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심이는 강윤이가 걱정되었습니다. 아까 같은 적을 상대로 진화와 저는 강윤이에게 뒤를 맡기고 도망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지금은 강윤이가 저희 둘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서 혼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춘심이는 그런 제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말뿐인 위로나 응원이 아니라 제가 가진 것을 내어주고 싶었습니다.
춘심이는 자세를 고치는 강윤이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자그마한 병을 내밀어 보입니다.
"이거, 받아줘."
언젠가 얻었던 망념 중화제입니다. 춘심이는 저희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강윤이가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부탁 때문에 소중한 친구가 무리를 해서 다치는 것은 더욱 싫었고요. 아까는 도망치느라 똑바로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강윤이가 어떻게 적을 쓰러뜨리고 파티의 리더로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다짐합니다.
>>157 다음 번에는 정산어장에서 신청해주시면 진행 중 시간을 단축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노인의 무릎 ◀ [ 꽤 이상한 이름이 붙어있는, 어린 아이 정도의 키를 가진 지팡이. 여타 지팡이 검들이 그렇듯 머리를 붙잡고 당기면 검의 형태로 변한다. 그 형태가 꽤 노인 지팡이처럼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 ▶ 숙련 아이템 ▶ 노인이 간달프인가요? - 스태프/검의 이중 분류를 지닌다. ▶ 어르신 필수 아이템! - 전투 중 망념의 증가율이 소폭 감소한다. ▶ 이거 꽤 단단하다. - 쉽게 박살나지 않는다. ◆ 제한 : 레벨 15 이상.
>>160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만들어진 채. 날아갑니다! 왠 일로 허수아비는 맞아주기만 합니다!
>>161 읽습니다!
[ 세게 때리고 덜 맞자. 안녕 친구들! 이 책은 매일 맞고 다니는 워리어들을 위해 쓰인 책이야! 아마 작가가 시작부터 반말을 하고 있으니 책을 접고 싶겠지만 어쩌라고! 그런 것 신경 써서는 훌륭한 워리어가 될 수 없다! 워리어의 인성이란 것은 말이다!
... 중략
그러므로 워리어는 단순히 잘 맞아주거나, 잘 피해는 게 중요한 게 아냐. 상대와의 공격을 유지하다 보면 감각적으로 보이는 판단들이 있을 때가 있어. 예를 들면 '가까이 접근하면 밀어내려 하거나 멀어지려 한다'. 멀리 있으면 '무언가를 던져 거리를 가늠한다. 손을 뻗어 거리를 잰다'같은 특징들 말야. 물론 전투에 능숙한 적이라면 이런 '판단'에서 변칙을 주기도 하지만 그런 거를 구분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을 안 읽겠지? 잘 알아.
.. 중략
즉 이런 '행동'들을 살피는 게 중요해. 간단히 설명해볼까? 랜스가 갑작스러운 폭딜을 넣어서 상대가 '위협이 되는 서포터부터 제거하는 쪽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서포터를 공격한다고 보자.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 우리 서포터 튼튼하다? 와~ 공격이다~ 하고 웃는 거? 아냐. 바로 아까 썼던 상대의 판단을 응용하는거지. 상대가 거리에 집착한다면 급격하게 가까이 다가간다. 원거리 공격을 한다면 공격 범위를 막아낸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한다면 기술을 받아친다. 같은 것 말야. 결국 세게 때리고 덜 맞는다는 거는 다른 게 아냐. 더 일찍 상대를 이해하고, 적의 전투 방향을 알고, 그걸 통해서 빨리 승리하는거지. 이해했어? ]
춘심이는 강윤이가 걱정되었습니다. 아까 같은 적을 상대로 진화와 저는 강윤이에게 뒤를 맡기고 도망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지금은 강윤이가 저희 둘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서 혼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춘심이는 저희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강윤이가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부탁 때문에 소중한 친구가 무리를 해서 다치는 것은 더욱 싫었고요. 아까는 도망치느라 똑바로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강윤이가 어떻게 적을 쓰러뜨리고 파티의 리더로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다짐합니다.
당혹스럽기 그지 없는 만남. 심해광영을 배웠을 때에도, 멀리서 의념기술의 작성에 대한 교습을 해 주었을 때도 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바다는 쭈뼛거리며 인사를 올렸고, 이내 간의의자에 앉았다. 침울한 표정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쉽게 드러나는 모양이었다.
이를 악 물고 바다는 찬찬히 파도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최선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능의 최대치가 최소요구치를 만족하지 못 하는 객체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루어낸 것 하나 없이 이것 시도하고 저것 시도하고 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무언가를 찾으며 여생을 허비해야 하는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스스로 노력해서 해낸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왜? 왜 나는 노력해서 무언가를 얻어낼 수 없는가? 생각의 깊이도 넓이도 너무나도 얇팍해서? 그럼 고민의 결과물 또한 형편없을 수준에 머무를 것이지 않는가? 지금까지의 노력은 그저 현재를 부정하기 위한 도피였다면 나의 삶은 도대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도망만 다니는 이들에게는 무슨 결과물이 주어지는가? 모든게 애매모호하기만 하지. 차라리 내가 모두에게 인정받을 만한 불운한 과거사를 가지고 있다거나 해서 모든 변명을 그것 하나로 댈 수 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행복했을까? 나는 덜 불행해서 더 불행한 것인가? 이것 봐- 또 지금의 자신에게서 도피하려고만 하지. 결국 지금-여기의 나 자신으로는 그 어떤 유의미한 산물도 낳지 못 한 체 천천히 내리막길을 내려갈 삶일 것이라는 생각은 갑작스럽게 찾아와 또 오랬동안 잔류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정말 최선이었는데?
기분은 침울했고 우울한 감정은 때를 맞추어 찾아왔고 스멀스멀 바다의 정신을 좀먹기 시작했다. 햇빛이 쨍하게 내리쬐었고 옆에는 그토록 동경하던 해신이 있음에도 바다는 한기만 느끼고 있었다.
" 그냥.... 저의 최선이 보통에도 다다르지 못 하니까 이제 앞으로 뭘 어쩌면 좋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