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 꼴사납게 혀를 깨물고, 눈에 눈물이 맺히고, 혼신을 다해 매력을 강화하여 상대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상대는 이불을 내려놓고 나른한 눈으로 하루를 바라봅니다. 아쉽지만, 이 NPC의 매력은 B+! 하루의 매력을 견딜 수 있습니다!
" 흐음.. "
유야라 불린 남학생은 하루를 바라보고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지? "
나른한 목소리로, 유야는 하루를 바라보며 물어옵니다.
" 왜 검술을 배워야 하는 거야? 특별한 이유가 있어? " " 배우고 싶으니까 배우겠지. 유야는 너무 깐깐하다니까? " " 시끄러. 네가 그렇게 가르치니까 아무나 와서 네 수련에 겁먹고 도망가잖아. "
유아, 그리고 검술부의 부장(추정)은 서로 투닥거리며 가벼운 말싸움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하루를 바라보며 유야는 질문을 이어갑니다.
" 아마 이 녀석이 말하지 않았겠지만 내 사문은 송로문宋櫓門이야. 난 그곳의 소문주고. 그러니까 나한테 배운다는 것은 송로문의 제자가 되겠다는 이야기이기도 해. 우리 문파가 좀 개판에, 아무나 기술을 가르치기도 하고, 이후에 자기들 맘대로 돌아다니긴 한다고 하지만. "
유야는 하루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검에 대한 이유에서만큼은 확실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어. "
천천히, 유야를 통해 풍겨나오는 기운을 받아내며 하루는 편안한 안락함을 느낍니다. 이전에 의념 발화를 느꼈을 때. 그리고 권기를 보았을 때. 서혜림의 기운에서 느꼈던 감정은 굳건함이었습니다. 어떤 풍파에도 쓰러지지 않는, 한 그루의 고목과 같은 느낌이라면 유야가 풍기는 느낌은 정승. 언제나 마을의 앞을 지키고 있는.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기운을 풍깁니다.
" 들어보려고 해. 네가 정말로 배우고자 하는 이유가 있는지. 그를 통해서 네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지. 있다면 너에게 검을 전수해줄게. "
단, 하고 짧은 말을 덧붙입니다.
" 물론 시험은 치뤄야겠지. 부에 가입하지 않고 전수할 방법은 그것밖에 없으니까 말야. " " 하여간. 유야도 부끄러워서 그런다니까? "
검술부의 부장은 유야의 볼을 마구 꼬집으며 말합니다.
" 그러니까. 네가 배우고 싶은 이야기만 말하면 사실상 가르쳐 주겠다는 말이야. 이 녀석. 이리 보이는 거랑 다르게 생각보다 마음 약한 편이거든. 어지간하면 외부 의뢰 위주로 의뢰를 뛰느라 부원들은 다 사라졌고 기숙사에도 못 가서 여기서 자겠어? "
볼을 잡아당겨지면서 유야는 하루를 바라봅니다.
" 그래서. 네 대답은? "
>>219 [ 와 너 방금 진짜. ] [ 수십년 전에 사라진 그 나라의 사람들 같았어. ] [ 의금부에 신고할 뻔. ] [ 알았어. 시간 날 때 연락 줄게. ]
하루는 공손히 무릎을 꿇은 체로, 유야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가 잠시 입을 다물곤 바닥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이내 머릿속이 정리된 듯 천천히 자그마한 입술을 엽니다.
" 어떤 선생님은 말하셨어요. 서포터가 나서게 되는 경우라면 그 파티는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 저도 처음엔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교과서에서 배운 것도 그런거니까요 "
하루는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눈을 감고 마치 기억을 되새기듯 과거를 짚어가는 이야기 입니다.
" 근데.. 제게 소중한 사람이 생겼어요. " " 사랑, 사랑이라는게 적절한 단어겠죠. " " 그 아이가 절 위해 강해지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런 아이를 전 그냥 바라볼 수 없었어요." " 제가 치료를 해줄 수는 있지만.. 만약,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아이가 위험해진다면.. 무력하게 보고 있어야 하는건가..? " " 그 생각을 하니까 역시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 근데, 몸을 한번 던진다고 해서 그 아이가 무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그걸로는 부족하겠더라구요." " 그래서 결심했어요. 서포터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
이이이이이럴수가... 아무도 없다니.. 휑한 부실... 슬프다... .... 아니, 오히려.. 두근거려.. 지, 지금 미술부에 손유 선배나 찬후 선배가 그린 그림을 멋대로 '관람' 해버려!? 아니면 우하하! 내 세상이다! 하면서 의념에 대해 탐구해!? ...
"무슨 소리야... 일 해야지.."
개미는 오늘도... 일을 한다... 내일 찬후 선배에게 연락해서 강산무진도 보러 가자고 이야기 해야겠어... 손유 선배는 보이면 바로 드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펜을 들어올린다. 가볍게 그릴 예정이니, 책상 위에 스케치북을 올린다. 원래라면, 리퀘스트 같은 건 안 받아주지만... 들판에서 무릎배게였던가? 난 사랑이란 감정을 잘 모르지만, 그들의 사랑이란 감정은... 봄의 들판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분이었다. 여름..처럼 싱그러운 느낌도 아니었지. ...아마, 그것은 가을. 잎이 떨어지고, 추위가 몰아치기 직전이 될 수도 있지만, 결실을 맺고 수확하여 풍요로운 감정을 느낄 수도 있는 가을인 것이다.
커다란 나무 한 그루. 그리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과 바람에 흔들리는 풀이 무성한 들판을 제법 날카로운 선으로 그려낸다. 울퉁불퉁한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댄 채, 두 무릎을 꿇고 평안한 모습으로 미소를 짓는 하루 씨를 그린다. 그리고 그녀의 무릎 위에 머리를 대고 순수를 간직한 미소를 짓는 카사 씨를 그려낸다. 가을의 들판에 무릎 배게를 해주는 모습이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을 세심하게 표현하기 위해 영성을 활용해 집중. 카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하루의 부드러운 손길. 하지만, 다른 손은 카사의 손을 놓치 않겠다는 듯 꽉 잡고 있는 것을 그려낸다.
두 사람을 만난 건 아니지만, 내가 들은 이야기와 내가 본 것에 의존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내가 느낀 감정은.. 집착. 그리고 믿음이었다. 그것 또한 사랑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니, 카사를 향한 하루의 집착과 그녀를 향한 사랑. 그 두가지를 표현해냈다.
남은 건 채색인가... 채색은 다채 물감을 사용하여 배경부터 그려낸다. 해가 저물어 세상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노을. 바람에 흩날리는 풀과 낙엽을 주황과 붉은색 계열로 채색하고... 하루의 모습은 배경과 어울리도록 색을 바꾸어 색칠한다. 하지만 카사... 의 색은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도록.. 좀 더 밝은 색으로 칠하여 표현한다.
…… 뭐, 흥미로운 발상이었다. 한의학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동한 결과 들떠서 도술이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도술은 참고사항. 서복이라는 자가 불사의 비법을 찾아내고 가라앉기 전 고대 일본의 시조가 됐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 자가 불사에 도달한 방식은 연금술을 완성하는 것과 일정한 관계가 있을 수도…… 정도의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그것이고, 릴리는 아직 배가 고프다. 석병팔진 책의 분량이 상당히 짧았던 탓에, 독서 중독자인 릴리는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책이 한 권도 없는 방에 갇혀 이런 상태가 된다면 미칠 법도 하지만, 다행히도 이곳은 도서관이다. 혹시나 아직도 여기서 읽어 보지 않은 연금술 도서나, 혹은 시험 공부를 하는 동안 들어온 신간이 있는지라도 살펴본다면 좋겠지.