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귀엽게 웃어보이는 릴리를 향해 상냥한 말들을 덧붙여 말한다. 친애하는 친우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 생겨 집으로 찾아온다니, 그 얼마나 기쁜 일인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행복했다.
" 으음...일단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말씀드렸다시피 아직 저도 적응중이라서 정해진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이렇게 큰 집은 어색하기도 하고... "
하루는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체, 잠시 생각에 잠긴다. 집이 생긴 이후에 제대로 카사와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직 동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 했기에, 하루로서도 멋대로 함부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처지였으니까. 그래서 두루뭉실하게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돌려줄 수 밖에 없었다.
" 물론 이런 큰 집에 혼자 있다는게 무서울 때도 있지만.. 사용인 분들도 있어주셔서 조금 안도가 되더라구요. 다들 친절하셔서 말벗도 되어주시고...상냥하셔서.. 종종 말을 편하게 하면서 명령을 해달라고 하시는데..그런건 별로 익숙치 않아서 곤란하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