 곧 벽에 달라붙은 거미마냥 발을 재빨리 구르며 자리를 피한다.

하지만 기계를 쫓아갈 순 없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 소리에 시선이 빼앗겨버리고 말았다.

언덕 위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각진 차량 한 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에는 진짜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든다.

개방된 차량 위로 무장한 사내들은 하나같이 부랑자처럼 너덜너덜한 복장에 커다란 총을 쥐고 있었다.

639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0:58:30

캐서린주 어서옵셔

640 그레이 휴 (KxbgCtQfPA)

2021-10-04 (모두 수고..) 01:01:50

단단한 눈 속에서 벗어나니 온몸이 뻐근했다. 옷에 묻은 눈들을 털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눈으로 덮힌 산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럼 당신은 왜 이런 날씨에 여기 있지?"

원래부터 단조로운 풍경이었는데 눈사태 덕에 더 구분하기 힘들어졌다. 나 혼자서는 둘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내 앞의 염소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도움이 필요했다.

641 캐서린 (sAMsK8DmHA)

2021-10-04 (모두 수고..) 01:03:40

//하이여


매드맥스...? 리멤버 미? 진짜 양키놈들이 세상을 로스트비프로 만들어버렸구나.

"어... 안녕하세요?"


인사는 중요하지. 설령 날 구멍 송송 치즈로 만들 약탈단을 앞에 두고서도 말이야.

적어도 확실한건 제대로된 정규군은 아니라는 것일까.

제발 보자마자 총을 쏘는 부류만은 아니길....


일단 양손을 들어 보여 적대 의사가 없음을 한껏 피력합니다.

642 Narrator (s7JV/461jU)

2021-10-04 (모두 수고..) 01:16:59

- 그레이 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여. 할 일이 왕창 쌓여서 빨리 가야되그등!"

목숨을 내걸고 눈보라 사이를 걷는 것은 당신뿐만이 아닌듯 하다.

대답을 마친 염소는 잠시 당신을 빤히 쳐다보더니 커다란 뿔로 어깨를 때린다.

"근데 젊은느므 짜슥이 말이 왜 이리 짧아! 으이!?"

목소리만 염소처럼 앵앵대는게 아니라 정말 나이가 지긋한 양반인 것 같다.


- 캐서린

그들은 당신의 존재를 알아차린듯 미사일 근처에 차를 멈춰 세운다.

그러고는 하나 둘이 내려와 양손을 들고 있는 당신의 앞으로 다가온다.

얼굴을 가까이하자 멀리서 봤던 것보다 더 끔찍한 몰골이다.

피부는 뜨거운 태양에 익어 검붉은 색이 되었고 걸치고 있는 옷은 쓰레기장에서 대충 주워 온 넝마조각 같았다.

무엇보다 누런 이를 드러내며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는 모습이 께름칙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여자, 너 혼자야?"

털이 덥수룩한 사내가 동료를 힐끔 쳐다보며 먼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643 수호이 (LcBdXN0AQc)

2021-10-04 (모두 수고..) 01:18:00

손으로는 안 돼. 뭔가 날카로운 것이 없나?

수호이는 곧 대체재를 찾았다. 레미가 떨어뜨린 쟁반 조각이다. 뾰족해 보이는 걸 집어올리자 자루가 오소소 내렸다.

"꼬부랑수염이랑 내 아빠랑 아는 사이야."

"자세한 사정은 아직 모르지만... 이걸 끝까지 다 보면 알지도 몰라."

제발 빠져라! 이런 하찮은 일로 시간 낭비하긴 싫다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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