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나셨잖아요.." 화가 안 났지만 불만은 쌓였다는 말에 한숨을 내쉬는 것을 보고는 그래도 감정이 끓어오른다는 것은 눈치챌 수 있었을까나. 억누르려 하거나. 그런 사람들은 저런 반응을 보이고. 결국 자신의 탓으로 끝나버리면 화났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머리보다는 몸으로 체험한 것에 가깝던가.. 지그시 바라봐지는 것을 느낍니다. 빳빳하게 굳어가는 다림입니다.
"네.." 일어나고 나서는 안으로 모셔야 하는 느낌인 것을 표하기도 전에 어깨를 잡혀 슬슬 밀려듭니다. 바닥 쪽에 몇 가지 놓여있는 기물들이 눈에 띕니다. 푯말이라던가. 화살이라던가. 저 자리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있었나.. 조금 날카로운 어조를 듣고는 조금 움찔합니다. 느릿하게 지훈을 보고는 눈을 살짝 피하지만. 말이 천천히 입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통제는 잘 되어있습니다. 너무 낮은가?
"...그.. 통제를.. 못한 것 같고.." 선을 넘어버린 것 같으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가 조금 많이 헷갈리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잘못한 걸 용서받으려고요.. 라고 고개를 숙이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지훈이가 용서해준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았을 거란 건가..?물론 자기같은 걸 용서해줄리 없다는 바닥까지 처박혀있는 자존감과 자존심도 있습니다.
은후는 시트에도 적혀있듯 '희생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사람이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한다면 세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하고 만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는 사람 없이 모든 사람이 세계를 위해 희생한다면, 그런 세상도 발전하지 못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은후에게는 가디언과 헌터, 이 둘은 이 세계를 구성하고 돌아가게 하는 수많은 부품 중의 하나이고,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는 톱니바퀴인 거죠.
유주영 이사장님의 훈화 말씀에 헌터와 관련된 부정적 뉘앙스가 있는 만큼, 가디언 아카데미 내에서 헌 터 조 아 라곤 하진 않지만, 헌터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584 아부지 연세가 연세셔서 단체로 직접 족구같은걸 할거같진 않고 대신 단체로 경기 관람은 하러갈듯 싶은 거에요ㅋㅋㅋㅋㅋ🤣🤣 웬일로 아부지랑 마망 시간 비어서 축구 경기 보러간 사오토메 패밀리 같은거 솔직히 보고싶긴 하네요......남매들 싹다 꼬맹이였어야 함 다 컸으면 서로 시간 안 맞아서 안됨 (ㅋㅋ!)
사용인이 정령이라는 것을 몰랐던 춘심이는, 저를 마중하는 금발의 여자아이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더랬다. 이어서, 하루가 목욕을 하고 있다는 말에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운다. 여러모로 당황스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잰걸음으로 아이를 뒤따라가며 주위를 힐끔힐끔 둘러보았다. 무슨 집이 이렇게 넓어? 하는 어수룩한 감상이었다.
"어... 안녕."
아이가 이끄는 대로 침실에 들어서니, 마침 욕실에서 나오는 하루가 살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촉촉하게 젖은 머리와 하얗고 얇은 잠옷, 그리고 말갛게 웃는 고운 얼굴이 모두 한눈에 담긴다. 그 광경에 일종의 위기감을 느낀 춘심이는 황급히 사용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이거."
조촐한 선물이 담긴 봉투를 사용인에게 건네고, 옷가지가 든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약간 얼떨떨하고 난처한 몸짓으로 하루에게 다가가서, 시선을 잔뜩 내리깔고 그녀의 발끝만 바라본다.
"응. 잘 지냈어. ... 정말 앉아도 돼?"
곧바로 앉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춘심이는, 전에 둘이서 공원을 거닐었을 때 그랬듯, 조심히 손을 뻗어서 그녀의 손가락 하나만 꼭 붙잡고 마는 것이다. 정말 앉아도 되냐는 멍청한 물음이 튀어나온 것은, 그녀에게서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위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