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의 위험은 생각도 못한 것은 물론이고 지금 시대에도 수은의 위험성이 아주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언제는 라듐을 시계바늘에 형광물질로 썼는데. 그걸 바르는 붓을 세운다고 핥는 일도 일어났던 걸까요.. 라고 생각하면서 어리석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그럴지도요? 라면서 웃었습니다.
"그렇겠네요..." 그럼 간단하게 설명은 들어야겠지요? 라면서 간단하게 들으려 합니다. 기껏해야 모터를 켜고 끄고 방향조절하는 법 정도.. 그리고 비상시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도지만요. 정 귀찮다면 둘이 아니라 셋이 타는 것도 있습니다만..
"네. 아가씨." 정중하게 손등에 입을 댈 듯 말 듯 가까이 대려 합니다. 숨결은 아주 옅게 느껴졌지만 진짜로 닿지는 않았을지도요? 그렇게 장난스러운 손잡음 뒤에 레이디를 태웠을까요? 생각보다 오리배 안은 아늑했을 겁니다. 보통 모터보트처럼 천장이 없는 형태가 아니라서 더 그랬을지도
비소가 든 초록색이 예뻤다는 게 문제였겠지요. 예쁜 색은 가끔 유독하곤 합니다. 스바루도 피할 수는 없어요. 그저 물감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다일 뿐.(고개끄덕) 라듐은 정말 경악스럽습니다
"장난이었죠?" 손등에 입이 닿지 않았으니 다행입니다. 거리감각은 뛰어나거든요. 적당한 거리를 찾고, 스바루는 천천히 에스코트하며 운전합니다. 능숙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고, 생각보다는 부드러운 운전이네요. 가까이서 보니 더 낭만적인 광경입니다. 빛나는 강물과 물고기. 그 위에 뜬 자신.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았기에 아름다울 수도 있고. 사람이 손을 대어 아름다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혹은 둘 다 반대일수도 있겠지요. 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어 물에 살짝 담가 봅니다. 물고기가 살짝 장난치듯 옵니다.
빛나는 방사능 물질을 보석으로 알고 장신구로 만든 사건도 있었죠... 어쩌면 후대인은 선대의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어 보다 안전한 삶을 누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라듐하니 마리 퀴리가 앞치마에 라듐을 넣고 다녔다는 일화가 생각나네요.(바빠서인지 위험성을 몰라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위험천만한 짓을 했는데 66세?까지 살았다는게 정말 신기합니다...
손등에 입술이 닿았다면 부끄러움에 손을 확 당겨버렸을지도... 스바루가 제법 자연스러운 운전을 하자 레이나가 물었다. 운전을 잘 하시네요! 자동차 면허라도 있으세요? 왠지는 몰라도 스바루라면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가득 찬 목소리였다.
"전자는 이런 물고기같은 자연이고, 후자는 보석이겠죠?"
보석은 원석을 깎아내는 과정으로 아름다워지니까요. 그리고 원석을 깎는 건 인간이고요. 그녀 역시 손을 물에 살짝 담궜다. 물고기가 도망치는 녀석도 있고, 다가오는 녀석도 있자 귀엽다는듯 살짝 미소지었다.
"있을까요 없을까요?" 장난치듯이 문제를 내보는 스바루입니다. 확신을 흔들고 이지를 흐리게 하는 화법을 슬쩍 섞은 듯 자연스럽네요. 스바루주로써는 있다고 하고 싶긴 하네요.
"고교 때 자가등교를 했거든요." 기숙사였는데, 학교가 기숙사랑 멀리 떨어져서 그런가. 자가용을 타고 가는 애들 4분의 1.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는 애들 소수. 그리고 운전기사를 고용하는 이들도 꽤 있었네요. 그 외에는 자전거나 킥보드..혹은 셔틀버스도 있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그렇네요." 보석은 깎아야 아름다운 법이다. 그 컷팅의 과학은 생각보다도 더 정교하니까. 그런 것들을 묘사해내는 것도 간혹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라고 스바루는 생각하며 천천히 운행합니다. 살짝 소용돌이치는 곳에서는 빙글빙글 돌아보기도 하네요.
애매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를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언젠가 모터시아클을 타는 배역을 하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뮤즈는 또다시 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기에. 말은 하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어보입니다. 둘 다 상관없는 것과 여객선.. 여객선을 통째로 빌리는 것은 본인으로썬 조금 부담이므로.(집안 도움이 있다는 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좋은 티켓을 사는 게 좋겠지요?
"여객선 티켓은 생각보다 비싸진 않더라고요. 인기라서 그런가요.." 인기리이기 때문에 적당히 자주 나가는 듯 비싸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인기있는 방이나 인기있는 시간대에는 좀 경쟁이 있겠지만요. 손을 겹치자 어쩐지 얼굴이 살짝 발갛게 물들까요? 은빛이 희미하게 비쳐서 색을 줄여놓아서 다행이구나?
"일이 다 끝난 후에 여가 시간을 꿈꾸듯 보내는 것은 좋아요." 저는 그런 여가 시간들이 모여서 영감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믿거든요. 라면서 오늘같은 낭만적인 날을 그려낸다면 정말로... 좋겠네요.라는 묘한 몽롱함이 담긴 표정으로 레이나를 바라보네요. 그 와중에도 배는 잘 조종하는구나.
닭이 먼저일까. 알이 먼저일까... 싸서 인기가 많은 건가. 인기가 많아서 싼 건지.. 그것은 알기 어렵습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정의내리는 것에 따라 다르다지만. 언젠가 이것의 답을 내리게 된다면 둥글둥글한 그림에 녹여낼 수 있을까?
"인기도 많고... 횟수도 많으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그리고 시같은 말을 한다는 평에 작게 웃습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기본적인 어휘력 정도는 있으니까요. 라는 답을 건넵니다. 스바루는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어휘를 잘 쓰고.. 그게 시처럼 보일 개연성도 충분하지요.
"영감은.. 이상하지요." 거창한 자연에서도 얻을 수 있는 걸 작은 조각 하나에서도 얻을 수 있고. 조각에서 얻을 수 있는 걸 거창한 자연에서 얻을 수 없기도 하다니.
"하지만 전방주시는 잘해야겠지요?" 라면서 능숙하게 앞을 보며 진지한 표정을 짓습니다. 장난기에 조금 진지하게 대하긴 했지만. 전방주시가 중요한 건 맞잖아요?
"음... 그게 정답일수도 있겠네요. 인기가 많아서 값이 싸졌다라. 아니면 기술의 발달로 여객선을 더 띄우는게 가능해지면서 희소가치가 떨어져서라던가..."
사람들이 명품을 원하는건 그 이름값도 있겠지만 그것이 무척 희소하기 때문이라죠. 자신의 부와 명예를 과시하기 위해 더 비싸고 가치있는 것을 찾다 그것이 흔해지면 더 귀한 것을 찾고... 여객선도 본래는 부자들의 전유물이다 일반 서민들도 마음 먹으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되면서 표값도 자연스레 낮아진거라던지... 그녀는 여기에 "물론 이는 제 추측일 뿐이지만요." 라고 덧붙였다.
그 표현 좋네요. 그녀는 스바루의 말에 맞장구 치듯 말했다. 이는 제 생각일뿐이지만, 영감이란 나비와도 같아서, 내 주변을 빙빙 돌다 가볍게 날아가버리기도 하고, 쉽게 잡히는 듯 하면서 절대 잡히지 않기도 하고. 잡으려고 애를 쓰거나 가둬버리면 오히려 얼마 못가 죽어서 참 변덕스러운 존재같달까...
여유를 즐기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것. 그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요. 그녀는 스바루의 말에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스바루의 말에
"영감과, 영감을 주는 사람은 별개인가요?"
라고 물었다. 영감과 영감을 주는 이는 엄연히 다른 존재일까요? 요즘들어 궁금해지더라고요. 영감과 뮤즈는 떼어놓을 수 있는 존재일까? 사실, 뮤즈가 없어도 영감을 얻을 수 있잖아요? 산에서, 들에서, 하늘에서... 거의 모든 곳에서 얻을 수 있잖아요. 그녀의 눈빛이 꽤 진지해보였다.
"약속을 어길 사람으로 보이진 않으니 다행이네요." 부드럽게 웃는 스바루는 발견자라는 말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개척자라고도 볼 수 있으려나요. 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감을 줄 만한 이가 나타났는데 알아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마치.. 다이아몬드를 못 알아보는 사람 같은 감각일까요?
"그렇죠. 고민이 있었지만. 어쩌면 그런 고민조차도 전 아름답다고 느꼈지요." 예술가란 이들은 그런 고난조차도 원동력으로 삼으니까요. 라고 말합니다. 물론 그 고민에 매몰되지 않도록 했겠지..
"희망을 얻었다니 다행이네요." 고난과 역경... 그리고 희망. 예술에선 고전적이지만. 고전이란 고전인 이유가 있지요?
"이런 이야기들로 생각나는 것들을 한 번쯤은 쏟아부어야겠네요." 다음에 전시회 하면 꼭 초청할 테니까요. 라고 속삭입니다.
희망만 있다고 다 해결되지는 않지만 희망이 아예 없어서는 그것도 곤란합니다. 도움이 되니까요?
"그런 느낌 저도 받았었어요." 그래서인지 이런 자리가 편하더라고요. 라는 말을 귀뜸하듯 말하며 가장 좋은 자리는.. 아늑한 저 쪽 자리네요. 라고 말합니다. 커튼이 쳐져서 벽인 줄 알았지만 살짝 걷으면 문이 보이는 구조입니다. 그 곳은 처음 오는 분들은 잘 모르는 게 당연할 정도죠?
"메뉴판은 저기 있네요." 뭘 드실 건가요? 라고 말하면 메뉴판에 적힌 것들을 볼 수 있을까요? 일반적인 카페..쪽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티타임 종류도 존재합니다.
그런 곳이 마침 비어있다니. 왠지 행운이라 생각되네요. 그의 말에 동의한다는듯 이야기했다. 꼭 단골들만을 위한 자리같이 느껴져요. 커텐으로 가린 문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적은, 말 그대로 vip룸같달까...
"에이, 뭘요... 빛이 난다니..."
본연으로 빛난다는 말에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얼굴이 살짝 빨갛게 변했다. 재투성이 원석이라니 왠지 신데렐라가 생각나네요. 신데렐라가 요정 대모의 마법으로 재투성이 하녀에서 아리따운 공주님으로(신데렐라는 처음부터 미인이었지만) 변하는 것을 재투성이 원석과 공통점으로 생각한 것 같다.
"사람을 뮤즈로 삼은게 처음이라고요?"
그럼 그 전엔 자연물을 보며 영감을 얻은거예요? 그녀는 고양이나 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물었다.
행운이었죠. 라고 동의하는 스바루입니다. 단골들만을 위한 듯 가려진 이 자리... 라고 생각하며 하나하나 신경 쓴 테이블을 쓸어봅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이 건물에 세를 얻은 게 아니라 건물 자체가 주인의 것이고 이 카페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 만한 게 있으셔서 다행이지요? 라고 웃습니다.
"빛이 나는 걸 난다고 하니까요?" 빙긋 웃습니다. 빛나지 않는 것을 빛난다고 할 순 있어도 빛나는 것을 빛이 안 난다고 폄하하면 못 써요. 라고 나른하게 말해줍니까?
"뮤즈의 개념이 어디까지인가... 라는 건 조금 논란이 있지만요.." 사람을 뮤즈로 삼은 건 처음이지요. 라고 말하면서 그 전까지는 배운 것과 스스로의 생각.. 그리고 보고 들은 것들의 조합으로 살았지만. 빛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소설처럼 알을 깨고 나왔지요. 라고 속삭입니다. 밀크티의 나른한 향이 흐릿하게 스바루의 인상을 흐리게 하나요?
반짝임이 덮여버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스캔들. 스폰서. 그런 것들로 인해 충격받는 것도 사실은 궁금했지만, 그것들을 일부러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스바루의 본질이 선하니까요.
"믿어드리는 거에요." 하지만 아무것도 보지 않고 믿는 게 아니니만큼... 철저한 계약인 걸지도 몰라요? 라는 농담을 하고는 웃습니다.
"잘 나간다고 무시하다니요." 그건 제가 말해야 하는 게 아니에요? 라고 조금 삐진 것처럼 말하지만 진심이 아닌 걸 누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꿈을 포기하기 없기라는 말에 그래야죠. 라는 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도장이라고 맞대는 것에 조금 생경한 듯한 표정을 짓나요?
"...그래요. 약속." 고개를 끄덕입니다. 도장을 찍고는 고운 손으로 잔을 들고 홀짝입니다.
간혹, 앞에선 반짝반짝 빛을 내지만 뒤로는 검고 길다란 그림자를 늘어뜨린 스타들이 종종 있지요. 그것이 스캔들 때문이건, 스폰서 때문이건, 아니면 다른 유혹들과 향락 때문이건... 레이나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려 하지요. 스스로를 망쳐가며 꿈을 이룰 생각은 없으니까요.
"에이~ 농담이죠, 농담! 저나 스바루 씨나 그럴리는 없잖아요~"
그가 살짝 삐진 것처럼 말하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스바루 씨, 제가 성공해서 아주 유명해진다해도, 스바루 씨와 인연을 끊지 않을거예요. 앞서 말했듯 스바루 씨는 제게 소중한 존재가 됐으니까요. 그녀의 말엔 한치의 거짓도 없었다.
"구두계약이지만, 딱히 계약서는 필요없겠죠?"
우리 둘 다 서로를 배신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시며 중얼거렸다.
스바루에게서 연락이 온건 그날 전시회 이야기를 한지 꽤 된 후였다. 초대장을 받은 레이나는 옷장을 활짝 열었다. 그가 자신을 전시회에 초대했는데 아무거나 입고 갈 수는 없단 의미였을까, 그녀는 심혈을 기울여 그날 입을 옷을 골랐다.
그리고 그가 말해준 시간에 도착해 전시회장을 들어가보니 잘 차려입은 스바루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왠지는 몰라도 처음 만났을때의 부스스함이 생각나 웃음이 지어졌다. 그땐 왠지 털이 부스스하게 뻗친 고양이같았지. 그녀에겐 즐거운 추억이 된걸까. 레이나는 갖고 온 꽃다발을 그에게 건내며 말했다.
레이나를 기다리는 동안 평론가 몇과 인터뷰를 했지만. 생각보다 잘 풀려서 기분이 좀 좋았습니다. 그것은 영향을 미칠 거니까요.
"반가워요 레이나 양" 스바루는 잘 차려입은 레이나를 보고는 조금 편하게 입고 오셔도 괜찮았는데요. 라고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을 겁니다. 확실히 부스스했던 첫 만남에 비하면(물론 그 때에도 외모는 죽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전 달라진 모습일까요? 머리카락을 조금 길러 꽁지머리로 묶은 거 외에 달라진 거라곤 옷을 잘 빼입은 건데.
"저랑 -씨랑 같이 합작한 작품이에요. 여길 보면 같이 제작한 사람의 이름이랑 간단한 설명이 되어 있어요." 저 혼자만 제작했다고 하면 저는 파렴치한 도둑이 된답니다? 라고 약간 능글맞게 말하면서 하나하나 안내해 주려 할까요?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것도 좋지만 작가에게서 듣는 건 좀 다르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면서 거대한 캔버스 위에 바로 그려진 알 수 없는 색의 흐름을 가리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역동적인 흐름일 뿐인 것 같지만 점점 멀리 떨어지면 그 흐름이 정말 움직이는 것 같아지고 아주 멀리에서는 무언가 일렁이는 것처럼 보일까요? 그래서인지 이 그림이 있는 곳에 진입하면 그림을 가장 가까이 보도록 공간을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
에이, 그럴 수는 없죠. 여긴 스바루 씨의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시된 곳인걸요. 그 열정에 경의를 보여야죠.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옷이라봐야 평소와 같은걸요. 라며 작게 빙그르르 돌았다. 원피스에, 하이힐에, 모자와 가방... 오히려 화장에 더 힘을 줬지요.
"공동저작인가요? 후후, 맞아요. 다같이 한것을 혼자 했다고 하는 사람은 파렴치하기 그지없어요."
그녀는 스바루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들을 감상했다. 어머, 신기한 그림이네요. 꼭 파도같아. 커다란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감탄하며 말했다.
열정에 경의를 보인다는 말을 하자 쿡쿡 웃습니다. 힘을 준 것을 보며 예쁘네요.. 라고 중얼거리며 조금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공동저작이니까요" "다같이 한 것이고요." 고개를 끄덕이는 스바루입니다. 안내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아무에게도 안 보여준 것도 있지만 설치하는 분들은 어쩔 수 없이 보여준 건 있지만요?" 그래도 정식으로 처음 보는 건 레이나 양이랍니다. 라고 답합니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과 빛을 이용하는 그림들... 여러가지 많은 것들을 보여줍니다. 하루 종일 보여줘도 모자란 것 같지만 사람이 없었어서 가능했을지도요?
영화같다는 말에 글쎄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스바루의 집안 같은 유서깊은 곳에서는 실제로 쓰일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럴지도 모르죠?" 원하고 소유하는 것은 그림의 숙명이자 모든 예술의 어쩔 수 없는 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바르는 그렇게 생각했었죠.
"스스로를 믿어도 되겠지요." 그리고 너무 깊지 않는다는 말에 그렇다면 레이나 양도 스스로를 믿고 있기를 바라요. 라고 부드럽게 말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백색의 곳에. 붓을 들어봅니다. 물로 그어보는군요. 물인 만큼 마르면 아무것도 없겠지만 희미한 물의 흔적은 붓을 이끌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