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바다는 쓸 수 있는 시간을 다 사용하긴 했지만 NPC에게는 하루가 온전한 하루라는 것과, 플레이어는 이와는 다르다는 것. 뭐.. 그런 시스템적 농간이 바다를 괴롭힌 셈입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바다는 기숙사를 나서,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걷고, 걷고, 걸어서. 그저 이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바다는, 자신을 닮은 긴 지평선을 찾아왔습니다. 짠 바람이 바다를 환영해줍니다. 오랜만에 왔구나, 하는 듯한 바람에 바다는 깊게 숨을 마시며 회답합니다.
" 하하. 고민이 많은 모양이로구나. "
알 수 없는 목소리. 바다는 고개를 돌려 그 방향을 바라봅니다. 어울리지 않는 밀짚모자를 쓰고, 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남자. 외모는 겉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평범합니다. 그러나 그런 외모적인 것들을 깡그리 무시할 만큼, 압도적인. 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 바다의 지배력은 한 줌 모래와 다르지 않습니다. 두 손에 쥐고 있지 않는 한. 저 남자가 물을 다루려 하는 순간. 모든 것을 빼앗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자는 그러지 않습니다. 낚싯대는 여전히 표리부둥입니다. 말 대신 긴 낚싯대를 드리우던 그는 간이 의자 하나를 내밀며 말합니다.
" 뭐. 가끔 그런 날도 있는 법이지. "
대신 웃습니다. 참으로 평온한 표정입니다.
" 특별 서비스야? 어디 가서 이런 서비스 받기 힘들단 것만 알아두거라. 이 유주영의 낚시 교실은 비싼 법이거든. "
>>155 움직임. 거짓. 뭐 그런 것들. 심리적으로 강한 상대일수록, 감이 좋은 상대일수록. 효율이 좋아지는 방법. 에릭은 검을 휘두르며 상대에게 접근합니다. 창대가 아닌, 창날이 세워진 채 앞으로 찔러들어오자 휘두르던 검을 회수하며 창날을 쳐냅니다.
카가각,
무거운 소리가 울리고, 뺨을 맞아낼 때. 에릭은 감각적으로 떠올립니다. 자신도 의념을 사용한다면 주위 기척 정도는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상대 역시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경험이 많은 상대라면. 그리고 에릭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상대라면 아마도 그것은 패배요인이 될 것입니다. 에릭은 머리를 굴립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하지?
- 간단합니다.
맥스는 에릭에게 답합니다.
- 발걸음을 한 걸음 더 내밀어 보십시오.
에릭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맥스의 답이 돌아옵니다. 에릭은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창날이 뚫기에는 어렵고, 창대를 움직여야 하는 거리. 회전하며 다가오는 창대에 에릭은 신경을 기울입니다. 지금부터는 하루의 차례입니다.
헬프 유!
대상을 지정하더라도, 결국 확률! 하지만 기적의, 기적을 요한 결과는 우습게도 정확히 하루의 의도를 구현해냅니다! 움찔, 그 짧은 틈을 만들어내는 즉시!!!
지훈은 검을 잡습니다. 숨을 녹여냅니다. 그 숨은 의념과,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베어야 한다.
그 의지를 검에 담아내고. 힘을 검에 벼려냅니다.
의념 발화 - 검
기이잉. 그 알 수 없는 소리가 검에서 울리고, 지훈은 걸음을 내딛습니다.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지훈. 검념을 담으십시오. 단순히 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닙니다. 닿는다.
그 의지는 지훈의 '거리'를 베어냅니다.
벤다.
그 의지는 지훈의 '참격'을 높힙니다.
휘두른다.
그 의지가 지훈의 '생각'을 막아냅니다.
자. 검사劍士. 한지훈! 묻겠습니다. 다시 한 번.
당신은 무엇이라도. 베어낼 자신이 있습니까?
하.
그 입에선 웃음소리 비슷한 것이 토해집니다. 검은 지훈의 의지를 읽어냅니다.
카가가가가각!
창대의 '거리'를 베어내어. 그 거리를 단숨에 좁히고, 지훈은 검을 들어냅니다.
한지훈의 의지는,
휘둘립니다. 그 참격이 발현됩니다. 무엇이라도 베어내는 의지가, 날카롭게 날이 선 검으로부터 발현됩니다.
더 먼 곳을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꾸드득, 드득, 탕!
선명하게, 상대의 뼈 일부분을 박살냅니다. 여전히, 괴물과도 같은 체력이 그 것을 회복해내는 것은 보았지만. 일격은 통했습니다.
엘로앙은 창대를 움직여 에릭을 밀어냅니다. 순순히 에릭은 창대에 밀려 거리를 별려줍니다. 하지만 감각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요행.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고. 엘로앙은 창을 붙잡습니다. 철컥, 하고 흩어진 창은 짧은 창과, 긴 창대로 변화합니다.
2페이즈가 시작됩니다!
>>155 강윤의 숨은 거칠지만, 괜찮습니다. 다만 꽤 망념이 쌓였는지. 아니면 망념을 쓰면서도 처리해야했는지. 꽤 지친 눈치입니다. 그래도 검을 지팡이 삼아. 강윤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 괜찮다. "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이죠. 아마, 걱정 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담긴 것 같습니다.
" 혼자였으면. 느긋하게 할 수 있지만 방금같은 '정신 지배형'의 적이 있으면 너희 둘의 존재가 방해일 수 있으니까. "
물론 그 말은, 두 사람이 방해된단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런 상대가 있을 줄 몰랐단 이야기일 뿐입니다.
" 각오해야할거다. 무력할 정도의 폭력이 뭔지. 알 게 될지도 모를테니까. "
강윤은 그 상황에서, 장난기 가득하게 웃어버립니다.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말입니다.
" 계획? 계획 같은 것이 필요할리가 있나. "
강윤은 곧은 자세로 서 진화를 바라봅니다.
" 상대가 폭력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더한 폭력으로 반응하면 된다. 내가 너희를 지킨다. 너희는 경험을 쌓는다. 그 이상의 좋은 계획이 있나? "
웃습니다.
"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가지도록. 워리어는 진중한 것도 좋지만 파티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도 맡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진중한 워리어는 파티의 분위기를 경직시키는 순간도 있으니 말야. "
춘심이는 강윤이가 걱정되었습니다. 아까 같은 적을 상대로 진화와 저는 강윤이에게 뒤를 맡기고 도망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지금은 강윤이가 저희 둘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서 혼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춘심이는 그런 제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말뿐인 위로나 응원이 아니라 제가 가진 것을 내어주고 싶었습니다.
춘심이는 자세를 고치는 강윤이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자그마한 병을 내밀어 보입니다.
"이거, 받아줘."
언젠가 얻었던 망념 중화제입니다. 춘심이는 저희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강윤이가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부탁 때문에 소중한 친구가 무리를 해서 다치는 것은 더욱 싫었고요. 아까는 도망치느라 똑바로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강윤이가 어떻게 적을 쓰러뜨리고 파티의 리더로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다짐합니다.
>>157 다음 번에는 정산어장에서 신청해주시면 진행 중 시간을 단축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노인의 무릎 ◀ [ 꽤 이상한 이름이 붙어있는, 어린 아이 정도의 키를 가진 지팡이. 여타 지팡이 검들이 그렇듯 머리를 붙잡고 당기면 검의 형태로 변한다. 그 형태가 꽤 노인 지팡이처럼 생기긴 했지만 말이다. ] ▶ 숙련 아이템 ▶ 노인이 간달프인가요? - 스태프/검의 이중 분류를 지닌다. ▶ 어르신 필수 아이템! - 전투 중 망념의 증가율이 소폭 감소한다. ▶ 이거 꽤 단단하다. - 쉽게 박살나지 않는다. ◆ 제한 : 레벨 15 이상.
>>160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만들어진 채. 날아갑니다! 왠 일로 허수아비는 맞아주기만 합니다!
>>161 읽습니다!
[ 세게 때리고 덜 맞자. 안녕 친구들! 이 책은 매일 맞고 다니는 워리어들을 위해 쓰인 책이야! 아마 작가가 시작부터 반말을 하고 있으니 책을 접고 싶겠지만 어쩌라고! 그런 것 신경 써서는 훌륭한 워리어가 될 수 없다! 워리어의 인성이란 것은 말이다!
... 중략
그러므로 워리어는 단순히 잘 맞아주거나, 잘 피해는 게 중요한 게 아냐. 상대와의 공격을 유지하다 보면 감각적으로 보이는 판단들이 있을 때가 있어. 예를 들면 '가까이 접근하면 밀어내려 하거나 멀어지려 한다'. 멀리 있으면 '무언가를 던져 거리를 가늠한다. 손을 뻗어 거리를 잰다'같은 특징들 말야. 물론 전투에 능숙한 적이라면 이런 '판단'에서 변칙을 주기도 하지만 그런 거를 구분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을 안 읽겠지? 잘 알아.
.. 중략
즉 이런 '행동'들을 살피는 게 중요해. 간단히 설명해볼까? 랜스가 갑작스러운 폭딜을 넣어서 상대가 '위협이 되는 서포터부터 제거하는 쪽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서포터를 공격한다고 보자.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 우리 서포터 튼튼하다? 와~ 공격이다~ 하고 웃는 거? 아냐. 바로 아까 썼던 상대의 판단을 응용하는거지. 상대가 거리에 집착한다면 급격하게 가까이 다가간다. 원거리 공격을 한다면 공격 범위를 막아낸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한다면 기술을 받아친다. 같은 것 말야. 결국 세게 때리고 덜 맞는다는 거는 다른 게 아냐. 더 일찍 상대를 이해하고, 적의 전투 방향을 알고, 그걸 통해서 빨리 승리하는거지. 이해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