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루주께서 잘 하실 거라고 믿어요. 저는.... 탄 선생님께 기술 없는 서포터가 할 수 있는 행동 같은 걸 여쭤봤고... 이걸로 다른 서포터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저는 그걸로 맘ㄴ족해... 나머지는 정보를 응용하는 사람들 몫이야...
오늘도 평화로운 카페. 점원복을 입고 있는 나는 메뉴판을 들고 에릭을 따박 따박 혼내고 있었다. 그 날의 다툼이 마무리 된 후, 나는 그에게 존댓말을 관뒀다. 치고 받으면서 어쩐지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디언넷의 누군가를 떠올리는 글러먹은 인간인 그에게는 어쩐지 나도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열심히 밝게 일하는 와중에도, 에릭을 볼 때 마다 조목조목 혼내주는 것이다. 여태 이런걸 말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그렇게 비뚤어진 길을 걸었던 거겠지. 아니 사실 말해주는 사람은 꽤 많았으니, 그냥 본인 고집일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카페는 즐겁다. 말했듯 나는 애초에 그에게 별로 악감정이나 원한이 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엉망진창 싸우고 난 이후에는, 다음날에도 평범하게 출근하고 있던 것이다.
제노시아의 수업이 다 끝난 오후. 다림은 늦지 않도록 카페로 향합니다. 춘덕이와 카페 주방에서 같이 망념파워(?)의 디저트를 만들었던 것 이후로 카운터나 서빙도 보지만 주방 쪽도 가끔 보조하는(보통 단체주문이 들어올 시에) 루틴으로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카페의 발전은 다림이의 행운도 은근 착실하게 보조하고 있을지도. 청월 학생들 사이에서 갑자기 눈에 띄게 된다거나. 아니면 청월 대련학생들이 뻗은 영상에 노출된 카페가 이 카페였다거나.
"반가워요" 다림이 카페에 들어온 뒤 처음 본 것은.. 역시 진화가 카페 카운터를 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카운터는 빈 채 주방보조중인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다른 것일까요. 어쨌던 다림은 진화를 발견하고 반가워요. 잘 지내셨나요? 라고 정중하게 인사하려 합니다.
"춘덕 씨. 오늘은 뭐 단체주문 들어온 건 없지요?" 단체주문도 적당히 하나로 통일이면 괜찮은데 하나씩 빼놔야 하는 그런 게 가장 귀찮다. 그렇게 있던 일을 물어보고는 매니저가 없으니 장부정리나 그런 걸 임시로 다림이 맡고 있을 겁니다.
먼저, 칼을 만들었는데 평범한 아이템이 나온게 아니라 값진 피드백이 가득가득 담긴 졸작이 나와버려서 저와 춘심이에겐 너무너무 의미있는 시간이었음! 일벌백계는 코스트의 부서지지 않는 성질과 오러를 입혀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단순히 그의 외관을 본뜨기만 하면서 날만 예리하게 벼려내는 것은 도검이라는 연장의 효율을 떠나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발상이었음. 본래 의도된 구성과 정 반대로, 또 미숙한 기술로 제작했기에 졸작이 탄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적나라하게 아이템 설명에 적어주셔서 솔직히 놀라고 기뻤음. 검신을 단련하는 것도, 탄성없이 단단하기만 하면 부러지기 쉽다는 것쯤은 인지하고 있었는데 어중간하게 적당히 밀도있게, 적당히 탄성있게 하는 식으로 지문을 쓰고 싶지는 않아서 처음이니만큼 춘심이 너 하고싶은대로 해봐라 하는 생각으로 밀어붙였음. 그런데 진짜 ㅋㅋ 이런 부분까지 캐치해주셔서 내구력이 약하다는 특징으로 표현된걸 보고 감탄이 나왔음. 그만큼 지문을 꼼꼼히 읽어주시고 의미있는 결과로 연결시켜주시는구나 해서 많이 감동이었음... 그리고 또 춘심이에게는 엉망인 결과물을 보면서 현재의 제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소중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음. 결과물이 별로라고 기운이 빠지거나 주눅들기보다는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춘심이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고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함. 앞으로의 진행이 더욱 설레고 기대되는 뜻깊은 날이었음. 근데 하나 제가 착각하고 있었나? 코스트는 게이트 너머에서 전해진 물건이라기에 모종의 이유(비상식적인 과정)로 어떠한 완제품이 뿅 튀어나오는 그런 느낌으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었는데, 일벌백계를 다루는 캡틴의 지문에 거듭 제작자라는 단어가 나와서 조금 의아했음. 게이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싶어서 위키를 찾아봤는데 정보가 비어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음. 저는 게이트를 가상현실+차원문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이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알아보고 싶어졌음. 우리가 게이트라는 것을 통해서 연결된 장소의 이들에게도 저마다의 세상이 존재하듯이, 우리 또한 우리가 게이트에서 쏟아지는 괴물들을 바라보듯 그들도 우리를 그쯤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을까 싶음.
에릭을 실컷 혼내주고 있던 나는 카페에 들어오는 그녀를 보고 부드럽게 웃으며 마찬가지로 인사를 건넸다. 잘 지냈다라. 나는 잘 지내고 있는걸까? 음....처참한 시험 성적을 떠올려보면 확실하지가 않네.
"오늘은 아직까지 없어요. 사실 좀 한가한 날이네요. 그래서 에릭이 자꾸 기타를 쳐대서 혼내는 중."
마침 카페엔 사람도 솔직히 별로 없었기에, 나는 조금 쉴까 해서 의자 하나를 끌어당겨 앉았다. 주방에선 춘덕이가 아마 간식을 먹으며 휴식하고 있을 것이다. 에릭은 그런걸 보면 보고하라고 지시했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사춘기 글러먹은 남자인 에릭보단 귀여운 너구리 춘덕이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게 내 마음이다. 따라서 나는 행복하게 옴뇸뇸 간식을 까먹는 너구리를 못본체 넘겨주곤, 다림씨와 대화를 나눴다.
시작할 때, 대화를 먼저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왜 그걸 생각 못 했을까 하면 역시 하루주의 역량 부족인가봐요... 서포터로서 이런저런 방면에서 생각했어야 했는데..오늘밤도 에릭주와 지훈주에게 미안해지는 밤입니다. 그래도 어찌됐든 노력해볼테니 꼭 클리어 하고 싶네요. 목민검도 배우고.. 시험도 봐서 의념발화도 교감쌤한테 배울 수 있게...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